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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 뉴스페퍼민트 이효석 인터뷰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답변을 받으면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합니다.

우선 너무 미안합니다. 부족한 질문에 비해 답변이 너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난감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인터뷰 내용 모두를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중요한 ‘외국 소식’을 번역해 소개하는 뉴스페퍼민트 운영진의 마음이 어쩌면 지금 제 마음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페퍼민트 (공동) 운영자 이효석 님과의 인터뷰는 한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 일이라는 건 그저 이따금 ‘독촉’하고, 안부를 묻는 것뿐이었죠. 이런 인터뷰에는 더는 군말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뉴스페퍼민트라는 멋진 미디어의 산파와 산모 역할을 동시에 한 효석 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뉴스페이퍼? 뉴스페퍼민트! 그리고 유혜영과 송인근

– 가벼운 질문부터 던져볼까 합니다. [뉴스 페퍼민트](이하 ‘뉴페’)라는 이름은 어떻게 선택하셨는지요? 그 이름에 만족하십니까?

이효석

이효석

좋은 이름이 가져야 할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을 겁니다. 느낌이 좋아야 한다든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든지. 그런 의미에서 ‘슬로우뉴스’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의미와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면 더 좋겠지요. 이왕이면 닷컴(.com) 도메인 주소가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페퍼민트가 주는 느낌과 이 단어가 가진 의미가 나쁘지 않았고, 뉴스를 붙였을 때 ‘뉴스페이퍼’와 발음이 비슷한 점도 괜찮았습니다.

“페퍼민트”
Zach Bulick, CC BY NC ND

‘시사인’ 소개 기사를 보면 ‘뉴페’는 이효석 님 주도로 만들어졌고, 유혜영 님과 송인근 님께서 참여하고 있다고 나옵니다. 세 분 관계는 어떤 관계인가요? 유혜영 님은 같은 학교(하버드)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나오는데 학교에서 친해지신 것인지요? 아니면 그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셨나요? 어떤 과정을 거쳐 의기투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혜영 님과는 학교 행사 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유혜영 님과 송인근 님은 종종 사람들을 초대했었는데,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이런 종류의 일에서 처음에 누구와 함께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겁니다. 특히, 이 일이 각자가 기사를 선택하고 또 직접 번역해야 하는 일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랬고요.

저는 과학 분야를 맡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경제와 시사를 할 수 있는 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제게 떠오른 분들이 유혜영 님과 송인근 님이었고, 지금도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혜영 님은 내년에 박사를 마치고 학계로 가게 됩니다. 송인근 님은 올가을부터 버지니아의 다든(Darden) 경영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 2012년 7월에 시작했는데, 그때와 지금(2013년 11월)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물론 여러 가지가 변했습니다. 아래에 자세히 쓰겠지만, 필진이 늘었고, 글의 개수가 바뀌었으며, 글의 분량 역시 변했습니다. 초기에는 저희 3명이 각각 하루 3개씩의 기사를 올렸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부터 3분이 더 합류하셨고, 새로 합류하신 분들이 하루 1개, 저희는 하루 2개로 총 하루 9개를 올리다가 지난 6월부터는 각자 하루 1개로, 총 하루 6개의 기사를 올리는 현재의 형태로 바꾸었습니다.

기사의 수가 줄면서, 동시에 분량은 늘었습니다. 초기에는 스마트폰에서 가볍게 읽기에 적합한 길이를 강조했었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충분히 요약하여, 100단어를 기준으로 하고 최대 200단어를 넘지 않게 하자고도 했었고요. 하지만 점차 내용이 해외 단신으로부터 깊은 생각이 담긴 글들로 자연스레 바뀌어 갔고, 또 분량이 긴 기사들에 대한 독자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좀 더 진지한 내용을 분량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계속 워드프레스닷컴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간에 합류한 주희상 님 도움으로 현재의 밝은 분위기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트위터는 처음부터 같이 시작했고, 페이스북 페이지는 지난해 11월에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월~토 주 6일을 올리다가, 지난 12월부터 주 5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9월부터는 한국 휴일에 발행하지 않고 쉬는 것도 바뀐 점입니다.

