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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슬로우뉴스에서 ‘소비자의 돌직구’를 연재합니다. 소비자의 권리 회복과 선택권 보장 그리고 전략적 소비 방법론의 관점에서 해외 직구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겠습니다. 슬로우뉴스의 해외 직구 연재는 ‘다음 뉴스펀딩’에서도 동시에 연재합니다. (편집자)

  1. 왕초보 해외 직구 십계명
  2. 해외 직구를 위한 비장의 카드
  3. 왜 삼성TV는 미국에선 싸고, 한국에선 비쌀까? (+ CBS 라디오 인터뷰)
  4. 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행복할 수 없나
  5. 단통법과 전파법을 뚫고 스마트폰을 직구 하자
  6. IT 제품은 삼성이 최고? ‘대륙’ 제품 직구가 몰려온다
  7. 중국 스마트폰 10여 대를 써보다
  8. 중국 스마트폰 메이쥬 MX4 구입기
  9. 블랙프라이데이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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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얼마전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윈도우가 구동되는 태블릿 사진이었죠. 그 친구는 사진을 보내고 나서 “대륙의 기상”이라면서 “윈 8.1 깔린 태블릿이 16만 원”이라고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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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대륙의 기상’의 주인공

16만 원에 생긴 태블릿 한 대 

저는 좀 놀랐습니다. 요즘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가 저가형 스마트폰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중국산 저가 태블릿이 벌써 국내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있었다니. 그러면서 16만 원이면 가격도 저렴한데 아이패드 대신 종종 가지고 다니면 회사 업무 처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나 살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제품은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는 않은 것이었습니다. 요컨대 ‘직구’ 제품이었던 거죠. 정확하게는, 친구가 직접 직구를 한 것은 아니고, 직구로 들여온 박스 개봉품을 다시 구매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16만 원에 키보드 없는 컴퓨터가 한 대 생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16만 원? 그럼 불법 윈도우 아냐? 

16만 원짜리에 중국산이라고 불법복제 윈도우를 깐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MS의 정품 윈도우인 ‘윈도우 8.1 위드 빙(Windows 8.1 with Bing)’을 깔고 있습니다.

‘윈도우 8.1 위드 빙’은 OS 없이 판매되는 이른바 ‘깡통 PC’에 MS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사실상 윈도우 8.1과 똑같은 상품입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기본 검색엔진이 구글이 아니라 (MS의 검색엔진인) 빙으로 초기 설정돼 있다는 점 정도가 차이점입니다. 물론 초기 설정이 그렇다는 것이고, 사용자가 원하면 얼마든지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로 바꿀 수 있고요. MS는 제조사가 9인치 이하 제품에 ‘윈도우 8.1 위드 빙’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화면은 8인치이고 미니 HDMI 포트도 있습니다. 내장 용량은 32GB. 무게도 360g으로 꽤 가볍습니다. 7.9인치 아이패드 미니3 가 331g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휴대하는 데 큰 불편이 없을 듯했습니다.

왜 삼성과 LG엔 이런 제품이 없을까? 

아니 특정 중국 제품의 홍보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중국에서는 이 정도 되는 제품을 1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데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세계 2대 태블릿 제조사, 국내 최대 노트북 제조사인 삼성전자에서는 좀처럼 이런 제품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삼성전자에서 만든 윈도우 태블릿을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살펴보니 가장 싼 제품이 약 40만 원 정도였습니다. 물론 비교한 삼성전자 제품은 화면도 조금 더 크고 용량도 더 컸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제품이 품질도 월등하고 사후서비스도 더 훌륭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제조사이다 보니 이런 저가형 제품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윈도우 태블릿 사양 및 가격 비교 예시

‘IT 제품은 삼성이 최고’라는 생각만 버리면 얼마든지 사용 목적에 맞는 제품을 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대륙’ 제품 직구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말이죠. 직구를 이용하면 국내에 수입되는 제품을 싸게 살 수도 있지만 이처럼 국내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값싼 제품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보조 배터리는 어떤가? 

샤오미 보조 배터리도 좋은 사례입니다. 샤오미의 10,400mAh 보조배터리는 디자인이 깔끔하고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0,400mAh라면 1,810mAh로 알려진 아이폰6를 5번 이상 충전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팔지 않아 중국에서 직구를 해야 했었습니다. 샤오미는 홈페이지에서 자신들의 배터리가 삼성이나 LG의 배터리셀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품질 면에서도 국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보조 배터리 가격 비교

샤오미, 하면 떠오르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는 샤오미뿐 아니라 메이주, 오포 등 샤오미와 비슷한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통신사 잠금이 없고 LTE 주파수만 맞으면 중국 스마트폰을 사서 국내에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도 멀티 밴드 LTE를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사의 LTE 주파수와도 맞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참고로 스마트폰이나 PC, 배터리 등은 원래 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상품 1대에 대해서는 전파인증이 면제됩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최근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라 해외 스마트폰 언락제품(공기계)을 사서 이통사에 약정 가입하면 기존의 약정할인에 추가로 요금 12%를 매달 더 깎아줍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반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서 신중하게 구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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