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4년 4월18일 (목).
박영선 총리와 양정철 비서실장? 누가 결정했나.
- TV조선과 YTN이 앞다퉈 단독이라고 보도했고 대통령실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는데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전 민주연구원 원장)은 둘 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다.
-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사실무근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핵심 측근들도 몰래 논의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중대 인사가 공식 조직이 아니라 누군지 알 수 없고 권한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검토된다면 정상적인 국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은 “안팎에서 협치와 통합을 주문하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면서 “대통령실의 공식 라인도 모르게 비선 라인이 인사에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기사 제목은 “지금 용산에서 무슨 일이”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가 “공식선상과 다른 이야기가 자꾸 흘러나오니 비선 라인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니 관저 정치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할 정도다. 관저의 비선 라인이 누굴까.
발롱 데세 수법.
- 김보협(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형적인 ‘발롱 데세(ballon d’essai; 테스트 풍선)’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검토 단계에서 여론을 떠보는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렸고 여론이 좋지 않으면 ‘아니면 말고’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공식 라인을 건너 뛰었다는 건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있거나 대통령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징후다.
- 국민의힘도 뒤숭숭하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는 “여야 협치 차원에서 무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협치가 아니라 선을 넘은 것”이라는 익명의 친윤계 의원들의 말을 인용했다.
- 이준석(개혁신당 대표)은 “임기 초 ‘이명박 아바타’ 소리 듣더니 이제는 ‘문재인 아바타’”라며 “끔찍한 혼종”이라고 비판했다.
- 고민정(민주당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총리 하려는 여당 인사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게 레임덕의 시작이다.”
돌고 돌아 장제원?
-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국민의힘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도 계속되고 있다.
- 장제원은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더 깊게 읽기.
“그깟 구청장 선거 하나 진 걸 갖고 웬 호들갑이냐.”
-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직후 윤석열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안혜리(중앙일보 논설위원)는 “남은 3년 정말 걱정된다”고 했다. “잘못은 알지만 고집을 꺾기 싫어하는 성정의 발현이거나, 적당히 버티면 해결될 거라는 오판에서 내린 결정일 거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뭐가 잘못인지에 대한 인식이 국민과 사뭇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다음 정권에서 수사받을 건가, 조선일보의 경고.
- 김건희(대통령 부인) 특검법 이야기다.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재의결로 간다.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창균(조선일보 논설주간)은 “8석 여유의 안전판이 특검법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면서 “당연히 민심은 들끓고 다음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은 재수사를 약속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전망했다. “현 정권과 차기 정권, 김 여사는 어느 쪽에서 더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 김창균은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어디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분위기”라며 “그래서 더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한겨레의 경고.
- 김영희(한겨레 편집인) 칼럼도 비슷한 논조다. 22대 국회가 열리자 마자 김건희 특검법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 윤석열의 국무회의 발언에는 서운함이 묻어났다. 김영희는 “김건희를 넉 달이나 두문불출시켰으니, 대통령 부부로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으로 시작했지만 여기에 양평 고속도로 특혜와 명품 가방 의혹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해법은? “김건희가 사죄하고 스스로 수사를 받겠다고 나서는 것 뿐”이라는 이야기다.
쟁점과 현안.
“나는 몰랐다”, 이종섭의 발뺌이 의미하는 것.
-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이 채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한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얼마든지 회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는데 말을 바꿨다.
- 이종섭이 아니라면 그 윗선에서 나섰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윤석열에게 떠넘긴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됐다.
- 이종섭은 군은 수사권이 없으니 외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한겨레는 “이첩 단계에서 피의자와 혐의를 적시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권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내사 중단 압력이 직권 남용으로 인정된 판례도 있다.
대통령실 개입 물증도 나왔다.
- 지난해 7월31일 정종범(당시 해병대 부사령관)이 작성한 회의 메모에 “잠정 8월9일”이라고 적혀 있다.
- 7월31일은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날이었고 8월9일은 윤석열이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었다. 대통령 복귀에 맞춰 다시 보고를 하라는 의미였다는 게 박정훈(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주장이다.
다르게 읽기.
이화영 검찰 술판 공방.
- 이화영(전 경기도 부지사)이 검찰청 진술녹화실에서 김성태(쌍방울 회장) 등과 함께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재명(민주당 대표)을 대북 송금 사건으로 엮으려고 회유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 검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음주를 목격한 사람이 없고 CCTV는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이 경제 잘하고도 욕먹는 이유.
- 신현호(경제평론가)의 분석은 이렇다. “첫째, 바이든의 경제 성적표는 상당히 좋다(트럼프도 나쁘지 않다). 둘째, 경제 성적이 국민들 심리에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 셋째, 미국 정치의 당파성 때문에 경제 심리가 개선돼도 정치적 지지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 실제로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바이든 경제학)’이란 말을 쓰는 빈도가 줄었다.
-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와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비례한다는 이론도 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정치적 혼란이 극심하면 경제 위기가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심리(vibe)와 불황(recession)을 합쳐 바이브세션(vibecess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비자신뢰지수가 정부 지지도와 따로 가는 미국만의 특징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당파성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이야기다.
저소득 가구는 빚으로 버텼다.
- 신한은행 보고서다.
- 한국 가구 월 평균 소득은 544만 원, 소비는 276만 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소득은 23만 원 늘고 소비는 15만 원 늘었다. 평균 자산은 6억294만 원이다.
- 소득 하위 20%(1구간) 가구 가운데 부채를 보유한 비율이 1년 전보다 4.4%포인트 높아진 48.4%였다. 빚이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 역시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1·2구간에서만 늘었다.
해법과 대안.
국회 자리를 섞어 보자.
