[최경호 칼럼: 8.13대책의 문제점 ①] 비싼 전세와 불량한 전세 양극화 부른다… 세금으로 이자 깎아주고, 임대인에게 이익 돌려주는 이상한 제도.
정부가 전세보증금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믿음직한 ‘공적 기구’에게 임차인의 전세금을 맡기고, 임대인은 연체 위험 없이 매월 수익을 얻게 해준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만둬야 한다. 이유는 많다.
- 첫째, 전세 시장의 ‘비싼 월세/반전세’와 ‘불량한 전세’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다.
- 둘째, 정작 불안한 주택은 가입안/못하고, 안전한 주택만 신난다.
- 셋째, 신나는 이유가 고약하다. 임대인이 그냥 월세로 전환하는 것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원천이 앞으로 지어지는 주택의 분양가나 임대료와 정부 재정에서 오기 때문이다.
- 넷째, 손실이 날 경우엔 공공이 뒤집어 쓰게 될 것이다.
다른 대안을 (다시 한번) 소개한다.
보증금이 통장에 그대로 들어있는 게 아니다.
현실에서 전세임대인들은 보증금을 받아서 통장에 고이 모셔 놓은 것이 아니다. 은행에 예금해 놓고 이자 수익을 내기 보다는, 그 돈을 가지고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8년 조사에 따르면, 주택마련 자금으로 사용한 54.2%를 포함하여 73.7%의 임대인들이 그렇게 했다. 세입자에게 언제든 돌려줄 수 있도록 은행에 고이 모셔둔 사람은 9.5%밖에 안 되었다. (최근의 조사 결과는 찾지 못했지만, 은행 예금의 비중은 이 때보다 더 줄었을 것만 같다.)

전세보증금과 같은 ‘타인 자본’을 가지고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을 ‘레버리지 투자’라고 한다. 전세 보증금도 그렇게 쓰는 것이 도덕적으로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떠나서, 수십년간의 현실이 그래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임대인들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못하고), “다음 세입자가 내는 보증금을 받아서 주겠다”고 한다.
목돈이 필요해서 은행에서 대출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빌린 돈을 다시 맡기고 이자를 받아가라고 하면 돈을 빌리겠는가? 대출 받으려는 사람은 어이도 없을 것이고, 이미 대출 받은 사람은 다시 맡길 현금이 없을 것이다. 지금 전세보증금이 그렇다.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해서건, 이전 세입자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서건, ‘목돈’ 그 자체가 필요한 사람에게, 혹은 그 목돈을 이미 어디엔가 투자한 사람에게 그 목돈을 맡기고 매달 조금씩 배당 받으라는 이야기가 통할까?
왜 양극화가 심해질까?
그 동네의 임대수요가 많아서, 신탁에 맡겼을 때의 배당보다 월세로 전환했을 때의 수익이 크다면, 현금여력이 있는 임대인으로서는 당연히 월세 전환을 선호할 것이다. 이렇게 자력으로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 비중을 높이는 경우에는 전월세전환율이 높을 것이다. 즉. ‘비싼 월세(또는 반전세)’로 향하는 경로다.
현금 여력이 없는 임대인이라면? ‘비싼 월세’가 아니라 ‘불안한 전세’로 가게 된다. 계약기간이 끝나 이사가겠다는 세입자에게도 돌려줄 보증금이 없는 임대인이, 신탁이라고 맡길 돈이 있겠는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집들은 오히려 더 위험해지듯, ‘안심신탁’에 가입하지 못하는 주택은 더 불안한 집이 될 것이다.
당신의 임대인은 어느 쪽일까? 신탁에 가입하느니 차라리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쪽일까? 아니면 놀랍게도 순순히 신탁에 가입하겠으니 보증금은 나중에 신탁에서 찾아가라고 할까? 혹은 이도 저도 못하면서 과태료를 맞으며 그저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쪽일까? 다시 말하지만 이런 상황이 꼭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현실이 그렇다.
전세 양극화의 구조적 배경
사실 ‘비싼 반전세(월세)와 불안한 전세’로 나뉘는 경향은 1990년대 이후의 역사적 흐름이라고 볼 수있다. 전세의 비중은 1995년 29.7%로 정점을 찍고 계속 하강하여, 2025년에는 15.5%로 반토막 났다. 그 사이 도시화율은 정체를 보였고, 주택증가율도 낮아졌다.
