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10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군대나 가야지”는 이제 옛말

“군대나 가라!”

대학 입시에 실패했거나 대학생활을 망쳤을 때 흔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군대나 가는’ 건 힘들어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육·해·공 및 해병대 입대 지원자 중 입대에 성공한 인원은 13%에 불과하다. 특정 부대는 경쟁률이 48대 1까지 치솟았다. 한국일보가 군대조차 쉽게 갈 수 없는 청년의 현실을 짚었다.

20세 고 모 씨는 11번의 도전 끝에 군대에 입대했다. 육군 6번, 공군 3번, 의경 1번 지원에서 다 떨어진 끝에 운전 특기병으로 입대한다. 노량진에는 입대 사교육까지 등장했다. 육군 어학병 지원을 위해 통번역 학원에 다니고, 컴퓨터 관련 보직을 지원하기 위해 컴퓨터 학원에 다닌다. 그것도 모자라 헌혈에 봉사까지 가산점을 쌓는다. 병무청 병무민원상담소에는 “군대 좀 보내달라”는 민원 전화가 하루에도 300통씩 걸려온다. 입대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침체와 취업난이다. IMF 사태가 터진 1997년에도 군대부터 다녀오자는 분위기가 많았다. 취업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군대로 가버리는 것이다. 실제 20대 초반 어린 입대자가 크게 늘었다. 20~21세 비중이 2012년 67.5%에서 2013년 75.0%, 지난해 77.3%로 증가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복귀 대신 ‘말뚝 박는’ 군인도 늘어났다. 취업 바늘구멍에 이어 군대도 바늘구멍이 됐다.

●한국일보

한국일보 큐레이션 군대

[divide style=”2″]

2. ‘대표성’ 외치는 농어촌 의원들, 평소엔 챙겼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두고 이해당사자인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표 사례가 농어촌 지역 의원들이다. 여야 의원 10여 명은 ‘농어촌지방주권지키기 모임’을 결성해 농어촌 지역구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반대하며 농성까지 벌였다. CBS 노컷뉴스는 ‘지역 대표성’을 부르짖는 이들이 과연 지역대표 역할을 해왔는지 반문한다.

농어촌 의원들은 농어촌 지역구를 통폐합하면 지역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평소에 농어촌 대표에 힘써왔을까. 농어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중 FTA를 두고 이렇게 강한 반발을 한 농어촌 의원은 없었다. 농어촌 쇠퇴와 인구 감소를 불러온 수도권 규제 완화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의원들을 움직이는 건 자신들의 이해관계뿐인 걸까.

●CBS 노컷뉴스

노컷뉴스 큐레이션

[divide style=”2″]

3. 부실국감? 문제는 ‘국감 이후’다

제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났다. 늘 그렇듯 국감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한겨레는 부실한 국감보다 ‘국감 이후’가 없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관련 부처와 힘들게 싸워 얻은 자료들이 삭제되고, 일회용으로 버려진다는 것이다.

국감에선 수많은 호통이 나오지만 그런 지적사항이 개선됐는지에 대한 추적과 감시는 없다. 그렇다 보니 매년 비슷한 자료를 요청하고, 매년 비슷한 질의를 반복한다. 이런 악순환 원인은 국감을 ‘스타가 되는 과정’으로 여기는 의원들이다. 정당과 각종 시민단체에서 선정하는 우수 국감 의원이 되기 위해 주력하는데, 우수 국감 의원 기준은 언론에 얼마나 보도됐는지다. 그러다 보니 피감기관과 싸우며 얻어낸 자료들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면 다 묻힌다.

이 자료들을 축적할 공간과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자료 대부분이 휴지통으로 향한다. 2012년 의원회관 리모델링 당시 국회사무처와 보좌진협의회는 층마다 있는 회의실 공간에 상임위 주요 질의서·국감자료를 모아 필요할 때 열람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지만, 흐지부지됐다. 이제 국감 이후를 고민할 때다.

●한겨레

국감 큐레이션 한겨레

[divide style=”2″]

4. ‘병아리’가 되어버린 신참 여경들

최근 충북경찰청이 사건을 조작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9월 여경이 택배기사로 위장하는 재치를 발휘해 증권법 위반 혐의로 10년 도피행각을 벌이던 피의자를 검거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검거 사실을 뺀 모든 것이 경찰 조작이었다.

이런 조작은 경찰 본업인 치안 활동보다 홍보를 중요시하는 성과평가 방식, 언론에 기고하면 표창도 하고 상도 주는 포상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 “경찰이 기사 실어달라며 밥사고 술사며 구걸”) SBS 취재파일은 한 발 더 나가 왜 하필 경찰이 ‘신입 여경’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펼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경찰 보도자료와 경찰서 계정의 SNS에 ‘20대 신입 여경’의 활약상을 다룬 내용이 많이 늘었고, 관련 기사도 늘어났다. 경찰은 수사를 홍보하고 싶어 하지만, 언론은 아무거나 기사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여경을 활용한다. 절도나 교통규칙 위반, 보이스피싱, 몰래카메라 촬영 등 늘 일어나는 범죄 해결도, CCTV를 뒤졌다거나 의심되는 용의자를 뒤쫓는 등, 경찰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도 ‘20대 여경이 해냈다’는 식 미담으로 치환된다.

언론은 ‘병아리 경찰’ ‘신임 여경이 기지를 발휘해’ ‘재치 있는 대응으로’ ‘눈썰미 좋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신입 여경을 활용한 기사를 쓴다. SBS 취재파일은 나아가 한 가지 문제를 더 짚는다. 이런 기사들이 여경에게 도움이 될까? 같은 성과를 내고도, 더 큰 칭찬과 주목을 받는 여경 동료를 둔 남자 경찰들이 그들이 진심으로 그런 여경을 동료로서 인정할까? 업무 능력으로 경쟁하고 성취할 때, 신입 여경을 두고 이뤄지는 평가가 온전하고 공평할 수 있을까?

여경을 ‘병아리’ 취급하지 마라.

●SBS 취재파일

SBS 취재파일

[divide style=”2″]

5. 행정도시 세종시? 현장 모르는 바보 돼간다

올해로 세종시가 입주 3주년을 넘겼다. 정착될 법도 하지만, 공무원의 불만은 여전하다. 조선일보가 여전히 ‘행정의 변두리’로 남아있는 세종시 문제점을 세밀하게 짚었다. 조선일보가 세종에 근무하는 공무원(서기관·사무관) 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세종시 이전이 업무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9명 중 1명꼴(11명·11.1%)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멀어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서울과 세종시를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린다. 지금이라도 서울의 정부부처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던지 국회가 오는 게 힘들면 상임위라도 세종시에서 열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공무원은 주당 평균 20시간을 길에서 보내고, 네 번씩 서울을 왕복했으며, 앉아서 업무 보는 시간이 매일 2시간 넘게 줄었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의 현장 감각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전문가들을 만나는 일이 줄어들었고 사교육비, 전세난을 겪지 않으니 관련 대책을 만드는 데도 공감하지 못한다. 또 다른 문제는 수도권 과밀현상을 해소하지 못한 채, 충청권 인구를 세종시로 빨아들이는 제2의 지방인구 블랙홀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행정도시’ 세종시의 목적을 살릴 제2의 설계가 필요하다.

●조선일보 ‘세종시 3년 길을 잃다‘ 기획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