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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생리: 드러내지 못하는 고통의 맥락

반올림이 직접 펴낸 책들 말고도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는 다양한 분야의 책에서 언급됩니다. 인문, 사회, 문학, 과학… 이 글에서 소개할 책은 김명희 선생님의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입니다. 차별과 혐오가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책에서 반올림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책 소개를 따오자면…

“이 책의 주제는 몸이다. 젠더 고정관념과 성차별주의가 여성과 남성의 일상을 어떻게 지배하고 몸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예방의학전문의이자 건강불평등을 연구하는 사회역학자인 저자 김명희는 이 책에서 여성의 몸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을 페미니즘과 연결해 명쾌하게 풀어낸다. 뇌, 털, 눈, 피부, 목소리, 어깨, 유방, 심장, 비만, 자궁, 생리, 다리, 목숨 등 신체기관 낱낱에 페미니즘 관점을 적용한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페미니즘 서사로 어떻게 전자산업 여성 문제를 바라봤을지 좀 더 살펴볼까요?

일터 환경이 생리에 미치는 영향

반올림에 제보하는 (전,현직) 여성 노동자들은 생리 불순이 있었다는 얘기를 자주합니다. 생리는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신호임에도 여성이기에, 일하는 중이므로 생리불순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버립니다. 백혈병, 암 이라는 중대한 질병이 아니고서야 생리불순을 언급하는 것은 사소해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 사소한 부분이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작점이 아닐까싶습니다.

전자산업 여성들의 생리 문제를 김명희 선생님은 책 171쪽부터 ‘일터 환경이 생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소제목으로 말합니다.

“일터에서의 생식 독성 이슈 또한 이러한 젠터 불평등을 잘 보여준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 사연을 통해 ‘첨단’ 전자산업이 건강에 대해서도 첨단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생리를 거르게 된 것을 걱정하기보다 좋아했다고 털어놓았다(…) 방진복에 비치는 것도 걱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서 진행된 연구들, 미국 실리콘 밸리의 반도체 산업, 대만의 전자산업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찾아보았다. 첨단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서 자연유산이 증가하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면, 그러다 보니 임신도 잘 안된다는 사실이 이미 보고되고 있었다(…)

반도체 생산과정에 쓰이는 여러 화학물질은 인간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로 생리 주기를 교란할 수 있다(…) 여성 노동자의 생식 독성 문제는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 이것이 여성 노동자의 문제이기 떄문이다.”

반올림은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전자산업여성건강권 모임을 꾸린 적이 있고, [클린룸 이야기], [탐욕의 제국] 다큐멘터리와 각종 뉴스 인터뷰에 여성 노동자들의 증언을 담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험과 드러내지 못하는 고통의 맥락을 살펴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이 책은 그 고민을 이어갈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반올림에서 소개한 책은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이었습니다.

 

이 글은 2013년부터 반올림 뉴스레터 제작과 발송을 담당해 온 권영은(“올림이”) 님의 글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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