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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해서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를 납치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카라카스에서 최소 7차례 폭발음이 울렸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3일 새벽 2시30분, 베네수엘라 시간 새벽 1시30분이었다.

  •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쓰고 1분 뒤 백악관이 X에 트럼프의 글을 캡처해서 올렸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 기자와 통화에서 “훌륭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부 장관)는 “마두로가 미국에서 형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국무부는 마두로를 “마약-테러 국가의 우두머리(head of a narco-terrorist state)”라고 비난해 왔다.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 델시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부통령)는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면서 “살아 있다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 트럼프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마두로는 이오지마함에 탑승했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주권 국가를 무력으로 침공한 사건이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를 직접 운영하겠다고 사실상 식민 통치를 선언했다.
  • BBC에 따르면 대통령궁에 델타포스를 투입해서 마두로를 납치했다. 미국인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지만 베네수엘라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쪽에서는 민간인과 군인 등 4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했다.)
  •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수도를 공격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 미국이 다른 주권 국가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건 처음이다.
  • 1989년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당시 파나마 방위군 총사령관)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지만 노리에가는 대통령이 아니었고 바티칸 대사관으로 도망갔다가 투항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미군이 대사관 밖에서 밤낮으로 록 음악을 틀어서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 더 큰 전쟁의 시작일 수도 있다. 전면전으로 갈 가능성은 낮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이 아니고 우리가 믿고 있던 세계 질서가 다시 한 번 무너졌다.

예고된 공격.

터무니 없는 주장.

  •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주장을 “터무니 없다(ludicrous)”고 평가했다.
  • 베네수엘라는 펜타닐 생산국이 아니다. 대부분 중국과 멕시코에서 캐나다를 경유해서 들어온다. 베네수엘라의 코카인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으로 건너간다. 게다가 트럼프는 마약 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전 온두라스 대통령)를 사면하기도 했다. 앞뒤가 안 맞는다.
  •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가 트럼프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최근 공개한 ‘국가 안보 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보고서에서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국가 안보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
  • 트럼프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체포 과정을 TV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지켜봤다”고 말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운영할 것”.

  • 작전명은 ‘절대적 결의(Absolute Resolve)’였다.
  • 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냐고 묻자 “한동안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이 운영할 것(run the country)”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부 장관)와 피트 헤그세스(미국 국방부 장관) 등이다.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트럼프는 “안전하고 적절하게 권력을 이양할 때까지 우리가 이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것”이라며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가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석유 회사들이 인프라 재건에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1시.)
  • 워싱턴포스트는 “대규모 점령 작전은 야간 습격보다 미군 병사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루비오가 “의회에 통보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고 말하자 트럼프가 끼어들어 “그들은 이미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와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주 좋은 분이지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 델시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부통령)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트럼프는 “델시 로드리게스가 미국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지만 검증이 필요하다. 델시 로드리게스는 몇 시간 전까지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던 사람이다. (편집자 주: 오전 2시30분 추가.) 트럼프의 기자회견 직후 델시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트럼프의 목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이라는 걸 국제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집자 주: 오전 7시30분 추가.)
  • 마두로를 태운 헬기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5시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마약 단속국 뉴욕 본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 마두로는 독재자다. 고문과 폭력, 자의적 구금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경제는 엉망이고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의혹도 있다.
  •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공격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 주권 국가를 선제 공격한 건 명백한 UN 헌장 위반이다. UN 헌장 2조 4항은 무력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자위권 발동도 당연히 아니고 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도 없었다.
  • 다른 나라에 군사 공격을 하면서 의회 승인도 거치지 않았다.
  • 뉴욕타임스는 긴급 사설에서 “미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가장 비열한 정권을 축출하려는 시도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사회의 반응.

언론의 반응.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를 훔쳤나.

