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팝의 위력. 현대카드가 분석했더니 이들 기획사 주변 카페 매출이 56~105%까지 늘었다.
하루 30만~40만 원 하던 매출이 5~6배 올랐다는 카페도 있다.
인근 버스 정류장 하차 승객도 24~35% 늘었다.
조선일보 보도.
2023년 04월14일.
누누TV 도둑 시청, 1억 건 넘는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짜로 접속할 수 있는 불법 사이트다.
1일 1차단을 하고 있지만 계속 우회 경로를 뿌리면서 확산되고 있다. 누적 1억 건, 저작권 피해가 4.9조 원에 이른다는 게 박완주(무소속) 의원실 분석이다.
공짜로 서비스하면서 누누TV가 얻는 수익원은 광고다. 불법 도박 광고가 대부분인데 한 번 클릭에 200~600원 정도, 최소 수백 억원의 수익을 얻었을 걸로 추정된다.
2023년 04월14일.
미국 도서관엔 연체료가 없다.
뉴욕 공립도서관은 1인당 50권까지 3주 동안 빌릴 수 있다. 한국은 5권 한도 2주 대출이 기본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다른 이용자들의 권리를 뺏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결국 이런 권리는 더 필요한 사람이 챙기는 것.
연체료를 폐지했다는 것도 놀랍다. 2021년에 폐지하면서 연간 300만 달러 정도를 포기했다고. “책 도둑이 나오더라도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효용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 조선일보 정시행(뉴욕특파원) 칼럼.
뉴욕에서는 도서관 리노베이션 계획이 나오면 수백만달러씩 후원금이 쏟아진다. 한 후원자의 말이다. “나는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컸다. 그런데 도서관에 가면 부자처럼 책을 쌓아놓고 읽으면서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다.”
2023년 04월14일.
밥값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밥값이 몇 년 사이 크게 오른 건 사실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 지수가 버뮤다와 스위스, 케이먼제도에 이어 4위다. 고든 램지 버거도 미국보다 비싸다. 냉면 한 그릇이 2만 원 넘어갈 태세다.
스타벅스 지수는 한국이 4.1, 일본은 3.6이다. 중국이 4.2로 한국보다 높다. 스위스는 7.2, 프랑스가 5.4, 독일이 4.2다.
트립어드바이저에는 2인분에 54만 원짜리 한정식을 먹은 외국인의 불만도 올라와 있다. 미쉐린 별 하나 식당에서 점심 먹으면 14만 원을 받는다. 일본은 7만 원 수준이다.
골장 그늘집에서는 탕수육이 14만 원, 만두는 6만 원을 받는다. 도쿄에서 잘 나가는 횟집이 15만 원인데 압구정동 오마카세는 42만원까지 받는다. 호텔 뷔페도 점심이 17만 원까지 올랐다.
비쌀수록 수요가 넘쳐나는 데는 베블런 효과도 한몫했다. 직장인들 법카 접대 문화도 있고 경험과 인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 문화도 있다.
2023년 04월15일.
누누TV 결국 폐쇄? 끝이 아니다
스트리밍 절도로 논란이었던 누누TV가 서비스 종료 공지를 냈다. 하지만 이름만 바꿔 다시 돌아올 거란 이야기도 있고 온갖 유사 서비스들이 넘쳐난다. IP 주소를 차단하는데 1주일 넘게 걸리고 또 주소만 바꿔서 다시 돌아오곤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피해규모가 4.9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2023년 04월15일.
MZ 세대의 거지 놀이
짠테크가 진화해서 거지 경쟁으로 간다. 플렉스의 문화의 반대편.
아이스크림은 500원짜리만 먹어야 하고 녹차는 키워서 먹고 잎은 말아서 담배로 피우라는 식이다.
2023년 04월15일.
‘직지 대모’ 신화는 콤플렉스 때문
어제에 이어 조선일보 칼럼.
팩트만 놓고 보면 직지를 발견한 건 프랑스 사람들이고 석굴암의 예술성을 평가한 건 일본 사람들이었다.
근대적 발견이 늦었던 콤플렉스를 지우기 위해 외국인이 방치해 온 우리 유물을 발견한 영웅 신화에 환호한다는 이야기다.
2023년 04월15일.
