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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은 아름다운 나라다. 그러나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래된 나라다. 아랍 문명의 가장 깊은 뿌리 중 하나가 이 땅에서 시작됐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문화도 여기서 나왔다. 수천 년의 교역로가 지나간 자리에 사나의 탑들이 섰고, 아덴의 항구는 동서양을 이었다. 그 역사의 무게가 지금도 돌벽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는 나라.

그런데 지금 세계는 그 아름다움보다 ‘후티’를 먼저 떠올린다.

나는 2000년대 초 주사우디 대사관에 근무했다. 당시 예멘은 우리 관할국이었다. 수도 사나, 아덴, 지금 후티 본거지인 북부 사다(Saada/Sa’dah)를 다녔고, 사나에서 아덴까지 차로 내려가 본 적도 있다. 현지 사람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고, 산길에서 차가 미끄러져 뒤집혔을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달려 나와 밧줄로 차를 세워준 적도 있었다. 그 길에서 본 예멘의 산세는 묘하게 한국을 닮아 있었다. 산이 사람을 품고, 골짜기가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의 기억이 권력보다 오래 남는 나라. 외부에서 보면 혼란스러워 보여도, 안으로 들어가면 매우 강한 결속의 층위를 가진 나라였다.

한국처럼 남북으로 갈라졌다가 통일을 이뤘고, 분단 극복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던 나라. 그 예멘이 지금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후티 때문이다. 2026년 3월 28일, 후티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국면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공격을 공식 확인하며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이 다시 중동 전체 전쟁의 핵심 변수가 됐음을 뜻한다.

후티 운동은 어떻게 시작했나

후티의 정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Ansar Allah), “신의 조력자들”이라는 뜻이다. “후티”는 창설 가문의 이름에서 나왔다.

1990년대 예멘 북부 사다를 기반으로 한 자이드파(Zaydi) 시아 계열 종교·문화 부흥운동에서 출발했다. 창립자 후세인 바드르 앗딘 알후티는 ‘청년 신자들’이라는 네트워크로 종교 교육과 지역 결속을 다졌고, 이것이 무장운동으로 발전했다. 자이드파는 이란의 12이맘 시아파와 다른 계통으로, 북부 고지대에서 1,000년 이상의 뿌리를 가졌다.

1980년대 이후 사우디 지원을 받은 수니 살라피 세력이 자이드 지역으로 밀고 들어오고 중앙정부의 소외와 부패가 겹치면서 운동은 빠르게 정치화됐다. 2003년 레바논 헤즈볼라의 영향을 받아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공식 슬로건을 채택했다. 이란 ‘저항의 축’에 편입될 씨앗이 이때 뿌려졌다. 2004년 후세인이 정부군에 사살되자 동생 압둘말리크 알후티가 조직을 이어받았다.

중요한 점이 있다. 후티는 처음부터 “이란이 만든 프락시(대리 세력)”가 아니었다. 토착적 뿌리를 가진 운동이었다. 다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으로 변했고, 지금은 중동의 ‘저비용 고효율 비정규전 모델’의 대표 사례가 됐다.

예멘 중앙정부와의 20년 충돌사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예멘 정부와 후티 사이에 사다 전쟁이 여섯 차례 벌어졌다. 사우디도 개입했으나 패배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군의 거친 진압이 오히려 북부 주민들의 후티 지지를 강화시켰다는 점이다. 적을 키운 건 적의 폭격이었다.

아랍의 봄 이후 상황이 뒤집혔다. 예멘 대통령 살레가 퇴진하고 부통령 하디가 권력을 넘겨받았지만 새 체제는 국가를 통합하지 못했다. 결정적 전환점은 전 대통령 살레와의 비밀 동맹이었다. 후티는 살레의 군사 네트워크를 조용히 흡수하면서 자신들만의 병기 체계를 병행 구축했다. 사우디·UAE의 폭격이 살레의 군 기지를 주로 겨냥한 반면 후티 병력과 지도부는 거의 손상을 입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4년 9월 수도 사나가 함락됐고, 2015년 1월 하디 정부가 축출됐다. 2015년 3월 사우디 주도 아랍 연합군이 개입하면서 내전은 지역 패권전으로 확대됐다.

2017년, 살레가 후티와 결별을 선언하고 사우디와 협상을 시도하자 후티는 즉각 그를 사나에서 사살했다. 이 장면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후티는 감정적 군중조직이 아니다. 매우 냉정한 권력조직이다. 이 전쟁은 직접 사망자 15만 명 이상, 기아·질병으로 추가 사망자 20만 명 이상을 낳았고 2026년 현재 2천만 명이 넘는 예멘인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재앙이 됐다.

