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스 여성전용좌석
파주시 광역버스 신성운수 3000번에는 분홍색 커버로 덮인 ‘여성전용좌석’이 있다. 왜 이런 좌석을 만들었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남성이 남성을 배제하는 극악무도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신성운수 해명을 들어보면 해당 좌석에 남성이 앉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여성전용좌석의 설치에는 운수회사와 파주시만 관련이 있을 뿐 여성가족부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 관련 기사: 경향신문 – 광역버스 ‘핑크빛’ 여성전용 좌석…남자가 앉으면 안 돼?(2016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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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전용계단
여성전용계단이다. 모 프로그램에서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성들을 위해 지하철역에도 여성전용계단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는 여성분들의 인터뷰와 함께 첨부되어 마치 지하철역에 설치된 여성전용계단인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포스터의 오른쪽 상단에 해당 포스터를 붙인 주체의 홈페이지가 적혀있는데, 화질이 좋지 않아 잘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지하철공사’나 ‘정부부처’는 아니다. (‘지하철공사’는 사진 속 홈페이지 주소와 주소 글자의 개수가 일치하는 곳이 없고, 정부부처는 도메인 주소가 ‘go.kr’로 끝나며, 정부부처 홈페이지 주소 중 저렇게 긴 주소는 없다.)
여성전용계단이 반드시 필요한 찜질방이나 스파, 목욕탕에 부착된 게시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여성가족부는 ‘전혀’ 관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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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성전용엘리베이터
역차별이라면서 돌아다니는 사진은 위(↑) 저해상도 사진이다. 원본은 아래(↓) 해상도가 높은 사진이다. 저해상도 사진은 “여탕으로만 연결”되어 있다는 문구가 지워져 있다. 굳이 화질을 흐리게 만들고, 문구를 지운 의도는 뭘까? 설마 우연일까? 그렇게 여탕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싶으면 타고 경찰서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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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성전용주차장
‘여성전용 주차장’은 역차별 논쟁의 단골 소재다. 대부분 백화점에서 여성고객의 편의와 홍보 효과를 위해 설치하는 것이 ‘여성전용 주차장’이고, 서울특별시에서 설치하는 주차장의 공식적인 명칭은 ‘여성우선주차장’이다. 관련 조례 내용을 보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해 보이며, 강서구 주차관리과의 설명을 보면 운전이 불편한 임산부나 아이를 대동한 가족단위의 고객을 위해 더욱 넓은 공간에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책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남성’이 그곳에 주차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냥 당신이 주차할 때 해당 주차공간을 비워놓고 밝고 안전한 곳에 주차하도록 여성들에게 ‘양보’하라는 취지다. 혹시 아이를 데리고 있다면 우선 주차하고. 아, 이것도 여성가족부 예산은 1원도 안 들어간다. 서울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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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성전용화장실·여성전용자전거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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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용화장실’은 익산시 시립공원에 20여 개 정도 설치되어있다. 네이밍이 구려서 그렇지 그냥 ‘여성화장실’이다. 수유실 등 아이를 대동한 어머니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정도? 시립공원 이용객 중 화장실 이용률이 8:2(여자:남자) 정도로 심각하게 불균형한 상황에서 익산시로서는 여성화장실을 확충할 수밖에 없었다.
이왕 설치하는 거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시의 슬로건에 걸맞게 편의시설을 갖추고 범죄예방용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신경을 좀 쓴 것뿐이다. 남성화장실은 충분하니 추가로 설치하지 않은 것뿐이다. 남자들은 밖에서 노상방뇨하라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익산시에서 공원을 헤매다가 바지에 오줌 싼 적도 없으면서 ‘역차별’이라고 울부짖지 마시길. 잊지말자. ‘여성가족부’는 ‘전혀’ 관련 없다.
- 관련 기사: 주간경향 – [특집]역차별 논란 이젠 사라질까? (1133호)
‘여성전용 자전거주차장’은 사실 좀 의아하긴 하다. 말이 여성전용이지 수많은 자전거 거치대 중 일부에 스티커만 붙여놓은 것으로, 딱히 강제성이 없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영등포구’에서 시행하는 것이지 ‘여성가족부’가 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성전용’이라는 글자만 보고 자꾸 관련 없는 여성가족부 소환하지 말라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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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성전용흡연소
‘여성전용흡연소’는 일부 고속도로휴게소에 설치되어 있다. 사진은 이천휴게소. 당연히 공용흡연장소가 존재하고, 한쪽 구석에 따로 만들어진 장소다. 여성 흡연자분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왜 만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담배 피우는 여성에 대한 시선과 담배 피우는 남성에 대한 시선은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적지 않은 수의 어르신들은 ‘떽!! 어디 여자가 (맞)담배를!!!’이라는 사고방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
여성 흡연자 지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담배 피우다가 이유 없이 혼나거나 맞아본 경험도 많단다. 여성흡연자들이 공용흡연장소에서 피우지 않고 멀리까지 가서 숨어서 피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따로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마저도 ‘낙인효과’를 의식하여 이용율이 저조해서 최근에는 다시 공용흡연소로 바꾸는 추세라고 하지만. 여성부? 전혀 관련없다.
- 관련 기사: 동아일보 – 여성전용 흡연구역?… “남성 역차별 아니냐” 시끌(2013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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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로고다. 모든 정부부처의 저작물이 그렇듯 ‘여성가족부’에서 만든 포스터나 부착물에는 항상 이 로고가 들어가야만 한다. 비판하더라도 여성가족부가 한 일을 갖고 비판하시길. 여성가족부는 당신들이 걱정할 만큼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부처도 아니고, 당신들이 말하는 ‘역차별시설’을 세울 만큼 예산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전용시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와 불편이 ‘현실적’이라는 이야기이며, 시설을 만들어 성범죄자를 애초에 ‘격리’하지 않으면 도대체가 해결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차별적 상황’이 심각하다는 거다. 그러니까 당신이 여성분들을 어떻게 해볼 생각이 없는 ‘선량한 남성’이라면, 극악무도한 성범죄자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여성전용’시설에 좀 ‘양보’하라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억울하면 ‘여성우선주차장’, ‘여성전용좌석’ 등은 그냥 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