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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6년 5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누가 ‘남혐’을 이야기하는가

지난 5월 17일 벌어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으로 강남역 10번 출구는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추모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 꽃으로 뒤덮였다. 경향신문이 서울시청으로 추모공간이 옮겨지기 전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포스트잇 1,004건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옮겼다.

몇몇 사람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인 이들이 여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남성혐오를 부추긴다고 말한다. 경향신문이 기록한 1,004건의 포스트잇 중 남성혐오를 하자는 내용은 없다. 대부분 살해당한 여성을 추모하거나 ‘잠재적 피해자’인 여성의 처지와 ‘잠재적 가해자’인 남성의 처지를 비교하는 글이다. 이번 사건을 여혐 vs 남혐으로 보는 시각은 적어도 1,004개의 포스트잇에는 없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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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딸을 단속하지 말고 아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포스트잇 중에는 “딸을 ‘단속’하지 말고 아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포스트잇이 있다. ‘조심해’가 아니라 ‘하지 마’를 알려줘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일보 박선영 기자는 여성혐오가 팽배한 사회에 아들을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엄마들의 가장 큰 실수는 엄마의 여성적 기준에 따라 아들의 남성성을 지나치게 억압하거나 남성성을 너무 신봉한 나머지 여성 차별적인 태도가 몸에 익게 만드는 것이다. 엄마에 의해 제약받은 남성은 바깥 남자의 세계에선 경쟁이 두려워 기를 못 펴다가도 집에 들어오면 여성성을 지닌 엄마에게 분풀이하는 폭군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아이의 남성성과 엄마의 여성성이 강자와 약자의 형태로 만나면 들은 점차 엄마를 깔보고 여성을 비하하는 가부장적인 남성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크다.

가정은 아이들이 세계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는 공간이기에 가정에서 오가는 성적인 농담, 여성 비하적 발언, 고정된 성 역할로 인한 차별 등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여성혐오 기제를 내면화하게 만든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부모가 먼저 자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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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살인사건 피해자, 당신이 아니면 내가 될 수도 있었다

강남역 10번 출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추모 열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갑자기, 이렇게 모두가 집단적 슬픔을 이야기하게 된 걸까. SBS 류란 기자는 ‘취재파일’에서 이 애도의 근간에 부채의식이 있다고 말한다.

류란 기자는 대학 시절 심리학과 전공강의를 듣다 하나의 범죄사례를 접한다. 아파트에 혼자 자취하는 독신 여성,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문을 열어놓고 나간 사이 아파트 복도에 숨어있던 피의자에게 살해를 당한다. 그 사례를 본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기 시작한다. 그간 혼자 살며 1년 간 문을 열어둔 채 쓰레기를 버리고 왔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내가 집을 비운 그 잠깐 사이 누가 들어와 숨어 있으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성 대부분이 이번 사건의 피해 여성에게 가질 수밖에 없는 부채의식이 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드는 미안함, (일종의) 가책이다. 경찰과 언론은 이번 사건을 하나의 키워드로 규정하려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여태 외면하고 내재해 있던 우리 사회 어떤 슬픔이 비로소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인지 그 정체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 SBS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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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총알 배송의 그늘, 고용만 늘리면 좋은 기업?

‘총알 배송’으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직원을 두 배로 늘려 채용했고 국내 최초로 배송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정부가 선정한 ‘고용창출 우수기업’이다. 하지만 직원들이 말하는 쿠팡은 다르다. KBS가 ‘나쁜 직장’ 쿠팡의 실태를 보도했다.

쿠팡의 인천 물류센터, 야간 근무가 끝나가는 새벽 5시 반 직원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주머니를 털어 조장에게 보여준다. 가방을 직접 뒤지고 몸수색도 한다. 인력 용역업체 조장들이 조원들의 절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전 동의도 없이 물건을 포장하고 분류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행동이다. 이 직원들은 화장실도 허락을 맡아야 갈 수 있다.

소지품 검사는 ‘도난 예방’의 목적, 화장실 보고는 ‘인력 관리’를 위해서라는 게 이유였지만 동의도 받지 않아 불법소지가 다분했다. 정규직 배송원을 채용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쿠팡, 정작 비정규직 인력관리는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인권 침해의 책임도 떠넘기고 있었다.

●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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