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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0년차 최 과장이 회사의 경비 지원에 힘입어 도전(?)한 ‘하노이 한 달 살기’, 그 소소하고 행복한 여행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특정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는 전적으로 필자의 취향이며 별다른 대가 관계가 없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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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출발이다!! 설레는 마음에 잠을 1시간 자고 일어나 미리 예약해 둔 택시를 탑승. 그러나 공항으로 가는 길은 뿌연 안개로 가득 차 있었다. 택시기사 님께서 어쩌면 오늘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첫날부터 안 되는데….
사람 구경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걱정은 사라졌다. 공항 안에는 여행의 설렘을 가지고 온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나는 수화물 줄을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사람 구경을 시작했다.
처음 여행 가는 딸들에게 공항 에티켓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바로 앞줄 아저씨, 친구들과의 골프여행에 들떠서 잔뜩 멋을 내고 온 내 뒤 줄 여자분, 건너편 단체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는 아주 수다스러운 다양한 국적의 외국 학생들, 또 손주의 인솔 하에 모든 게 신기하다는 듯 눈을 똥그랗게 뜨고 두리번 거리시는 네 분의 노부부.
줄 서있는 3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러한 설렘들이 나에게 전염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장을 들어섰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출국장 장비가 완전 업그레이드되었네?’
출국 심사 전 기내용 수화물 검사 때 여러 개의 플라스틱 박스 꺼내어 옷 따로 올리고, 가방 따로 올리고, 아이패드 따로 올리고… 이런 부산스러웠던 모습은 이제 사라졌다. 이제 1인당 한 개의 플라스틱 박스에 몽땅 ‘때려’ 넣어도 검사할 수 있다. 가방에서 짐 꺼냈다가 통과대 지나서 다시 가방에 바리바리 짐을 넣는 번거로움은 이제 바이바이~^^*
또 기내수하물 올린 후 통과대에 사람이 지나가면 검색원이 몸을 수색하는 풍경도 사라졌다. 마치 우주선 입구를 연상시키는 통과대에 서서 양팔을 올리고 있으면 기계가 자동으로 내 몸을 스캔한다. 신기방기~~^^
파란창과 수다쟁이 아이들
반쯤 감긴 눈으로 게이트 오픈을 기다린다. 아직 여전히 안개가 많다. 하지만 묵묵히 자기일 하고있는 게이트의 직원들을 보니 안심이 된다. 이제 비행기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포근한 느낌의 하늘색 배게와 이불을 덮고 딥슬립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헐, 그런데 비행기 창문 덮개가 없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복도 자리 달라고 할 걸! 괜히 창가 자리 달라고 했나?’ 그런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창문 밑의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요것도 신기방기. 버튼을 누르면 비행기 투명했던 창문이 불투명하게 바뀐다. 촌스럽게 보일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버튼을 눌렀지만, 속으로는 엄청 들떠있었다(ㅎㅎ).
안개 때문인지 30분 정도 딜레이가 있었고, 안개가 서서히 걷히자 비행기는 이륙했다. 아~ 이제 푹 자야지~ 영화는[킹메이커]를 선택하고, 헤드폰을 착용하고 소리 들으며 눈을 감았는데, 젊은 학생들의 영어 수다 소리가 들렸고, 계속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까 체크인 대기줄에서 봤었던 건너편 단체 체크인 줄에 서있던 걔네다….
‘시간이 지나면 쟤네들도 자겠지~’
‘그래~ 나도 저 나이 때 그랬으니까~’
‘한참 혈기왕성할 때인데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겠어?’
찌푸린 미간을 달래가며 영화 볼륨을 최대까지 올렸지만, 여고생들의 수다 소리는 계속 내 귀에 꽂혔다. 그러다 문득 예전 라오스 여행할 때 서양 젊은이들 수다로 버스에서 6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못한 우리 실장님이 생각이 났다.
‘안돼…안돼…!’
나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파파고 앱을 열었다. 그리고 ‘익스큐즈미’를 조용히 외치고 보여줬다.
정말 말도 안되는 영작을 보여준 순간, 순식간에 조용~~ 수다 떨던 아이들이 갑자기 책을 읽는다. ‘아주 착한 아이들이었네(ㅎㅎ). ‘
숙소 첫 인상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픽업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 과연 숙소는 아고다에 올라온 사진과 싱크로율이 얼마나 될까?
‘두둥…. 와~웅!!! 좋다!!!’
사진과 싱크로율도 거의 흡사하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관리가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테라스 밖 경치도 마음에 쏙 든다. 숙소 방에 여행 짐을 던져버리고 밖으로 나와 건물 1층 커피숍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블루베리 파이를 시켰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앞으로 1달 동안 익숙해질 풍경을 감상했다.
‘아, 행복하다!’
근데… 뭐지? 몸이 이상하다… 입술 오른쪽에 몇 개의 물집이 생긴 걸 인지하고 난 후 갑자기 체력이 급 다운되는 걸 느꼈다. 안 된다. 첫날부터 아프면 안된다. 블루베리 파이로 긴급 당 충전을 한 후 간단하게 오늘 저녁으로 먹을 컵라면과 생수를 사러 근처 마트를 검색했다.
마트를 찾아서
구글 맵을 보면서 마트를 찾아 돌아다니는데 번번이 실패!! ㅠㅜ 어떤 마트는 다른 걸 팔고 어떤 마트는 폐점 상태고, 어떤 마트는 건물 자체가 사라지고. 그렇게 30분 정도 걷다가 더 이상 ’마트 찾기‘를 체념하고 그냥 편하게 한 바퀴 쭉 동네 구경 하기로 맘을 바꿨다.
‘이러다 보면은 마트 하나쯤은 나오겠지…’
요기는 미세먼지에 잔뜩 쌓인 호안끼엠 호수.
이것이 베트남의 상징인 오토바이 행렬.
음향렌탈 회사에 다니는 나의 눈에 들어온 베트남 음향장비 판매점.
요기는 베트남 영화관.. 아바타를 상영 중이네?
이곳은 다음에 한번 방문하고 싶은 분위기 좋아보이는 북 카페.
길거리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 꼬마 치킨들.
베트남 로또 복권 판매점.
베트남 주유소, 베트남 기름값이 얼마인지 궁금한데 뭐라고 쓰여있는지 당최 모르겠다.
이것은 베트남 문방구.
이것은 베트남 인쇄소.
그러다 드디어 발견한 빈 마트!!! 피곤함이 최대치인 나의 눈에 들어온 김치와 신라면!
‘아 이제 숙소로 들어가서 푹 쉬자~’
가볍게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숨어 있었다. 바로 숙소 입구 옆에 떡 하니 마트가 있는 게 아닌가! 아까는 전혀 보이지 않던 게 마치 신기루처럼 떡 하니 서 있다. 그냥 웃음이 난다. 그래 난 오늘 우리 동네 마트를 2개나 찾았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