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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식민사관에 가까운 ‘3‧1절 기념사’로 비판받은 지 닷새 만인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으로 ‘제3자 변제’를 내놨습니다.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전범기업은 빠진 채,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으로 건설된 한국기업이 단독 출연해 피해자 배상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대법원에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15명에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일본과의 화해도 좋고, 함게 열어가는 미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역사의 책임은요? 전범 기업과 일본 정부의 책임은 그냥 넘어가는 겁니까? 안중근 열사와 유관순 열사께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일본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낼 것으로 전해졌으며, 강제동원 문제와 별개로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공동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에는 전범기업이 아닌 다른 일본기업들이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피해자지원단체는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이라며 이날 오전 외교부 앞에서 항의행동을 한 데 이어 같은 날 저녁 정부 규탄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경향신문‧한겨레 ‘일본 완승’, 분명한 윤석열 정부 비판

경향신문 [윤석열 정부, ‘강제징용 일본 책임’ 결국 덮는다] (3월 6일 유신모 기자)는 큰 제목에서 윤석열 정부가 낸 해법이 일본 배상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전범기업이 아닌 다른 일본 기업들의 미래청년기금 출연도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이뤄지는 셈이어서 일제 강제동원의 불법성을 적시하고 배상하도록 한 한국 대법원 판결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설/배상 아닌 ‘공동기금‘·사과 대신 ‘담화 계승’, 해법 아니다] (3월 6일)에서는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 협상에서 속내를 다 드러내 주도권을 일본에 내주는 바람에 “가해자인 일본은 꿈쩍도 않는데 우리가 합의를 구걸하는 꼴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비판했습니다. “‘일본 피고기업의 직접 배상’과 ‘일 정부의 직접 사과’가 빠진 방안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강제동원 해법에서 중요한 것은 합의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한겨레 [대법 판결·피해자 뜻 외면한 채…‘일본 완승’ 안겨준 윤 정부] (3월 6일 김소연 특파원)는 큰 제목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과 강제동원 피해자 뜻을 외면하고 사실상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일본 전범기업의 사죄와 배상참여 없이 한‧일 재계가 미래청년기금을 만드는 것은 ‘동문서답식’ 해법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설/가해자-피해자 뒤바꾼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 (3월 6일)에선 “한국 정부는 그동안 강제동원 배상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해왔지만 사실상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한국이 일본에 ‘성의 있는 호응’을 하고 (일본 정부의) 처분을 기다리는 꼴”이라며 경향신문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꼬집었습니다. 또한 “역사 문제는 ‘좋아, 빠르게 가’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역사는 일개 정부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1965년 체결된 치욕적인 ‘한일협정’은 강제징용 피해자의 정당한 보상을 가로막는 ‘장벽’이었습니다. (출처 미상)

한국일보, 애매한 ‘논란’ 평가에 기계적 중립까지?

한국일보는 애매하게 ‘논란’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일보 [강제동원 ‘반쪽 해법’ 오늘 발표…일 전범기업은 빠져 논란] (3월 6일 유대근‧박세인 기자)은 정부가 제시한 해결책에서 “일본 전범기업들은 배상 책임에서 빠져 있어” ‘반쪽 해법’인 동시에 ‘논란’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평가는 다른 기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일 피고기업들 기부·사과는 없이 ‘미래지향’ 기금엔 참여 가능성도] (3월 6일 최진주 특파원)에서도 “일본 정부의 ‘완승’이라는 비판마저 나올 공산이 크다”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고 내다본 겁니다.

[사설/전범기업 빠진 징용 해법…일 상응조치 다해야] (3월 6일)에서는 “가까운 이웃나라와 과거에 얽매여 반목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얽히고설킨 한일관계를 단번에 정리하겠다는 조급함은 무리수가 되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가해 기업들이 피해자 배상에 참여하고 사과를 표하도록 끈기 있게 설득하는 것이 정공법”이라며 “우리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일본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수적”이라고 했는데요.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일본 전범기업들의 피해자 배상과 사죄에 한일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기계적 중립’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민감한 외교현안에서 중립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을 식민지배한 가해자 일본 정부와 식민지배를 당한 피해자 한국 정부에게 동일한 노력을 주문하는 것은 오히려 왜곡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돼 있다.” (존 F. 케네디) ‘단테'(의 ‘신곡’)를 인용했다고 케네디가 밝히면서 널리 알려진 인용구지만, 사실 단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신곡’에서 지옥의 중심은 뜨겁기는커녕 ‘차가운 곳’이다. 다만, 케네디의 착오와 착각에도 불구하고 그 말의 전언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편집자)

