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 사용자 동향을 살피면 소셜미디어가 ‘쇼핑’ 플랫폼을 꿈꾸는 양상이 놀랍지 않다.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비롯한 메이저 소셜 네트워크는 사용자 참여에 치중하던 기존 틀을 벗어나 이커머스(e-commerce)를 접목한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브랜드 기업과 판매업자는 소셜미디어 속 젊은 여성 쇼핑 동향에 그 어느 때보다 주의를 기울인다.
소셜미디어 속 여성 쇼퍼와 소셜미디어의 쇼핑 홀릭
2015년 퓨리서치센터를 비롯한 많은 연구는 2012년 이래 2배 이상 가파른 성장을 보인 핀터레스트와 인스타그램을 주목하고, 이를 주도하는 젊은 여성 사용자층과 행동 분야에 이목을 집중한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집계한 정보에 의하면 인스타그램의 여성 이용률은 31%(남성 이용률은 24%), 핀터레스트의 여성 이용률은 44% (남성 이용률은 16%)이다.
표면적 통계 너머 소셜미디어 속 그녀가 추구하는 쇼핑의 의미를 재고할 보다 넓은 관점이 요구되는 시기다. 그녀의 쇼핑은 소셜미디어 속에서 어떤 진화를 겪고 있는가.
소셜미디어 속 여성에게 쇼핑이란 ‘쇼핑, 그 이상의 의미’다.
소셜미디어는 여성 레저 쇼핑의 진보적 공간
소셜미디어에서의 쇼핑은 그녀에게 그 자체로 즐거움이며 레저활동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여성에게 주어진 레저 쇼핑의 진보적 공간이다.
여성은 쇼핑이 선사하는 뇌의 즐거움으로 소셜미디어 쇼핑의 매력에 빠져든다. 월스트리트 의학 저널을 쓴 타라 파커는 쇼핑할 때 뇌의 도파민 생성이 기분 좋음을 유발한다고 증명한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여성은 갖고 싶은 걸 바로 구입할 때보다 구입 이전의 과정과 윈도쇼핑에서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MRI 뇌 연구 결과 도파민 레벨은 실제 쇼핑 경험이 이루어질 때보다 그 이전 기대 상황에서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그녀에게 쇼핑은 곧 레저 활동, 멈추기 힘든 즐거움이다. 하이파대학의 애론 밴지브 심리학 교수는 쇼핑과 윈도쇼핑을 각각 정의한다. 쇼핑이란 가장 좋은 가격으로 가능한 나은 물건을 구입하는 효율적 외부 활동이지만, 윈도쇼핑은 즐겁고 비용 발생이 없으며 편안한 마음을 주는 본질적 활동이다. 따라서 윈도쇼핑은 스트레스가 없고 서두를 필요도 없다.
사람은 활동 자체를 즐길 때 그 활동을 끝마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연구 결과 상품 둘러보기를 선호하지 않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은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그저 걸어 다니는 일까지 대부분의 쇼핑 과정을 레저 활동이라고 느낀다.
소셜미디어는 그녀의 레저 쇼핑과 윈도우 쇼핑 영역을 가상 공간으로 확장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관심 계정을 팔로우(follow)하고 핀터레스트에서 취향이 비슷한 친구나 좋아하는 브랜드가 업로드한 제품을 핀(pin) 하며 여성은 소셜미디어 친구가 새로 구입한 상품이나 소유하고 있는 옷, 서비스, 화장품, 가방, 액세서리, 인테리어 제품 등을 구경하고 마음에 맞는 것을 찾는 일이 즐겁다.
실제 소셜미디어 속 여성의 즐거운 쇼핑 참여는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인다. 포브스에 소개된 RJ메트릭스 리서치 결과 핀터레스트 사용 여성은 전체 핀터레스트에 만들어진 핀 중 무려 92%를 생성하고 핀터레스트 사용자 70%는 무엇을 살지 영감을 얻으려고 핀터레스트를 한다. 이커머스 전략 컨설턴트 조지 블릿저는 옴니코어 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통해 핀터레스트 사용자의 37%가 브랜드나 상업적 웹사이트의 아이템을 ‘핀’하고, 55%는 브랜드 관련 이미지와 상품을 리핀(repin) 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20대 미혼 직장인 여성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직접 사진을 올리는 편은 아니지만 팔로우하는 사람의 인스타그램을 자주 윈도쇼핑한다.
“인스타그램에 사람들이 올리는 새로 구입한 물건과 관심 있는 브랜드의 새 제품을 눈여겨 보는 일은 내 취미이고 생활의 한 부분이다. 그러다 정말 마음에 드는 상품이나 브랜드를 찾아서 구매하기도 한다.”
