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 대통령 비판에도, 국민연금 반대에도 주가만 오르면 통과… 특별 결의 요구에 “3연임부터” 꼼수도.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금융지주를 압박했지만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변은 없었다.
신한·우리·BNK금융지주 회장 모두 연임을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관행을 ‘부패한 이너 서클(inner circle)’이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신장식(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지주 대표이사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금융당국이 기획했던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미뤄지고 있다. 올 1월만 해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구성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3월까지 마련할 방침이었지만 ‘4월 중 발표’로 연기됐다.
- 이찬진(금융감독원장)은 26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TF 논의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 점검을 거쳐 4월 중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 TF가 마련한 개선안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해 늦어도 10월까지는 시행한다는 것이다.
- TF 개선안에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 사외이사 독립성·전문성 강화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더 강화한 내용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지만 ‘부패한 이너 서클’ 등 거칠었던 대통령 발언을 떠올리면 주총을 거치며 지배구조 이슈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금융지주 회장, 무난히 연임 확정.
- 신한·우리·BNK금융지주 회장들은 3월 주총에서 모두 연임을 확정했다.
- 신한금융은 26일 주총을 열고 진옥동 회장 연임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최대주주 국민연금(9.15%)이 반대했지만 60%가 넘는 외국인 주주 대부분이 찬성했다. 찬성률은 87.99%.
- BNK금융 주총에서도 빈대인 회장 연임 안건이 92% 찬성률로 통과됐다.
- 우리금융도 주총에서 임종룡 회장 연임을 결의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79.39%가 참석했고, 참여 주주의 99.3%가 찬성했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우리금융, 3연임부터 ‘특별결의’ 받는다.
- 이번에 우리금융은 회장 3연임 시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특별결의는 일반 안건보다 엄격한 찬성 요건을 요구한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연임 의결 기준을 특별결의로 높인 것은 우리금융이 처음이다.
- 주주 권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뜻대로 안 되는 이유.
-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은 지배구조 선진화 TF가 내놓은 개선안으로 꼽히는 이슈다. 회장 연임 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고, 3연임 시에는 4분의3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 이는 회장 장기 집권에 관해 소수 사외이사뿐 아니라 전체 주주 의견을 반영한다는 취지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 영향력만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외국인 주주들은 국내 금융지주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76%다. 하나금융은 67%, 신한금융은 61%, 우리금융은 47% 수준이다.
- 외국 주주 표심에 ISS 의견이 중요한데, ISS가 금융 당국과 뜻이 같으리란 보장이 없다. 당국이 견제해도 ISS의 찬성 지지만 있으면 연임이 어렵지 않은 구조다. 금융지주 CEO와 이사회가 구축한 참호에 ISS가 힘을 보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지주사들이 주총을 앞두고 ISS와 물밑 접촉하여 주총 안건에 찬성을 받아내려는 활동이 가속화할 수 있다.
- 실제 ISS는 3월 주총을 앞두고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 ISS는 지난해까지 신한금융 사외이사 연임,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에 반대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에 비판적이었는데, 올해는 “이사 직무 수행을 제한할 실질적 법·도덕적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찬성으로 돌아섰다. 주가 상승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조국혁신당, 금융 CEO 연임 제한법 발의.
- 신장식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딱 1회(총 6년)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 신장식은 “특정 인물이 은행장, 자회사 대표를 거쳐 금융지주 회장으로 이어지는 장기 집권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지배구조 불투명성, 이사회·주주 통제 약화, 채용 비리, 친인척 특혜, 부당 대출 등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무제한 등 권한 집중을 강화하는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신장식은 31일 국회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함께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