인공 지능 번역, 관건은 문맥.
조선일보가 번역가들에게 물어봤다.
책 한 권 번역하는데 5개월~1년이 걸리는데 AI 번역은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독자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거란 이야기다.
대체하지 못할 거란 의견 가운데 “문학은 기존 지식을 위반하고 세상을 보는 새 시야를 여는 창조 활동이라 AI 번역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김화영)는 지적도 있고 “누구에게나 맡겨도 똑같이 나오는 게 아닌 번역이 좋은 번역”이라면서 “결국 장인 정신을 가진 번역가만 살아남을 것”(노승영)이란 전망도 있다. “번역가의 도구로서 쓸모 있다”(강동혁)는 실용론도 있다.
2023년 04월17일.
문재인 책방, 첫 손님은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문재인(전 대통령)이 소개만 하면 대박이 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재단으로 설립했고 수익이 나면 지역 사업 등에 쓴다.
2023년 04월26일.
논란의 등산로 입구 문화관람료 폐지.
조계종의 결단, 61년 만이다. 조계종 소속이 아닌 사찰은 당분간 계속 받는다.
정부가 419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3년 04월27일.
도서관 예산 가운데 책값은 8.9% 뿐.
2017년 9.9%에서 더 줄었다.
마포구는 도서관을 스터디 카페로 바꾸려고 했다가 반발에 밀려 철회했다.
서울시와 대구시는 도서관 예산을 삭감했다가 복구했다. 이왕구(한국일보 문화부장) 칼럼.
2023년 04월27일.
부산판 하이라인? 동서 고가 공원으로 바뀌나.
세계 최장 공중 공원이 될 거라는 전망도 있지만 철거해야 한다는 주민들 요구도 거세다. 1992년 개통했는데 교통 체증이 심했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비판도 많았다.
정부가 2조 원을 들여서 이 구간에 대심도 도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철거할 운명이지만 공원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엇갈린다.
고가 철도를 공원으로 만든 미국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는 2.3km인데, 부산 동서고가는 14km다. 2017년 공원으로 변신한 서울역 고가는 1km다.
“부산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게 부산시 관계자의 말이다. 한겨레 기사.
2023년 04월28일.
남성 파마 열풍은 K드라마 때문?
“왜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이 왜 파마를 하는가”, 뉴욕타임스의 기사 제목이다.
남성 파마의 확산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K팝과 K드라마 인기도와 거의 일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비평의 몰락을 심각하게 다뤘다. 비평가들이 덜 잔인해지고 있는데(Critics are getting less cruel) 작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독자들에게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까딱하면 소셜 미디어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는 시대에 굳이 팬덤과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이나 잡지 시절에는 항의 전화 몇 통만 견디면 됐을 일이다.
김도훈(문화평론가)은 구체적으로 베스트셀러를 거론했다. ‘역행자’나 ‘차가운 자본주의’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데 어떤 일간지도 서평을 쓰지 않았다.
오버투어리즘의 해법으로 “관광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는데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관광객을 ‘일시적 주민’으로 만든다. 둘째, 주민들이 이끌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평가 기준도 만들었다. 관광객 수보다 재방문 비율이나 지역경제 기여도 등을 평가한다.
90달러를 내면 덴마크 사람들이 사는 집에 초대 받아 집밥을 먹으며 시시콜콜 이야기하며 덴마크를 체험할 수 있다. 코펜하겐 쿠킹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주민들과 여행자들이 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음식을 나눠먹으며 대화한다.
한국도 비슷한 실험이 있다. 광주 동구는 동네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영시는 슬기로운 섬생활이라는 이름으로 2박3일 동안 낚시와 전복 따기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188회 2023년 옥토버페스트. 사진은 München Tourismus, Werner Boehm, 출처는 oktoberfest.de.
38년 동안 100권, 일본에서만 1억 부 판매.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을 쓴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다. 1985년부터 38년 동안 해마다 2~3권의 책을 썼다. 100번째 책 제목은 ‘매스커레이드 게임’이다.
초등학교 때 담임이 어머니를 불러 “만화만 읽을 게 아니라 책도 읽게 해달라”고 하니 어머니가 “만화도 안 읽는다”고 했다고 한다.