예멘은 사실상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국제법상 예멘은 아직 하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후티는 수도 사나를 포함한 북서부 핵심 인구 지대, 예멘 인구의 약 60-65%가 거주하는 지역을 지배한다. 반면 남부는 사우디가 후원하는 국제공인정부, UAE가 키운 남부과도위원회(STC) 분리주의 세력, 각 지역 부족 민병대 등이 서로 다른 후원자를 두고 뒤엉켜 있다. 2025년 말-2026년 초에는 사우디와 UAE가 각각 지지하는 세력 간 충돌까지 심화됐다.

지금의 예멘은 단순한 ‘북 대 남’이 아니다. 후티가 장악한 북서부와 분열된 복수의 반후티 남부 세력이 뒤엉킨 구조다. 후티는 무너진 예멘 국가 위에 올라선 가장 강한 사실상의 국가형 세력이고, 그 맞은편은 여전히 통합되지 못한 여러 반후티 진영이다. 적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 그게 후티의 가장 큰 행운이다.

핵심 인물과 권력구조

최고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군사 지도자이자 종교적 상징이며 정치적 최종 승인권자다. 공개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고 TV 연설로만 소통한다. 미국 재무부 제재, 유엔 여행금지 대상이며, 2025년 미국은 안사르 알라 조직 전체를 다시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살아 있고,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 아래 마흐디 알마샤트가 이끄는 최고정치위원회와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가 대표하는 혁명위원회 계열, 대외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레가 국제적 얼굴이다.

겉으로는 혁명 정부, 최고정치위원회, 군 대변인이 나뉘어 있지만 실제 권력은 소수 지도부와 안보기구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전투, 세금 징수, 선전, 동원, 지역 통치, 인질 외교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움직인다. 반군·민병대·정권·종교운동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조직이다.

후티 가문. 왼쪽은 후티 반문 창립한 후세인 바드레딘 알후티, 오른쪽은 현 지도자이자 2대 지도자인 동생 압둘 말리크 알후티. 가운데는 형제의 아버지.

이란과의 관계 — 프락시(대리 세력)인가, 파트너인가

후티와 이란의 관계를 “명령-복종”으로 보면 틀린다. “전략적 동맹”으로 보면 맞다.

후티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지원을 받아 드론·미사일·해상무기·훈련을 발전시켜 왔다. 미국 정부와 유엔 전문가 보고서가 반복해서 지적해 온 사실이다. 그러나 후티는 헤즈볼라처럼 이란 최고지도자의 종교적 권위에 완전히 복속된 조직은 아니다. 자기 계산이 있고, 자기 전쟁이 있으며, 자기 이해관계가 있다.

이란에게 후티는 — 홍해와 바브 알만데브를 흔들 수 있는 전략 카드이자, 사우디 남쪽·이스라엘을 동시에 괴롭힐 수 있는 원격 버튼이며, 적은 비용으로 미국의 해군·방공망·보험시장·물류망을 소모시킬 수 있는 자산이다.

후티에게 이란은 — 무기와 기술의 공급자이자, 자신들을 지역 저항축의 일부로 격상시켜 주는 후원자이며, 사우디·미국·이스라엘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는 우산이다.

결론은 이렇다. 후티는 이란의 꼭두각시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서로의 전략적 필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동맹 세력인 것은 분명하다.

바브엘만데브 해협(혹은 바브 알만데브 해협).

규모·군사력·단결력

정확한 병력 규모는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다. 각국 분석기관들은 전투 가능 병력을 10만 명 안팎으로 추정하며, 부족 예비군과 동원 인력까지 포함하면 20만 명을 웃돌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중요한 것은 예멘 인구의 60-65%가 거주하는 지역을 통제하며 인구·영토·세수·징집 기반을 가진 전쟁기구라는 사실이다.

핵심 전력은 이스라엘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대함 미사일, 수중 드론·기뢰다. 유엔 보고서는 2024-2025년 이스라엘을 향해 220회 이상 공격했다고 기록했고, 2024년 이후 홍해에서만 100척 이상의 선박이 공격받았다.

그러나 후티의 진짜 강점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와 지속성이다. 북부 산악지대의 분산 은닉망, 이동식·분산형 발사대, 값싼 드론으로 수백만 달러짜리 요격미사일을 소모하는 비대칭 전술이 핵심이다. 후티의 진짜 무기는 압도적 전력이 아니다. 지속성이다. 한 번의 대승이 아니라 계속 살아남는 능력. 그게 이 조직의 무서운 점이다.

왜 사우디·미국·이스라엘도 못 꺾나

이유는 다섯 가지다.