– 그럼 1년 남짓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변하지 않은 가장 큰 부분은 아직 저희가 어떤 수익 모델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일 겁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일단 저희가 각자 일을 가진 상태에서 자발적 봉사라는 형태를 띠는 것이 저희에게나 독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고, 또 번역이나 요약에서의 실수, 그리고 일반 상용 웹사이트(wordpress)가 가질 수 있는 불편한 점 등에 대한 면죄부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구성원들의 상황이 변하면서, 또 주변의 좋은 분들이 말씀해주시는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최소한의 수익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고요.

현재의 '뉴스페퍼민트' 모습 (2013년 11월 25일)

‘뉴스페퍼민트’  현재 모습 (2013년 11월 25일)

계기: 외신 소개에 대한 아쉬움

– ‘뉴페’를 시작한 동기를 한국에 소개되는 외신에 대한 불만(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이라고 하셨는데, 그 아쉬움에 관해 좀 더 말씀해주실 수 있을는지요? 

일단 여러 연관된 동기 또는 계기에 관해 이야기해보죠. 번역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아마도 많은 분이 필요성 또는 오역에 대한 불만 등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기지촌 지식인’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한국에서 학문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나 30%에 달하는 번역서가 차지하는 비율을 굳이 언급할 것도 없이, 이는 오늘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가지는 문제일 거구요.

그리고 저 역시, 특히 미국으로 온 이후, 번역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공부나 연구도 마찬가지였고, 취미로 읽는 책에서 오역을 발견할 때, 그리고 가끔 보는 영어로 된 좋은 글을 한국에 소개하려 할 때에도, 모든 일에 번역이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전쯤, 바하문드 저널(Bahamund Journal)이라는, 좋은 기사의 일부분과 그분의 번역을 동시에 올리는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 번, 과학기사를 대상으로 그렇게 운영해 보려고 했었고요. 하지만 혼자서, 특히 독자가 없는 상태에서 그 일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고, 곧 그 블로그는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초, 얼마 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대표로 가신 임정욱 대표님(에스티마의 인터넷 이야기)을 보스턴에서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도구라고 생각했고, 사람들이 트위터로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종종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추천받은 글들, 특히 영문으로 된 글들이 계속 쌓여가는 것을 발견했고, 누군가 이런 글들을 번역하고 요약해서 알려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또 ‘한국에 소개되는 외신에 대한 불만’으로 나아가기까지 또 몇 번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과 SNS는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었고, 얼마 전 저희 기사로도 소개되었듯이,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SNS를 이용하고,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기사를 번역해 소개하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도구에 적합한 매체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는 당연히 힘들 거라고 생각을 했지요. 유혜영 님, 송인근 님을 찾아가 여러 번 회의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 ‘충격고로케’ 등으로 명시화된, 신기술에 의해 오히려 더 낮아지는 언론의 수준 같은 문제를 이야기했고, 또 시대의 변화와 함께 갈수록 증가하는 외신에 관한 수요와 상대적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현실 등도 언급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또는 부주의나 미숙함에 따른 언론의 오역 역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고요.

Curious Expeditions, CC BY ND SA

때론 아니 자주 외신 번역은 엉망인 채로 유통된다
Curious Expeditions, CC BY ND SA

이런 현실을 저희가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사실 [슬로우뉴스]나 유명 블로거들을 포함한 다른 준 대안언론들도 결국 이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조금씩 다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중에서도 어떻게 보면 조금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전날의 주요 외신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하자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대상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요약을 하는 것이 필요했고, 또 매일 정해진 개수의 기사를 정해진 시간에 올린다는 약속을 해야 했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 또한 중요한 특징이 되었습니다.

– 지금도 여전히 같은 판단이신지요?

제가 감히, 조금 주제넘은 답을 하자면, 여전히 불만이 있다는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더욱 넓은 의미의 질문, 곧 ‘한국의 주요언론들이 독자들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기사를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그리고 ‘독자들이 포탈 사이트를 통해 읽게 되는 기사들이 독자에게 과연 읽은 보람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이는 결국, ‘독자들이 어떤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그들의 한정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일까’와도 연관되는 질문이고요.

물론,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 한국의 뉴스들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질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더 넓은 시야, 더 광범위한 주제들, 그리고 더 큰 시장의 경쟁을 통과하고 엄선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뉴스페퍼민트는 구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배울 때 느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가 감히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뉴스페퍼민트의 멤버십: 권채령 주희상 L 배현욱 합류

– 현재 편집팀 구성이 궁금합니다. 

