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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노환규 박사(전 의사협회장)가 메르스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과 최신 정보를 전합니다. (편집자)

  1.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말하는 메르스
  2. 감추는 것이 불안을 키운다
  3. 떠도는 소문의 진실 
  4.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5.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6. 중동과 한국의 차이
  7. 임산부 감염과 ‘메르스 룰렛’
  8. 사이토카인 폭풍, 젊으면 더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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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일 오전 9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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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르스의 사망률에 대해

[adsense] 이변은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벌써 2명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첫 감염자가 생긴 지 열흘이 지나도록 사망자가 없고 한 사람이 20여 명의 사람에게 전파하는 등 높은 감염력을 보이자 변이를 일으킨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25명의 확진 환자 중 2명이 사망하여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습니다.

사망 환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여성 (57세): 천식, 고혈압, 의인성 쿠싱 증후군(관절염에 의한 스테로이드 복용이 원인)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던 분입니다. 최초 감염환자와 병원에서 접촉했었으며 사망 후에 메르스 확진 판정이 되었습니다.
  • 남성 (71세):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자로 2011년 신장암으로 인해 신장적출술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역시 최초 감염환자와 같은 병원에서 접촉했었으며 사망 전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한때 사망률 100%로 알려져 극도의 공포를 몰고 왔던 에볼라 바이러스는 여러 아형(subtype)을 가지고 수년에 한 번씩 창궐하고 있는데, 아형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지만(25~90%) 가장 최근 기니아와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하는 에볼라는 2015년 5월 24일을 기준으로 27,049명이 감염되어 11,14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41.2%의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현재까지 40% 가까운 사망률을 보이는 메르스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프리카보다 중동지역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시설이 낫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메르스의 치명성은 오히려 에볼라보다도 높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말하는 “메르스는 조금 심한 독감”이라고 과소평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망률로만 보자면 메르스의 사망률(40%)은 독감(0.1%)의 약 400배에 달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3차 감염자가 확인된 만큼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2.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퍼지는 이유

이미 언론에서 여러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메르스는 급속한 확산을 보입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1. 첫째는 정부의 안이하고 무지한 대처 때문이고,
  2. 둘째는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시민의식 때문이며,
  3. 셋째는 여러 환자가 한 공간을 공유하여 진료를 받는 의료환경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부의 초기대응 허점은 이미 많이 알려졌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의사의 보고를 지속해서 무시했을뿐더러 “메르스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당신이 책임져라”는 망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메르스 진단키트는 지금까지도 질병관리본부에서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메르스로 확진된 이후에도 접촉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여 많은 2차 감염자를 양산했을뿐더러 격리대상자를 출국시켜 국제적 망신을 샀습니다.

메르스가 확산 일로에 있고 메르스 관련 공포가 증대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도 지정진료병원을 밝히지 않아 메르스 의심 환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진단장비나 격리시설을 갖추지 않은 일반 병·의원을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2차, 3차 감염을 부추기는 꼴입니다. 또한, 메르스 진단키트를 대학병원에 제공하지 않아 대형병원에서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893977.html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3. 메르스의 감염력에 대해

아래 첨부한 그래프는 WHO에서 지난 2월 5일을 기준으로 발표한 메르스의 발생 그래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는 이 그래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의 전파속도가 빠르고 메르스가 치명적이지만 메르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약 2년 반 동안 전 세계적으로 1천여 명이 감염되고 400여 명이 사망하였으며 메르스의 3차 감염은 매우 적어서 2009년 신종플루처럼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메르스: 발병과 사망
메르스: 발병과 사망

따라서 지나친 염려나 동요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전문가들로 포진된 정부의 허술한 대응으로 인해 국민뿐 아니라 의료진의 불안감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4. 되풀이되는 비전문가의 실수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하여 타미플루와 백신 확보에 총력을 다해왔던 선진국과 달리 당시 우리나라는 WHO 권장치의 1/4 수준인 전체 인구의 5% 정도의 타미플루만을 확보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백신 보유량은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이 된 다음에서야 정부는 예산을 새로 책정한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제특허를 무시하고 타미플루 복제약을 만들겠다는 황당한 발언을 하여 국제적 망신을 샀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이 직접 외국으로 나가 백신 확보를 위해 구걸협상을 하겠다는 등, 일사불란하게 진두지휘를 해야 할 정부가 뒤늦게 뒷북을 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켰습니다.

