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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뉴스 담당자에게 듣는다 4: 영향력과 책임에 관하여

포털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규제로만 접근하는 방식은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라는 접근 방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털 영향력을 어찌할 것인가. 영향력 규제, 참 복잡한 문제다. 여느 블로거의 포스트와 다름없는 팟캐스트 나꼼수를 규제하자고 했던 논의도 영향력을 규제하려던 움직이었음은 주지하는 바다.

포털 뉴스 담당자는 특히 직접 기사를 생산하지 않다. 그런 입장에서 미디어로서의 영향력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포털 뉴스의 영향력을 명확히 인식

포털 뉴스 편집자들은 포털 편집 행위가 왜 이렇게 사회적 관심사가 되는지, 그 배경이 포털의 영향력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용자들만큼 영향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르는 책임감, 엄정함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하루에 천만 명 이상 이용하는 포털인 만큼 메인 화면의 뉴스 편집 영향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순수 방문자(Unique visitor, ‘UV’)와 페이지뷰(Page View, ‘PV’)에 비례해서 영향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해외의 뉴스 유통 환경에 비교해 매우 중앙집중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한국에서 영향력은 주요 일간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로컬 미디어가 발전하지 못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지들이 몰려있는 언론 환경과도 맞물린다.”

“큰 힘을 가지면 큰 책임이 뒤따른단다”
(영화 스파이더맨 중 ‘벤 파커’의 유명한 대사)
© 2002 – Columbia Pictures
참고: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전집 48)의 어록을 만화 원작자 스탠 리가 따온 것

하지만 우리는 기사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영향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 기사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것은 포털의 중요한 특징이자 포털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근본 원인이다.

“포털의 영향력은 한편 제한적이다. 포털은 기사를 만들지도, 취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경험상 댓글에서 드러나는 수용자들의 생각은 ‘왜 이 기사를 메인에 편집했나’보다는 ‘이 기사는 왜 이렇게 썼나’가 더 크고 중요하다고 보인다.

“기사 생산이 아니라 제공만 담당하는 만큼, 현상에 대한 전달자 역할을 할 뿐 판을 짜고 어젠다를 제시하는 이슈 메이커의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뉴스 편집자들은 포털이 직접 취재하거나 팩트 확인을 할 수 없는 한계에 대해서도 대체로 명확하게 인식, 나름의 안전장치를 갖추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명예훼손 등 일부 기사에 있어서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또 취재 정보를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기사만 가지고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직접 취재, 확인하지 않는 전제에서 편집의 룰을 만들면 된다.”

“팩트 확인은 편집자 간 커뮤니케이션이나 기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시행하고 있다. 신문/방송계 출신 경력자들의 경험도 팩트 확인에서 중요한 요소다.”

팩트 확인 어려운 단독기사를 편집할 때

실제 팩트 확인이 안 되는 사안은 대다수 매체가 기사를 전송하는 때에는 물론이고, 특정 매체의 단독 기사를 편집, 배치할 때 매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의미와 파장이 예상되는 단독 기사인지, 오보인지 경계선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어느 정도 반론이 충실한지, 혹은 타 매체에서 신속하게 검증,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

“팩트 확인이 어려울 때 단독 기사 편집은 신중해진다. 명확한 단독은 일단 쓰는 거다. 명확한 단독이란 건 이해당사자 입장을 다 담고 있는 걸 말한다. 그게 아니고 일방적이라고 판단되면 안 다룬다

파장이 큰데 내용이 최초로 처음에 쓴 매체가 부실하면 기다린다. 인터넷 시대라, 두 번째 매체 기사 들어오는 데까지 10분밖에 안 걸린다. 10분 안 기다리고 했다가, 파장이 있을 수 있으니 복수의 매체가 확인된다는 느낌 있을 때 편집한다.”

사실상 이 점이 뉴스캐스트나 뉴스스탠드 도입 배경이 된 점도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뉴스가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는 부분들. 그러니까, 뉴스를 모아주는 뉴스 어그리게이터(news aggregator) 역할, 뉴스를 배급하는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배급업자) 역할은 하지만 뉴스를 취재하고 생산하는 프로듀서 역할은 못하면서 기사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간접적으로 타사의 많은 기사를 통해 서로 수평적으로 더블 체크를 한다고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뉴스를 생산하지 않는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이 생산했으니 우리는 편집만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고 수용한 것이다.”

과도한 책임 부여에 대해선 경계

포털에게 너무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건 팩트 확인이 어려운 상황과 조건상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팩트 체크를 직접 하지 못하는 상황과 조직 구성은, 근본적으로 한계를 내포하는 구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 그 어떤 한국의 언론사에서도 미국의 유력지 등에서 운영하는 ‘팩트체커'(Fact checker)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가 최초 도입했다 하나, 현재도 운영하지는 모르겠다. 결국, 기자 한 사람에게 사실관계 확인 전체를 맡겨둔다든지, 아니면 각종 보도자료, 통계, 발언 등을 검증 없이 보도하고 있다 할 수 있는데, 언론사 역시 팩트 확인에 한계가 있지 않은가?”

“직접 취재하거나 팩트 확인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사용자들도 알고 있고, 그 한계에 걸맞은 사회적 법적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준다면 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기사 생산을 하지 않는 포털에 과도한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물으려고 할 때 발생하는 거니까.”

학자 J의 경우, “(팩트 확인 프로세스가) 제약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며 “온라인 뉴스 생산, 유통 및 소비과정은 ‘프로세스(Process)’ 또는 ‘진행형’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오보’의 ‘빠른 정정’ 가능성, 뉴스 생산자에 의한 일시적 사실 왜곡은 빠르게 수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편집 ‘객관성’이라는 개념을 신뢰하지 않음, 아니 불필요하고 과도한 개념으로 본다. 공정성’ 개념이 더 타당하다. 팩트에 기초하지 않은 기사는 객관성 여부를 떠나 뉴스/기사 존재 가치가 없다. 뉴스 생산자가 아닌 포털에게 객관성 따지는 것은 불가능, ‘편집 객관성’은 생소한 개념이다. ”

인터넷 공론장의 특성은 설혹 팩트가 아닌 정보가 유통되더라도 신속하게 바로잡힐 수 있다는 점에서 팩트 확인의 한계는 어느 정도 보완될 수 있다.

‘포털 뉴스 담당자에게 듣는다’는 총 5회 연재입니다. (편집자)

1편: 포털 뉴스 볼드체 논란
2편: 특정 매체 편애 논란
3편: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
4편: 영향력과 책임에 관하여
5편: 편집권에 관한 고민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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