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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5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네이버, 다음 모두 새누리당이 없었다

4.13 총선에서 언론과 전문가 대부분의 예측이 빗나갔다. 여론조사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보지 못한 변화의 조짐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그중 하나가 뉴스 소비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포털 뉴스와 그에 대한 댓글 공간이다.

시사IN이 온라인 빅데이터 전문 분석회사인 ㈜애드웹커뮤니케이션,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와 함께 총선 기간 모바일 정치 뉴스를 분석했다. 3월 14일부터 4월 12일, 네이버와 다음 메인에 등장한 정치뉴스 3,588건과 그 댓글이 대상이다.

북한, 안보 뉴스를 제외한 2,994개 기사를 각각 네이버와 다음으로 나누어 각 정당에 기사 유불리 점수를 부여한 결과, 더민주는 네이버에서 +228점을 얻어 새누리당, 국민의당, 정의당을 앞섰다. 다음에서도 더민주는 +141점으로 가장 유리한 여론 환경을 획득했다. 댓글 가중치를 넣으면 네이버에서는 국민의당이 가장 큰 호응을, 다음에는 더민주가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네이버 댓글에서 ‘안철수’는 정치인 1위 키워드였다.

흔히 네이버는 여당, 다음은 야당 성향이 강하다고 하지만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등장하면서 네이버 민심이 안철수를 따라 움직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북한, 안보뉴스만 빼면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선거기간, 네이버와 다음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이슈를 쌍끌이했고 새누리당은 보이지 않았다. 오프라인 선거 결과도 그대로였다.

● 시사IN

큐레이션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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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습기 살인, “자네는 어디에 있었나?”

2011년에 벌어진 ‘가습기 살균제 살인’은 5년이 지나서야 공론화됐다. 뒤늦은 정부대응과 뒤늦은 검찰 수사, 뒤늦은 옥시의 사과. 그 과정에서는 언론의 무관심도 있었다.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언론이 왜 뒤늦게야 이 사건을 다루게 됐는지 ‘자기 고백’을 털어놨다.

권 위원이 집배신에 들어가 본 결과 201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중앙일보 기자들의 보고는 총 7건. 이 기사들은 서너 줄짜리 기사가 되거나 ‘킬’됐다. 한정된 취재인력, 단발성 보도에 집중하는 취재 관행 등 핑계는 넘쳐나겠지만, 검찰이 소환해야 움직이고 보도자료가 뿌려져야 움직이는 게 기자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은폐를 방조한 변호사가 자신을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묻는다. “자네는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권석천 위원이 자신과 한국 언론에 묻는다. “자네는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그리고, 앞으로 어디에 있을 것인가.

● 중앙일보

나는 왜 ‘가습기 살인’을 놓쳤나

중앙일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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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5·18 왜곡, 위기감 느낀 극우의 반격

정부도 5.18 광주항쟁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고 내란범 전두환을 사법처리한지 십수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류의 왜곡은 암세포처럼 번져나간다. 5·18 기념재단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5·18이 북한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9.6%에 달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5.18 왜곡을 누가 왜 퍼트리는지 분석했다.

마부작침이 5·18 항쟁과 관련된 키워드 사용량을 시기별로 분석한 결과, 계엄군이 퍼트린 북한군 개입설은 1987년 민주화를 거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2002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증가한다. 16대 대통령 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있던 2002년 8월 보수일간지에 등장한 극우단체들의 광고가 신호탄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등장으로 정권을 빼앗겼던 극우세력이 16대 대선을 앞두고 또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한 반격이 역사 왜곡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익명성과 무한 복제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5·18 왜곡은 점점 퍼져 나갔다. 극우 인사가 담론을 만들었고 일베와 TV조선, 채널A 등은 이 담론의 유통 경로가 됐다. 5·18 왜곡은 더는 헛소문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나치의 선전 장관 괴벨스는 “거짓말은 처음에 부정되고, 그다음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고 말했다.

● SBS뉴스 

SBS 뉴스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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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맨부커상 만든 번역자의 ‘개입’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 국내 출간된 이 소설이 뒤늦게 상을 받은 이유는 스미스라는 걸출한 번역가를 만났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해외에 번역된 수백 종의 한국문학과 다른, 스미스만의 차별성 있는 번역을 소개했다.

한국 문학이 잘 번역되지 않는 경우는 한국어에 너무 충실하게 번역해 외국어가 매끄럽지 않은 경우, 외국어 독자들을 지나치게 고려한 나머지 한국어와 한국문학 고유의 특징을 소거해버리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 채식주의자는 두 경우 모두를 피했다. 문장 단위의 일대일 대응을 고수하기보다 단어 가감과 구문 변화를 통해 원작의 효과를 전반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이었다.

스미스는 ‘회식에서 마신 소주’는 회식을 이해하지 못할 영어권 독자들을 위해 ‘저녁 식사 중 마신 소주(soju I’d had with dinner)’로 바뀌었다. 소주처럼 비빔밥과 김치는 각각 ‘bibimbap’, ‘kimchi’로 번역됐으나, 갈비는 ‘rib meat’, 향긋하고 달콤하게 튀긴 삼겹살은 ‘fragrant, caramelized deep-fried belly pork’로 풀어썼다.

주인공 영혜의 독백도 스미스의 번역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동사를 생략한 명사의 반복으로 간결한 표현과 시적 어조를 구현했고, 원문에 없는 피와 도살(butchered bodies) 같은 표현들을 추가해 시각적 이미지는 더 강렬하게 극화했다. ‘절묘한 개입’이었다.

● 한국일보

절묘한 개입… 한강을 빛낸 번역은 달랐다

한국일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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