초기 대응단계뿐 아니라 그 후의 대책도 대단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거점병원과 일반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도록 한다는 발표를 하였지만,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마저도 제대로 된 인력이나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반강제적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의료기관 역시 지침만 하달받았을 뿐 정부로부터 어떠한 안전대책이나 제도적 지원 없이 진료를 강요받아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대단히 큰 혼란이 발생하였습니다. 심지어 의료진에게조차 타미플루가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제학과 출신의 경제학자이고, 보건복지부 차관은 법대 출신에 사회복지를 전공한 분입니다. 이런 비전문가들이 국가 의료 위기 상황 때마다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은 닥친 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응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무런 전문성을 갖지 못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보건당국에 보건전문가가 없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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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일 낮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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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이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8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메르스 때문에 지금 엄마들 카페에선 여행을 취소하네, 문화센터를 취소하네, 대중교통도 이용 못 하겠고 집에만 있어야겠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모 의사 선생님 페북엔 그냥 좀 심한 독감일 뿐이다ㅡ라는 글이 올라와 욕 좀 드신 것 같고요. 실제로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 건인지 궁금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메시지 보냅니다.”

제가 감염내과 전문의는 아니지만, 의사들의 의견을 모아 답변 드립니다.

1. 위험성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2년 4월 최초 환자가 보고된 이후 올해 5월까지 24개국에서 1,154명이 발생해 이 중 431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망률이 약 40% 가까이 이르고 백신과 치료 약이 없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감염환자(오늘 현재 18명) 중 사망자는 아직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퍼진 메르스가 기존의 바이러스와 달리 그사이 변이를 일으킨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증환자도 있으나 패혈증 증세에 이르는 등 중증감염자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망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위험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조금 전 우리나라 감염환자 중 심폐기능을 대신하는 에크모(ECMO; 체외 막산 소화장치)를 장착한 환자가 있다는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2. 전염성

지금까지 메르스는 ‘친밀한 접촉(close contact)’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래서 환자 1인의 평균전염률이 1명 이하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초 감염자 1인과 관련한 환자가 15명에 이릅니다. 즉 최초 1인이 14명을 전염시킨 것입니다. 기존 메르스와 달리 감염력이 매우 높고 직접 접촉하지 않은 사람들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어 공기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고 전파 양상이 다른 것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의심하기 하는 또 하나의 대목입니다. 그러나 아직 초기라서 이 역시 판단하기에 이릅니다.

3. 예방

최초로 메르스에 감염되어 입국한 사람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 그가 방문한 진료공간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 최초 감염자에 의해 감염된 2차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거나 접촉한 사람들은 매우 많을 것입니다.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의 숫자를 모두 고려한다면 실제 감염된 환자의 숫자는 여전히 소수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학교, 문화센터, 대중교통까지 회피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이런 곳을 피하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입니다. 의사들이 권고하는 예방을 위한 조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비누 손씻기

  1. 외출 후 반드시 손목 위까지 손을 충분히 씻는다.
  2.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경우 마스크(가능하면 N95)를 착용한다.
  3. 면역력 약화를 예방하기 위해 폭주를 삼간다.
  4. 아직 외국여행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공항과 항공기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감염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예방 음식 – 특별한 것 없다. 잘 먹고, 잘 자면 된다.
  6. 만성질환자 – 발병과 진행은 면역력과 관련이 있으므로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은 기존의 만성질환 치료와 예방에 특히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고령자도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4. 감염이 의심되면?

동네의원에서는 메르스를 진단할 방법이 아직 없습니다. 게다가 방문한 환자가 나중에 메르스 환자로 확진되면 의사는 격리되어야 하고 동네의원도 2주간 문을 닫아야 하므로 환영받지 못할 것입니다. 감염이 의심된다면 보건소에 전화하신 후 안내를 받으셔야 합니다.

메르스 감염환자에 의한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정부에서 지역 거점 병원을 운영하여 메르스 의심 환자를 해당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진단,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미진합니다. 그리고 보건소가 원래 그런 기능을 해야 하는데 저가진료를 통해 지자체의 선심행정의 홍보역할만 하고 있어 의사들이 분개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권고사항은 앞으로 메르스의 전파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6월 1일 낮 버전)을 쓴지 5시간 만에 첫 번때 감염자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네요. 확진환자로 분류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망환자와 관련한 상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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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메르스 발생보고에 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5년 5월 31일 의사협회 회관 7층 사석홀에서 열린 메르스 대책 보건의료단체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긴급 대응책 마련과 무관한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그리고 메르스 대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병원(경영자)협회, 제약(산업)협회 대표자들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모아놓고 비전문가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앙에 앉아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실무대책회의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 전시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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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1. 장차관까지 실무 전문가일 필요는 없겠죠. 다만 실무자가 능력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는 있는데, 실무를 모르는 상태에서 보직 순환되기 전에 좋아 보이는 것, 있어 보이는 것 위주의 치적을 만드는 용도로 실무자를 대하는 관료 전문가들이 많아서

  2. 실무 전문가일 필요는 없겠지만 실무전문가라면??? 그 필요가 없다는 말씀에 국민들이 고통속에 놓여진다면?… 이런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시상황에 문제라면?…. 실무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국가의 안위가 놓여지고 심각한 상황에 처해졌을 때 분명 그 모습은 다르겠지요? 국가 정책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를 위해서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겁니다.!! 분명히 다른 관점으로 보셔야지요… 무슨 이장뽑는 것처럼 전문가는 아니지만 ~ 능력 발휘를 하도록 환경 조성을 해줘야 합니다… 라는 헛소리는 하지 마셔야죠…

  3. 판단을 해야되는 사람이 실무 전문가일 필요가 없다니요…
    현 상황이 관료주의의 부정적인 모습과 한계 아닙니까? 부정적인 모습과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상향만 꿈꾸시는거 같네요..