2023년 10월18일.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책들이 2023년 3월 기준 일본 내 총판매 부수 1억 권을 돌파했다. 고단샤 제공.
‘먹방 투어’를 넘어, 체험과 관계의 확장으로.
관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사진 찍고 맛집 도는 여행을 넘어 새로운 체험과 의미를 찾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전북 고창에서 열린 컬리너리 컨퍼런스에서 김경진(남호주대학 교수)은 “과거에는 유명인이나 스타에 의존했지만 요즘은 지역 주민과 요리사, 자영업자들의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를 풀어 내면서 친밀감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전략이 통한다”고 소개했다.
한이경(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은 “우리가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익숙한 것들도 관점을 바꾸면 힙하고 트렌디한 문화 현상이 된다”면서 “콘텐츠를 팔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희선(숙명여대 교수)은 “배고프니까 먹는 게 아니라 즐겁고 행복하니까 먹는다”면서 “관광을 뭔가를 보러 가는 게 아니라 먹고 즐기기 위한 체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10월18일.
세계 고인돌 40% 이상을 차지하는 ‘고인돌 왕국’ 한국. 특히 고창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 447기가 있다. 빅팜컴퍼니 제공.
송평인(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문화재청이 불러주는 걸 받아쓰는 식으로 월대를 미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월대에 특별히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세종 시절 1431년에 월대를 설치하자는 건의가 있었는데 세종이 “농번기에 인력을 동원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월대가 만들어진 건 고종 시절 1866년이고 일제가 1923년 전차를 놓으면서 철거됐다.
이기환(역사 스토리텔러)에 따르면 월대를 만들자고 했던 건 관리들이 궁궐을 출입할 때 광화문 바로 앞까지 말을 타고 와서 내리는 게 예법에 맞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월대를 만들면 내려서 걸어오게 된다. 일제가 철거한 걸 복원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애초에 “광화문 월대는 자랑스러운 고유 양식이 아니라 과도한 권위주의와 사대주의가 건축에까지 영향을 미쳐 빚은 과잉”이라는 게 송평인의 주장이다.
양성희(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유인촌(문화부 장관)이 영상콘텐츠산업을 2027년까지 4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힌 걸 두고 “영화계 돈 가뭄을 해소해 제작의 활력을 주겠다는 지원책의 일환이지만, 다른 걸 떠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나 올림픽 메달 몇 개 따기 미션 같은 모양새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맛에 맞는 영화에 돈을 몰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이래서 위기의 K컬처 구하기가 되겠느냐는 이야기다.
2023년 11월20일.
영상콘텐츠산업을 2027년까지 4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힌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23년 11월 15일. 게임축제 ‘지스타’ 현장. 문체부 제공.
헌책값이 오르는 이유.
첫째, 헌책이 목적 구매의 대상이 됐다. 수요가 명확하기 때문에 비싸게 불러도 산다는 이야기다.
둘째, 개인 판매자가 늘면서 헌책 매입가가 올랐다.
셋째, 절판 도서가 늘고 있다. 팔리는 책은 팔리는데 인쇄 부수가 적고 2쇄를 찍을 정도는 아닌 책들이다.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진짜(authentic)’를 선정했다. 원래도 검색량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났다.
“학생이 진짜 이 논문을 썼다고 믿을 수 있나. 정치인이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 믿을 수 있나.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보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때 그것을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터 소콜로브스키(웹스터 편집장)의 말이다.
딥페이크와 탈진실의 시대, “진실성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11월29일.
‘서울의 봄’, 타란티노였다면?
“새벽 4시쯤에 시나리오를 쓰다가 결심했어요. ‘그냥 죽이자.’ 그래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그렇게 썼어요. ‘X발 그냥 죽여.’”
영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시나리오를 쓰던 무렵을 회고하면서 한 말이다. 타란티노는 이 영화에서 히틀러를 죽였다. ‘대체 역사’를 쓴 것이다.
농지 개혁이 이승만의 결단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이승만은 조봉암 등 국회 소장파의 주장을 거부했다. 이승만의 경제 3개년 계획은 제대로 실천된 적도 없다.
