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포인트] 100년 우리은행 아성을 깼던 신한금융, 출연금만 2000억 원 이상, 적자 사업이지만 강력한 브랜드 효과에 자존심 대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서울시의 51조 원대 재정을 관리할 시금고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6일 차기 서울시금고 신청이 마감된 가운데, 신한·우리·KB국민·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2금고 제안서를 제출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금고 제안서만 제출했다. 최종 결과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서울시금고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금고 중 최대 규모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51조다. 이 가운데 1금고가 관리하는 자금은 약 47조 원에 달한다.
- 1금고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을 담당한다. 금고는 △시세 등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세출금의 지급 △세입세출외현금의 수납 및 지급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여유 자금의 보관 및 관리 △기타 금고 업무 취급상 필요하다고 지정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
우리 ‘100년 아성’ 깬 신한.
- 서울시 금고는 1915년 경성부 금고 시절부터 우리은행이 100년 이상 맡아왔다. 하지만 2019년 신한은행에 1금고를 내줬고 2023년에는 2금고까지 넘겼다.
- 재격돌하는 두 은행은 지난해 일찌감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각각 수성과 탈환을 준비했다. 차기 사업자는 2027년 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한다.

‘적자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 시금고 선정 비용은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8년간 출연금(협력 사업비)과 전산망 구축 비용 등으로 6,600억여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도 최소 2,000억~3,000억 원대 출연금이 거론됐다.
- 시금고 선정 과정엔 예금 금리와 출연금이 주요 평가 요소로 꼽힌다.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 구조의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20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과 ‘금고 업무 관리 능력(2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 사업(7점)’, ‘그 밖에 사항(2점)’ 등 6개 항목으로 총 100점이다.
- 재무 구조 및 신용도, 금고 업무 관리 능력 등 항목은 시중은행 사이 차이가 작다.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 사업’ 항목에서 변별력이 나타난다. 서울시에 많은 이자와 현금(출연금)을 주는 은행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 적자 사업인데도 시금고에 선정되면 △대규모 수신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을 잠재적 고객으로 품을 수 있다는 점 △시금고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 △국내 최대 규모의 시금고를 운영한 경험이 타 지자체 금고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점 등에서 은행 간 경쟁과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
어떤 은행이 영업을 잘하나.
- 서울시 금고자리는 금융지주들의 ‘영업력’을 입증하는 무대로 평가 받는다.
- 에너지경제 보도에 따르면, A 금융지주 회장은 서울시금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서울시청지점에서 근무했던 지점장급을 영입하며 조직 차원의 대응에 나섰고, B 금융지주 회장은 서울시금고 선정을 위해 관련 고위직과 직접 접촉하며 총력전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 1금고를 두고 맞서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모두 올해 3월 주총에서 연임한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진옥동이 수성할 것이냐, 임종룡이 탈환할 것이냐, 금융계 이목이 진·임 리더십에 쏠린다.
서울시금고 쟁탈전 D-4, 승자는?
- 서울시는 금융·재정, 전산·보안, 회계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를 과반 이상으로 구성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평가 공정성과 투명성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일 4개 은행을 대상으로 입찰 설명회를 열고, 1·2 시금고 운영 은행을 선정한다. 금고별 최고 득점기관을 1금고와 2금고로 지정한다.
- 박경환(서울시 재무국장)은 “시금고 선정은 향후 4년간 서울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절차를 진행해 시 재정 운영에 가장 적합한 금융기관을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