  4. 결정하는입장 즉 결정권이 있는사람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올바른 결정을 하겠습니까?

  5. (답글이 안달려서 살펴보니 제 글이 스팸 처리되고 있더군요. 왜?)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전문성이 리더의 최우선 덕목인지는 의문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리더가 모든 실무를 다 챙기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민간이나 공공이나 밑에서 올라온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하는 리더의 역할은 다 비슷할 겁니다. 설령 정보까지 직접 만드는 리더가 있더라도 당장 유능하고 부지런한 리더는 주목받을 망정 조직은 무능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일이 지시해서 또는 직접 정보를 만들고 판단하던 리더가 사라지면 조직원들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을 기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테니까요. 그래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런 여건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무원은 4급 서기관이 사실상 실무부서의 최고직급입니다. 즉 실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5급 이하 직원들이 정보를 만들면 4급 서기관의 검토를 거쳐서 상부로 보고한다는 거죠. 그런데 고이면 썩는다는 마인드로 부서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행정을 제외하면 기술, 의료 등의 전문성을 쌓은 서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전문성이 부족한 부서장이 부서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식의 상사가 버티고 있다면 전문가는 소신대로 판단하고 실행하기 보다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게 될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리더의 성향에 따라 행동하게 마련이니까요. 리더가 어떨 때 칭찬하고, 어떨 때 심기가 불편해지냐에 따라 조직원의 행동이 변하기 쉽다는 거죠. 왜 “메르스가 아니면 의사가 책임지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전화받은 사람이 국민보다 상사의 심기를 더 살핀 게 아닐까요?ㅡㅡ

    결국 실무 전문가들이 소신껏 판단하고, 그 판단을 상사나 상부에 보고할 수 있으며, 그런 판단이 존중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봅니다. 괜히 나서느니 그냥 하던대로 하는거죠. 결국 리더가 중요한 건 맞습니다만 자신이 잘나서 자신의 성과를 만드는 리더가 아니라, 조직이 리더 눈치보지 않고 스스로 잘하게 만들어주는 게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가치관을 가진 리더가 전문성까지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뭐 이상향일 뿐입니다만.^^ 현실은 모두 이순신을 원하지만 원균만 아니면 다행이니까요.

  6. (답글이 안달려서 살펴보니 제 글이 스팸 처리되고 있더군요. 왜?)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전문성이 리더의 최우선 덕목인지는 의문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리더가 모든 실무를 다 챙기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민간이나 공공이나 밑에서 올라온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하는 리더의 역할은 다 비슷할 겁니다. 설령 정보까지 직접 만드는 리더가 있더라도 당장 유능하고 부지런한 리더는 주목받을 망정 조직은 무능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일이 지시해서 또는 직접 정보를 만들고 판단하던 리더가 사라지면 조직원들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을 기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테니까요. 그래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런 여건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무원은 4급 서기관이 사실상 실무부서의 최고직급입니다. 즉 실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5급 이하 직원들이 정보를 만들면 4급 서기관의 검토를 거쳐서 상부로 보고한다는 거죠. 그런데 고이면 썩는다는 마인드로 부서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행정을 제외하면 기술, 의료 등의 전문성을 쌓은 서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전문성이 부족한 부서장이 부서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식의 상사가 버티고 있다면 전문가는 소신대로 판단하고 실행하기 보다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게 될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리더의 성향에 따라 행동하게 마련이니까요. 리더가 어떨 때 칭찬하고, 어떨 때 심기가 불편해지냐에 따라 조직원의 행동이 변하기 쉽다는 거죠. 왜 “메르스가 아니면 의사가 책임지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전화받은 사람이 국민보다 상사의 심기를 더 살핀 게 아닐까요?ㅡㅡ

    결국 실무 전문가들이 소신껏 판단하고, 그 판단을 상사나 상부에 보고할 수 있으며, 그런 판단이 존중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봅니다. 괜히 나서느니 그냥 하던대로 하는거죠. 결국 리더가 중요한 건 맞습니다만 자신이 잘나서 자신의 성과를 만드는 리더가 아니라, 조직이 리더 눈치보지 않고 스스로 잘하게 만들어주는 게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가치관을 가진 리더가 전문성까지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뭐 이상향일 뿐입니다만.^^ 현실은 모두 이순신을 원하지만 원균만 아니면 다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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