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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을 이틀 앞둔 19일까지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막판까지도 성과급 재원 규모와 상한 폐지, 성과급 구조 제도화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와 상한 폐지,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한 반면 회사는 영업이익 10%와 유연한 성과급을 고수하고 있다.

성과급 논쟁은 삼성전자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례 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으로 우뚝 섰고, 고공행진 중인 한국 증시도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파업으로 삼성전자 자산이 훼손될 경우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다. 주식회사 제도에서 수익 배분 원칙이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이준일(경희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는 18일 슬로우뉴스 인터뷰에서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노조와 주주가 직접 갈등을 빚고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 그는 성과급을 ‘영업이익의 N%’로 제도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자본시장의 암묵적 질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에서다.
  • “주주들이 제기하는 문제 핵심은 근로자는 이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서 급여로 자신의 몫을 가져간 이해관계자라는 점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이미 배식을 받은 사람이 줄의 끝에서 기다리는 주주 앞에 다시 끼어들어 더 가져가겠다는 것을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주식회사 이익 분배의 오랜 질서가 깨지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주주 반발은 당연하다.”

— 삼성전자 성과급 이슈가 전 세계적 관심사다.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다. 주식회사 제도에서 수익 배분 원칙이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업 지배 구조(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 경영자-주주, 지배 주주-비지배 주주 갈등이 주목됐는데, 이번 사태는 노조와 주주가 직접 갈등을 빚은 사례다. 주주들은 노사 합의나 파업에 관해 ‘이사들의 주주 충실 의무 위반’을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언급했다.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흥미로우면서도 우려스럽다.”

— 이 교수 말대로 주주들 반발이 매우 거세다.

“주주 반발이 거센 이유는 노조에게 주는 만큼 고스란히 주주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은 공급자, 근로자, 국가, 채권자 등이 나눠 가진다. 영업이익 기반의 고정 성과급을 지급하면, 다른 이해관계자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직접적으로 주주 몫만 줄어든다.”

— 왜 주주 몫만 줄어드는가?

“기업의 영업이익은 그 아래로 채권자(은행 및 사채 투자자)의 청구분(이자 비용)과 정부의 법인세, 그리고 주주의 당기순이익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채권자는 위험이 증가하면 이자율을 높여 회수하므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정부는 성과급이 개인 소득세로 전환돼 법인세율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오히려 세수가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줄어드는 것은 주주의 몫뿐이다. 주주가 부담하는 위험은 증가하고, 그에 대한 보상은 감소한다. 주주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식회사 이익 분배의 오랜 질서 깨질 수도.”

—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개인별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한 성과급 배분이 자본시장의 암묵적 질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떤 이유인가?

“회계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한 성과급 지급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에 찬성한다. 다만 그 기준이 ‘영업이익의 N%’로 고정되는 것은 문제다. 흔히 손익계산서라고 부르는 재무제표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수익배분표’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누구에게 얼마씩 배분되는지 보여주는 표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원재료 공급자, 생산직 근로자, 설비 감가상각 등의 몫)를 차감하면 매출총이익이 된다. 여기서 판매비와 관리비(영업·관리직 급여, 마케팅비, R&D, 임차료 등의 몫)를 차감하면 영업이익이 된다. 여기서 이자비용(채권자의 몫)과 법인세(정부의 몫)를 차감하면 당기순이익, 즉 주주 몫이 남는다.

주주들이 제기하는 문제 핵심은 근로자는 이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서 자신의 몫(급여)을 가져간 이해관계자라는 점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추가로 고정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은, 이미 배식을 받은 사람이 줄의 끝에서 기다리는 주주 앞에 다시 끼어들어 더 가져가겠다는 것을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주식회사 이익 분배의 오랜 질서가 깨지는 것이다.”

— 영업이익이 성과급 지표가 되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인가?

