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Snap)이 IPO 신청을 했다. 약관 26세의 에반 슈피겔(Evan Spiegel)은 약 25조 원 가치를 지닌 회사의 대주주로서 5조 원의 자산가가 된다. 페이스북 상장 당시 마크 주커버그와 자주 비교되는 이유기도 하다. 스냅챗은 짧은 비디오와 사진 위주의 메시징 서비스로서 제한된 시간 동안에만 사진이나 비디오 열람이 가능한 특징을 바탕으로 10~20대 젊은 층 이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대되었다.
현재는 지역정보, 다양한 렌즈 필터링 등 일반적인 사진 앱 기능, 그리고 친구들 간 타임라인 기반의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등 좀 더 일반적인 소셜 서비스로 거듭났지만, 주 이용자층은 서비스 초기에 타겟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 즉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이용자들이다. 미국 내 밀레니얼 세대의 시장 점유율은 스냅챗이 여타 블로그나 소셜 서비스보다 높다.
스냅챗의 주 수익 모델은 다른 소셜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광고다. 스냅챗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스냅챗의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고, 따라서 사용자의 증가와 함께 예상되는 사업적 성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스냅챗 IPO 신청을 계기로 모바일 광고상품 및 시장 동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핫 키워드 – 모바일, 소셜 미디어, 비디오
2016년 글로벌 광고 시장은 5.6% 성장했다. 디지털 광고[footnote]국내에서는 “디지털 광고”보다는 “온라인 광고”라는 말로 많이 쓰인다.[/footnote]가 17% 성장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디지털광고 17% 성장은 모바일 광고의 47% 성장이 견인했다. 2016년 전체 디지털광고의 45%를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52%, 2021년에는 7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의 모바일 광고 비중은 2016년 16%에서 2021년 36%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별로 구분해 보면, 검색광고가 2016년 전체 디지털 광고 중 50%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의 선전에 힘입어 검색광고는 2016년 17% 성장하였으며, 2021년까지 매년 10%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구글, 네이버 같은 전통 검색광고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에서의 광고 시장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검색 키워드들이 상품과 관련한 것임을 고려하면, 풍부한 상품으로 무장한 이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검색광고 매출의 성장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또한, 검색광고 시장에서도 모바일의 성장세는 매우 두드러져 2017년에는 전체 검색광고에서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치 기반 검색과 같은 모바일 특화 광고가 본격적으로 매출을 만들고 있으며, 이런 추세로 가면 2021년에는 모바일 검색광고 점유율이 71%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광고에서 검색광고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셜 미디어이다. 2016년 소셜미디어 광고는 46% 성장했고 그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33억 달러에 이른다. 2017년에도 29%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소셜미디어 광고의 성장은 모바일이 견인하고 있다. 2012년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광고를 도입할 당시 전체 소셜미디어 광고의 6%였던 모바일 비중이 불과 4년 후 2016년에는 81%, 2021년에는 94%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소셜 비디오가 있다. 이미 소셜 비디오는 전체 디지털 비디오 광고 시장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다. TV 광고의 크리에이티브와 소셜미디어의 사용자 타게팅 결합은 전통적인 메이저 소비자 브랜드의 관심을 끌게 되고, 이로 인해 소셜 비디오의 급성장은 지속할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소셜 비디오의 성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17년에 TV 광고 시장의 감소가 예측되는 반면 소셜 비디오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어 2021년에는 2016년의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광고의 진화[footnote]모바일에서도 검색광고가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리는 상품이지만 광고 상품 관점에서는 논외로 본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footnote] – 띠 배너에서 네이티브 비디오 광고로
필자가 국내 최대 포털인 N사에서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2010년은 국내 모바일 서비스 산업에서 일대 변혁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2009년 12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소위 월드 가든(walled garden) 안에서 이동 통신사들이 각각 독자적인 모바일 서비스 생태계를 유지하며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주도권이 점차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업체로 옮겨 가며 모바일 서비스의 활성화가 가속화 되고, 자연히 이러한 서비스들의 수익 모델로 광고 상품들을 고민해야만 했다.
“띠 배너” 광고는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모바일 광고 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 콘텐츠와 함께 표시할 수 있는 얇은 띠 형태의 광고로, 배너 자체의 노출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는 클릭했을 경우 좀 더 상세한 정보나 이벤트 페이지로의 이동을 통해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띠 배너 광고는 모바일 앱, 특히 모바일 게임이 본격화하며 주 수익모델로 활용되었다.
모바일 애드 네트워크[footnote]광고주 풀(pool)과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제작자(owner)가 원하는 위치에 광고를 노출 시킬 수 있도록 한다. 구글의 애드센스가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광고주 관점에서는 확보한 광고 매체 풀(인벤토리)을 바탕으로 적당한 매체를 선택 광고를 게재하는 역할을 한다. 구글의 애드워즈가 여기 해당.[/footnote] 운영 업체들은 자사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 이를 이용하여 앱 제작자가 배너 광고를 삽입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띠 배너 형태의 앱 내 광고(in-app ad)는 작은 사이즈로 인한 노출도의 부족으로 광고주의 관심을 제대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화면 전체를 배너 광고로 활용하는 것은 앱의 사용성을 떨어뜨려 앱 제작자 관점에서 선호하기 어려운 해법이다.
배너 광고는 결국 매출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해 모바일 앱에서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이후 모바일 앱, 특히 게임 앱 매출을 견인한 것은 광고가 아니라 앱 내 구매(in-app purchase) 상품이다.