지난 7월, 처음 저희가 시작한 이후 작년 말까지는 위의 3명이 이를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부터 당시 주한 미 대사관 통역관이었고, 지금은 KBS 월드라디오 PD인 권채령 님, 당시 MIT MBA 중이었고 지금 징가(Zynga)에서 일하는 주희상 님, 그리고 서부의 의료 관련 기업에 계시는 L 님이 합류해 각각 세계/인권, IT/경영, 보건/의료 분야를 맡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난 8월부터 L 님이 잠깐 개인 사정으로 쉬게 되어, 하버드 디자인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한 배현욱 님이 도시/환경 분야로 글을 주고 계시고요.

– 방명록을 읽어보면 지원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뉴스페퍼민트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합류하는지 궁금합니다.

정말로 고맙게도, 말씀하신 것처럼, 이외의 다른 여러분들이 저희 일에 직접 도움을 자원해 주셨습니다. 단지 현실적인 사정상 아직 그 호의에 마땅한 대답을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 포함 저희 모두가 각자 일이 있는 상태이고, 이는 누군가가 어떤 편집이나 내용의 검증과 같은 품질 관리의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며, 곧, 전적으로, 기사의 선택과 번역, 발행이 각 개인의 책임하에 있다는 점입니다. 또 매일 한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매우 부담이 큰 약속을 요구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직은, 기존의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만을 새로운 멤버로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만약, 저희가 어떤 형태로의 확장을 하게 되고 더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하게 될 때, 지금까지 연락 주셨던 분들에게 다시 저희가 연락을 드릴 생각입니다.

한국에 없는 하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

– ‘중요한 외신을 모바일에서 읽기 쉽게 요약해서 전하는 매체’로 뉴페를 정의하셨는데요. 우선 주요 외신의 선정 기준과 원칙이 궁금합니다. 

저희 원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뉴스를 번역하고, 요약한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원칙 모두 쉽게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는 원칙일 겁니다. 일단 한국의 아직 소개되지 않은 뉴스라는 원칙은 저희 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뉴스가 있다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저희 사이트가 기존 언론을 대체하는 역할이 아닌 보조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대한민국의 누군가가 이미 번역이라는 수고를 한 상황에서 같은 수고를 중복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적어도 한국어-공간에서는 유일한 내용을 담고 있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원칙은 동시에, 밑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저작권, 즉 원문이 실린 매체의 혹시나 존재할지 모르는 한국 측 동업자의 이익을 침해(트래픽을 가져옴으로써)하지 않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 즉, 모든 언론을 미리 확인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사를 선택하고 번역할 당시에는 올라오지 않았던 내용이 몇 시간 뒤, 기사가 발행되는 아침 7시에는 이미 올라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저는 기사를 선택하는 순간에 한 번 검색을 해보는 것을 권하는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다소 긴 칼럼이나 의견기사들을 주로 번역하게 되면서, 이 부분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저희는 적은 인원으로, 정해진 시간에 기사를 올리는 이상 속보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나 이 첫 번째 원칙이 이미 여러 경로로 알려진 중요한 사건들을 아예 전달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곧, 외신이 그 사건을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가 그 자체가 한국인들에게 필요하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지가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되겠지요.

– 각 영역을 맡은 팀원들의 자율성은 어떻게 구현되는지요? 

앞서 말한 주의사항은 모두 원칙상의 문제이며, 기사의 선택은 전적으로 각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과학분야에 관해 조금만 이야기하자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가디언(Guardian),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 등에 하루 약 150개 이상의 과학기사가 올라옵니다. 트위터는 제목을 이용해 그 기사들을 일차적으로 거르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고요. 그리고 에드 영(Ed Yong), 말콤 캠벨(Malcolm Campbell), 칼 짐머(Carl Zimmer)와 같은 유명 과학 칼럼니스트들의 큐레이션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과학 분야의 경우, 인간과 관련된 과학인 심리학과 뇌과학, 그리고 인간의 감각에 대한 기사들을 자주 소개하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이 소비되기 쉬운 방식인, 그 연구의 금전적 가치나 이들이 우리에게 끼칠 영향만을 강조하는 방식보다는, 논리적인 유추를 포함한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된 과정, 그리고 가능하면 실험방식 같은 것들도 모두 전달하려 합니다. 그리고 동물이나 우주와 같은, 비록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과학 전체를 볼 때 매우 중요한 분야들도 꾸준히 알리려 하고 있습니다. 책 소개도 제가 좋아하는 기사입니다.

