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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뉴스 담당자에게 듣는다 5: 편집권에 관한 고민과 전망

애초 이 연재는 2012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중심으로 포털 뉴스 공정성 논란에 대해 포털 뉴스 종사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작업이다. 앞서 ‘포털 뉴스 볼드체 논란‘과 ‘특정 매체 편애 논란‘,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 그리고 ‘포털 뉴스의 영향력과 책임 문제‘를 다뤘다.

끝으로 이 같은 다양한 논쟁 속에서 포털 뉴스 편집권에 관한 고민, 그리고 포털 뉴스가 나아갈 할 방향을 포털 뉴스 담당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망해본다.

편집권, 권한이라기보다는 책임이다

뉴스 유통 플랫폼인 포털이 편집권을 갖기 때문에 나오는 논란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그 권한을 뉴스캐스트에 이어 뉴스스탠드까지 언론사에 직접 넘겨버린 상황은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를 맞아 네이버조차 편집 권한을 책무와 함께 다시 가져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 응답한 포털 뉴스 담당자들은 편집 권한 논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며 이를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그 어떤 언론, 방송사도 편집 권한을 누구로부터 부여받은 게 아닐뿐더러, 편집자 역시 그 어떤 면허를 부여받아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를 사온 주체가 그것을 활용(편집)하는데, 주체성(권한)을 갖지 못한다면, 더 심각한 구조적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

“편집권은 미디어의 책임에서 나온다. 독자에게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편집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편집 권한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논란 발생이 당연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 권한이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포털 뉴스 편집을 둘러싼 논란 자체가 미디어 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불가피한 것이며, 단순히 편집 권한뿐 아니라 미디어 시장 전체 질서와 공존을 고민하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답변들도 쏟아졌다. 포털 뉴스만의 문제도 아닐뿐더러 미디어 전반 공정성에 대해 대중의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렸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권한 문제는 기성 언론이 어젠다 설정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자사이기주의나 정치적인 의도에 의한) 뉴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데다, 시대에 흐름에 이미 뒤처져버린 데서 나오는 거로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뉴스가 유통되는 공간 중에, 우리 정도로 편집 수준이 올라와 있는 매체는 경쟁 포털과 한겨레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다고 본다.”

“포털 편집 권한 문제는 포털에 뉴스 제공의 주도권을 빼앗긴 언론사들과의 대립각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생 모델에 대한 꾸준한 논의 등으로 현재의 갈등이 좀 더 생산적인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에 대한 고민과 함께 포털 편집의 개선 방향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공생할 수 있는 상생의 플랫폼을 구상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로 무익한 분쟁과 갈등만 계속할 뿐이다. 미디어 플랫폼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현재의 이런 상황에서는 포털이 아무리 편집 개선을 논의해봤자 또 다른 분란의 씨앗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판을 기획할 때가 아닌가 싶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는 대안일까?

포털 뉴스를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도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사실 설득력이 높다. 과연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는 대안이 될 수 있는 문제일까. 단순히 편집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포털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의 갈등은 해소될 수 있을까? 포털 편집에 대한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 제기는 편집권을 행사하는 한 계속되지 않을까?

“포털 뉴스 편집을 각 언론사에 나눠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네이버 뉴스캐스트 서비스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실체가 모호한 공정성에 대한 논쟁 보다는 건강한 갈등, 공론장의 역할을 통해 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하는 입장에 대한 전망도 제기됐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뉴스와 의미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공정하냐의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사회 전체로 볼 때는 다양한 갈등이 궁극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 개체의 주관이 작용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나가는 작업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언론이란 건 같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나아갈 방향을 설계해 나가는 논의의 장이다. 그 각축 과정에서 세상은 조금씩 달라진다. 공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갈등이 중요하다. 객관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합리적인 주관이 중요하다.”

“100% 기계적인 공정성을 바란다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포털에 공정성을 요구하기 전에 콘텐츠 생산자들의 사회적 책임감 재고, 또 공정함을 잃지 않기 위한 업계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 (이용자위원회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큐레이션 서비스와 인터넷 진화에 거는 기대감