조선일보‧동아일보, 미래청년기금을 ‘일본의 간접 배상’으로 격상

정부 해결책에 일본이 내기로 한 조치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입장 표명과 한국 전경련과 일본 경단련의 미래청년기금 조성에 전범기업이 아닌 다른 일본 기업들이 출연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일본 조치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죄도 배상도 없지만, 동아일보와 조선일보한일 경제단체의 미래청년기금 조성을 ‘일본의 간접 배상’으로 격상시켰습니다.

동아일보 [단독/일 피고기업, 한 징용재단 참여 대신 ‘한일 미래기금’으로 우회] (3월 6일 신진우‧신나리 기자, 이상훈 특파원)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의 미래청년기금 참여를 열어놨지만 “피고 기업의 기금 참여 여부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피고 기업이 기금 조성에 기여한다 해도 ‘피해자에 대한 배상’ 성격이 옅은 만큼 피해자와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셀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본 전범기업의 미래청년기금 참여를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배상책임 우회’, ‘간접 기여’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사설/강제징용 해법 한 먼저 제시, 일 ‘앞으로 100년’ 보고 답하라] (3월 6일)에서도 “(일본 전범기업이) 한일 양국의 경제단체가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을 통해 (배상에) 간접 참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공동기금에 미쓰비시·일본제철 참여 가능성] (3월 6일 김은중 기자)은 “게이단렌(일본 경단련) 소속 일본 강제징용 배상 피고 기업들이 회비나 기여금 형식으로 돈을 내면 징용 배상에 간접 참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일본 전범기업이)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보상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한일이 우회로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설/징용 해법, 위안부 재판 안 되려면 일의 호응 조치 뒤따라야] (3월 6일)에서도 “징용 피해 배상은 한국 측이 하되, 일본 측은 거기 들어갈 돈을 양국 미래 세대를 위한 기금(미래청년기금)으로 낸다는 것”이라며 “일종의 ‘간접 배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미래청년기금은 한국인 유학생 장학금, 문화탐방 등 한‧일 양국 청년들의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것으로 강제동원 문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즉, 일본 전범기업이 해당 기금에 참여한다고 해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배상에 나섰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미래청년기금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성격이 없기 때문에 이를 ‘간접 배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일 양국 청년의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미래청년기금이 왜 강제동원에 대한 “일종의 간접 배상”인가요?

조선일보, 대법원 판결은 글로벌 스탠더드 아니다?

조선일보 [김창균 칼럼/우물 안에서 반일 떼쓰기, 나라 위신만 해친다] (1월 26일 김창균 논설주간)는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내놨을 때 솔직히 걱정스러웠다”며 “대법원이 ‘사법 자제’라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걷어차서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는데요. [사설/징용 해법, 위안부 재판 안 되려면 일의 호응 조치 뒤따라야] (3월 6일)는 1월 26일 자 김창균 칼럼을 본뜬 것처럼 똑같습니다. “이번 사태(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 해결책 제시로 인한 파장)는 2018년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 판결을 확정하면서 시작됐다”며 “문제의 대법원 판결이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판결을 삼간다는 ‘사법 자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났기 때문”“일본이 불복해서 국제소송으로 갈 경우 승산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국가입니다. 삼권분립을 따르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입법‧사법‧행정이 분리돼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룹니다. 법원 판결이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칠 판결을 삼간다는 ‘사법 자제’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주장은 조선일보 1월 26일 자 칼럼과 3월 6일 자 사설 외에 다른 언론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국내법)뿐만 아니라 국가 간 조약이나 협정도 판결 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헌법 제6조는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죠.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본의 배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한국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문제 삼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원고(강제동원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고(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다수의견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한일)청구권협정의 해석상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하지만, “원고들 개인의 청구권 자체는 청구권협정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고, 청구권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만이 포기된 것에 불과”하다며 다수의견 근거를 밝혔습니다.

