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의 역사는 서버-클라이언트 구조와 독립형 구조 사이를 오가면서 발전을 했다. 특정 시기에 어느 구조가 선호되었는지는 컴퓨팅 자원과 통신 자원의 비용에 따라 결정되었다. 컴퓨팅 자원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시대에는 컴퓨팅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버-클라이언트 구조가 선호되었고, 반대로 컴퓨팅 자원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대에는 더욱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는 독립형 구조가 선호되었다.
컴퓨터가 처음 발명되어 컴퓨팅 자원의 비용이 압도적으로 높은 1950~1970년도에는 메인프레임-터미널 구조로 대표되는 서버-클라이언트 구조가 사용되었고, 기술의 발달로 컴퓨팅 자원의 비용이 하락하면서 1980년도부터 워크스테이션과 개인용 컴퓨터로 대표되는 독립형 구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여 1984년에는 최초로 데스크탑 컴퓨터의 판매액이 메인프레임 컴퓨터의 판매액을 추월했다.
통신 리소스의 측면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인터넷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69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산타 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교(UC Santa Barbara), 유타대학교(University of Utah)의 4개 노드로 시작한 아파넷(ARPANET)에서 전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통신망으로 발전한 인터넷은 통신 리소스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가져왔다.
1990년대 통신 리소스 비용이 하락하면서 발생한 가장 획기적인 변화 중의 하나는 인터넷을 바탕으로 하는 전자상거래의 발전이다.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당연히 이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빌링, 재고 관리와 같은 백엔드 트랜잭션의 양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크기의 급격한 증가를 수반하였다. 독립형 구조로 지원하기 힘들 정도로 증가한 백엔드 트랜잭션 양과 데이터베이스를 지원하기 위해서 저렴해진 통신 비용을 바탕으로 다시 서버-클라이언트 구조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전의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서버-클라이언트 구조와의 차이점은 서버의 역할을 소수의 초고가·고성능 메인프레임이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다수의 서버를 연결한 분산컴퓨팅 구조를 가진 인터넷데이터센터(Internet Data Center, IDC)가 담당한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각 회사나 기관들이 각각 필요한 서버군을 직접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비효율을 수반했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발달한 것이 지금의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원격근무 솔루션
모두 알고 있다시피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 리소스를 제공하는 IaaS,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환경을 함께 제공하는 PaaS 단계를 거쳐서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직접 제공하는 SaaS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기반으로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리소스 측면에서 보자면, 컴퓨팅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원하는 서비스를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항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근무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원격근로가 가능해진다.
이 글에서는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입장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의 한 측면으로 원격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들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원격근무 솔루션들의 분류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크게 나누자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팀원 간의 소통과 자료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메신저·문서공유 시스템
- 프로젝트 공정과 사안 관리(Issue Tracking) 시스템
- 실시간으로 회의를 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
- 근태 관리, 결재 등 백오피스 시스템
물론 현존하는 솔루션들은 위의 기능들을 혼합하여 제공하지만, 각 분야에서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메신저·문서공유 솔루션과 프로젝트·사안 관리 솔루션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메신저·문서공유 시스템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익숙한 메신저 시스템은 당연히 ‘카카오톡’일 것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개인간 대화를 주고받고 필요한 파일을 공유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팀원들이 협업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는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한계점으로는 공유할 수 있는 파일의 크기와 종류, 보관 기간에 제한이 있고, 검색을 통해 지난 대화나 공유한 파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고 팀원들 간의 협업을 주된 목표로 개발된 것이 원격근로를 위한 메신저·문서공유 시스템이다.
슬랙
메신저·문서공유 시스템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슬랙(Slack)이다. 슬랙은 온라인 게임 글리치(Glitch)를 개발하던 타이니 스팩(Tiny Speck)사의 내부용 프로그램으로 2013년 8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24시간에 8,000명의 사용자를 모은 슬랙은 2015년 2월에 매주 10,000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60,000팀에 135,000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 말에는 일일 활성 사용자(Daily Active Users) 1,000,000명을 돌파하였고, 2019년 4월 주식공개 신청서에는 150개국에서 600,000개의 팀에, 일일 활성 사용자 8백만 명, 유료 사용자 3백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하였다.
