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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스크립트] 631일만에 열린 윤석열의 두 번째 기자회견 핵심 내용.

미루고 미뤘던 윤석열(대통령)의 기자회견이 5월9일 오전에 열렸다. 주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본다.

지루했던 모두 발언.

  • 모두 발언은 특별히 새로운 내용 없었다. 23분 걸렸다.
  • “민생의 어려움이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 “많이 부족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국민소득 5만 달러가 꿈이 아니다”, “정쟁을 멈추고 정부·여야 함께 일하라는 게 민심”이라는 등 방어적인 논조도 많았다. 이것은 사과인가. 아닌가. 반성을 하는 건가. 안 하는 건가.
  • “임기 내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했고 “저출생 대응 기획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육아기 유연근무를 제도화하겠다는 등도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형식의 문제.

  • 모두 발언을 끝내고 기자회견장까지 이동하는 데 5분 가까이 걸렸다. 김수경(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치 현안과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로 나눠서 질문을 받겠다”면서 “손 들고 질문해 달라”고 했다. 기회는 한 번 뿐, 게다가 카테고리를 제한하면서 질문의 범위를 좁혔다.
  • 기자들이 서로 질문을 넘겨 받으면서 깊게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 준비한 큰 범위의 질문을 던지고 빠지는 방식으로는 본질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총선 패배의 원인.

  • 박미영(뉴시스 기자): 총선 패배의 원인이 뭔가.
  • 윤석열: 국민들 평가는 많이 부족했다는 것.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체감하는 변화가 부족했다. 중요한 건 경제다. 민생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소통은 민생 토론회도 많이 했지만 앞으로는 언론을 통해서 설명하고 이해시켜드리겠다.
  • 해설: 김건희와 ‘이채양명주’를 빠뜨렸다. 정말 경제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설명이 부족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여전히 국민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정 기조 전환.

  • 김동하(조선일보 기자): 국정 기조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닌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 윤석열: 더 소통하는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건 맞다. 고칠 건 고치고 일관성을 지킬 건 지키겠다.
  • 해설: 역시 본질을 회피하는 답변이다.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 설명하지 않고 바꾸겠다고 동어반복을 계속했다.

김건희 특검법.

  • 이한석(SBS 기자):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는데.
  • 윤석열: KBS 대담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걱정끼쳐드려 사과 드리고 있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공정하게 잘 할 거라고 본다.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했지만 검찰 수사가 부실할 때 특검을 하는 건데 지난 정부에서 이미 치열하게 수사하지 않았나, 지난 정부 검찰이 봐주기 수사했겠나, 모순이다.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 해설: 사과는 이미 했다고 빠져 나갔고 새롭게 드러난 쟁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애초에 검찰이 왜 김건희를 소환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논점 일탈이다.

채 상병 특검법.

  • 김현빈(한국일보 기자): 죽음을 악용하는 나쁜 정치라고 했다. 국민들 상당수는 지지한다. 또 거부권을 행사할 건가. 이유가 뭔가. 대통령실의 외압 의혹도 있다. 입장을 밝혀달라.
  • 윤석열: 안타까운 죽음.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책임있는 사람을 봐주는 게 가능하지 않다. 일단은 사법 절차를 지켜보자. 납득 안 되면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
  • 해설: 핵심은 대통령실이 임성근(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빼라고 지시했느냐다.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문제는 대통령실 전화를 받고 국방부가 수사 자료를 돌려 받은 의혹이 드러났다는 데 있다. 길게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핵심을 피해갔고 정작 별 내용은 없었다.

‘런종섭’ 사태.

  • 이승준(한겨레 기자):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을 왜 호주 대사로 임명했나. 출국 금지 알고 있었나.
  • 윤석열: 인사 부서에서도 몰랐다. 유출되면 형사 처벌된다. 호주는 외교와 국방, 2+2 회담을 하는 나라고 안보에 깊은 관련이 있다. 방산 수출도 중요하다. 공수처에는 많은 사건이 있다.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인사를 하기가 어렵다.
  • 해설: 인사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답변이다. 결국 이종섭은 사퇴했고 외교 망신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사를 피하려고 출국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답변이 안 된다.

협치는 어떻게 할 건가.

  • 장덕수(KBS 기자): 협치는 어떻게 할 건가.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나 이준석(개혁신당 대표)도 만날 건가.
  • 윤석열: 열어놓겠다. 협치라는 게 한술 밥에 되겠나. 진정성과 신뢰, 대화, 성의가 필요하다.
  • 해설: 협치가 안 되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결국 쌍특검과 25만 원 민생 지원금, 인사 실패 등에 대한 전면적 사과 등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걸 외면한 답변이다.

한동훈과의 갈등.

  • 현일운(중앙일보 기자): 총선 전에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 요구했나. 지금은 소원해졌나.
  • 윤석열: 밥 먹는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 나왔는데 오해는 풀었다. 정치인으로서 길을 잘 걸어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 조성호(TV조선 기자): 한동훈과 오찬 불발 뒤에 만났나.
  • 윤석열: 20년 이상 교분이 있다. 언제든 만날 거다.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서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 해설: 갈등의 원인이 김건희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질문과 답변이다. 김건희는 방안의 코끼리(elepant in the room)처럼 기자들과 대통령이 외면하는 주제다.

개각은 어떻게.

  • 곽민서(연합뉴스 기자): 개각 일정은?
  • 윤석열: 국면 돌파용으로 하지 않겠다. 하지만 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해설: 역시 인사 실패에 대한 반성과 개선 방향이 빠진 질문과 답변이다.