공급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 자체는 매우 필요한 일이다. 사회주택에게 특히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 LH가 땅장사를 그만두면 이런식으로라도 재정에서 도와야 한다. 그런데 민간주택에도 이렇게 지원한다면, ‘결과물’에 대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나 임대료 상한제 같은 것들이다. 공급자에게 지원할 때는 그 지원에 비례하는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번 대책에서 그런 조건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전세안심신탁과는 다른 주제이지만, 자칫 건설사 배불리기로만 끝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출처: 국토교통부, 2026.8.13,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32-33쪽)
1990년대까지 전세가 늘어날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신도시도 짓고 사람들도 계속 도시로 몰려오고 집도 많이 지을 때는, 투자용 목돈의 쓸모가 크다. 은행이자 보다 조금 더 받으려고 보증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전환하기 보다는, 새로 지어지는 집을 한 채 더 사면 훨씬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던 시기다.
전세가 주거사다리가 되려면.
이 시기는 ‘전세=주거 사다리’라는 등식이 통하던 시기다. 즉 세입자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전세 보증금을 무사히 돌려받으려면 집값이 계속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전세는 세입자의 장래의 내집마련을 어렵게 하는 측면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하지만 인근에 새로운 집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면 숨통이 트인다. 세입자로서도 보증금을 돌려 받는 시점에 돈을 보태서 내집 마련의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었다.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이 성공을 거두고 1기 신도시가 완공되던 시점에 전세의 비중은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그런 시기는 끝났다. 1995년 이후의 거시적 흐름은 ‘목돈의 투자처’가 줄어드는 방향이었다. 도시화는 포화상태가 되고, 주택증가율은 낮아졌다. 세입자가 옮겨갈 집은 빨리 늘지 않는데, 전세보증금을 무사히 돌려받으려면 집값은 계속 올라야한다. 임대인으로서는 레버리지 투자를 할 투자처 찾기가 여의치 않아지며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것이 점점 더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아우성도 커져갔다. 정부 마다 경기변동에 따라 냉탕온탕을 오가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표층의 파도였다면, 도시화 포화와 저성장은 전세의 성격을 바꾸는 심층의 해류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불안한 전세’의 ‘불안정성’을 더 키워서 수익률을 높이려 했다. 레버리지의 극대화, 즉 전세가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 극한이 바로 ‘무자본 갭투기’다. 투입자본이 적으니 수익률은 무한대로 발산할까? 그 결과는 2020년대 이후 터져나온 ‘전세 사태’다. ‘바지 임대인’이나 ‘조직적 사기’나 ‘불투명한 계약’은 일탈적인 사기이며, 이를 처벌하기 미비한 부분은 형사 정책의 개선과제다. 주택 정책 차원에서는 ’다음 임차인에게 받는 돈으로 퇴거인에게 반환하는‘ 전세가 경기하강기를 만나면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의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한편에서는 비싼 월세/반전세화가 진행되고, 다른 편에서는 ‘불안한 전세’가 늘어나는 양극화가 1990년대 이후의 장기 추세였던 것이다. 전세보증금을 신탁에 ‘믿고 맡기라’고 강제하게 되면, 이런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누가 가입할 것인가? 무슨 돈으로 배당을 줄 것인가?
현재의 제도가 월세 보다는 전세에 대해 각종 지원이 편중되어 있기에, 세입자로서는 월세 보다 전세를 선호한다. 번듯한 신축 주택도 월세 보다는 전세가 더 많다. (물론 이는 임대인이 세입자의 주거사다리를 걱정해줘서가 아니라, 신축 공사비를 얼른 상환하기 위해서 임차인의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적 기구가 애초부터 맡는다니 세입자로서야 이 신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관건은 임대인이 바라느냐겠다. 그런데 임대인의 가입의향을 이끌어내려면 시중의 월세보다 더 큰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데, 이 부분이 또 심각한 문제다.
2020년 통계로 전세가 325만 가구쯤 된다. 이중 10%가 안되는 30만 가구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통장에 고이 예금해 놨다고 쳐보자. 사실 이런 경우는 반환에 문제가 없는 안전한 경우니까 안심신탁이 필요없는 경우겠지만 말이다. 이중에서도 다시 10%인 3만 가구만 안심보증에 가입해도 신탁 입장에서는 대성공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문제다. 월세 보다 더 큰 수익을 보장해줘서, 안심신탁 가입자가 늘어도 문제다.