반면, 소셜미디어 홀릭 여성 쇼퍼와 대조적인 남성은 이러한 레저 쇼핑에 아직 관심이 덜하다. 빨리 구매 목적을 달성하길 원하는 과제 지향적 성향이 남성의 온라인 소비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애론 밴지브 심리학 교수는 매우 효율적인 온라인 쇼핑은 남성이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파이낸시스온라인닷컴의 리서치 결과 2013년 여성의 온라인 모바일 구매는 57%, 남성의 경우 52%였지만 2014년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한 구매는 22%로 18%를 기록한 여성을 능가했다. 퓨처오브커머스의 ‘2015년 여성과 남성의 쇼핑 태도 차이에 관한 연구’에서도 남자는 여자보다 상점에서 빨리 나가기 위해 처음 본 상품을 더 빨리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남자는 구매 목적이 중요하다.
그녀의 소셜미디어 쇼핑, 소셜라이징
소셜미디어 속 그녀가 쇼핑이 더 즐거운 이유는 ‘함께’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여성은 혼자 쇼핑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쇼핑하는가: 감정적 보상과 소매 전략요소]에서 짐 풀러는 ‘쇼핑은 소셜’이라고 칭한다. 그는 쇼핑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친구, 가족, 친척 등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사회적 교류라고 언급한다. 실례로 댈런 티모씨가 [쇼핑 투어리즘, 리테일링, 앤드 레저]에서 소개한바 쇼핑몰 이용 여성 70%는 물건을 고를 때 친구 혹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쇼핑을 가족과 함께하는 쇼핑보다도 선호한다.
파코 언더힐의 책 [쇼핑의 과학] (원제는 “Why We Buy: The Science of Shopping”) 또한 쇼핑이 사회 활동에 꾸준히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여성은 여전히 친구와 쇼핑하는 걸 즐기는데, 친구끼리 구매를 부추기기도 하고 무분별한 광고로 인한 섣부른 구매를 피하도록 서로 돕기도 한다. 또 여성은 혼자 쇼핑할 때보다 둘이 쇼핑할 때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한다.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친구와 ‘함께’하는 쇼핑은 그녀의 소셜라이징이다. 퓨처오브커머스의 ‘2015년 여성과 남성의 쇼핑 태도 차이에 관한 연구’ 결과 여성의 20.3%는 소셜미디어 영향에 민감하고 상호적으로 소통한다(남성은 10.5%). 그들은 관심 있는 옷, 가방, 화장품 등을 구경하는 즐거움을 친구와 나눈다. 여성들은 정보 공유와 핀(pin), 리핀(repin)을 주고받고,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너무 이뻐요.’라며 서로를 칭찬한다.
소셜미디어 친구 쇼핑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는 그녀
그녀에게 소셜미디어 친구의 개인적 구매 경험은 신뢰의 도구로 작용한다. 최근 ‘2015 핀터레스트 미디어 컨섬션 스터디’는 핀터레스트 사용자의 73%가 사이트에서 봤던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통계를 냈다. 핀터레스트 친구의 업로드를 보고 직접 구매한 최상의 카테고리는 공예품, 패션·옷, 인테리어, 음식과 음료, 디자인, 헤어와 뷰티, 정원 가꾸기 제품 등이다. 이들이 형성한 핀터레스트 보드는 명백히 향후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나열이며 핫 트렌드와 다음 시즌 유행 품목을 예측할 수 있는 지침이 된다.
무차별적 온라인 광고나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상품평보다 소셜미디어 속 친구가 구입한 상품과 개인적 스토리에 소셜미디어 속 그녀는 더 높은 친밀함과 신뢰를 느낀다. 일상에서 서비스나 물건을 살 때 친구나 가족, 아는 이에게 묻는 이유는 자신이 알고 신뢰하는 이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알고 싶기 때문이다.
델로이트가 2014년 4월 미국의 14세 이상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나와 개인적 관계가 있는 아는 사람이나 가족의 추천이다.
‘디지털 인텔리전스 투데이’의 조사 결과 아는 사람의 추천을 신뢰하는 소비자는 92%인 반면 스마트폰 광고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29%에 그쳤다. 이러한 점에서 소셜미디어 친구 사이의 영향력(referral)은 실로 막대하다.
이처럼 소셜미디어 속 그녀가 펼치는 쇼핑 문화는 기술적 진보를 겪는 동시에 현실의 모습과 꽤 맞닿아 있다. 소셜미디어 속에서도 그녀는 눈으로 보고 느끼는 쇼핑의 쾌락을 만끽하고, 친구와 함께 쇼핑을 나누며, 나와 관계있는 친구의 쇼핑 경험을 더 믿고 귀 기울인다. 쇼핑 플랫폼의 형태를 곁들인 소셜미디어 변화를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 더욱 다채롭게 전개될 그녀의 소셜미디어 쇼핑 이야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