“영업이익은 ‘초과성과’가 아니다. 한 회사가 1,000억 원을 벌었다고 해보자. 만약 5,000억 원을 투입해 1,000억 원을 벌었다면 아주 잘한 일이다. 그러나 10조 원을 투입해 1,000억 원을 벌었다면? 고작 그것 밖에 못 벌었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돈을 지원·투자한 입장에서 보면, 벌기는커녕 까먹은 것이다. 차라리 은행에 넣어 놨다면 아주 안전하게 5%인 5,000억 원을 벌었을 것이다. 단순 영업이익 수치에 보상을 주는 것은 사업에 투입된 자본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다. 실제로 좋은 성과가 아닌데도, 오히려 나쁜 성과인데도 보상이 지급되는 문제가 있다.”

— 자본시장 질서를 흔들 정도인가?

“한국 유가증권 상장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평균적으로 대략 8%에서 오르내린다. 무슨 말이냐면 주주 입장에서 회사에 밀어넣은 금액(자본) 100만 원에 대해 8만 원 정도의 주주 몫에 해당되는 이익(당기순이익)을 회사가 벌어들인다는 뜻이다.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주주가 회사에 100만 원을 투자한 금액에 대해 회사가 8만 원을 벌고 그 가운데 4만 원 정도 배당으로 받아가는 것이 한국의 평균적 상장사 주주의 상황이다. 은행에 100만 원을 넣고 원금 보장을 받고 안전하게 5만 원의 이자를 받는 투자안과 비교했을 때 썩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ROE: Return On Equity의 약자. 자기자본이익률이라 부른다. 회사가 주주들이 맡긴 돈(자본)을 가지고 얼마나 알차게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기업의 성적표. 어떤 기업 ROE가 2%라면,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럴 거면 주식 투자 안 하고 안전하게 은행 예금(금리 3~4%)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은행에 넣지 왜 회사에 투자할까?

“한 방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나 정부, 근로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는 사업이 잘되든 안되든 자기 몫은 대부분 고정적으로 받아간다. 주주는 매출액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줘야 할 것을 모두 주고 난 뒤 남은 것을 받아가기 때문에 남은 것이 없으면 받아갈 게 없다. 하지만 사업이 성공적이어서 잘된다면 자기 몫이 늘어난다. 이처럼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돈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다. 그 위험을 감안하면 은행 예금보다는 당연히 더 많은 이익을 노리고 투자하기 마련이다. 주주가 기대하는 수익률은 회사 및 투자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한국에서는 대략 9~10% 정도로 보고 있다. 투자했을 때 이 정도 수익률은 돼야 내가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고정적으로 주주 몫을 더 가져가는 상황이 됐다고 해보자. 일례로 영업이익 10만 원, 이자 및 세금 2만 원, 당기순이익 8만 원이었던 상황에서, 노조가 1.5만 원을 더 가져갔다. 이제 주주 몫은 6.5만 원으로 감소했다. 주주가 9~10%는 벌어주길 기대하는 상황에서 이제 한국의 평균적 회사는 주주가 투입한 금액의 6.5%를 벌고 있다. 이 경우 굳이 은행보다 1.5%P 더 받겠다고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할 의미가 있을까? 이론적으로 주가는 그 주식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미래의 현금흐름(배당이나 FCF*)의 합이다. 주주 입장에서 이제 그 금액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인데, 당연히 한국 주식 매력은 떨어질 것이다.

또, 영업이익의 고정 비율을 지급하는 것이 표준이 되는 경우 어려운 기업이 더 힘들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예전 같으면 ROE가 10%는 나와서 주주의 기대 수익을 맞추던 회사가 이제 노동자들에게 먼저 배분하다 보니 주주가 바라는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다.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수익성이 원래 좋지 않은 기업은 더욱 힘들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만 끝나는 일이 아닌 것이다.”

-FCF(Free Cash Flow): 잉여현금흐름. 기업이 정상적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 투자(CapEx) 등 비용을 빼고 남은 ‘자유로운 현금’을 지칭하는 단어.

이준일 경희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신촌역 인근 카페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단기 성과에 집착하면, 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게 된다.”

— 삼성의 성과급 산정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 아닌가?

“EVA* 산정이 불투명하다는 노조의 불만은 일리가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 산식은 사업부 EVA의 20%를 재원으로 하되, 개인 연봉의 50%를 상한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EVA를 계산하는 데 필요한 이익이나 투입 자본 수치의 조정이라든지,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이 비공개 상태다. 직원 입장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알 수 없는 구조다. 실제로 밝힌다 해서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불투명하다고 해서 다른 이해관계자가 받기 전에 먼저 영업이익에 손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EVA 불투명성은 산식 공개나 단순화로 해결할 문제이지, 자본비용이라는 개념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아니다.”