하나, 지형이다. 사다와 북부 고지대는 공군력만으로 굴복시키기 어려운 공간이다. 나무들이 제법 있는 바위산이 겹겹이 이어진 그 지형에서 폭격은 산의 표면을 파괴할 수 있어도, 그 안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뽑아낼 수는 없다(아래 사진 참조)

둘, 후티는 토착 통치 세력이다. 세금 걷고, 치안 유지하고, 학교·종교·선전을 묶어 사람을 움직인다. 외부에서 보면 반군이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국가 형태를 갖춘 조직이다. 군사 타격만으로 그것을 지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 반후티 진영이 분열돼 있다. 사우디 지원 정부군, UAE 연계 남부 분리주의 세력, 각 부족 세력의 계산이 다 다르다. 후티는 패배하지 않기만 해도 전략적으로 이기는 셈이다.

넷, 비용 비대칭이다. 수만 달러짜리 드론 몇 발만으로 상대는 수백만 달러짜리 요격 체계를 돌려야 한다. 겁만 줘도 경제적 효과가 난다. 이보다 효율적인 전쟁은 없다.

다섯, 외부 세력의 목표가 늘 제한적이었다. 사우디는 국경 방어, 미국은 선박 공격 중단, 이스라엘은 미사일 위협 억제가 목표였다. 후티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장기 지상전 더하기 통치 대안 더하기 예멘 내부 연합 정비가 필요하다. 2025년 트럼프의 두 달간 집중 폭격도 위협 자체를 제거하지 못했다.

약해서 못 이기는 게 아니다. 이기려면 너무 깊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브 알만데브를 흔들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후티가 세계적으로 위험한 이유는 사나를 점령해서가 아니다. 홍해와 수에즈를 잇는 바브 알만데브(Bab al-Mandeb) 때문이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이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거래의 12%, LNG 거래의 8%가 통과하는 세계적 병목이다. IMF는 수에즈 운하가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5%를 처리한다고 본다. 후티 공격이 본격화한 뒤 바브 알만데브 통과 원유량은 반 토막이 났고, 수에즈 운하 교역은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페르시아만에서 유럽까지 수에즈 경유 19일이 희망봉 우회 시 35일로 늘어난다. 항차당 비용도 많이 늘어난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 수입에서만 100억 달러 손실을 보았다.

1962년 북예멘에 군대를 투입한 적 있는 이집트.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CC0.

핵심은 이것이다. 후티가 완전 봉쇄를 못 해도 상관없다. 위험하다고 느끼게만 만들면 된다. 선사들이 스스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후티의 위협은 군사 작전이면서 동시에 심리전이고 경제전이다.

지금은 더 위험하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홍해가 전 세계 석유 흐름을 유지하는 핵심 대체 해상로가 됐다. 호르무즈가 막히고 홍해마저 흔들리면 그것은 예멘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문제다.

2026년 3월 — 후티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미국-이란 전쟁(2026년 2월 28일 개전) 이후 후티는 약 3주간 의외로 홍해 공격을 자제했다. 이란의 전략적 타이밍 조율, 자체 회복 시간 확보, 사우디의 경고, 2025년 5월 미국과의 휴전 이후 쌓인 계산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됐다. 국제위기그룹 전문가는 “이란이 더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홍해 카드를 아껴두고 있다는 이론이 그럴듯하다”고 했다.

그러나 2026년 3월 28일, 후티는 이스라엘 남부를 향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개시하며 공식 참전을 선언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가운데 후티도 방관자 지위를 버렸다. 카드를 꺼낼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 후티는 어떻게 움직일까

네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그리고 후티는 이 네 가지를 동시에 쓸 수 있다.

하나, 이스라엘 타격 확대. 지금 이미 시작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 안에 텔아비브, 하이파, 벤구리온 공항이 모두 들어온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대부분을 요격하더라도 한 발만 뚫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후티는 이미 2025년 벤구리온 공항 인근을 타격한 전례가 있다. 심리적 충격은 군사적 피해보다 훨씬 크다.

둘, 홍해 해상 공격 재개. 가장 경제적 파급력이 큰 카드다. 지금 호르무즈가 막혀 있다. 홍해마저 흔들리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두 개 병목이 동시에 닫히는 것이다. 선사들은 이미 한 번 우회를 경험했다. 후티가 단 몇 발만 쏴도 보험료가 뛰고 항로가 바뀐다. 이란이 압박하는 순간 이 카드는 즉각 꺼낼 수 있다.

셋, 사우디 에너지 인프라 타격. 후티는 2019년 아람코 타격의 책임을 주장한 전례가 있다. 지금 사우디가 “홍해는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란이 사우디의 이란 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국면으로 가면 후티는 이 카드도 꺼낼 수 있다. 사우디 경제의 심장을 겨누는 것이다.