- 매일경제가 여야 의원들이 섞어 앉아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당 대표 모임도 정례화하고 초당파 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 김민석(민주당 의원)도 “말싸움이 현저히 줄어들고 합리적인 대화와 정책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가나다순으로 자리를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 조진만(덕성여대 교수)은 “협치를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인적 교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리병 콜라 주세요.
-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을 달라.”
- 아르헨티나와 칠레, 멕시코 등에서는 유리로 된 콜라병이 25번 재사용된다. 일회용 플라스틱병과 비교하면 물 소비량이 45% 적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47% 적다.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음료 제품의 최소 25%를 재사용 병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 한국은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애초에 유리병 음료가 거의 없다. 상위 10개 식음료 회사가 만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체의 24% 규모다. 재사용 병을 10%만 늘려도 쓰레기를 1조 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게다가 유리병은 더 싸다. 재사용을 하면 한 병에 80원까지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식당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 많던 총선 현수막, 모두 쓰레기로 버렸나.
- 경향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2020년 총선에서는 1739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는데 20% 정도만 재활용됐다.
- 폐현수막을 섬유 패널로 만드는 기술도 있고 압축해서 테이블과 의자로 만들 수도 있다.
- 수거와 분류, 이송 과정이 체계화돼 있지 않아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고 한다. 경향신문이 만난 재활용 업체는 “우리가 이송비와 분류비를 감당하면 제품 단가가 무한정 올라간다”고 말했다.
영국은 2009년생부터 담배 못 산다.
- 담배 퇴출법이 영국 하원을 통과했다.
- 2027년부터 담배 구입 가능 연령을 한 살씩 높여 2009년생 이하는 평생 담배를 구입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오늘의 TMI.
삼성 임원들의 주 6일 근무.
-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출근해서 근무하라는 권고가 전달됐다. 조선일보 보도다.
- 한 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전자 상황이 안 좋은데, 전자가 안 좋으면 계열사와 국가 경제 전체가 다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자는 차원이다.”
830 기수론.
- 40대 기수론은 1971년 김영삼(당시 신민당 의원)의 대선 후보 경선 구호였다. 2000년 16대 총선 때는 386 기수론이 나왔다.
- 올해 총선을 거치면서 830 기수론이란 말이 나왔다. 80년대생에 30대, 00학번이라는 의미다. 30대 이하 당선자가 14명이다. 김재섭과 김용태(국민의힘)는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고 이준석과 천하람(개혁신당)은 차기 대선 주자로도 거론된다. 자수성가형 정치인도 많다.
하루에 1년 치 비가 쏟아졌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12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사막이 물에 잠겼다.
- 75년 만의 기록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원래 강수량의 한국의 10분의 1 정도 되는 곳이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윤석열은 나름 애를 썼다.
-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다. 김건희를 숨기고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빼돌렸다. 관권 선거 논란을 무릅쓰고 민생토론회를 26번이나 열었다.
- 부글부글 끓는 민심을 알아채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참패 이후다. 안홍욱(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권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는데도 위기 대응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지키는 게 보수라지만 때로는 변해야만 지킬 수도 있다. 지금 윤석열에겐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꺾는 마음’이 필요하다. 국민의 바람을 이뤄주는 것이 최고의 정치라면, 국민과 싸우는 것은 최악의 정치다.”
사과의 정석.
- 이명희(경향신문 논설위원)가 사과의 정석을 4가지로 정리했다.
- 첫째, 무엇이 미안한지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둘째, 늦지 않게 제때 해야 하고, 셋째,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넷째, 앞으로의 다짐과 약속이 있어야 한다.
- 윤석열의 사과에는 이 네 가지가 모두 빠졌다.
진실을 찾는데 왜 편을 따지나.
- 유대근(한국일보 기자)은 “우리는 세월호를 다 함께,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내력설을 이야기하면 박근혜 정부와 같은 결론이라며 비난을 듣던 때도 있었다. 유대근은 “안전이나 진실을 좇는 문제를 두고 정치적 유불리를 셈한 뒤 상대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재난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지 못하면 언제든 바로 내 곁에서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치는 바닥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 김정희원(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은 “현실 정치에서 오는 필연적 절망을 물리칠 힘은 사회 운동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살고 싶은 세계를 만들어가는 길고 복잡한 여정에서 법제 개혁은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는 더 가열차게 운동의 동력을 복원하고 확장하는 일만이 남았다. 우리는 제도권 정치가 실현하지 못하는 가치를, 보란 듯이 실천해야 한다. 의제를 가다듬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항상 당사자를 중심에 둘 것, 우리 안의 위계를 철폐하고 평등과 존중을 의식적으로 실천할 것, 문제의 뿌리부터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할 것, 그리고 돌봄과 살림의 의무를 외면하지 않을 것. 그렇게 뚝심 있게 서로를 지탱하는 것이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을 지켜내는 길이다. 국가가 외면하는 자리에 사회 운동이 들어서고 아무런 비전이 없는 정치의 자리를 새로운 철학으로 채울 때, 바로 그 힘으로 낡은 세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정치는 바닥까지 도달하지 않는다..에 크게 공감합니다.. 이 나라는 지금 공정과 상식에 기초한 정풍운동이 필요한 시점에 꽉차게 도달하였습니다..한발자국만 더 뒤로 물러서면 모두들 천길 나락으로 곤두박질하게 됩니다..공정과 상식은 윤석열의 개인의 소유가 아닙니다..이 나라의 존립의 뿌리이며 부끄러운 자와 존경받을 자를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입니다.. 이 척도가 구부러져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암흑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태양이 가려지고 달빛이 태양을 대신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다들 이제 자신의 자리를 고쳐 앉을 때 입니다..어떻게 지켜온 내 나라인데 이렇게 어둠과 빛이 섞여있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지금 다들 일어나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