포털 뉴스 편집을 둘러싼 논쟁조차 큐레이션 서비스와 인터넷의 진화 단계에서 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미국, 한국 등에서 수많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나오고 있는 현상을 두고 볼 때, 포털 뉴스서비스, 즉 여러 군데 소스를 한군데 모아 보여주는 편집 서비스는 더 발전하리라 판단된다. 다만, 그 편집 주체가 크게 사람(에디터)이냐, 로직(기계)이냐가 관건인데, 미디어의 특성상 사람의 손을 배제하기란 향후 몇 년간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따라서 두 범주의 큐레이션 형태를 어떻게 조화롭게 서비스로 구현하느냐, 이 속에서 개선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이스북도 취사선택을 검색 기능으로 편집하고 있다. 우수한 검색기능과 편집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다. 최근 유행하는 큐레이션 방식은 편집을 개인화하지만, 기계적 자동화는 플랫폼이 제공한다. 편집과 이를 통한 검색, 눈에 띄기 등은 서비스 경쟁력의 하나다. 소셜 큐레이션, 로컬 서비스의 큐레이션을 통한 플랫폼은 배치와 편집을 마치 개인이 원하는 꼴로 제공해서 경쟁력을 얻는다. 이 같은 서비스인 핀터레스트, 텀블러는 1조 넘게 받고 팔렸다. 모두 배치와 선택의 자율, 그리고 오픈 소스 통한 콘텐츠 유입이 있었다.

세계적 비즈니스 흐름은 편집의 자율화다. 페북의 담벼락은 고유한 뉴스 피딩의 선택과 집중. 즉 검색 알고리즘인데, 기업의 핵심 가치여서 공개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대체적 서비스나 대안적 매체 선택의 자유가 없을 경우 등 환경 측면에 대한 고려를 제외한다면, 큐레이션도 회사 고유의 경쟁력이다. 작위적이고 의도적인 어떤 왜곡이 있었냐의 문제가 아니라면 상관없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서 알고리즘에 의한 편집, 큐레이션에 따른 콘텐츠 배치는 과연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도 결국 이용자의 이용 패턴을 반영하여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구성된다. 어느 요소에 가중치를 더 주느냐에 따라 기계적 알고리즘에 따른 편집 결과가 달라질 텐데, 현재 편집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다면, 알고리즘에 따른 편집에는 온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인가.

“포털 뉴스 편집의 공정성 시비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평가 프레임을 사회적으로 정하고 이에 기초한 정기 평가를 투명하게 진행하며 평가 프레임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이를 사회화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공정성에 대한 평가 프레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지는 차치하고라도 일반적인 수용자 인식 조사 등 평가는 가능하다. 평가 프레임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라는 제안은 이런 과정 자체가 우리 사회의 과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포털 뉴스는 지난 10년여 빠르게 성장했으며, 그 과정에서 전통 매체의 유통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기사를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미디어 유통 채널로서 다양한 사회적 책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포털 뉴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든, 그것이 미디어의 본질적 편집권을 위협하지 않는 한, 이용자와 정책 당국, 입법부의 신뢰를 얻어야만 인터넷 미디어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포털 내부 고민 나누는 이유

이 연구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한 포털 뉴스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볼드체나 매체 편향 등의 문제 제기가 실체가 있는 것인지, 이 같은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대안과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만약 논란 자체가 실체가 모호하다면 이 같은 소모적 논란이 이어지는 배경에 대해 포털은 내부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어떤 방향에서 고민하는지, 이것이 외부의 문제의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기존 연구에서 공정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것이 포털 뉴스 종사자들의 시각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면서 관련 논란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했다.

마침 연구에 대한 정리를 마감하는데 조선일보가 2013년 7월 5일 자 사설에서 “포털들은 광우병 시위를 비롯해 사회의 크고 작은 사태와 소동의 발화점(發火點) 노릇을 해 왔다. 그런데도 이런 탈선을 걸러내거나 피해를 구제할 장치도 없다”고 일갈했다. 이런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마치 사회 정의를 위한 조치인 마냥 포털로부터 편집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법안이 마련된다면 매우 유감이다. 미디어가 편집하는 행위에 대해 탈선이고 피해가 발생했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 포털에 미디어로서 법적 책무만 부과하고 편집을 하지 말라는 식 발상도 적절치 않다.

앞으로 소셜 큐레이션과 알고리즘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정교하게 씨줄과 날줄로 엮여서 제시될 수 있는 시대에도 자신과 다른 시각의 기사가 편집된다면 알고리즘을 잘못 짠 탓이라고 할 것인가?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모두 공정성을 고민하고 어떤 방향에서 어떤 시스템을 통해 저널리즘을 구현할지 협력하고 논의를 모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개인적 필요에 따라 시작한 작업이었지만, 포털 뉴스에 대한 내부 고민과 생생한 목소리를 이렇게 찬찬히 들어볼 기회는 포털 정책 담당인 나로서도 소중한 것이었다. 체계와 완성도에서 미흡함이 있겠지만, 종합적인 정리를 시도했다는 점에선 만족한다. 가감 없는 의견을 전해준 포털 뉴스 관계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한다.

‘포털 뉴스 담당자에게 듣는다’는 총 5회 연재입니다. (편집자)

1편: 포털 뉴스 볼드체 논란
2편: 특정 매체 편애 논란
3편: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
4편: 영향력과 책임에 관하여
5편: 편집권에 관한 고민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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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초대필자, 인터넷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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