일본 국제법 전문가인 아베 고키 메이지학원대학 교수도 2020년 한겨레 인터뷰에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며 “최근엔 국제법, 국제사회가 인권을 중심으로 법질서를 세워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어 “국가가 아닌 개인의 권리,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상해 나갈 것인가 하는 쪽으로 크게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경제 “특정 재판부 판결문만 절대시해선 안 돼”

한국경제는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대법원의 2018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폄훼하는 시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한국경제 [한·일 과거사 대승적으로 매듭짓고 ‘자유·미래’로 함께 나아갈 때] (3월 6일)는 “더불어민주당은 예상대로 ‘최악의 굴욕외교’라며 (윤석열 정부) 공격”에 나섰지만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최종적 해결이 끝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각하한 하급심이 2021년 나오는 등 법원마저 오락가락하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며 “특정 재판부의 판결문만을 절대시해 파국을 자초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경제가 사설에서 언급한 ‘하급심’은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가 2021년 6월 7일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85명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각하하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것을 말합니다. 해당 판결은 예정된 선고기일을 3일 앞당겨 원고 측에 당일 통보 후 기습 선고를 내렸다는 데서 논란이 일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식민지배의 불법성과 이에 터 잡은 징용의 불법성은 유감스럽게도 모두 국내법적인 법해석”이라며 배척했다는 점에서도 문제였습니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와 같이 종국적 판단을 내리는 사법기관에서 동일한 법해석이 반복되어 판례를 형성하게 되면 ‘사실상의 강제력’이 발생해 하급심에서 이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배상 해법 관련 신문지면 보도(3/6) 

하급심을 대법 판결과 비교하며 “법원마저 오락가락” 주장

해당 판결은 판결문 자체로도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은 물론 시민들의 공분까지 샀는데요. 재판부는 “당시 낙후한 후진국 지위에 있던 대한민국과 이미 경제대국에 진입한 일본국 사이에 이뤄진 과거의 청구권협정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오류이며 “당시 대한민국이 청구권협정으로 얻은 외화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고 평가되는 세계 경제사에 기록되는 눈부신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한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본안판결이 선고돼 확정되고 강제집행까지 마쳐질 경우 국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역효과”가 있으며 “(그럴 경우 한국의) 문명국으로서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하기까지 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15개 시민단체는 판결 당일 “대법원에서 최근 정립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해석에 대해 특별히 새로운 법리적 논거 없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서, 오히려 비본질적‧비법률적 근거를 들어 판결을 선고했다”재판부를 비판했습니다.

한국경제는 대법원 판결과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 판결이 다른 것을 두고 “법원마저 오락가락하는 현실”이라고 주장했지만, 옳지 않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도 판결문에서 “국내 최고재판소의 판결”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의 강제력’을 갖는 판결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최고 사법기관의 판례를 따르는 하급심입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과 서울중앙지법 판결을 동격에 놓는 것은 옳지 않으며,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 판결의 문제점을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원이 오락가락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부적절합니다.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비교하며 ‘오락가락’한다고 평가한 한국경제. 어딜 하급심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비교하십니까!?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위해 청년들이 꼽은 건 ‘양국의 공통된 역사인식’

동아일보는 3월 6일 자 사설에서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양국 모두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수 없다”고 했으며, 조선일보 역시 같은 날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해결책 제시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새로운 발판이 될지는 이제 일본의 후속 조치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매일경제는 [사설/정부 강제징용 결단,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새장 열길] (3월 6일)에서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지향적 관계까지 거부하는 건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보수신문은 윤석열 정부의 이번 해결책 제시를 전하며 하나같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부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등장한 것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2월 27일 발표한 [청년세대(MZ) 대상 한일관계 인식 설문조사]입니다. 해당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1.6%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분야로 ‘한일 상호 공통의 역사인식 조성 노력’을 꼽았습니다. 보수언론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이야기하며 당사자인 강제동원 피해자 목소리를 외면하고 청년세대를 볼모로 삼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부르짖지만, 정작 청년세대는 올바른 한일관계를 위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보수언론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청년세대의 진의를 왜곡하는 행태부터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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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2023년 3월 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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