‘요약 번역’을 하는 이유 그리고 그 어려움

전문을 번역하지 않고, ‘요약’하는 방식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전문 번역과 요약 번역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요약한다는 것은 원문의 맥락을 거세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생각은 없으신지요?

우선 요약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내용을 축약하는, 즉 분량을 줄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더 이해하기 쉽도록 다시 쓰는 것이고요.

일단 저희가 요약을 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스마트 폰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한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분량을 줄이는 요약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그리고 출근이라는 번잡한 상황에서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긴 글보다는 짧게 정리된 글들이 더 적합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요약은 독자들의 시간을 덜 뺏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조금 더 들어가자면, 어떤 글을 읽고 나서 우리에게 남는 무언가가 있다면, 같은 것을 남길 수 있는 더 짧은 글이 더 효율적인 글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긴 글과 짧은 결론 사이에는 당연히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상충관계)가 있습니다. 하나의 결론만을 읽는 것보다 그 결론이 도출되는 맥락을 모두 이해했을 때 우리는 그 내용을 더 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거나 훨씬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량을 줄일 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아인슈타인의 말을 잠깐 빌려오자면, ‘간단하게 만들되 너무 간단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런 분량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 톨스토이의 사례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에 답하기 위해서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읽어야 한다”고 했다지요. 그 긴 소설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작가의 자신감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 로쟈 님의 블로그에서 읽은 내용이고, 요약에 대해 말할 때,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기억했습니다. 물론 문학과 기사는 전혀 다른 글이고, 문학에서는 요약이라는 것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겠지요. 그래도 줄거리만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들도 많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지금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전처럼 짧게 요약하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스마트폰 두 세 페이지에 걸쳐 있는 글들도 독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짧은 소식보다, 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가 있는 논증 형식의 글들을 더 많이 전달하게 되었기 때문이고요. 그래서 이제는 더 이해하기 쉽도록 다시 쓰는 일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편입니다. 아래에 말씀드리겠지만, 저작권과 관련해서도, 이런 “다시 쓰기(rewriting)” 요약이 중요하고요.

– 그렇군요. 요약은 더 지적인 노고를 수반하는 작업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약에 더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단 글을 모두 읽고 머릿속에서 정리한 후, 좀 더 쉽게 전달되는 형태로 다시 쓸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원문이 충분히 좋다면 그렇게 쓰인 글이 다시 원문을 전문 번역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즉, 비록 저희가 가장 좋은 글들을 선택하고 있지만, 요약을 통해 원문보다 더 좋은 – 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분명하고 더 설득력 있는 –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번역의 원칙과 기준

번역 작업에서 특히 신경 쓰는 원칙과 기준은 무엇입니까? 

번역에서 논쟁이 되는 문제 중 상당 부분은 원문에 대한 충실성을 우선시하는 ‘직역’과 독자의 가독성을 우선시하는 ‘의역’ 사이의 선택으로 귀결되는 문제일 겁니다. [번역의 미로](김욱동, 2011)는 ‘직역’이라는 용어는 ‘원문을 직접 번역한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른 언어를 거쳐 번역되는 ‘중역’에 대응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의역’에 대응되는 용어로서 ‘축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 곧 ‘축역’이냐 ‘의역’이냐의 문제에 대해 [번역의 탄생](이희재, 2009) 1장에서는, 글의 종류, 목적, 대상, 상황에 따라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지가 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역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한편, 저희가 목표하는 요약번역은, 이 ‘축역’과 ‘의역’사이의 논쟁에 있어 그 축을 ‘의역’의 방향으로, ‘의역’을 넘어, 길게 연장한 곳에 위치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 문제를 조금 다르게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2011)을 보면, 두 사람이 의사소통하기 위해 넘어야 할 10 단계를 묘사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 10 단계를 간단히 줄이면, 결국 한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언어로 표현하기까지의 어려움과 그 표현된 내용을 다시 상대방이 이해하게 되기까지의 어려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상호 이해의 본질적인 불완전성’이라고 조금 겉멋을 부린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군요. 중요한 것은 그 한 단계 한 단계마다 모호함, 또는 오해(misunderstanding)가 더해진다는 점이고요.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발화자의 생각 >> 언어 >> 청자의 이해

