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2025년 11월 1주차(11.3~11.7)

지난주 윤석열 재판에서는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곽종근은 4개월여 만에 공판에 출석한 윤석열 앞에서, 윤석열의 군 투입 의도가 질서유지가 아니라 계엄 해제 의결 방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용현 재판에서는 국회에 출동했던 군사경찰단장 김창학 대령과 박정환 특수전 참모장 등이 출석했고, 특검이 시간 절약을 위해 주신문을 생략지만, 변호인들은 시간을 끌기 위해 사건의 실체와 관련 없는 정치적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11월 첫째주에는 윤석열과 김용현의 공판이 1회씩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곽종근이 다시 출석해 윤석열에게 직접 질문을 받는 장면이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중요장면 중심으로 돌아봅니다.

1. 곽종근의 역사적 증언, 윽박지르며 유도하려다 자폭한 윤석열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11월 3일(월)에 열린 윤석열 공판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마저 받기 위해 출석했고, 윤석열도 출석했습니다. 윤석열은 이날도 발언권을 얻어 곽종근에게 직접 신문을 했는데요. 관건은 2024년 10월 1일에 대통령관저에서 있었던 김용현, 여인형, 이진우, 곽종근 등과의 저녁식사 자리였습니다.

지난 공판 때 곽종근은 그 자리에서 윤석열이 시국의 어려움, 국정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애로상황을 얘기했다면서, “정치인 중에 한동훈 관련 얘기는 명확하게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던 바 있습니다. 다만 한동훈에 관한 발언 내용이 무엇인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는데요.

윤석열은 이날 곽종근을 상대로 당시 국군의날 행사 끝나고 자신이 직접 장성들에게 계란말이 안주 등을 만들어 대접했다면서, “장성들이 8시 넘어서 도착하자마자 소주 맥주 폭탄주를 돌리지 않았어요?”, “그날 우리 술 많이 먹지 않았냐”,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따졌습니다. 자리의 분위기상, 정치인 이야기를 할 분위기가 아니지 않았냐고 질의한 것입니다. 

그날(2024년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후 대통령 관저 저녁식사 모임)이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았냐는 윤석열과, 그러자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지금까지 말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는 곽종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유튜브.

그러나 이 말을 들은 곽종근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지금까지 말을 못 했던 부분을 하겠습니다”며 잠시 숨을 고르고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동훈 이야기를 분명히 하셨고, 지금까지 제가 안 했던 말씀을, 차마 그 말씀을 안 드렸는데, 한동훈이 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일부 호명하시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했습니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그랬습니다. 제가 차마 검찰에 가서도 그 말,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동훈’ 이야기만 했습니다. 오늘 전 대통령께서 그 말씀 안 하셨으면 제가 그 얘기 안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제가 그 이야기까지 마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뒤 상황에서 비상대권 뭐 그런 부분들이 분명히 제 기억 속에 있습니다. 더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충격적인 폭로에 법정은 잠시 정적이 흘렀고, 윤석열은 자신의 변호인 측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반대신문하던 변호인도 당황했는지 말을 다소 더듬으며 “증인, 증인 오늘 새로운… 내용의 진술 참 많이 하시네요(웃음), 네, 왜 그런데 그런 내용을 왜, 그동안의 조사에서는 하지 않았는지 좀 이해 안되구요.”라며 반대신문을 이어갔습니다.

이후에도 윤석열과 변호인은 계엄 전 모임들, 계엄 후 군 투입 지시 상황 등과 관련해 곽종근의 증언이 사실과 맞지 않다며 다시 기억해 보라는 등 추궁을 이어갔지만, 곽종근은 자신의 진술을 유지했습니다. 윤석열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정치인들을 극히 증오했으며, 비상계엄이 경고용, 호소용이 아니라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제거하고 독재 체제를 만들기 위함이었다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다시 한번 명확히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2. 시민을 ‘폭도’로 호칭한 김용현 변호인의 ‘곽종근 흔들기’

  •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 재판(2024고합1522)

김용현 등 공판에서는 707특임단 소속 조 모 소령, 박 모 소령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군사기밀 상의 이유로 이들의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고, 방청석에는 차폐막이 쳐졌습니다. 이들은 당시 국회의사당 본관으로 진입한 707특임단 소속 간부들이 상황을 공유했던 텔레그램방의 멤버들이었는데요.