주한 미군 방위비 협상.

  • 조지 스미스(로이터 통신): 주한 미군 이슈가 있다.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방위비 협상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주한 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넘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나.
  • 윤석열: 미국 대선 관련해서 언급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한미 동맹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있다. 변치 않을 거라 확신한다. 원만하게 해결될 거라고 본다.
  • 해설: 하나마나한 답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 캐서린 바튼(AFP 기자):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건가.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제공할 의향이 있나.
  • 윤석열: 용납되지 않는 전쟁이다. 인도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격용 살상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이 있다. 북한의 지원은 대북 제재에 위반된다. 유엔과 대응하고 있다.
  • 해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본질을 피해간 답변이다.

강제 징용 문제.

  • 코바라 주니스키(닛케이 기자): 강제 징용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건가. 기시다(일본 총리)와 어떻게 협력할 건가.
  • 윤석열: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갖고 인내할 건 인내하고 간다. 기시다와는 충분히 신뢰하는 관계다.
  • 해설: 역시 하나마나한 답변이다.

러시아가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 짐 맥킨지(BBC 기자): 북러 군사 협력은 어떻게 보나. 많은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자금 지원을 하고 북한은 한국과 전쟁에 쓸 무기를 실제로 전쟁에서 실험하고 있다. 한국이 용인할 수 없는 레드라인은 무엇인가. 넘는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윤석열: 원만하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관리해 나가겠다.
  • 해설: 역시 하나마나한 답변이다.

반도체 산업 지원과 주식시장 밸류업.

  • 우제윤(매일경제 기자): 경기 회복은 반도체 덕분이다. 세금 감면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주식시장 밸류업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다. 어떤 대책이 있나.
  • 윤석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공장 건설 등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규제를 풀겠다. 세제 지원은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추진하고 있다. 세액 공제라는 것도 보조금이다. 지원을 강화하겠다. 지금은 이 정도만 답변하겠다.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엄청난 자금이 유출된다. 1400만 개인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실물 경제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회에도 협력을 요청하겠다. 밸류업과 관련해서 시장의 실망감이 크지만 진행하겠다. 밀어붙이기로 가기 본다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겠다.
  • 해설: 직접적으로 현금을 줄 거냐 묻고 있는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반도체 지원은 할 수 있는 질문이긴 한데, 경제 안보가 세계적인 화두다, 특정 산업과 기업에 현금을 지원하는 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서 여러가지로 검토하고 있다, 국가 기간 산업으로 육성할 수는 있지만 특혜가 돼서는 곤란하다, 이런 정도의 답변이 그나마 현실적인 답변이었을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 등 양도차익이 5000만 원이 넘으면 연 22~27.5%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5년부터 3년 동안 4조327억 원의 세수가 예상되는데 이걸 포기한다는 이야기다. 조세정의를 걷어찼다는 비판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금 개혁.

  • 도병욱(한국경제 기자): 개혁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윤석열: 임기 안에 국회가 고르기만 할 정도의 자료를 제출하겠다, 이런 약속을 했다. 지난해 10월 말에 공약을 이행했다. 충실하게 논의하겠다. 정치적인 공방이 많고 토론하는 기사를 찾기 어렵다. 폭넓은 공론화를 거쳐서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 해설: 두 가지 안을 내놓았는데 둘 다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기금 안정과 보장 확대, 둘 중에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애초에 시민 평가단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물가.

  • 강동운(서울경제 기자): 물가 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생활 물가는 어렵다.
  • 윤석열: 물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노력하고 있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물가를 잡겠다.
  • 해설: 질문도 답변도 별 내용이 없었다. 대파 897원 문제를 물었어야 했다.

(나머지 국토 균형 발전과 저출생 대책, 부자감세, 의대 증원 등 질문과 답변은 생략한다. 놀라울 정도로 아무 내용이 없었다.)

해설: 한국 기자들은 왜 대통령에 질문할 때 지나치게 소극적일까.

  • 라이브 기자회견은 기자들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두고두고 박제 돼서 욕먹는 경우도 많았다. 팬덤과 진영 정치가 강화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기자 개인에 대한 공격이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회사를 대표해서 나오기 때문에 너무 튀면 곤란하다는 인식도 있다.
  • 진보 정부에서 좀 더 쉽게 질문하는 경향이 있고, 권위주의 정부에서 좀 더 조심하는 분위기도 있다.
  • 오늘 그나마 돋보였던 질문은 채상병 특검 관련 질문이었다. 질문은 뾰족했지만 뭉개고 넘어갔다.
  • 질문을 받고 추가 질문을 하는 구조가 아니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하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 답변이 부족하면 추가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오늘 기자회견도 시간에 쫓겨 핵심 쟁점을 파고들지 못했다.

해설: 출입처 시스템이 공손한 기자를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 정서적으로 취재원과 출입 기자들이 가까울 수밖에 없는 출입처 문화도 있고, 대변인실과 가까워야 취재가 용이하기도 하고, 민원 창구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출입기자들은 하루 종일 출입처로 출근해서 출입처에서 퇴근한다.
  • 출입처에서 정보를 쥐고 있기 때문에 밉보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비판 기사를 쓰려면 굳이 출입처 기자실에 앉아있지 않아도 된다.
  • 언론사에 노골적으로 출입기자 교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사를 잘못 쓰면 출입 정지를 당하기도 한다.
  • 기자실 안에 있으면 혼자 튀기 어려운 문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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