-EVA: Economic Value Added의 약자. ‘경제적 부가가치’를 뜻한다. 회사가 영업해서 번 돈(영업이익)에서 세금도 떼고, 공장 짓고 장비 사느라 끌어다 쓴 ‘자본 비용’까지 다 빼고 남은 진짜 알짜 수익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OPI(초과이익성과급, 연봉의 최대 50%)의 재원을 EVA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노조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 산식이나 대안이 있을까? 삼성전자 노사에 제언한다면?

“반복되는 노사 갈등을 막기 위해 산식의 명문화와 투명성을 높일 필요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어떤 한 지표만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해당 지표 외의 다른 것을 무시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의 성과 측정치가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 지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자기자본비용을 단순하게 설정해야 한다. 예컨대 ‘자기자본비용 = 타인자본비용(기업의 신용도에 대한 이자율 또는 채권 이자율)의 2배’로 하거나 한국 상황을 고려해 심플하게 10%로 고정하고 3년마다 노사가 합의해 재조정할 수도 있다. 어차피 자기자본비용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EVA 산식에 온갖 복잡한 조정 항목을 집어넣곤 하는데, 이런 것들을 다 쳐내고 심플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당기순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부분(Residual Income, RI)을 ‘초과성과’로 하는 것도 가능한데 EVA와 비슷한 개념이다. ‘ROE > 자본비용’일 때, 기업이 초과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 초과성과의 일정 비율(예: 20~25%)을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고 산식을 공개한다. 변경 시 노사 협의를 의무화한다. 이 수치는 적어도 주주의 기대수익률은 채워 준 초과성과이기 때문에 노조가 성과 요구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EVA나 RI 같은 자본비용차감 후 이익 수치가 복잡하고 불편하다면, 영업이익 단일 지표가 아니라, 영업이익, 매출 성장률, 자본효율성 지표인 ROIC 또는 ROE 등에 각각 가중치를 둬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기간도 한 해가 아닌 3년 평균을 적용한다면, 반도체 산업 특유의 극심한 경기 변동 영향을 흡수할 수 있다. 지급 형태를 혼합할 필요도 있다. 현금과 RSU(Restricted Stock Units,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를 결합하면, 직원에게 즉각적 보상을 제공하면서도 장기적 이해관계 정렬이 가능할 것이다.

합리적 상한을 설정할 필요도 있다. 이익이 급락하거나 적자가 나도 기본급을 반납하지 않는 구조에서, 상방만 열어두는 것은 비대칭적이다. 하방은 막고 열린 상방을 온전히 취하겠다는 구조는 공정하지 않다. 또한 ‘매우 큰 이익’이라는 것 자체는 운이 많이 작용했기에 나타나는 결과다. 노력에 의한 부분에 대해 보상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문제가 커진 이유는 경영진은 성과급을 가져가는데 직원들은 가져가지 못했다는 불만과 문제의식에 있다. 이를 고려하면, 경영진의 성과급 구조 일부를 직원들과 일치시키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주주든, 경영자든, 노조든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면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된다. 회사의 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 성과급 등을 제하고 남은 이익은 모두 주주가 가져가는 것인가?

“배당금은 이사회에서 제안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된다. 이사회에서 기업 미래를 위해 회사에 재투자할 금액을 고려하여 적절한 배당금을 제안한다. 회사가 운에 의한 성과는 유보했다가 향후 기업 위기에 대응하는 데 사용하거나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사용함으로써 미래 노동자에게도 안정적인 회사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과급은 과거 성과에 대한 보상일 뿐 아니라 직원이 더 열심히 일할 동기부여를 제공해야 한다. 오늘의 이익은 과거 투자의 결실이다. 누군가 과거에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오늘날 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오늘 열심히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미래에 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현금으로 모조리 받는 것이 아니라 RSU 등 장기 성과 지표에 연동하는 부분을 포함시켜야 한다. 회사를 키우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노력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당장 현금으로 몽땅 받고, 회사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으니 경쟁사로 이직하는 직원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 주요 외국 기업들은 성과급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기업이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미국의 경우 영업이익을 성과 측정 지표(KPI) 중 하나로 활용하되 최종 보너스 결정에는 회사 재량이 크게 작용하고, 대부분 상한(cap)이 존재한다.

