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달라, 윤석열 대국민 담화가 의미하는 것.

윤석열의 7일 아침 담화는 짧은 사과와 약속, 향후 계획으로 구성됐다.

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12월 3일 밤 11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약 2시간 후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 군의 철수를 지시하고 심야 국무회의를 거쳐 계엄을 해제했습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이번 계엄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또다시 계엄이 발동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습니다만,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향후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핵심은.

• 탈당도, 하야도, 임기 단축 개헌도 없었다.
• ‘정국 안정 방안’을 국회도 아니고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다.
•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겠다”고 했다.

의미는.

•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나를 지켜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탈표 8명만 막으면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대국힘(국민의힘) 메시지였다는 말도 나온다.
• 여전히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을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게 문제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내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공식 시인한 걸로 봐야 한다. 내란죄를 인정한다면 하루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겠지만 시간을 벌려는 변명일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될까.

• 결국 8표를 믿고 가겠다는 의미다. 무슨 말을 하든 탄핵안 표결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에 베팅을 한 상황이다.
•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은 “대통령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동훈은 어차피 원외 대표라 친한계 의원들이 얼마나 한동훈을 따를 것인지가 관건이다.
• 조승래(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어떤 대안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유일한 해법은 즉각적인 사퇴”라고 주장했다. “내란 수괴가 대통령 직을 수행하도록 용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담화를 앞두고 윤석열을 만나고 온 신동욱(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당론 변경 얘기는 없었다”면서 “유지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이 탄핵을 반대할 것으로 믿고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탈표가 어느 정도 될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 오후 5시 운명의 표결.

• 민주당은 오후 5시 윤석열 탄핵안 표결을 예고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먼저 하고 탄핵안은 그 다음이다. 만약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출석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김건희 특검법은 통과된다. 대통령 탄핵안은 출석 의원 3분의 2가 아니라 재적 의원 3분의 2가 돼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부결된다. 8명 이상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해서 찬성 표를 던져야 가결된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만 반대하고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일부 의원들이 퇴장하지 않고 남아 탄핵안에 찬성 표를 던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고 아예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체로 본회의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찬성 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안철수 밖에 없다. 조경태는 윤석열 담화 직후 다시 반대로 돌아섰다.

될 때까지 일주일 단위로 계속 간다.

• 민주당은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 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임시국회 시작되면 바로 발의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거치고 본회의 상정하게 되면, 빨리하면 3~4일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될 때까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