만약 책을 저자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으로 본다면, 번역은 저자의 언어와 독자가 접하는 언어 사이에 들어가는 또 다른 모호함의 한 층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의 생각 >> 저자의 언어 >> 번역 >> 독자의 언어 >> 독자의 이해

이런 관점에서 위의 축역, 의역, 요약번역을 다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축역은 저자의 언어와 독자의 언어 사이의 ‘의미 거리’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의역은 저자의 언어와 독자의 이해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고, 저희가 목표하는 요약 번역은 저자의 생각과 독자의 이해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미 거리: 의미 공간에서의 거리. 다분히 상징적인 개념이지만, 굳이 말하자면 ‘충분히 많은 사람에게 두 개념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주관적으로 평가하게 한 후 평균을 취하는 것’과 같은 식의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를 생각할 수 있음. 물론 두 개념이 다른 언어로 표현되어 있을 때 답을 하는 대상을 두 언어에 충분히 능숙한 이들로 한정해야 함. (이효석 주)

물론 이런 ‘의미거리의 최소화’를 이루는 데는 여러 가지 본질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두 언어 사이의 한계, 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같은 표현에 대해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개인차,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달라지는 시차 등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훔볼트는 “두 언어 사이에 동의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유의어만 존재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우치다 타츠루는 오히려 이 한계에 의해 새로운 지식이 태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 주장은 퍼스가 말한, 새로운 지식이 생겨나는 논리인 ‘가추법’과도 관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소 말이 길었습니다만,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저자의 의도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는가’를 번역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목표나마 거창하게, 답하고 싶습니다.

– 국제/정치, 경제/비즈니스, 과학/환경, 이렇게 이 세 가지 범주와 여섯 세목은 대단히 넓은 스펙트럼인 것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범주에 포섭되지 않는 흥미로운 외신이 있다면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포기(누락)하시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이것은 각자 알아서 할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저도 그렇고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과학이나 경제, 세계라는 항목은 매우 큰 범용성을 가지고 있고요. 오히려 이러한 범주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저희가 매우 다양한 내용의 글들을 포함한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각자가 그 분야에 자신들의 전문성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작권: 좋은 일이 때론 불법일 수도 있다

– 앞서 외국어 기사를 번역하고 ‘요약’한다는 것이 갖는 지적인 가치와 노고를 언급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저작권법상 이런 원저작물에 관한 번역과 요약 배포행위가 ‘공정한 이용’의 범주에 속한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지금으로선 현실적인 논란 가능성이 아주 적지만, 혹여 ‘뉴페’가 큰 매체로 성장했을 때 불거질 수 있는 저작권 시비에 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염려되는 마음으로 질문해 봅니다.

맞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저작권은 저희가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고민해온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한가지 대답으로 먼저, 최근 하버드 로스쿨의 요하이 벤클러 교수와의 인터뷰 중 그의 의견을 인용하겠습니다.

“당신의 일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먼저, 그 일이 불법(illegal)인가? 그렇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만약 당신이 사실(fact)만을 기록한다면, 그것은 괜찮다. 그러나 기사를 요약한다면, 그 일은 파생된 작품(derivative work)으로 분류되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범위에 포함된다.

두 번째, 그 일이 뉴욕타임즈에게 해를 끼치는가? 그렇지 않다. 그 일은 나쁜 일(wrong)인가? 당신이 그 기사가 뉴욕타임즈의 것이라는 것을 밝히는 한, 그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단지 불법일 뿐이다.

우리의 모든 삶이 법적 판단 위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법적 판단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당신의 작업은 이런 영역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뉴욕타임즈가 공식적인 한국어판을 발행하고 있고, 당신이 그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요하이 벤클러)

한편, 이것이 저작권의 분명한 침해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판사는 “공정이용(Fair Use)”의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네 가지 요소란, ‘사용 목적’, ‘원작의 성격’, ‘인용의 비율’, ‘원작자에게 끼친 피해의 여부’입니다.