이승만이 3.1 운동을 이끌었고 여성 교육을 실시했고 미일 전쟁을 예언했다는 등의 찬사도 모두 사실과 거리가 멀다. 여성 교육은 개신교와 선교사들의 역할이 컸고 외교 독립 발상은 안창호의 작품이었다고 보는 게 맞다.
“수많은 편린이 모였을 때 그것은 역사적 진실을 담보할까. 그렇지 않다는 걸 영화가 증명하고 있다. 팩트는 맥락과 합리성 안에 구현될 수 있다.”
2024년 02월16일.
‘시성비’의 시대.
동영상 ‘빨리 감기’가 일상화되면서 시간 대비 성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 시청 시간을 조사했더니 하루에 많게는 4.5개의 에피소드를 소비하고 전체 드라마의 45%가 끝까지 시청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을 중단한 시점은 드라마 시작 후 25% 지점이었다.
요즘 후크 송은 후렴구가 먼저 등장한다. 재생 속도를 일부러 빠르게 만든 스페드업(Sped Up) 버전이 정식 음원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윤정(문화칼럼니스트)은 “넷플릭스에도 공식 ‘스페드업 버전’ ‘핵심 요약 버전’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큰 근본 없는 요약본을 찾아 헤매느니 아예 공식 요약본을 플랫폼 안에서 친절하게 서비스해 준다면 하고 바라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속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창작자들이 온갖 예술혼을 불어넣어 한컷 한컷 엮어낸 ‘예술작품’은 플롯을 가진 20~30분짜리 ‘정보’로 변질된다. (중략) 도둑맞은 집중력과 실종된 인내심으로 변질된 우리의 두뇌는 슬프게도 그런 것 없이는 살 수가 없으니. 이것은 기술이 가져온 예술과 콘텐츠 감상 방식의 진화일까 퇴화일까.”
2024년 02월16일.
“나 이제 가노라.”
학전 소극장이 문을 닫았다. 마지막 공연은 김민기 트리뷰트였다. 김민기(학전 대표)는 항암 치료를 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학전, [지하철 1호선] 공연 모습. 맨 왼쪽 황정민, 맨 오른쪽 김윤석. 학전 제공.“2004년 ’우리는 친구다‘를 시작으로 20년간 달려온 [학전의 어린이 무대]는 2024년 2월 24일 ’고추장 떡볶이‘를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학전) 학전 인스타그램. 2024.02.25.학전 [고추장 떡볶이] 출연 배우들. 학전 인스타그램. 2024.02.25.
민희진은 왜 그랬을까.
방시혁(하이브 의장)과 민희진(어도어 대표)의 충돌이 엄청난 이슈를 낳고 있다.
하이브는 방시혁이 설립한 한국 최대 연예 기획사고 어도어는 하이브의 자회사다. 뉴진스의 소속사가 어도어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지분의 80%를 보유하고 있고 민희진이 18%를 보유하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1103억 원, 순이익이 265억 원에 이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하이브가 민희진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며 대표직 사임을 요구했다. 민희진이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하이브에 의해 침해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이브가 만든 걸 그룹 아이릿이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어 항의했더니 나가라 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최대 피해자는 뉴진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이브 주가가 폭락한 것은 민희진 없는 뉴진스 또는 뉴진스 없는 하이브가 하이브의 미래에 매우 부정적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2024년 04월24일.
방시혁(하이브 의장), 민희진(어도어 대표). 각각 하이브, 어도어 제공.뉴진스 인스타그램. 2024.04.21.
컨트롤 타워없는 문어발식 레이블 경영.
중앙일보는 뉴진스 사태를 두고 “하이브의 레이블 경영 및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짧은 시간에 르세라핌과 뉴진스, 투어스, 보이넥스트도어 등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며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메웠지만 레이블끼리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용균(경향신문 스포츠부장)은 “지금까지 스트라이크존은 엘리트 편향이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던지기 어려운 몸쪽 깊은 공은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가능성이 높았고 포수의 사인과 반대로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더라도 볼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포수가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도록 잡는 능력도 고난도 기술로 인정받았다.
3볼+0스트라이크일 때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고 0볼+2스트라이크일 때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다.
