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숙의 새 필드] 한국학이 활발한 영국 셰필드에서 대중문화를 공부한 박미숙 박사와 함께 미디어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추가할 새 필드는 KBS에서 사라진 여자들.
[뉴스9], [역사저널 그날],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전국노래자랑].
여성이 단독으로 혹은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이다. 그리고 지금은 폐지되거나 남성으로 진행자가 교체된 프로그램들이다. 사라진 여성들은 다음과 같다.
- [뉴스9]의 이소정 (박장범으로 교체)
- [역사저널 그날]의 최원정 (폐지)
- [홍김동전]의 홍진경-김숙 (폐지)
-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송은이- 김숙 (폐지)
- [전국노래자랑]의 김신영 (남희석으로 교체)
물론 사라지거나 교체된 프로그램이 이것들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2023) 11월 박민(KBS사장) 부임 이후 적잖은 시사 프로그램이 ‘날아갔다’. [더라이브], [주진우라이브], [최강시사]. 이것은 부임인가, 점령인가. 박민은 KBS 사장인가, 아니면 점령군 사령관인가.
[9시 뉴스] 이소정 앵커는 “마지막 인사도 못 했다.” 이별에도 예의가 있다는데, 정작 방송사로부터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았지만, 진짜 이별을 전해야 할 상대방인 시청자에게는 마지막 인사를 전할 자격도 부여받지 못했다. 누군가는 “KBS 입사한 이래 처음 보는 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이소정으로부터 마이크를 이어받은 박장범은 김건희의 ‘명품 디올 백’을 “외국회사 조그마한 파우치”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선보였다. 이게 박민이 말하는 혁신인가?
[역사저널 그날] (2024년 2월 종영)을 지난 10년간 진행한 최원정 아나운서는 “언젠가 오겠지, 오겠지 했는데 끝인사를 하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 됐다”면서 “2013년 10월부터 시작해서 10여 년 동안 마주한 445번의 그날들이 던져 준 메시지들 그리고 역사의 무게”라고 말하면서 차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겠다. 조만간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마이크 앞에 다시 서겠다”고 겨우 말을 맺었다. 그래도 4년 동안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이별을 전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쫓겨난 이소정 앵커를 생각하면 운이 좋은 편이다.
특히 이소정과 김신영의 교체는 징후적이다. 이들 여성 진행자를 중년 남성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성은 젊어서는 불신의 대상이 되고, 나이가 들면 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남성 가부장의 기준에 의해 쫓겨난다. 폭력적인 가부장 권위주의는 ‘능력주의’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인간에 대한 일말의 예의와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김신영과 이소정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우리 사회엔 자신의 시대는 지나갔는데도 망녕된 글이나 발언을 하는 인사들이 더러 있다. 한때 빛나던 사람들이다. 그 빛나던 순간까지도 추레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세월에 대한 겸손함이나 염치와 예의를 차리지 않는 아집을 본다. (…중략…) 자신이 어떤 시대의 대변자였다고 해서 자기 삶의 모든 시기를 통틀어 시대를 대변하겠다는 것은 만용이다. 슬프지만 인정하고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김선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한겨레 2007.02.07.
이소정을 떠나보내고 온 박장범이 가져온 건 명확했다. “이 파우치, 외국회사 그 조그마한 백”이라는 그 먼지보다 가볍고, 티끌만큼 보잘것없는 언어, 권력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초라한 중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 초라함은 KBS를 점령군처럼 ‘통치’하는 박민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후배 개그맨 김신영을 떠나보내고, 그 자리를 채운 남희석이 보여줄 모습은 어떤 것일까. 화려한 전성기를 지나고 또 한 번 국민 MC로 재기를 노리는 그 중년 남자의 욕망을 누가 뭐라고 함부로 재단할 수 있을까. 우리 중 누군가가 남희석처럼 기회를 받을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쉽게 놓아버릴 수 있을까.