매출액, 영업이익, 3년 상대 TSR(Total Shareholder Return)* 등을 고려하여 RSU를 부여한다. 일정 기간(보통 3~4년) 근속하면 자동으로 확정(vesting)되는 주식이다. 시간을 채워야 받고,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가치가 유지되어 인재 유지(retention) 효과가 강하다. 직원이 주주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하는 이해관계 정렬이 가능하다. 3년 상대 TSR은 우리 회사 주식의 3년간 총 수익률(주가상승분+배당금)이, 비교 대상 기업들(예: S&P 500 기업)과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가 측정하는 지표다.

미국의 경우 다중 지표에 개인 평가를 강하게 결합하는 형태다.

대만의 TSMC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전 산식에 따라 직원에게 분배하는 최소 비율을 설정했다. 대만 회사법 235-1조에 따라 정관에 세전 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직원에게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최소 비율을 정한 것뿐 고정 비율을 정한 것은 아니다. 지급 형태는 현금 또는 자사주로 하며 이사회 결의로 결정한다고 한다.

한국 삼성전자와 같은 경우 단일 사업 구조가 아니고, 연구와 제조가 동시에 존재하며, 노동법에 의해 인력 조절에 심한 제약이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 구조라는 아주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상황이 겹쳐 있다. 한국 특유의 평등주의 문화도 강하다.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밀고 당기기가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이 주식회사 제도와 성과 분배에 대한 이해에 기초해 서로의 주장을 펼친다면 갈등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TSR: 총주주수익률. 주주가 특정 주식을 들고 있었을 때 대략 얼마를 벌었는지 나타내는 지표. 단순히 주가 상승뿐 아니라 배당금도 포함해 계산한다. ‘3년 상대 TSR’은 단기적 주가 조작이나 일시적 시장 변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3년이라는 장기 동안의 누적 수익률을 측정하겠다는 뜻이다. 코스피 200 지수나 동종 업계 경쟁사 그룹(Peer Group)을 정해놓고, 그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회사 성적이 상위 몇 %에 위치하는지 따진다.

주주 이익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에겐 정당한 대가를.

— 이번 논란은 ‘회사는 누구의 것인가’란 화두를 남겼다. 회사는 누구의 것이며,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기업 주인은 관점에 따라 주주가 될 수도, 채권자가 될 수도, 회장이 될 수도, 근로자가 될 수도, 기업 그 자신일 수도 있다. 모두가 주인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주인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그럼에도 회사 주인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주라고 답하지만, 이 말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맥락과 동일하다. 우리는 평소 국가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다가도 투표할 때는 주권을 행사한다. 아무리 주인이래도 내가 청와대에 가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처럼 주주도 마찬가지다. 이런 차원에서 회사 주인이 누구냐는 논의는 불필요하다. 다만, 주주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이슈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 주주 자본주의’ 논쟁이 점화하기도 했다.

“주식회사의 주인을 주주로 보는 ‘주주 자본주의’ 입장은 이렇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이 납입한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주주는 모든 비용을 제한 나머지(잔여)에 대한 청구권을 지니므로 경영의 최종적 결과는 주주에 귀속된다. 즉, 이익이나 손해가 났을 때 최후에 부담하는 사람은 주주다. 주주는 경영 의사 결정을 하고(의결권), 그에 대해 최종적 책임을 진다. 따라서 기업 경영의 목적은 기업의 주인인 주주 부의 극대화이고,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을 기업 경영의 최고 가치로 삼는 이론이다.