그런데 기계가 심판을 보니 이런 편향이 모두 사라졌다. 출루율 상위 30명 가운데 30세 이상 타자가 줄고 25세 이상 타자가 늘었다. 투수들도 25세 이하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용균은 “우리 사회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득권에 유리한 사회적 편향 때문에 청년 세대가 불이익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2024년 05월02일.
‘미공포’와 K팝 쓰레기.
미공포는 미공개 포토 카드의 줄임말이다. CD를 사면 들어 있는 포토 카드를 받으려고 수십 장씩 사서 카드만 챙기고 버리는 일이 많다. ‘앨범깡’이나 ‘포토깡’이라고도 한다.
지난달 29일 보이 그룹 세븐틴이 새 앨범을 냈는데 발매 첫날 226만 장이 팔렸다. 실제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미공포’만 챙기고 버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구매 대행업자가 트럭째 앨범을 사서 ‘미공포’만 별도 판매하고 CD를 모두 폐기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범죄도시 4’는 좌석 점유율이 첫 주에 85%를 찍다가 둘째 주부터 7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경제는 “스크린 독과점 논리가 힘을 받으려면 다른 영화들이 좌석 판매율(수요)이 높은데도 ‘범죄도시4’ 몰빵 때문에 좌석 점유율(공급)이 낮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4년 05월09일.
문화재 관람료 폐지했더니 140만 명 늘었다.
국립공원 탐방객이 크게 늘었다. 14개 국립공원 21개 사찰의 탐방객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320만 명에 이른다.
백양사 코스가 가장 많이 늘었다. 52만 명에서 81만 명으로 56% 늘었다. 과거에는 관람료와 주차비를 포함해 4인 가족 기준 2만 원 정도를 냈는데 관람료 폐지 이후 주변 식당 등의 매출도 늘었다고 한다. 불국사와 석굴암 방문객도 30% 이상 늘었다.
“긍정적 사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 부정적 사고: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 원영적 사고: 내가 연습 끝나고 물을 먹으려고 했는데 딱 반 정도 남은거야. 다 먹기엔 너무 많고 덜 먹기엔 너무 적고 그래서 딱 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럭키비키잖아.” (비키는 장원영의 영문 이름이다.)
희진적 사고는 민희진(어도어 대표)이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터뜨린 걸 두고 나온 말이다. 이런 밈(meme)이 소셜 네트워크를 강타했다.
원영적 사고: “나에게 힘든 상황이 온다는 건 미래에 더 큰 행복이 찾아올거라는 의미잖아. 그런 의미로 나 완전 럭키비키잔앙.”
희진적 사고: “아니 내가 죽긴 왜 죽어? 억울해서 누구 좋으라고 죽어? 걔네들이 죽어야지. 개저씨들 XX 악착같이 살아야지~.”
송경동(시인)은 용호성(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임명 소식을 듣고 “부들부들 떨린다”고 했다.
용호성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했던 사람이다. 노무현(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며 연극 ‘개구리’ 공연을 무산시켰고 영화 ‘변호인’을 출품 작품에서 빼라고 지시했다. 좌파 성향이라며 심의위원 교체를 지시하기도 했다.
“특정 문화예술인 1만여 명을 사찰, 검열, 차별, 배제함으로써 민주주의 원리를 파괴하고 헌법에 명시된 예술표현의 자유와 문화예술인의 권리를 침해한 국가적 범죄행위이자 위헌적이고 위법, 부당한 범죄 행위에 다름 아니다. (중략) 윤석열 정부가 임계점을 넘어 문화예술인들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이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며칠째 부들부들 떨린다.”
“대가 없는 희생에 대한 반발은 젊은 세대가 이른바 ‘K-능력주의’로 기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K-능력주의란 더는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K-권위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립한다. 개인의 희생과 헌신이 결국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붕괴한 상황은 청년세대가 눈에 보이는 정량적 성과에 기반한 분배 논리에 매달리도록 만든다.”
2024년 08월21일.
‘베테랑 2’, 영화관 매출 점유율 90%
3일 만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관객 10명 가운데 9명이 이 영화를 봤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경우 21개 스크린 가운데 ‘베테랑2’가 아닌 영화가 4편, 상영 횟수도 10회에 그쳤다.
