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중앙대학교가 학교 당국이 2015년 2월 말에 발표한 학부 구조조정 계획(“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교수들은 집단으로 반발하고, 학교 당국은 교수를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중앙대 학생회에선 또 다른 목소리를 냅니다.
문답 형식을 빌려 중앙대 사태를 풀어봅니다. (편집자)[/box]
– 무슨 일이죠?
학교: 학과제 폐지하고 학생에게 선택권 주려는 거에요.
교수: 졸속입니다. 시장 경쟁에서 취약한 학과와 학문을 퇴출하려는 거죠.
학생: (…)
[box type=”info” head=”중앙대 ‘선진화안’이란”]
이제까지 대학이 학과별로 모집정원을 정해서 학생을 선발했다면, 앞으로는 단과대학 전체 모집정원을 과 구별 없이 선발한 후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교수도 학과가 아닌 단과대 소속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신입생이 물리학과에 입학했다면, 앞으로는 그냥 자연과학대학에 입학한 후 2학년 2학기 때 물리학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적용된다면 인기 전공은 당연히 학생이 많이 몰릴 것이고, 비인기 전공은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해당 전공이 폐쇄될 수도 있다. 실제로 중앙대는 그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box]
– 선진화안에 대해 교수들 반발이 심하다면서요?
교수: 중앙대 교수 92.4%가 이른바 ‘선진화’안에 반대했습니다.
학교: 엄밀하게 말하면 반대의견을 모두 합쳐도 교수 정원의 49%에 불과합니다. 인정할 수 없습니다.
– 역대 대통령 다수가 절대 투표수에선 과반수 찬성에 못 미치는데요?
학교: (…) 찬반만 물은 질문 항목이 정교하지 못해요. 선진화안의 취지엔 찬성하지만, 단지 논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교수도 많습니다. 설문이 정당하지 못합니다. (참조 링크)
– 교수 투표 결과는 받아들이실 건가요?
학교: 이용구 총장님이 혼내주기로 했습니다. “학내분열 행위 일부 교수 엄중 문책.”
학생: 쪽팔리게시리… “편향된 언론 보도를 통한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 실추를 중단하라!” (총학생회)
– 학교 측에선 오히려 교수님들 혼내겠다는데요?
교수: 총장이 교수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개편안을 강행하면 총장 불신임투표를 비롯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입니다.
– 학생들도 교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 같지는 않군요.
슬로우뉴스: 중앙대 학생회는 “학교 브랜드 가치”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서 말이죠. 청소 노동자 부분 파업에 관한 ‘언론플레이’ 사건에서도 “학교 브랜드 가치 하락”을 걱정했었죠.
이로 인하여 중앙대학교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저희 중앙운영위원회는 중앙대학교 구성원으로서 이런 상황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 출처: 미화 노동자들의 부분파업에 대한 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 via 잊소리
– 정말 학과제 폐지하면 학문이 고사하나요?
슬로우뉴스: 중앙대는 학과 개념을 아예 해체하고 “OO전공” 방향으로 가려는 건데요. 대학원 세부 전공이 남아 있으면 사실 학문 고사 논거는 딱히 설득력은 없습니다. 학부가 학문을 심화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학부가 없는 만큼 영향력과 학생 지원이 줄어들 테니 불리하게 구조조정 당하는 것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중앙대 선진화안, 슬로우뉴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앙대 다니는 학생입니다. 총학생회 성명서는 청학생회장과 부회장의 단독적인 행동입니다. 학우들은 물론이거니와 단과대 회장들과 전혀 얘기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총학생회장이 이런 언론의 반응을 노린 것이 아닌가 심히 조심스럽게 댓글답니다.
어찌하여 그런 사람이 총학생회장이 되었는지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중대 학생의 대의로 볼 것입니다.
사실 상당히 많은 대학에서 학생회장급 인물이 학생들의 총의를 알아보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않고 멋대로 지위를 이용해 의견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죠. 아무래도 대다수의 대학에서 학생회 선출과정의 낮은 투표율+낮은 관심도로 인해서 학생들의 총의를 대변하는 인물보다는 이전 학생회와의 커넥션 또는 학교와의 커넥션이 탄탄한 측이 당선되기 좋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