정부는 신탁에 들어오는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펀드를 조성해서 그 수익으로 배당하겠다고 한다. 가입 3만건의 평균 전세금액이 2억이라고 쳐보자. 6조원 규모의 펀드가 생긴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굴려볼 만 할 것 같다. 정부가 밝히는 투자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가 보증하는 주택사업이다. 이를 통해 주택 공급활성화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투자사업에서 수익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청약대기자나 미래 입주자들이 내는 분양대금이나 임대료가 그만큼 비싸진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번 돈으로 ‘그냥 자체적으로 월세 전환해서 얻는 수익’보다 높은 수익을 다주택 임대인에게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공공이 할 일인가?
심지어 8.13 대책의 다른 항목에서 정부는 PF금리는 낮추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2027년에는 1%, 20028년에는 0.5%는 재정에서 보조하겠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공급활성화를 위해 세금으로 이자를 보전해주기까지 하면서 자금을 투입하고, 다른 쪽에서는 거기서 5% 이상을 뽑아 전세안심신탁에 가입한 임대인에게 시중 월세 이상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미래의 입주자의 돈과 정부 재정에서 보조해 가면서까지 그렇게 해야 할까? 이것이 공공의 역할인가?
공급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 자체는 매우 필요한 일이다.공공주택과 사회주택에게 특히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 LH가 땅장사를 그만두면 이런식으로라도 재정에서 도와야 한다. 그런데 민간주택에도 이렇게 지원한다면, ‘결과물’에 대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나 임대료 상한제 같은 것들이다. 공급자에게 지원할 때는 그 지원에 비례하는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번 대책에서 그런 조건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전세안심신탁과는 다른 주제이지만, 자칫 건설사 배불리기로만 끝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출처: 국토교통부, 2026.8.13,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32-33쪽)
여기에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까지 생각해보자. 주택도시기금의 재원 중에 국민주택채권(1종) 같은 경우는 조달비용이 연 1%고, 일반회계나 복권기금 전입금은 0%다. 그만큼 국민들이 채권 매입자나 납세자로서 부담을 하는 셈이고, 그 바탕에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전세대출이자도 저렴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마련된 돈으로 전세안심신탁에 넣어서 다시 투자를 하고, 그 투자에 또 금리를 낮추기 위해 재정을 투입해서 건설사에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하고, 그리고 나서 수익에 대해 시중의 월세전환율 이상을 보장해서 임대인에게 배당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묻는다. 이게 공공이 할 일인가?
이러고 나서 ‘위험한 전세’나 ‘비싼 월세’가 정말 없어지거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다. 자체적으로 비싼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주택은 가입할 유인이 없고, 정작 현금이 없어서 위험한 주택은 가입할 수가 없다. ‘굳이’ 안전한 집을 대상으로, 다른 주택의 분양가나 임대료에서 생기는 수익에다가, 재정으로 보조까지해주면서 생긴 수익으로, 임대인은 땅짚고 헤엄치게 해주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펀드매니저 일자리 창출 목적인가?
전세 보증금 인상 효과는?
임차인으로서는 공공이 대신 맡아준다니 안심이다. 보증기관은 대출도 하고 보증도 하고 앞으로는 신탁도 한다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다 HUG에서 한다). 심사가 까다로와질지 덜 까다로와질지는 부서간 파워게임일지, 담당 부서는 달라도 모두 ‘액수’가 커질수록 수수료도 많아지니 이익이라 너그러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후자 쪽으로 기울 것 같다. 임대인은? 당연히 보증금을 키울수록 이익이다.
이렇게 보면 전세보증금 규모가 더 커지는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한편에서는 가계부채 총량을 낮추자고 하고, 또 ‘레버리지’에 기대는 정도를 낮추자고 하는데, 이 정책은 거꾸로 간다.
대안은 전세보증금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낮추는 것’이다.
공공은 보증금을 믿고 맡기라(신탁, 信託)고 할게 아니라, 보증금을 ‘짜고 낮추라’고 해야 한다. 짜고 낮추기 위해서 차라리 돈을 빌려주되, 규칙을 정해야 한다.