1982년 출범 이후 43년 만이다. 이미 12일 기준을 982만 명, 추석 연휴 기간에 100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2030 여성들의 유입이 컸다. JTBC ‘최강야구’ 효과도 있었다. 스케치북 응원과 야구의 예능화도 새로운 트렌드다.
다득점 경기에 롤러코스터처럼 반전과 끝내기가 계속 터진다.
류선규(전 SSG랜더스 단장)는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5경기에 100점이 나기도 하고 14대1로 지고 있다가 14대14가 되기도 한다.
2024년 09월16일.
두 종류의 영화만 살아남을 것이다.
첫째, 영화관이라는 예외적 장소에서만 100% 즐길 수 있는 작품.
둘째, 영화관이란 폐쇄적인 곳에 가둬 놓지 않으면 평생 보지 않을 예술 작품.
어수웅(조선일보 여론독자부장)은 야구장은 매진인데 영화관은 썰렁한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폭염에도 야구장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한 비결은 결국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맥스보다 확 트인 개방감, 3만 명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일체감, 치맥과 함께 춤추고 응원하는 축제의 현장감, 그리고 하향 평준화건 아니건 전력 평준화가 빚은 순위 경쟁의 긴장감.”
첫째, 신인 드래프트는 아마추어 선수를 영입하는 절차다. 꼴찌팀부터 우선권을 갖는다. 하위 팀이 유망주를 선점하고 돌풍을 불러일으킨다. “정규리그 1위 기아와 2위 삼성의 부활도 ‘암흑기’에 뽑은 우수 신인의 활약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다.
둘째, 프리 에이전트는 우수 선수를 영입할 때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내주는 제도다. 우수 신인을 선점해 스타로 육성하고, 그 선수를 다른 팀에 보내 운영비에 보태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보상 선수는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계층, 수도권-비수도권, 대-중소기업, 수출-내수, 정규-비정규직 등 사회 전반에서 격차가 확대되며 활력과 희망이 사라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의 대책은 수출, 대기업, 고소득층 등 선도 부문 성과가 늘어나면 후발 주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란 ‘낙수 효과’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프로야구 흥행 성공에서 배워야 할 지혜가 적지 않다.”
2024년 09월24일.
프로야구 1000만은 숏폼 덕분.
671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이 들어찼다. 평일과 주말 평균 50% 이상 좌석이 차야 가능한 숫자다. 입장료 수입이 1500억 원을 넘어섰다.
2030 여성이 38%를 차지했다. 여전히 ‘아재’ 관중이 주류인 미국이나 일본과도 다르다.
전용배(단국대 교수)는 “야구장을 찾는 2030 여성의 상당수는 야구팬이 아니라 게스트로 분류해야 한다”면서 “규칙도 잘 모르고 경기를 유심히 보지도 않지만 화제가 되는 장소에 자신이 있다는 걸 소셜 미디어에 올리려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용배는 “한국 프로야구는 ‘막장 드라마’ 같은 재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일본은 투수가 중심인 투고타저인데 한국은 타고투저다. 투수가 약하고 타격이 강해서 변수가 많고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2024년 09월2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올해 대관료 82억 원.
8월까지 누적 수입이다. 일반 행사가 36억 원, 콘서트 등 문화 행사가 24억 원, FC서울 경기가 11억 원 등이다. 임영웅 콘서트는 이틀에 14억 원의 대관 매출을 기록했다. 이용료와 별개로 콘서트 입장료의 8%를 받는다.
문제는 잔디 관리다.‘논두렁 잔디’라는 말도 나오고 실제로 손흥민(토트넘 선수)이 “잔디 상태가 아쉽다”고 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대관 비용과 별개로 잔디 복구 비용을 받는데 올해 누적 2억5327만 원이다. 실제 복구 비용에 턱없이 못 미칠 뿐만 아니라 대관 매출을 챙기느라 잔디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어느 시기에든 골몰하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을 진척시켜 보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게 된다.”
2024년 10월11일.
한강 신드롬, 사흘 만에 53만 부.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순으로 팔렸다.
독일 아마존에서는 1위부터 8위까지 한강의 책이 차지했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문학 부문 1위, 종합 순위 10위에 올랐다.
한강이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악동뮤지션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2019년 발표)는 스트리밍 순위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2024년 10월14일.
한강이 독립서점을 지키는 이유.