그럼에도 오만한 권력이 자기 후배를 그토록 무례하게 취급하는 행태가 선배 남희석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묻고 싶긴 하다. 하기는 권력 앞에선 누구나 비굴하다. 그 권력을 가진 자조차도 비루하게 만드는 게 권력의 속성 아닌가. “세월에 대한 겸손함이나 염치와 예의”보다도 재기하고자 하는 그 욕망이 더 크고 가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살아 흐르느라고 스스로를 망가뜨린 강”(네루다) 같은 존재에 불과하니까.
각설하고, 사실 나는 여성성의 관점에 더해 김신영의 세대 친화력에 큰 기대를 가졌다. 김신영의 좌초는 세대를 아우르는 가능성을 스스로 ‘시청률’이라는 손쉬운 핑계로 저버리는 “꼰대의 자기 멸망”(캡콜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공영방송 KBS가 세워야 할 미래의 가치, 우리 공동체의 공존과 화합이라는 우리 시대의 어려운 과제와는 반대말처럼 느껴진다.
박민의 KBS를 저주하고 싶지는 않지만, 박민이 KBS와 이별하는 순간이 어떤 모습일지는 정말 궁금하긴 하다. 그 모습은 아마도 틀림없이 아름답지 않을 것 같고, 어쩌면 추하고 초라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그 모습에 작은 위로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야말로 ‘국민의 방송’ KBS가 지금 이 순간 겪고 있는 비극이다.
먼저번 세 개의 글과 분위기와 수준이 너무 달라요. 같은 필자가 아닌 것 같은….
일면 이해되는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균형 잡힌 관점에 의한 기사라고 보기엔 어렵네요..
음 박신영외는 공감이가지않습니다 공영방송은 중립적이어야했는데 민노총장악후너무나 왼쪽으로 치우쳤었죠 이소정교체전 의상까지다른데 같은방송이라고 조작까지한건 아시나요 그동안 kbs뉴스 조작한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캡쳐까지있으니 한번찾아보시죠 주진우의 심각한편파방송까지 원자력전문가까지 모셔놓고 자기가원하는대로 위험하지않다는 얘기나오자 끝까지 우기며 몰고가는방송도 이미유명합니다 사실 사장이바뀌고 극좌방송들물갈이되고 인사조치된건 공영방송으로선 맞다고생각합니다 개딸대깨로 대표하는 40 50대여자분들의 좌편향은 유명하죠 16년에 중도보수로 전향한 그세대여자고 여자들의 유리천장맞습니다 그런데 너무 한쪽시각으로만 쓰셨네요 마리님 글잘보지만 아쉽습니다
디올백이라주장하시는거 사진보신적있나요? 반미하는데 미국사는 북한간첩목사가 산 디올은 3백만원짜리 파우칩니다 몇천만원짜리 백이 아니에요 그리고 국회의원포함해 배우자실에 5명을두던 대선후보배우자 김혜경씨랑 다르게 저당시에도 겨우 비서2명둬서 저런간첩목사를 막지못한게 패착이고 파우치백들고 외부일정때 한번들고 사진찍혀달라는걸안드니 대선앞두고여론흔들겠다고 반년이나 묵히다 터뜨린 몰카공작입니다 서울의소리한테 당한게 2번째니 영부인이 나이브하다 욕할순있겠네요 두고간 파우치백을 포장도뜯지않은채 국고에 환속시켰습니다 개인이 건들지 못하는 나라살림됐어요 청와대 테이블하나까지 다들고간 전영부인 김정숙여사랑 다르게요(문재인전대통령이올린사진으로 나라살림인데 식탁까지챙겨간게 다 털렸습니다) 극좌의시선인 칼럼인건알지먀 차라리 팩트만 쓰셨거나 아님 검색해서 찾아보셨든가 아쉽습니다 문화계출판계가 좌편향인사들로 채워졌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