넷, 조건부 자제와 협상 복귀. 미국-이란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면 후티는 조용해진다. 2025년에도 그랬다. 후티는 전쟁보다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멘 내 통치권 인정, 사우디와의 정치적 합의, 국제사회의 묵인. 이것이 후티의 최종 목표다.

핵심은 이것이다. 후티는 항상 방아쇠 위에 손을 올려두되, 실제 발사 시점은 가장 정치적 효과가 클 때 고른다. 즉흥적이면서도 매우 계산적인 집단이다. 그리고 지금, 그 계산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과 주변국의 셈법

각자의 계산이 다르다. 그리고 그 엇갈림이 후티를 더 강하게 만든다.

미국

딜레마에 빠져 있다. 후티가 홍해를 다시 건드리면 해군 호위와 정밀타격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란 공습에 쏟아붓는 자산을 후티 쪽으로 돌리는 순간 이란 압박이 약해진다. 이란에 집중하면 홍해가 뚫리고, 후티에 집중하면 이란이 숨을 돌린다. 미국은 두 전선을 동시에 완벽하게 틀어막을 수 없다. 결국 군사 타격과 오만 중재 채널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2025년에도 그랬다.

사우디

가장 복잡한 셈법을 가진 나라다. 후티를 싫어한다. 그러나 예멘 전면전 재개도 원하지 않는다. 빈 살만의 비전 2030, 네옴시티, 경제 전환 프로젝트는 모두 안정이 전제다. 더 결정적인 것이 있다. 지금 홍해는 사우디의 사실상 유일한 원유 수출로다. 호르무즈가 막힌 상황에서 홍해마저 흔들리면 사우디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다. 그래서 사우디는 후티에게 조용히 신호를 보내고 있다. 홍해는 건드리지 말라고. 이 암묵적 경고가 지금 후티의 자제를 설명하는 이유 중 하나다.

UAE

남부 예멘과 해상로, 항만 네트워크가 핵심 이해관계다. 남부과도위원회(STC)를 통해 남부 거점을 유지하면서 홍해 항로를 지키려 한다. 문제는 사우디와 UAE의 예멘 전략이 완전히 같지 않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통일 예멘을 원하고, UAE는 남부 분리에 가깝다. 이 균열이 반후티 진영의 가장 깊은 약점이다. 후티는 싸우지 않아도 적이 스스로 흔들리는 구조에 있다.

이란

지금 이란에 후티는 최고의 카드다. 호르무즈를 직접 막으면서 동시에 후티를 통해 홍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만 심어줘도 충분하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두 개 병목을 동시에 흔드는 그림. 비용은 거의 없다. 후티가 알아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구도에서 가장 유리한 쪽은 후티다. 미국은 딜레마에 빠졌고, 사우디는 조용히 달래고 있고, UAE는 따로 계산하고 있고, 이란은 뒤에서 밀고 있다. 후티는 이 엇갈림 속에서 가장 비싼 값을 받아낼 타이밍을 재고 있다.

전망 — 후티는 사라지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해, 단기간에 후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더 현실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후티를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느냐.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행동을 멈추게 만들 수 있느냐.

후티는 이미 예멘 북부에서 단순 반군이 아니라 하나의 사실상 권력이다. 지역 기반이 있고, 이념이 있고, 무장력이 있고, 국제적 협상 가치가 있다. 게다가 적들이 분열돼 있다. 이 조건에서는 후티를 제거하는 시나리오보다 관리하거나 협상으로 묶는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이다.

후티의 목적은 세계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원할 때 세계 경제와 지역 안보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티의 전략적 본질이다.

이번 미·이 전쟁에서도 후티의 역할은 분명하다. 전쟁의 승패를 혼자 결정하는 주연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전쟁 비용을 폭등시키는 조연, 외부 강대국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교란자로서는 이미 충분히 무겁다.

씁쓸함보다 중요한 것.

예멘은 원래 아름다운 나라였다. 사나의 오래된 집들, 아덴의 바람, 사다 산악의 고요함,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의 향기. 2000년대 초 그 땅을 직접 다닌 사람으로서, 지금 그 나라가 세계 최전선의 전쟁 변수가 됐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그러나 씁쓸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후티는 지금 이 순간도 계산하고 있다. 언제 쏠지, 어디를 겨냥할지, 어느 선에서 멈출지. 세계 최강국들이 수십 년간 폭격해도 살아남은 조직이 지금 호르무즈와 바브 알만데브 사이에서 방아쇠에 손을 얹고 있다.

  • 통일은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교훈,
  • 외부 개입이 내부 결속을 강화한다는 교훈,
  • 비용 비대칭 전쟁에서 강대국이 반드시 이기지 않는다는 교훈.

예멘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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