웹진 ‘비유’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어떤 대가도 없이 우리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잘 보이도록 매대와 서가에 진열해 두면,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얼른 선택하기 어려웠던 그 책들을 손님이 만나게 된다. 그 반가운 순간들이 서점을 운영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이 서점에 관한 어떤 일도 함부로 실패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우리가 현실의 시공간에 기입해왔고, 지금도 기입해가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의 의미를 언젠가 정확히 알게 될 순간까지.”
도서정가제 폐지 반대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버스정류장 7~8 정거장 안에 서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동네서점이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는다. 동네서점으로 책의 다양성이 지켜진다. 독자들이 책방의 문화행사를 찾아가게 되면 생활의 패턴이 달라지고, 읽는 책도 늘어난다. 결국 삶의 패턴도 달라진다.”
2024년 10월14일.
원금 52배 상금 주고도 기금 196배 불렸다.
1895년 알프레드 노벨이 내놓은 유산은 3158만 크로나. 현재 환율로 40억 원 정도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 22억 크로나(2868억 원)로 출발했다.
지금은? 62억 크로나(8083억 원)로 불어났다. 124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은 1.5% 정도. 물가를 감안하면 형편없는 수익률이지만 장기 투자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원금의 52배를 상금으로 주고도 기금을 196배 불렸다.
노벨상 상금은 해마다 바뀌는데 올해는 1100만 크로나(14억3000만 원)다. 124년 동안 5개 부문 수상자는 1012명이다. 여성 수상자는 66명이다.
2024년 10월15일.
운용 수입의 67.5%를 상금으로 지급하는 걸 원칙으로 하는데 기금의 47%를 주식 및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헤지펀드 31%, 채권 13%, 부동산 9%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한다.
100만 권 넘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팔린 한강의 책이 100만 권이 이미 넘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스24가 14일 오후 2시 기준으로 33만 부, 교보문고 31만 부, 알라딘 20만 부, 쿠팡까지 더하면 100만 부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2016년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을 때 분당 7권씩 팔렸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18권씩 팔리고 있다. 예스24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문학책 신간이 1년에 1000만 권 팔리는데 대략 10% 이상 판매가 늘어날 거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한국의 출판 시장은 여전히 척박하다.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3.9권(전자책과 오디오북 포함). 1년 동안 한 권이라도 책을 읽었다는 사람 비율은 43%까지 줄었다.
2024년 10월15일.
노벨 문학상이 남긴 과제.
“채식주의자’를 읽은 사람이 수백만 명이 넘어서는 순간, 그리고 이들이 가부장, 여성, 환경, 소수자, 폭력, 예술에 대한 생각을 잠깐이라도 해본다면, 그리고 이들 중 1%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옆 사람의 슬픔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우리 공동체는 적어도 그만큼 나은 곳이 되지 않겠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몰래 고통과 슬픔을 겪으면서 삶을 견디고 있음을 정면으로 직시케 하는 것이 한강의 소설이라면, 그 둔감의 각질이 사포에 깎여 나가는 듯한 아픔은 문학의 위대한 힘이다.” 그래서 “축하할 일이라기보다는 경건해야 할 일이고, 지금까지 작가가 이룬 성취만큼이나 앞으로 우리에게 많은 숙제가 남았다”고 본다는 이야기다.
2024년 10월15일.
한강이 불러온 다른 세상.
한강(작가)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꺼내기 쉽지 않지만 표면 아래에서 우리를 흔드는 중요한 감정들, 깊은 의문들, 감각들을 문학이 다루면, 그걸 읽는 사람들은 문득 자신 안에 있던 그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김민아(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노벨 문학상 이전과 그 이후의 세상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가치의 회복과 재정립, 새로운 시대의 부상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이야기다.
2024년 10월15일.
텍스트힙과 한강 신드롬.
방탄소년단 RM이 짜장면 먹는 사진을 올렸는데 그 옆에 놓인 책이 ‘요절’(조용훈)이었다. 이 책은 절판 10년 만에 재출간됐다.
장원영(아이브)이 읽는다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사람들은 마흔에 읽지만 스무 살에 읽고 싶었다”고 했다.
한소희(배우)가 읽고 있다는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는 800쪽짜리 ‘벽돌책’인데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