예컨대 월세전환율을 연동해서, 예컨대 임대인에게 2%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월세전환율은 2.5% 이하로 하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과 같이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이 있다. 시중은행은 차치하더라도 주택도시기금에서만 이렇게 쓴 돈이 13조원 가까이 된다.
주택도시기금의 전세 수요자 융자 사업: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연 2.5~3.5%, 수도권 1.2억, 그외 8천만 원 이내버팀목 청년 전용; 2.2~3.3%, 2억 원 이내전세 임대(든든주택): 전세보증금의 최대 80%까지 연 1~2% 수준의 저리로 지원, 수도권 2억 원, 광역시 1억 2000만 원, 기타 지역 9000만 이내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 (2024년 이후)
이 돈을 암차인(을 통해 결국은 임대인)에게 빌려주지 말고 바로 임대인에게 빌려주고 반환책임도 임대인이 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임대인에게 1.5%로 빌려주고 월세전환은 2% 이하로 하자고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정부의 대출이자율과 월세 전환율의 차이 0.5%를 가지고 임대인은 세금도 내고 주택 유지관리도 하면 된다. 전세안심신탁이 시중 전월세전환율 (예: 4.5%) 보다 0.5% 정도 더 수익을 보장해주느니, 기존에 전세대출에 쓰던 돈을 이렇게 쓰면 세입자도 시중의 절반 수준의 월세만 내면 된다.
허황된 이론이 아니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실증한 모델이다. (관계기사 : 전세사기 피해 21명 29억 원을 2년 만에 해결한 비결) 핵심 원리는 기존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하며 일부 보증금을 먼저 돌려주고, ‘비싼 월세’가 아닌 ‘저렴한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는 사고 수습 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에도 적용가능하며, 그 자체로 주거비 부담을 줄여준다.
‘탄탄’이 신협 등에서 조달한 ‘전세 반환자금’의 금리는 3.5%대였다. 그러고도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월세로 전환하고, 전세피해자들의 보증금을 94% 정도 회복했다. 공공이 2%대의 자금으로 들어와주면 얼마나 더 저렴한 월세 전환이 가능할까?
마지막으로 묻는다. 공공이 할 일은 무엇인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빌려주고, 그 전세금을 다시 받아가서 다른 주택에 투자하고, 그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공급자에게 이자를 지원하는 와중에, 그래서 생기는 수익을 임대인에게 보장해주며, 사회 전체적으로 전세보증금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키우는 일인가?
아니면 세입자에게 빌려줄 전세금을 차라리 임대인에게 빌려주고, ‘보증금을 낮추되 전월세 전환율로 낮추라’는 조건으로 싸게 빌려줘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줄이고, 사회전체적으로 전세보증금이라는 사금융의 부채규모를 줄이는 일인가? 안심신탁의 펀드에서 임대인에게 수익 보장해줄 여력 있으면 말이다!
차라리 보증금 반환자금을 빌려주자는 이유 두 가지:
첫번째 이유는 실거주자가 그 집을 사야할 의무/구매력/선호가 항상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직장을 옮길지, 가족구성을 새롭게 하게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매 순간순간 취등록세 내고 집을 살 순 없다. 인생의 상당한 기간 동안 임대로 살아야 하는 수요가 있으며 이들에게 집을 사라는 것만이 처방이 될 수 없다. 안정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 주택이 필요하다.
두번째 이유는 전세가격이 낮아져야 집값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억 전세 원룸 10채 있는 건물 가격이 11억이면 누군가 1억에 갭투자를 할 수 있지만, 건물가격 9억으로 떨어지면 아무도 안 살고 싶어하고 안 사고 싶어하는 깡통전세가 된다. 누군가 사려면 ‘9억짜리 건물에 전세채권 10억이 걸려있으니, 매도자가 1억을 얹어줘야 사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매도자가 1억을 얹어줄 돈이 있으면 이 건물을 팔까? 혹은 전세사고가 났을까? 차라리 이 건물이 보증금 총액 6억에 월세가 따라붙는 반전세라면 9억에 팔수 있고, 또 팔릴 것이다.
그래서 전세가격(=그 집에 걸려있는 채권) 비율부터 낮춰야 집값도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혹은 신축건물에서는 ‘매매가가 낮아져야 전세가도 낮아진다’는 말이 통하지만, 기존 시장에서는 거꾸로다.
“전세가율이 낮아져야 매매가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