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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주차(12.8~12.12)

지난 주 윤석열 재판에서는 문상호가 나와, 노상원의 세세한 지시에 따라 선관위 침탈 과정을 준비하고 진행했던 경과들을 진술했습니다. 윤석열은 노상원을 바보취급하고, 부정선거 주장하는 극우단체가 방첩사나 사이버사보다 전문적이라는 등 여전히 극우 음모론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용현 등 재판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월담이 거짓이고 시민들이 계엄군을 가로막거나 폭행했다는 등, 시민들을 테러분자라며 내란 선전선동을 계속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윤석열 재판과 조지호 등 재판이 각 1회, 김용현 등 재판이 2회 공판을 진행했는데요, 특히 윤석열 재판에는 노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윤석열 공판 중심으로 돌아봅니다.

1. 부정선거론자 말 듣고 체포 명단 작성한 노상원, 그리고 ‘어떤 분’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8일(월)에 열린 윤석열 공판에서는 노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지난주에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데 이어, 이번에는 전 정보사령관이자 문상호에게 선관위 서버 침탈 작전 관련 세부 지시를 한 노상원이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노상원은 자신도 두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인 만큼, 문상호와의 소통 및 선관위를 점령할 정보사 인원 선정 과정, 롯데리아 회동, ‘노상원 수첩’ 작성 경위 등 대부분의 사실관계에 대해 귀찮다는 듯한 태도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문상호와 노상원

윤석열의 책임을 희석하려는 변호인 측 역시 노상원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는데요. 그러나 노상원은 윤석열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지 않느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대해서도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김용현이 자신에게 북한의 대량 탈북사태 징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등의 언급을 했고, 선관위 직원 명단 파악 등을 김용현의 지시를 받아 수행했다는 사실 등은 인정했습니다. 

노상원은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적극적으로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노상원은 자신이나 정보사령부 소속 인원들이 IT나 디지털 정보 관련한 전문성이나 근무 경력도, 장비도 없었다며, 자신이나 정보사 인원들이 선관위 서버를 포렌식하려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야구방망이나 케이블타이, 니퍼 등 물품을 준비시켰던 것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문상호나 김용군, 구삼회 등이 증언한 계엄 회동 당시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 노상원은 선관위 직원 명단 등을 회동 참가자들에게 전달한 경위 등에 대해 일부 자신의 기억과 다르다며 적극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반박하는 과정에서, 노상원은 계엄 선포 이후 정보사가 선관위에 투입될 때 자신이 전달한 체포 대상(노상원은 “협조 요청 대상자”라고 주장하는)인 전산실 직원 5명의 명단은 ‘장 박사’의 강의 자료를 보고 알게 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노상원이 언급한 ‘장박사’란 인물은 육사 출신의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인 장재언 씨로 추정됩니다.

“전산학박사 장재언 입니다.
선관위의 대국민 사기 사건을 밝히겠습니다.
선관위는 63대선 최종투표율이 79.4%라고 했습니다.
거짓이고 사기입니다.
실제는 67.4%입니다. (…후략…)”
기독교대한감리회 게시판에 장재언이 직접 올린 사진과 게시물 중에서.

노상원은 ‘선관위 서버를 포렌식해 가짜 국회의원을 찾자’는 ‘장박사’의 주장을 담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김용현에게 전송하기도 했습니다. 장재언 씨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전산조작으로 인한 부정선거라면서 지난 2024년 5월 검찰에 전산실 직원 5명을 고발했는데(물론 이는 실체가 없는 의혹에 불과했기에, 경찰과 검찰은 3개월 수사 끝에 무혐의로 종결 처리했습니다), 노상원은 이 자료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즉, 부정선거론자의 주장에 근거해 선관위 체포 대상자의 명단을 추렸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노상원은 앞수된 자신의 USB에서 나온 “YP(윤석열 대통령) 작전계획”, “YR계획”, “상록수계획” 등에 대해 계엄과 무관한, 대통령 선거 관련 내용 아니냐 묻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대해, “그때 당시에 ‘어떤 분’께서 저한테 요청을 하셔서 그 분 요청에 의해서 그 분께서 쭉 지침을 주시고 저도 나름대로 자료 수집하고 또 그 분 일주일에 한두번 가서 지침받고 작성한 것”,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선거대책 그런 문건, 연구보고서 같은 성격이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노상원이 내란 뿐 아니라 그 전부터 윤석열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한 모종의 프로젝트에 연루되었고, 여기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또다른 윗선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증언입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의 증인신문도 예정되어 있었지만, 노상원의 증인신문이 길어지고 박안수 또한 병원 치료를 위해 불참을 통보하면서 연기되었습니다.