슬랙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 팀, 프로젝트, 고객 등 필요한 사람들로 구성할 수 있는 채널 기능
- 파일 종류에 제한이 없는 문서공유
- 이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는 검색 기능
- 화면 공유를 포함한 음성과 화상 대화 기능
- 구글 드라이브, 트렐로(Trello), 드랍박스(Dropbox), 깃허브(Github), 젠테스트(Zendesk), 세일스포스(Salesforce), 지라(Jira)와 같은 다양한 외부 서비스는 물론 API를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도 연결할 수 있는 통합 기능
슬랙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가상 프라이빗 클라우드(Virtual Private Cloud)를 사용하고, 프리미엄(Freemium) 과금 모델을 제공한다.
국내 솔루션: 잔디, 라인웍스, 두레이, Nicloud
같은 영역의 국내 솔루션으로는 ㈜토스랩의 잔디, 네이버의 자회사인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 엔에이치엔의 두레이, 한국정보화진흥원의 NiCloud 등이 있다.
㈜토스랩의 잔디는, 슬랙이 팀 단위 조직에 초점을 맞춘 깔끔하고 단순한 구조가 특징이라면, 회사 단위의 조직에 초점을 맞춘 조금 더 기존의 그룹웨어에 가까운 구조로 국내 환경에 맞춰져 사용자에게는 더욱 익숙할 수도 있다. 토스랩의 잔디도 아마존 웹서비스를 사용하며, 프리미엄 과금 모델을 제공한다.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는 네이버 자회사에서 제공하는 라인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제품답게, 라인메신저와 네이버 메일의 익숙한 UI/UX를 제공하며, 파파고를 기반으로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메일 번역이 가능하다.
엔에이치엔의 두레이는 협업도구인 두레이와 그룹웨어, 전사적자원관리(ERP)로 구성된 엔에이치엔의 토스트워크플레이스의 일부로 프로젝트 관리, 메신저, 메일, 일정관리, 파일 저장공간, 공동문서작성, 주소록 기능을 제공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NiCloud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유·소통·협업 기능을 융합한 서비스로 대구, 나주 등 9대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출장 증가와 현장행정 수요 증가로 만들어졌다. NiCloud는 클라우드 저장소에 업무자료를 원격 저장하고 공유하며, 웹오피스 협업기능을 이용해 문서를 공동 작성할 수 있다. 또 기관 소셜 네트워크(ESN)와 영상회의를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공정·사안 관리 솔루션
프로젝트/사안관리 솔루션의 대표격은 트렐로(Trello)다. 2011년 9월 포그 크릭(Fog Creek)사에서 발표하고, 2014년 별도 회사로 독립한 이후 2017년 개발자들에게는 컨플루언스(Confluence), 지라(Jira), 비트버켓(Bitbucket)으로 친숙한 아틀라시안(Atlassian)사에 인수되었다. 2016년 트렐로는 일일 활성 사용자 110만 명을 포함한 총 1,400만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하였고, 2019년에는 3,500만 사용자를 확보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단함이 장점인 트렐로는 기본적으로 게시판을 생각하면 된다. 보드(Board)라 불리는 게시판에 복수의 목록(List)을 생성할 수 있고, 각 목록에는 복수의 카드를 배열할 수 있다. 각 카드에는 설명, 댓글, 담당자, 라벨, 납기, 첨부파일 등을 추가할 수 있고, 모든 카드 순서변경은 물론 다른 목록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간단한 만큼 자유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프로젝트 공정 관리나 사안 관리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국산 솔루션으로는 마드라스체크(주)의 플로우가 있다. 국산 솔루션답게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톡과 비슷한 UI/UX를 제공하여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좀 더 친숙할 수도 있다. 게시판을 모티브로 한 트렐로와는 달리 타임라인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메신저와 일정관리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플로우는 KT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더욱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온프레미스 솔루션도 제공한다.
결론
클라우드 컴퓨팅은 컴퓨팅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많은 사람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업무는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팀원들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원격근무에 필요한 협업 솔루션 중에 메신저·문서공유 솔루션과 프로젝트 공정·사안 관리 솔루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모든 솔루션이 장단점이 있지만, 국산 솔루션들이 한국 기업 현실에 최적화되어 있고,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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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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