  • 트럼프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를 훔쳤다고 주장해 왔다. 경제 제재를 강화하면서 “베네수엘라가 훔쳐간 석유와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봉쇄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1위 나라다. 마두로는 “미국의 목표는 석유”라고 주장해 왔다. 체포 직전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석유를 원한다면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스티브 밀러(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는 “미국의 땀과 노력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키웠다”면서 “베네수엘라가 석유 산업을 몰수한 건 사상 최대 규모의 절도였다”고 주장했다.
  • 프란치스코 로드리게스(덴버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상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 “당신이 나에게 빚진 돈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소송을 걸었고 법원이 돈을 갚으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갚기 시작했는데 (경제 봉쇄와 제재로) 빚을 갚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물건을 훔쳤다고 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실패.

  • 베네수엘라는 2014년 1배럴에 100달러 이상이던 국제 유가가 2016년 3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런데 정작 유가가 오른 뒤에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 베네수엘라의 2021년 GDP는 2014년 대비 4분의 3 수준으로 줄었다.
  • 인플레이션은 2018년 13만%를 넘긴 뒤 꺾였지만 2023년에도 190%에 이른다.
  • 한때 하루 400만 배럴에 이르던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은 하루 90만 배럴 미만으로 줄었다.
  • 2022년 조사에서는 베네수엘라 국민 2800만 명 가운데 50%가 빈곤 상태다. 그나마 65%에 줄어든 상태다. 2014년 이후 800만 명이 해외로 떠났다. 콜롬비아가 290만 명으로 가장 많다.

석유의 저주.

  • 외교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한 나라가 민주주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석유나 다른 자원을 발견하면 저주를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베네수엘라에서 석유가 처음 발견된 건 1922년이다. 하루 10만 배럴이 뿜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을 끌어들였고 1929년에는 생산량이 1억3700만 배럴에 이르렀다. 석유 수출이 전체 수출의 90%를 넘길 정도였다.
  • 베네수엘라는 1943년 탄화수소법(Hydrocarbons Law)를 만들어 석유 기업 매출의 절반을 국가에 넘기도록 했다. 1975년에는 아예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고 외국 기업들을 내쫓았다.
  • 걸프(셰브론)와 로열더치셸, 스탠더드오일, 3개 기업이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의 98%를 장악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셰브론만 겨우 버티고 있는 상태다.
  • 한때 베네수엘라는 남미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였다. 부정부패가 늘었고 1998년 우고 차베스(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는 더욱 엉망이 됐다.
  • 마두로는 차베스 정부에서 외무부 장관을 지냈고 2013년부터 13년째 집권하고 있다. UN에 따르면 2019년 베네수엘라에서 사법 절차 없이 처형된 사람이 2만 명이 넘는다.

미국 연방법원이 공개한 마두로의 혐의.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되나.

  •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나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베네수엘라 군부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베네수엘라도 상당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전면전을 치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뉴욕타임스가 경고했듯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 엡스타인 보고서와 오바마 케어 폐지 논란 등 국내 악재를 돌파하려는 시도였을 수도 있다.
  • 세마포에 따르면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군사 공격은 찬성하지만 전면적인 전쟁을 바라는 분위기는 아니다.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과도 다르다.
  • 마두로를 지지하는 군부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도 없다. 분명한 것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이 세계적으로 에너지 불안을 키울 것이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을 키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 가디언은 “미국 외교 정책의 푸틴화”라고 평가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트럼프가 라틴 아메리카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한다는 분석이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비슷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있다.
  • 가디언은 일찌감치 “이 화난 노인네들 때문에 우리 모두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 팀 케인(민주당 상원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 “다음엔 어디로 갈 것인가. 이란에 군대를 파견할 것인가. 가자 지구의 불안정한 휴전을 강제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의 테러리스트와 싸우기 위해? 그린란드나 파나마 운하를 점령하기 위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을 진압하기 위해? 트럼프는 이 모든 것과 그 이상을 하겠다고 위협해왔으며, 군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기 전에 국민의 선출된 입법부로부터 법적 승인을 구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 마두로가 독재자인 것과 별개로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은 주권 국가에 대한 공격이고 국제법 위반 범죄다. 트럼프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섰고 2026년 세계는 예측이 어려운 혼란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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