2.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결정적 증언

  •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 재판(2024고합1522)

이번 주 김용현 등의 내란 혐의 재판은 9일(화)과 11일(목) 2회 진행되었는데요, 9일 재판에는 박수박(가명)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윤석열은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직후 바로 계엄을 해제하지 않고 합참 결심지원실로 이동해 ‘대책회의’를 진행했는데요, 증인은 당시 결심지원실에서 윤석열의 발언을 실제로 듣고 비화폰 대화방에 전파한 인물입니다. 증인은 윤석열이 한 말 중에서 ‘핑계’라는 단어가 기억나고, 김용현에게  “그러게 잡으라고 했잖아요”, “다시 걸면 된다”,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연히 이는 윤석열이 김용현에게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계엄을 순순히 해제할 생각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언입니다. 김용현 변호인단은 유도신문이라며 제지해달라고, 변론권을 침해당한다며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유도신문이라고 하더라도 윤석열에게 불리하지, 이 재판 피고인인 김용현에게는 불리하지 않은 증언입니다. 윤석열의 계엄 반복 선포 의사와 더불어 김용현은 윤석열에게 지시받는 관계임을 명백히 드러내는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김용현 변호인단은 의뢰인보다 윤석열을 더 감싸는 모습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김용현 변호인단은 증인이 대화방에 윤석열의 발언을 타이핑해 전파한것이 짧은시간 내에 가능하냐며, 스톱워치를 켤테니 해당 내용을 30초 내에 쳐보라고 요구하기까지도 했습니다. 증인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냐고 의문을 표하면서도, 15초만에 해당 내용을 타이핑해냈습니다. 

비상계엄을 발표하는 윤석열.

그 외에도 박 모 증인은 증언을 마친 후, 전 상관이자 피고인이 된 김용현 들으라는 듯이 “저는 군인의 제복은 특정 권력의 사병이 될 때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방패가 되기 위해서 입어야 될 수의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에는 계속 증언을 바꿔 거짓 증언 논란이 커지고 있는 김현태 707특임단장도 출석했습니다. 부대를 이끌고 실제로 국회의사당 본청 안으로 침입해 군사법원에 기소된 김현태는 지난 10월에도 윤석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변호에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도 김현태는 자신이 당시 떳떳했다며, 본회의장에 침투해 들어갈 의도가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해 정문을 내부에서 봉쇄할 생각 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김용현이 김현태 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증언은 이미 드러난 707특임단 단톡방 등 물증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김현태는 안귀령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 계엄군 총의 총구 부분을 잡으며 항의한 것을 두고 ‘보디 가드들을 데리고 왔다’, ‘촬영 직전까지 화장을 했다’ 며 연출이라고 폄하하기까지 했습니다. 안귀령 대변인은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707특수임무단을 이끌었던 김현태 단장. 2025.02.06.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 헌법재판소 영상 캡처.

3. 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철수 명령 없어 움직이지 않은 경찰기동대

  • 조지호, 김봉식, 윤승영, 목현태 등 재판(2025고합51)

10일(수)에 열린 경찰 간부들의 재판에서는 국회 봉쇄 당시 상황에 대한 검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0일(수)에는 당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출동했던 조 모 85기동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날 법정에는 계엄 선포 이후 국회 도정문 안쪽 CCTV 영상이 재생되었는데요, 영상에는 경찰 기동대가 국회로 들어가는 회전문을 손으로 잡고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조 모 증인은 영상에 나온 회전문 차단 부대가 자신의 부대는 아니었다고 부인하면서도, 해당 장비를 볼 때 경찰 기동대로 보인다고 증언했습니다. 

영상은 계엄 해제 의결이 된 이후 시점이었지만 경찰은 여전히 봉쇄를 풀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증인은 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비교적 빨리 확인했지만 별다른 철수 명령이 없었고, 다른 부대들도 다 계속 근무하고 있어 철수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계엄 해제 결의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뇌부가 즉각 봉쇄 해제 지시를 하지 않았음을 증언한 것입니다. 

또한 또 다른 담장 CCTV 영상에는 국회 담장 안쪽에도 경찰이 대기해 월담자를 단속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방사 군인들 일부는 같은시각에 6문과 7문 쪽에서 월담으로 국회로 진입하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증인은 군인들의 월담이나 진입을 막으라는 지시는 들은 기억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 윤석열 재판에 노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노상원은 자신의 혐의에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김용현으로부터 지시를 받는 관계였다는 것은 인정했습니다. 또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일부 내용을 작성한 경위 일부를 설명하기도 했고, 김용현 뿐 아니라 다른 미상의 인물로부터도 지시를 받아 수첩내용 일부를 작성했음을 밝혔습니다.
  • 김용현 등 재판에서는 윤석열이 계엄 해제 후 결심지원실에서 계엄 두 번 세 번하면 된다고 발언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변호인단은 유도심문이라며 격하게 반발했고, 짧은 시간내에 해당 내용을 휴대폰으로 칠 수 있냐며 타자 속도 검증까지 요구했습니다.
  • 조지호 등 재판에서는 국회 울타리를 봉쇄했던 기동대장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증인은 계엄 해제를 알았으면서도 기동대의 특성 상 철수하지 못했고, 상부의 철수 지시나 계엄군 진입 차단 지시는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 윤석열 재판 (개요)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주간내란재판 (연재)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8:0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아직 초반 단계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주간 재판의 흐름을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 지난 리포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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