국내에서 성공한 모바일 광고로는 보상형(reward) 광고를 들 수 있다. 런처(launcher)[footnote]모바일 폰 UI, 아이콘 등 전반적인 룩앤필과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앱. 대표적인 것으로 삼성 갤럭시의 터치위즈.[/footnote] 설정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매우 노출도가 높은 잠금 화면에 광고를 게재하고 이를 보며 액션을 취할 때마다 포인트 등을 적립, 향후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광고 상품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캐시슬라이드가 있다.
모바일 앱 설치 유도, 이벤트 등 직접 성과가 나타나는 광고로서 효용도가 높은 편이나, 안드로이드 폰에서만 가능한 것이 한계이며, 또한 사용자가 해당 광고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기존 배너 광고들이 사용자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거나, 심지어 데스크탑 PC에서는 광고차단 확장 프로그램들을 사용하여 아예 광고를 차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면서도 사용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마치 광고가 아닌 양 본래 콘텐츠와 동일한 포맷으로 콘텐츠 일부처럼 들어가도록 하는 광고를 네이티브 광고(native ad)라고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에 일반 게시글처럼 나오도록 하는 것을 인-피드 네이티브 광고(in-feed native ad)라 부른다. 콘텐츠 형식은 일반 게시글과 마찬가지로 사진, 글, 링크, 동영상들로 구성되며 특히 동영상을 이용해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광고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광고의 목적도 기존에는 모바일 앱 설치 유도형 광고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동영상 광고가 활성화되며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ATL은 TV, 디지털 미디어는 BTL에 적합하다는 전통적인 광고 미디어의 경계가 소셜 비디오 활성화와 모바일 콘텐츠 소비를 통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footnote]ATL(Above The Line)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들을 지칭한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BTL(Below The Line)은 일반적으로 DM, 이벤트, 세일즈 프로모션 등 사용자의 직접 참여·체험을 유도하는 광고를 말한다.[/footnote] 정교한 타게팅에 사용자 참여 유도까지 가능한 소셜 비디오의 강점은 모바일에서의 콘텐츠 소비가 더욱 보편화함에 따라 더 많은 대형 전통 광고주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디지털 비디오 광고 활성화의 일등 공신은 당연히 유튜브다. 메인 비디오 재생 전에 광고를 잠시 보여주며 건너뛰기(skip) 기능을 넣음으로써 비디오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완화하였다.[footnote]유튜브 비디오 광고 상품 중에는 건너뛰기할 수 없는(non-skippable) 광고도 있으며 이 경우 총 길이가 15초 이내로 제한된다. 건너뛰기 가능한(skippable) 광고의 경우 5초 후부터 스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60초까지 가능하다. 건너뛰기 가능한 광고가 건너뛰기할 수 없는 광고보다 비싸다.[/footnote] 한편 광고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오히려 좀 더 오래 광고를 시청하게 함으로써 광고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이러한 “건너뛰기” 기능이 거의 모든 디지털 비디오 광고의 표준이 되었다.
비디오 광고 노출을 극대화하는 방편으로 사용자가 “유혹”을 물리치기 어렵게 하는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엄청난 흥행 성공으로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앵그리버드”의 새로운 버전, “앵그리버드 2″의 경우 앱은 무료화하고, 대신 앱 내 구매(in-app purchase)와 비디오 광고를 주 수익 모델로 삼고 있다. 게다가, “앵그리버드 2″의 비디오 광고는 결정적인 순간에 시청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보상 아이템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런 수익모델의 변화, 특히 비디오 광고를 통해 로비오(Rovio)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 – TV 광고와의 한판 승부?
최근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공개되었다. 본 실험에서는 자동차, 여행, 금융서비스, 소비재 상품, 소매, 그리고 기술 분야 6개의 가상의 광고를 만들어 각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리니어 TV(linear TV)[footnote]채널별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방송되는 일반적인 실시간 TV를 말한다. 반대의 개념으로 VOD를 들 수 있다. 요새는 IPTV와 같이 실시간 방송과 VOD가 모두 제공되는 서비스가 보편적이기에, 이 중에서도 일반 지상파와 케이블을 포함한 모든 실시간 방송을 TV에 포함했다.[/footnote]를 통해 노출했다. 관찰 대상은 16세에서 56세의 남녀로 해당 다섯 개의 서비스 중 한 가지 이상,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사용하는 사람으로 한정하였다. 미디어별로 대표적인 비디오 광고 상품을 선정하여 이에 대해 관찰 대상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였다.
일반적으로 비디오 광고의 성과는 세 가지 관점으로 평가하게 된다.
- 시선을 얼마나 잘 끌었는가? (visual attention)
- 관심을 충분히 불러일으켰는가? (emotional response)
- 실제 시청자의 반응·액션을 유발하였나? (purchase intent)
화면 전체를 사용하는 스냅챗과 TV가 타 미디어 대비 시선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한편, 비디오에 시선을 준 후 감정적으로 움직임이 가장 많은 미디어는 스냅챗으로 드러났다.
또한, 광고 시청 후 그다음 액션에 의욕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하는 미디어 역시 스냅챗이다. 다시 말해 광고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며, 광고 효과에 대해 광고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본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모바일 비디오 광고가 전통적인 TV 광고의 강력한 경쟁자로서 충분한 효과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주로 TV 광고를 중심으로 광고 전략을 수립하는 대형 광고주들도 이제는 모바일 비디오 광고를 포함한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수립에 대해 고민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는 향후 수년간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광고 상품이 될 것이다. 특히 소셜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타게팅, 노출 강화, 버즈 확산 등의 성과가 쌓이면서 기존의 대형 광고주들도 모바일 비디오 광고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비디오 광고가 기존 TV 광고 시장을 잠식해 나갈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내는 광고 상품으로 진화할 것인지 앞으로 관심 있게 두고 봐야 할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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