그러나 주주 이익 극대화가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중간에 있는 소비자, 공급자, 근로자, 정부 등에 제대로 지급을 했어야 한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한다고 중간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당하게 돌아가야 할 것을 줄이고 주주 몫인 당기순이익을 늘리는 것은 파이 쪼개기에 해당하는 것일 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늘리지 않는다. 중간의 이해관계자에게 정당한 지급을 했다면, 주주 중심 경영과 이해관계자 경영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나 이해관계자 경영에서 이야기할 것은, 경영자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의사 결정을 내리라고 하기보다는, 주주 이익을 중심으로 하되 이해관계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법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 경영자에게 이것저것 이해관계자 이익을 모두 챙기라고 압박하고, 이익이 많이 났다는 이유로 기업의 모든 단계에서 내가 더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과 방향성, 동력을 잃게 한다.”

— 주주 자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하준(런던대 경제학 교수)의 경우 주주 자본주의 강화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이 미국처럼 빚 내서 배당하는 등 주주 환원에 잠식 당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주주 자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작지 않다. 그런데 주주 자본주의 문제로 지목하는 것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주주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단기 성과에 집착할 때 발생하는 문제, 즉 ‘단기 주주 중심 자본주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기적 실적과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이 문제이지, 주주 이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 문제는 아닐 수 있다.

단기주의는 주주 자본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이해관계자이든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경영자가 자리 보전과 성과급을 위해 단기 실적에 집착하면 문제다. 노조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문제다. 채권자가 갑작스러운 상환을 요구하면 문제다. 정부가 갑작스러운 조세 정책을 시행하면 문제다. 주주가 단기적 실적만 요구하면 문제다.

이런 사례로 일본 다이하쓰의 품질 부정 사건이 있다. 다이하쓰는 도요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도요타 출신 사장이 경영했다. 외부의 단기 투자자가 직접적으로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장기간에 걸친 광범위한 인증 시험 부정이 발생했다. 주주 자본주의 폐해라고 할 수 없는 구조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문제 근원이 주주 자본주의가 아니라 단기 성과에 대한 조직적 압박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

주주 자본주의가 문제? NO! 단기주의가 문제.

주식회사의 목적을 주주 이익 추구라고 할 때, 이것이 사회적 이익과 충돌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주주 이익 우선’은 다른 이해관계자의 부당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은, 줄 것은 주고 남는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경영론의 본질은 각 이해관계자에게 돌아가는 비용이 적정하고 정당한가를 따지는 것이지, 잔여 이익의 배분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주주가 배당을 억지로 강제할 것도 아니다. 기업이 재투자하여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주주는 기꺼이 유보한다. 주주가 바라는 것은 배당을 무조건 많이 주는 것이 아니다. 재투자할 것인가, 배당을 줄 것인가는 재투자 수익률과 성장 단계에 따라 결정된다.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정승일은 “주주라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는 일 없는 불로소득자들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지 삼성전자를 소유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이 주장에는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근본적 오해가 있다. 은행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주주가 회사에 투자한 돈은 회사로부터 돌려받지 못한다. 오직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팔거나, 배당을 통해서만 회수할 수 있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고, 집을 빌려주면 임대료를 받듯, 주주가 투자한 자금에 대해 배당이나 주가 상승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로소득이 아니다.

그리고 배당이나 주가 상승의 기초가 되는 당기순이익은, 회사가 물건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하여 돈을 번 뒤, 공급자에게 물품 대금을 지급하고,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고, 은행에 이자를 내고, 국가에 세금을 내고, 이렇게 줄 것을 모두 다 여기저기 주고 나서 최후에 남은 이익이다. 이 당기순이익이 주주의 몫이다. 이전 단계에서 모두 주고 남는 것이 없으면, 그나마 배당을 달라고 할 수조차 없는 것이 주주다. 배당이 다른 이들의 몫을 착취하여 주는 것이 아니다.

주주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주주가 부담하는 위험을 간과한다. 주주는 기업이 성공하면 이익을 공유하지만, 실패하면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 2023년 삼성전자 주가가 30% 하락했을 때, 근로자 급여는 삭감되지 않았다. 이 위험의 감당이야말로 주주가 잔여청구권을 갖는 경제적 정당성이다.