1) ‘사용 목적’에서는 우리가 원작물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가를 따지며 2) ‘원작의 성격’에서는 뉴스의 본질은 보도이기 때문에 창작물에 비해서는 저작권의 범위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인용의 비율’에서는 사용한 원문의 분량과 원문 속 표현을 문제 삼게 되는데, 저희는 요약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원작자에게 끼친 피해의 여부’는, 해당 외신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또는 한국 측 동업자가 있을 때 특별한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문을 구했던 여러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요. 최근, 좀 더 자세한 자문 결과를 주었던 한 변호사는 ‘실제 법적 다툼이 발생하더라도 기존의 언론이 탄탄한 논거를 들이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다소 저희 쪽에 우호적인 결론을 내려주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는 저희를 포함한 여러 큐레이션, 그리고 뉴스 애그리게이터(News aggregator)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겁니다. 한편, 문제를 좀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저희가 기존 유명 매체의 글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때로 외국에서 화제가 된 블로그의 글이나 소규모 온라인 매체의 글도 선택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오히려 그들에게서 다른 반응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라는 글은 블로그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지만, 후에 그 글을 쓴 학생과 연락이 되었고, 제가 그의 글이 한국에서도 많이 읽혔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는 고맙다는 인사를 표했습니다. 물론 항상 이런 식의 우호적인 반응을 얻게 되리라는 보장도 없으며, 사후 처리가 불법의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것도 아닐 겁니다. 단지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학계를 떠나는 한 박사과정 학생의 뜨거운 질타” 원문
이 글을 쓴 학생은 자신의 글을 한국에 번역 소개한 ‘뉴스페퍼민트’에 오히려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마이클 헬러 지음, 윤미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9)

또, 저작권 자체에 대한 논란들도 있습니다. 과도한 저작권이 전체의 이익을 저해하는 예들은 많이 있습니다.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2009)에는 세분화된 권리가 다수의 유익을 방해하는 ‘미사용(underuse)’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때, 땅을 소유하는 것은 그 땅의 지하와 땅 위의 하늘을 모두 소유하는 것(소유권 기둥)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믿음이 계속 제도로 유지되었다면, 비행기는 자신이 통과하는 모든 하늘의 소유자들에게 통행세를 내야 하고 하늘을 날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일이 중세 독일의 라인 강에서는 실제로 벌어졌었습니다. 저작권의 경우에도 유익한 영문기사가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인해 다른 언어의 사용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손해일 수 있습니다.

즉, 법적 판단이라는 것도, 당연히,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입니다. 신기술이 구제도와 부딪힐 때, 이 때문에 형성된 대중의 공감대는 새로운 판결을 낳게 되고, 이를 통해 제도는 다시 정비될 수 있습니다. 단지 저희는 이 모든 변화를 기다리기에 앞서 저희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미리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확신은 결과와 무관하게 후회를 낳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일이 저작권에 위배되는지는 칼로 베듯이 명확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과 저희는 단지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혹시나 저희에게 발생할지 모르는 수익이 있을 때 저희가 전달하는 외신들과 이를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나가겠다는 것입니다.

노동과 대가: 돈 안되는 일을 하는 이유

– 하루에 글 여섯 개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요되는 ‘뉴페’ 팀의 노동시간을 모두 합치면 어림잡아 평균 몇 시간 정도가 될까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각자 매일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는 사용할 것 같습니다.

– 딱히 사이트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물적 대가가 즉각적으로 보상되는 체계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시사인 기사를 쓴 ‘임정욱’ 님 표현을 빌리면, 하버드 박사와 방송사 국제부 기자의 ‘고급 두뇌’가 왜 이런 돈도 안 되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한 가지 대답은, 내가 필요를 느꼈던 서비스를 다른 사람도 필요로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은 소박하게나마 ‘스타트 업’정신과도 연결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훨씬 더 좋은 의도로, 저희보다 더 힘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런 즐거움을 얻기 힘들었던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그런 면에서 저희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더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즐거움으로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선택한 기사를 다른 사람들도 의미 있게 생각한다는 사실이 역시 각자가 이 일을 하게 만드는 하나의 보상이자 동기가 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건 저희 모두가 종종 하는 말이지만, 자기 분야의 기사를 매일 찾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자기 일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 영어로 된 원문을 우리말로 옮길 때 영어 및 우리말에 대한 훈련이 되기도 하고요. 물론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야 하고, 일반적으로 이런 노동에 돈으로 보상을 주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요.

