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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13과 쇼비즈니스의 정치학

하나의 사건이나 이벤트에 대해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의견들을 잘 모아서 보면 각각의 의견으로부터 얻지 못했던 정보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WWDC 2013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살펴보면 어떤 걸 발견할 수 있을까요? IT평론가 및 만화가, 방송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국현 님이 큐레이팅했습니다. (편집자)

애플의 연례 개발자 회의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WWDC’)는 Google I/O와 함께 IT산업의 내일을 읽기 위한 풍부한 밑 자료를 제공해 줍니다. 특히 두 시간의 키노트에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이 미래 독해를 위한 힌트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슬로우뉴스의 좋은 점은 느려도 된다는 점. 충분히 뉴스가 흘러나온 지금, 그 독해의 힌트는 무엇이었는지 키워드로 되짚어 봅시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가장 신경 쓰인 문구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1. 애국심 마케팅으로 국면 전환
애플, 구글을 비롯해서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역외 탈세 문제나 해외 기기 제조 이슈로 인해 미국 내에서 많은 비판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이랄까? 키노트 중간 중간에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라는 이야기가 정말 자주 나왔다.

Apple – TV Ad – Our Signature – YouTube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is etched on the back of every Apple product. Here, we explain why.

네, 모든 애플 제품의 뒤에 이미 적혀 있지요. Assembled in China와 함께…

그런데 이 문구를 이제 와서 강조하며 광고까지 하며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여러분이 만지고 있는 제품은 이제 더는 Designed by Steve Jobs가 아님을, 그리고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아니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던 겁니다.

애플로서는 잡스라는 그 위대한 상징으로부터의 이별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는 시장도 고객도 경쟁사도 내부도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만약, 잡스가 있었다면…” 이런 가정법과거에 모두가 묻히게 된다면 더 이상 전진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Flat: 평평하고 심플하게

그리고 잡스에 대한 안녕의 의식으로 iOS7을 디자인합니다. 평평하고 심플하게. 그러니까 잡스의 iOS답지 않게.

사실 플랫하고 심플한 소위 메트로풍 디자인은 이미 여기저기에서 대세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goodhyun

http://t.co/noAFRE7MDl 페이스북 로고도 심플한 메트로 풍으로 바뀌는군요. 이런 추세가 대세가 되면 디자이너의 노가다가 조금이라도 줄지도 모릅니다. 그냥 글자 반전해서 쓰던 8비트 시절이 그리워지는 밤.

패션이자 유행은 그런 것입니다. 저는 환영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나름 디자이너(만화가)지만 스큐어모피즘의 아이콘을 그릴 자신이 없습니다. 결국, 대중 취향의 문제일 뿐인 유행은 흐르는 것입니다.

지금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진 10~20대들이 우리 나이가 되면, 지금의 스큐어모프는 사라지겠죠. 그리고 그들이 채용하는 스큐어모프의 모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그 자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애플은 어쩌면 그렇게 잡스 시절의 패션에게 안녕을 고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래와 같이 유머 섞인 확신을 가지고.

waltmossberg

Apple on new, cleaner iOS design: “we completely ran out of green felt and wood. That’s got to be good for the environment.”

iOS7은 안드로이드4 (Holo)를 “잘” 반전(inverse)한 후에, 윈도우폰의 아이콘을 “잘” 만들어 새겨 놓은, 그러나 이 두 OS가 언젠가 되고 싶었던 모습을 실제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되고 싶었고, 될 수 있었고, 되어야 했던 그 모습. 따라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베꼈느니 어쨌느니 이야기합니다만,

더 잘 만들어 그것이 어느새 예술의 경지가 되면 사람들은 결국 모든 것을 잊습니다. 원래 예술이란 오리지널이 무엇인지 상관없어지는 그런 것입니다.

쇼비즈니스의 정치학

그 자신감은 결국 인물들에 의해서 드러납니다.

IT 기업의 발표회는 철저한 쇼비즈니스이지만 단순한 쇼비즈니스가 아닙니다. 2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 뮤지컬은 정말 뮤지컬처럼 기획됩니다만, 그 주인공은 정치적 선별에 의해 낙점됩니다. 잡스의 1인극은 잡스의 장악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해마다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지, 사라졌는지, 그리고 식전에 얼굴을 비추는지 관중석의 주요 지점에서 얼굴을 선보이며 의도적으로 카메라에 찍히는지 모두 계산된 의식입니다.

도안구

Apple WWDC 행사 최대의 발견은.. 난 바로 이분의 등장. Craig Federighi . senior vice president of Software Engineering, reporting to CEO Tim Cook.이 분의 활약은 종횡무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https://www.apple.com/pr/bios/craig-federighi.html삼성 갤럭시S 발표장에서도 이런 인물을 보고 싶어!!

2013/6/11 12:27 오후

전수열

에너지가 넘쳤어요 ㅋㅋ 보는내내 저도 덩달아 흥분해버려서..ㅋㅋㅋ 2013/6/11 12:34 오후

Wonseok Oh

작년 직찍 사진이 어디있더라… 악수도 했는데, 작년엔 그리 재미있지 않았는데 말이죠 ㅋ 2013/6/11 1:05 오후

도안구

Wonseok Oh 사람 볼 줄 모르는 녀석..ㅋㅋ 넌 미래랑 악수한거야.. 2013/6/11 1:08 오후

Wonseok Oh

그때 마운틴 라이온 발표할 때는 걍 어벙한 수석 부사장일 뿐이었는데… ㅋㅋ…;; 2013/6/11 1:12 오후

추현우

유머감각도 탁월하구 … ~ 2013/6/11 1:21 오후

주연은 연기력 순이 아니라, 정치력 순. 연기력 습득은 각자의 피 말리는 과제…

nyxity

맥프로 발표 때 워즈니악이 지켜보고 있었네.

치밀한 계산…

Here’s Jony Ive and Craig Federighi before the keynote:

조니 아이브는 무대에는 직접 오르지 않고 비디오에만 더 효과적으로 등장하여 에너지(?)를 아낍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관점에서 각 기업의 쇼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애플 역시 이 쇼비즈니스의 법칙에서 예외는 아닌데, 왜냐하면 잡스 스스로 바로 이 쇼비즈니스의 성공을 통해 극적으로 부활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고…

사실 이상은 아무래도 좋고, 가장 기대했던 것은 Haswell 탑재의 Macbook Pro Retina의 발표였는데, 2시간이 넘은 후에 “하나 더”(One more thing…)하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Haswell Mac book air라도 살까 했습니다만…

본 제품은 전자파적합 등록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요구되는 등록 등의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제품 주문 후, 전자파적합 등록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요구되는 등록 등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본 제품에 대한 주문을 취소해 드립니다.

당일 바로 구매할 수 있다고 키노트에서 자랑스레 이야기했건만,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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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초대필자, IT평론가

IT평론가 / 작가 / 만화가 / 개발자 /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IT의 사회적 논점과 부조리를 위트로 이야기해 왔다. 서울대와 KAIST에서 공부하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했다. 현재 소셜 큐레이션 플랫폼 editoy.com 을 설립 운영중으로, 저서로는 '코드 한 줄 없는 IT이야기', '웹2.0 경제학', '웹 이후의 세계', '스마트워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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