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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8년 4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안과 밖에서, 삼성을 변화시킨 주역들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이 깨졌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사내 하청노동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많은 언론은 ‘삼성의 통 큰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기까지 뚝심있게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겨레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깨뜨린 주역들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나두식 지회장은 가방에 ‘노동자 권리 찾기 수첩’을 200권씩 넣고 다니며 노동조합을 조직했다. 2013년 7월 14일 지회가 설립한 이후 삼성은 위장폐업, 일감 차별배분 등으로 지회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 와중에 염호석 전 양산분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성이 염 전 분회장의 시신을 탈취하려 한 사건을 계기로 지회는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시작했고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단체협약을 얻어냈다.

삼성 밖에서 노조 설립을 지지하고 연대한 사람들도 있었다. 20여년간 삼성 문제를 연구해온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노조를 설립하려는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노조를 법률적으로 지원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조의 투쟁에 함께 한 시민단체와 진보정당들까지. 수많은 사람의 힘이 합쳐져 삼성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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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루킹 사건, 댓글도 저널리즘이다

‘드루킹’이란 닉네임이 정치권과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야당은 드루킹을 여당의 김경수 의원과 연관시키며 이 사건을 댓글 조작사건, 나아가 ‘드루킹 게이트’라 부른다. 반면 여당은 김경수 의원과 여당이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논란 사이에서 잊혀지는 것은 매크로 몇 번으로 여론조작이 가능한 네이버의 시스템이다. 미디어오늘이 드루킹 논란에서 사라진 네이버의 책임을 물었다.

네이버는 그간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여론조작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방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은 지울 수 없다. 댓글 조작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도, 진보나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여론을 왜곡하고 조작하려는 욕망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다. 문제는 ‘순공감순’으로 배열되는 현재의 포털, 특히 네이버의 댓글 시스템이 이 욕망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댓글도 저널리즘이다. 수많은 사람이 기사대신 댓글을 읽는다. 특히 ‘베스트 댓글’을 읽고 사안을 판단한다. 드루킹이 한 말처럼, “여론이란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인 것이 현실이다. 댓글 작성자에게도 저널리즘의 윤리와 같은 수준의 책임성과 신뢰도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드루킹 사건의 재발방지는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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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가 힘을 쏟아야 할 조현민의 진짜 갑질

고구마 줄기 나오듯 커지는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갑질 논란, 그 시작은 물컵이었다. 물컵을 집어던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행동에 검찰 고발과 수사가 시작됐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가정교육과 인성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이범준 사법전문기자는 우리가 힘을 쏟아야 할 갑질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조현민의 물컵 투척은 갑질 축에도 못 끼는, 경미한 폭행사건이다. 한진그룹의 진짜 갑질은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조현민 전무의 형제자매 3명이 주식 100%를 소유한 회사에 대한항공이 일감을 몰아주다 적발된 사건이다. 서울고법은 이 사건에 대해 공정위가 내린 한진그룹의 과징금을 취소했다. 기업 관계자가 내부거래를 통해 기업의 부를 가족에게 넘기는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

우리가 물컵 투척에만 분노하고 재벌3세를 경찰서로 부르는데만 만족한다면 공동체의 부를 빼앗는 진짜 갑질은 면죄부를 받고 만다. 현재 대한항공 외에도 하이트진로, 효성그룹 등의 갑질에 대한 제재를 취소하라는 소송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재벌의 갑질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사라질 수 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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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택배기사들에겐 일상이었던 ‘출입금지’ 

다산 신도시 택배사건으로 택배기사들의 노동환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세 가지 전쟁을 치른다. 시간과의 전쟁, 갑질하는 주민과의 전쟁, 회사로부터 받는 압박과의 전쟁이다. 한국일보가 쉰 한살 여성 택배기사의 고된 하루를 따라가봤다.

하루에 약 200개, 시간당 최소 30~40개씩은 날라야 하루치 물량을 털어낼 수 있는 노동환경만큼 택배기사를 괴롭히는 건 주민들의 ‘빨리빨리’ 요구다.

“우리 집 거 어딨어? 우리 거 얼른 찾아서 먼저 줘요. 내려온 김에 갖고 올라갈 거니까. 빨리.”

“지금 집에서 나갈 거니까 그 전에 당장 갖다줘요.”

배달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정리해 둔 박스더미에서 ‘특정 물건’을 빼내서 빨리 달려가도, 빨리빨리를 요구한 주민이 집에 없을 때는 맥이 탁 풀린다.

택배 대란 사건은 이미 택배기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일상이다. 택배차량이 금지된 아파트 단지에서 기사들은 카트를 끌고 분주히 움직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바라는 건 오직 “내 구역에서만큼은 제발…..”이다. 병가라도 내려면 대타를 구해야 하고, 일하다 다쳐도 산재처리도 불가능하다. 대리점에 예속돼 있지만, 자영업자 신분에 4대 보험 적용도 못 받는다. 최저임금도, 주52시간 근로도 모두 남 이야기다.

권리는 없는 데 의무만 잔뜩 주어진다. 매일매일의 성과를 애플리케이션에 기록해 CS(고객 만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실적을 근거로 재계약 시즌마다 압박을 받는다. 애플리케이션 이용료도 택배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물건 분류를 위해 많으면 하루 7시간 씩 ‘무급 노동’을 한다. 하루 온종일을 끼니도 거른 채 움직인 노동의 가치, 그 노동의 가치가 대한민국에서는 너무 가볍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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