몇 차례 전달해 드렸듯, 계엄 당시 707특임단장 김현태는 이 텔레그램 방에  “본희의장 막는 거 우선”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등 누가 봐도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이번에도 특검 측은 당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와 함께, 해당 증인들이 작성한 조서 등 증거들의 진정성립만 진행하고 증인신문을 생략했습니다. 

반면 변호인들은 이번에도 사안의 쟁점이나 증인이 보고들은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란을 정당화하는 극우적 의도의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군인 신분의 증인에게 노고에 감사한다며 치켜세우고는, 계엄군을 막기 위해 국회로 달려갔던 시민들을 거리낌도 없이 “폭도”라 불렀습니다. 707특임단이 대테러부대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을 국회를 장악한 테러리스트 취급한 것입니다.

당일 현장에 달려갔던 민주노총의 모 간부가 과거 간첩죄로 유죄선고 받은 사실을 아느냐,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회의원이 과거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은 이력 있는 것 아느냐는 등 사건의 쟁점이나 증인이 아는 것과 아무런 관계없는 색깔론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해당 텔레그램 대화방이나 증인들이 제출한 조서가 군사기밀 아니냐며 재판에 현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윤석열 변호인들이 조성현의 증언을 무력화하기 위해 그를 헐뜯는 취지의 질문을 했던 것처럼, 김용현 변호인들은 곽종근 사령관의 증언을 무력화하려는 질문들을 던졌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의 곽종근 회유 음모론을 다룬 TV조선 보도 영상을 재생하면서, 곽종근이 민주당에게 회유당한것 같지 않냐는 취지로 묻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반대신문 종료 후 검사가 “변호인들이 증인이 직접 보고 듣지도 않은 내용을 반복해 모든 증인들에게 똑같이 묻고 있다”며 제지해달라고 하자, 지귀연마저도 “지당한 말씀이다”라며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변호인의 질문을 강하게 제지하지는 않고, 질문할 때 염두에 두라는 정도의 얘기만 했습니다.

3. 기타: 마지막 연장 내란특검 수사기한, 12월14일

이번주 목요일(6일), 내란특검이 대통령실에 수사기한 연장 승인 요청서를 송부했습니다. 당초 내란 특검의 수사기한은 최대 연장시 11월 14일이었으나, 국회에서 법개정이 통과되면서 한차례 더 연장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에 따라 특검이 마지막으로 수사기한 연장 요청을 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7일) 이를 승인하면서, 내란 특검의 수사기한 종료일은 12월 14일로 확정되었습니다. 남은 기간 37일입니다. 

내란특검은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앞두고 있으며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도 국회에 송부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 외환유도 의혹으로는 한 명도 구속이나 기소가 되지 않고 있고, 12월 4일 저녁 삼청동 안가 회동 의혹이나 윤석열정부 대통령경호처의 압수수색 및 체포 방해 혐의에 연루된 경호처 간부들 등도 기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 수사를 통해 내란 청산과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란특검법상 허용된 마지막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과연 내란 특검은 남은 시간 동안 모든 진상규명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 윤석열 재판에서는 곽종근의 증언을 통해, 윤석열이 한동훈 등 일부 정치인들을 자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최초로 폭로되었습니다. 변호인들은 이전에 말하지 않았던 내용이라 믿을 수 없다며 증언을 뒤집으려 했지만, 곽종근의 태도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 김용현 등 재판에서는 국회의사당 본청에 침투해 들어간 707특임단의 간부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있던 간부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을 빼내고 표결을 막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던 단톡방 캡처 사진을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변호인들은 충격적인 폭로를 했던 곽종근의 신뢰성을 깎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회유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12.3 내란의 사실관계는 크게 세가지 큰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 윤석열 재판 (개요)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주간내란재판 (연재)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8:0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아직 초반 단계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주간 재판의 흐름을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 지난 리포트 읽기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