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데이터] 코스피 5000과 상법 개정, 검찰 개혁, 노란봉투법 등 마무리… 강력한 추진력으로 정권 초반 숙원 과제 해결, 국회로 넘어간 공약 35%.
이재명 정부가 집권 300일째를 맞았다. 역대 가장 일 잘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 공약 이행 정도는 어떨까. 중간 점검이 필요할 때다.

이게 왜 중요한가.
- 공약에는 정권의 의제가 담긴다. 정부의 성과는 공약 이행으로 드러난다.
- 언론은 언제나 시의성 있는 이슈를 좇기 마련이지만 전체 공약을 추적하면 정권의 우선 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빠져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집권 300일 공약 전수 조사.
- 슬로우뉴스가 지난해 5월 이재명(당시 후보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의 세부 항목 129건을 전수 조사했다.
- 법과 제도 반영 단계까지 간 공약이 7건이다. 진행 중인 공약이 68건이고, 입법 또는 예산 단계에 있는 공약이 46건이었다. 합쳐서 120건이 공약 이행 단계에 있다.
- 임기 5년 1826일 가운데 300일이면 16%가 지난 시점이다. 5%의 공약을 이행했거나 마무리 단계에 와 잇고 진행 중(59%)이거나 입법-예산 단계(36%)에 있는 공약을 더하면 전체 공약의 93%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벌써 완료된 공약은?
- 첫째, 코스피 5000 공약은 지난 1월 달성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6월쯤 결정된다.
- 둘째,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는 등의 상법 개정도 마무리했다.
- 셋째, 사법 개혁도 강하게 밀어붙였다. 오는 10월이면 공소청과 중수청(중대본부수사청)이 출범하고 검찰이 사라진다. 법 왜곡죄와 재판 소원은 이미 시행 중이다. 공소청의 보완 수사권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일단 큰 다리를 건넜고 불사른 상태다. 국민 참여 재판 확대 등 세부적인 공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 넷째, 지난해 8월 노란봉투법이 통과돼 지난 10일부터 시행 중이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업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지만 교섭 창구를 단일화를 두고 아직 쟁점이 남아있다. 노란봉투법은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통과됐는데 모두 윤석열(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다.
- 다섯째, 아동 수당은 일단 올해 아홉 살부터 시작해 해마다 한 살씩 늘려나가기로 했다. 올해 예산에 반영됐다. 원래 공약은 18세까지였는데 일단 2030년 13세까지 확대한다. 다음 정권이 넘겨 받아야 18세까지 갈 수 있다.
- 여섯째, 지역 사랑 상품권 국가 지원도 올해 예산에 반영됐다. 24조 원 가운데 1.2조 원을 국비로 지원한다.
- 일곱째, 진실화해위원회도 출범했다.
- 공식 공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육아휴직을 1년 6개월로 늘리고 급여 상한을 250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실제로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이 61%나 늘었다.

공약 129건 다시 읽기.
- 약속을 잘 지키는 방법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안 하는 거다. 이재명 정부 공약은 실용적이고 구체적이다.
- 지난 1월 이재명(대통령)이 “국회 입법 속도가 너무 느려 일을 할 수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린 뒤 국회가 속도가 붙었다.
- 공약에 부동산 안정화나 세금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임대 주택과 공공 임대를 늘리고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등의 공약은 아직 진행 중이다.
-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일터 권리를 보장한다는 공약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태선(민주당 의원)이 발의했고 노동부가 토론회도 열었다.
- 국선 변호인 조력 범위를 확대하는 공약은 서영교(민주당 의원)의 발의로 통과됐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는 아직 논의 중이다.
-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조항도 법에 넣었다.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 수익이 200조 원 이상 늘어 기금 소진 시점이 10년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개편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진행 중이다.
- 철도 지하화는 특별법 시행령이 나왔다.
- 세종 집무실과 에너지 고속도로, 청년미래적금 같은 공약은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안 나왔다.
- 포괄임금제 금지와 임금 분포제 도입, 12.3 비상계엄 피해 소상공인 지원, 디지털자산 생태계 정비 등은 아직 진전이 없다. 자영업자 산재보험도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
- 주 4.5일제도 임기 안에 전면 도입까지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공약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대통령 연임 헌법 개정도 장기 과제다.
강력한 지지율, 정권 초반의 추진력.
- 가장 어려운 공약을 정권 초반에 밀어붙였다.
- 역대 정부를 봐도 공약의 대부분이 임기 전반 2년에 집중됐지만 이재명 정부는 속도가 좀 더 빠르다.
- 이재명 정부는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만큼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압도적인 여대야소 구도에서 속도를 뽑고 있다. 입법·예산 단계 공약이 35%라는 건 그만큼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대선 공약은 법률과 예산, 시행령, 조직 개편을 함께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적인 과제가 대부분이다.
- 이재명 정부는 속도를 빠르게 뽑고 있다. 46건의 공약이 국회로 넘어간 만큰 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약 이행률, 역대 기록은 문재인.
- 경실련 등의 평가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44%, 이명박 정부는 39%, 박근혜 정부는 41%, 문재인 정부는 55%였다.
- 평가 주체와 기준이 서로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 뉴스톱 분석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공약 이행률은 35%다. 만 나이를 도입한 게 가장 대표적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약속을 지키는 정부.
- 윤석열 비상 계험과 탄핵,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던 지난해 6월과는 상황이 또 많이 달라졌다. 관세 전쟁이 세상을 쓸고 지나갔고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적인 공급망 충격을 불러왔다. 코스피 6000을 찍고 반도체 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돌입했지만 K자형 성장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 이재명 정부의 공약 상당 부분이 경제 강국과 성장 동력 확충에 집중돼 있다.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 등 굵직굵직한 과제를 정권 초반에 매듭 지은 것은 엄청난 성과다.
- 진짜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머니 무브에 속도를 내야 하고 조세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당장 5월9일 양도세 중과 이후 보유세 강화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고 부동산과 큰 전쟁을 앞두고 있다. 분배 정상화도 시대적 과제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 사법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슬로우뉴스의 이재명 정부 공약 추적, 어떻게 만들었나.
- 129개 공약과 추가 공약 3건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이재명 후보 10대 공약집을 기준으로 세부 항목을 추렸고 민주당 정책 공약집과 공식 브리핑, 정부 보도자료를 함께 대조했습니다.
- 편집자가 기준 문서와 판정 원칙을 정하고, 클로드 코워크와 클로드 코드, GPT-코덱스, 제미나이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을 교차해서 공약의 이행 정도를 분석하고 크로스 체크했습니다. 최종 판단과 교열, 검증은 당연히 사람 편집자가 책임지고 마무리했습니다.
- 최선을 다해 오류를 잡고 검증했지만 좀 더 보완할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이재명 정부 공약 추적,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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