여기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던지, 그런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은 각자의 선의나 타인의 인정에 따른 보람 같은 것들에 의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바뀔 수 있습니다.

– 물질적 대가와 정신적 보상을 굳이 나눈다면, 물적 대가가 생길 가능성은 있는지요? 혹은 그런 가능성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지요?

앞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위의 저작권 문제와 함께, 모든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저희 같은 서비스가 대가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게는, 광고, 기부, 회원제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고요.

아무래도 광고가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광고를 달아본 적은 없고, 어느 정도의 수익이 생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부는 위키피디아가 쓰고 있는 방법이고, 선의가 선의로 보답 받는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회원제는, 굳이 예를 들자면, 유료회원들과 무료회원들에게 시차를 준다든지, 유료회원은 팟캐스트같은 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구별을 할 수 있습니다.

또는 현재의 서비스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찾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책을 낸다든지, 또는 좀 더 전문화된 내용을 회사들을 대상으로 공급한다든지, 아니면 IFLS(과학이 졸라 최고야)처럼 티셔츠나 머그잔을 팔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모두 아이디어 단계에 불과합니다.

사실 수익화나 물적 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논리는 아주 많습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어떤 물건/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것은 그 물건 혹은 서비스가 대체로 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는 뜻일 겁니다. 성공한 제품은 그만큼 사람들의 삶의 질이나 만족도를 향상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공자는 그 제품의 적절한 대가를 취함으로써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모두에게 더 큰 유익을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과정은 오늘날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기 때문에 정당화라는 말 자체가 어폐로 보이기도 합니다. 단지, 저희가 그 정도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신적인 보상을 통해 물적 대가의 잠재적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하겠습니다만, 현실적인 기준에서 (아마도) 이렇게 돈도 안 되는 일, 시간은 꽤 잡아 먹는 일을 하면서 쓰는 시간이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우선 이 일이 저희의 정체성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자신에게 질문할 때, 자신이 하는 일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 가지 더 말할 수 있는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고요.

한편으로는 제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최초의 문제의식이었던 ‘내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는’ 의도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기사를 번역해서 올리고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의 플랫폼으로 만들었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짧은 뉴스의 경우 그런 형식이 더 적합하며, 클리앙의 새소식 게시판이 아주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작권의 문제는 계속 있을 수 있고, 지금 저희가 가지는 ‘선별’, 곧 큐레이션의 의미는 사라지며, 재미있는 또는 선정적인 기사들이 주로 읽히게 되는, 기존의 문제가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적어도 지금까지는, 저와 다른 분들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정도의,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인지 알려면 해보는 수밖에 없다”

–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끔 집사람이 제 글이 좋다고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  ‘뉴페’와 같은 매체 활동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들려줄 수 있을까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일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는 실제로 해보아야 알 수 있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해보시길 바랍니다.

슬로우뉴스는 종종 읽으시는지요? 충고와 격려 한 마디 부탁합니다. 

물론 자주 읽습니다. 슬로우뉴스가 지향하는 바에도 동의하며 매우 뛰어난 분들이 매우 가치 있는 내용을 만들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슬로우뉴스의 다양한 시도들이 다른 대안매체들의 길잡이가 되리라 믿습니다.

– 슬로우뉴스와 ‘뉴페’는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유사성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이점 역시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상호 자극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협업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데요. 효석 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물론 좋습니다. 슬로우뉴스가 가지고 있는 자체 협업 방식에도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미약하나마 저희의 능력이 필요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여하겠습니다.

– 1년 뒤, 5년 뒤, 10년 뒤 뉴페의 모습을 전망해본다면요?

일단은, 지금 이대로의 형태라도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못다 한 말씀이 있으면 부탁합니다. 

서면 인터뷰를 너무 오래 끌어서 민노씨께 볼 낯이 없습니다. 글이 길어서 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뉴스페퍼민트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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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민노씨
슬로우뉴스 편집장

누군가에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뉴스일 당신,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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