물론 주식을 샀다고 삼성전자라는 법인을 직접 경영하는 것은 아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것은 주식회사 제도의 특성이다. 그러나 이것이 주주의 권리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주주는 의결권을 통해 경영진을 선임하고, 중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업 자금을 제공했는데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면 아무도 사업에 돈을 대지 않을 것이다. 주식회사 제도 자체가 무너진다. 주주를 보호함으로써 주식회사 제도를 지킬 수 있다.”

이준일 경희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신촌역 인근 카페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회사 이익 나눈다는 약속이 중요한 이유.

주식회사 제도가 왜 중요한 것인가?

“주식회사 제도야 말로 능력은 있지만 배경이 안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신분제를 벗어나는 수단이다. 주식회사 제도는 단순히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아니다. 잘 구성된 인센티브 체계로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효율적 혁신의 기관이자 생산 수단이다.

첫째, 사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낮췄다.

투자자인 주주는 유한책임으로 자신이 투자한 지분의 한도까지만 책임을 지면 된다. 덕분에 위험성이 높은 사업에도 투자해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새로운 암 치료제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려면 10년 이상의 기간과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하지만 성공할 확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수천억 원을 쓰고도 실패한다. 주식회사 제도의 유한책임이 없다면 누구도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임상 시험에 실패해 회사가 부도나면, 투자자인 내 개인 자산까지 전부 압류당해 망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둘째, 능력이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주식회사라는 제도는 신분제를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능력이 있어도 집안이 좋지 않으면 뜻을 펼 수 없었다. 이제는 돈이 없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투자를 받아 사업을 할 수 있다. 혈연이나 특권을 넘어 다수 일반인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체계적으로 나누는 획기적 장치다.

셋째, 주식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주식 거래가 도전과 혁신을 더욱 독려했다.

사업으로 이익을 벌어들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주식 가격은 미래에 대한 기대에 따라 즉시 움직인다. 빠르고 큰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과 투자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넷째, 주식회사 자체가 거대한 혁신 집단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어떻게 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혁신을 위해 집단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이 제도의 전제가 되는 약속, 즉 투자에 대한 대가로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나누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주식회사에 투자할 이유가 사라진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면, 빚을 내어 사업하다 실패하면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시대로 회귀해야 한다. 귀족, 양반 집안이 대대손손 나눠먹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 주주와 노조의 이해는 상충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까?

“파이 키우기와 파이 나누기로 구분해보자.

파이 나누기 측면에서 주주와 노조의 이해는 상충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신이 나서 힘을 다해 일을 더욱 열심히 하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어 노조에 지급하는 금액이 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다면, 즉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다면 주주와 노조의 이익은 상충하지 않을 것이다.

직원들이 최종적 주주의 몫까지 더욱 증가시킬 수 있도록 혁신하고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주주와 직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 성과급이 실제로 핵심 인재 유지 및 유치와 회사의 장기 성과 향상에 기여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 나는 당장 현금을 더 받고 여차하면 이직해 버리겠다는 결과만 낳는다면 성과급의 의미는 없다.

단순히 영업이익의 고정 비율을 개인별로 큰 차등 없이 현금으로 나눠주는 것으로는 이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빅테크가 RSU 중심의 주식 보상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능력과 성과가 우수한 사람에게는 파격적 보상을 지급하고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덜 지급하는 구조가 인재 유치와 개인 발전 동력이 되겠지만 개인별 임금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한국 현실을 고려했을 때, 차등 보상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좀 더 확대해 도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아직 금전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구개발팀이나 양산팀이 목표를 이뤘을 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준일은 누구.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회사 다니다 학문의 길로.
  • 2022년 한국회계학회 우수논문상 수상. ‘KoBERT를 이용한 기업관련 신문기사 감성 분류 연구’, ‘경영진단의견서MD&A의 전기와 당기 유사성과 정보유용성’, ‘언론의 사내유보금 용어 오용 및 보도 양태’, ‘재무제표 주석은 서로 얼마나 유사한가’ 등 논문 발표.
  • ‘주식회사 이야기’ 저자. 주식회사에 대한 이해 부족이 한국 사회 불필요한 갈등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주식회사 제도를 설명하는 책을 썼다.
  • 동아일보 ‘이준일의 세상을 바꾼 금융인들’ 연재.
  • 한국회계학회 AI와 회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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