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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나온 판결] 경찰청장 조지호 탄핵 인용 결정의 의미와 과제 (⏳5분)

2025년 4월 4일,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역사적인 파면 결정 이후 2025년 12월 18일, 이 비상계엄에 가담한 전 경찰청장 조지호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결정은 고위 공무원에게 상급자 지시의 위헌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할 헌법적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합니다.

다만, 대통령의 위헌적인 권력행사가 실제 집행되는 과정에서 어느 지점까지 집행자가 헌법적 책임을 갖는지에 대한 더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헌법재판소가 치밀하게 따졌어야 한다고 홍종현 교수(경상국립대학교 법과대학)는 비판적으로 보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을 제언합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헌법재판소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전후로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이 계속 이어졌다. 헌법재판소는 대체로 기각결정을 내렸으나, 2025년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결정(2024헌나8 결정)을 내린 이후에 상당한 시간이 흘러 2025년 12월 18일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인용결정(2024헌나7 결정)이 내려졌다.

경찰청장 조지호 탄핵 사건의 주요 쟁점

헌법 제65조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48조에 따르면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를 탄핵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탄핵소추사유는 3가지 쟁점이 제기되었는데, ①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대통령과 계엄사령관의 요청에 따라 경찰력을 국회에 배치하여 계엄해제요구권 행사를 방해한 행위, ② 계엄군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시스템 등을 영장없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며 계엄군의 선관위 진입을 지원한 행위 그리고 ③ 2024년 11월 9일 열린 ‘2024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이하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제한 및 폭동을 유도한 것이었다. 

헌법재판소는 경찰청장이 국회의 헌법상 기능이 유지되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의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대의민주주의, 권력분립원칙, 국회의 심의표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였고, 경찰청장은 계엄의 위헌성을 의심할 충분한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이 진입하는 것을 지원하여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만, 3번째 쟁점,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제한 및 폭동 유도 혐의에 대하여는 증거부족을 이유로 탄핵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경찰청장이 단지 법집행기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를 지휘·감독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책무를 부담하고 대통령의 지시가 위헌인지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할 헌법적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경찰조직이 정치권력의 도구로 오인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였고,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하여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결정을 한 것이다. 이는 비상계엄 상황에서도 헌법의 통제장치인 국회의 계엄해제요구(헌법 제77조 제5항)는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고위공무원은 상급자의 명령에 따른 것만으로 면책될 수 없으며 독자적 판단에 따라서 헌법수호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정의 헌법적 의미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가원수인 동시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가긴급권(비상계엄 선포)의 행사 주체였고,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대통령의 명을 받는 경찰조직의 최고 수장으로서 계엄집행과정에서 경찰권을 행사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즉,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가긴급권 남용의 직접적 책임이 귀속되지만, 경찰청장은 위헌적 계엄실행에 가담한 책임을 물은 것인데, 그 전제로서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할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담하고, 경찰청장 역시 고위공무원으로서 그 명령의 위헌성에 대한 인식가능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은 위헌적인 계엄선포를 한 주체이고, 경찰청장은 위헌적인 권력행사를 집행하고 확산시켰는데 헌법재판소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를 집행한 경찰청장에게도 탄핵에 대한 책임이 귀속된다는 점을 인정하여 “상명하복” 관계에서 상위 단계의 위헌성이 하위 단계의 책임을 자동적으로 면제하지 않고, 각 단계의 행위자는 각자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과 선택에 따라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의 계엄선포 등 위헌적 권력행사와 경찰청장의 국회 봉쇄 등 행위의 위헌성이 독자적으로 논증되지 않고, 대통령의 직무집행상 위헌성에 판단이 경찰청장의 책임으로 전이되거나 증폭된 것은 아닌지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적 계엄실행에 가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있어 – 형법상 ‘공모공동정범’의 법리와 유사하게 – 탄핵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면 이는 자칫 단순집행, 소극적 승인, 부하뇌동 그리고 적극적 기획과 관여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 위험성도 있다. 즉, 탄핵심판에서 형사법적 책임개념을 차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무원 책임 범위와 객관적 절차의 필요성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경찰청장의 지위와 경력을 고려하여 위헌성에 대한 인식가능성을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데, 만약 사건 당시에 시간적 압박, 정보의 제약, 판단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의 계엄선포행위가 위헌이라는 것을 충실하게 판단하기 어렵고 계엄선포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면, 자칫 재판관의 편견(hindsight bias)이 개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경찰청장이 대통령의 위헌적 지시를 거부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헌법적 의무 내지 절차가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독일법과 같은 절차적 이의제기∙확인제도(Remonstration)가 없는 상황에서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를 심리중인 공판절차에서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에서 자신을 말리지 않았다고 항변한 것처럼) “헌법적 판단 내지 저지의무”만 강조할 경우 자칫 공무원의 책임이 결과책임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만약 탄핵제도가 헌법질서의 회복과 유지를 위한 책임을 넘어서 정치적 책임을 묻는 수단으로 변질될 경우에는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의 과잉위축(over-deterrence) 내지 사법의 정치화 현상을 야기할 위험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사안에서 경찰청장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위헌적 행위에 가담한 것에 대하여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결론(탄핵인용)은 타당하다. 상관의 지시에 따르는 것만으로 면책사유가 인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통해 논증했어야 하는 쟁점은 ‘경찰청장이 위헌적 계엄에 가담했는지’에 그쳐서는 안 되고, 대통령의 위헌적인 권력행사가 실제 집행단계에서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그 명령에 따른) 하위 공무원들이 어느 지점까지 헌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하고 그 책임을 귀속시키는 절차가 객관적으로 마련되어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사법심사의 엄밀한 논증과 함께 행정부 내의 절차적 이의제기‧확인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계엄 1년 만에 파면당한 조지호.

👨‍⚖️광장에 나온 판결: 304번째 이야기


⚖ 경찰청장(조지호)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
⚖ 헌법재판소 김상환(재판장),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재판관 헌법재판소 2025. 12. 18. 선고  [결정문 보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 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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