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뉴스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정환 기자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슬로우뉴스 중간 보고입니다.
슬로우레터가 2023년 4월10일 첫 발행 이후 벌써 2년이 됐습니다. 오늘까지 520회, A4 용지로 6000매가 넘는 분량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월화수목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슬로우레터를 발행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있어서 가열차게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2년 전 슬로우뉴스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전국을 돌면서 잠재적인 투자자 후보를 찾아 다녔습니다. (참고로 슬로우뉴스는 2012년 3월26일에 창간했습니다.)
- “좀 더 강력한 언론이 필요합니다. 구조와 해법을 다루는 언론을 만들고 싶습니다.”
- “100억 원이 필요합니다.”
- “좋은 언론이 세상을 바꿉니다.”
관심이 있을만한 부자들을 만나 투자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 “언론이 돈이 되나요. 아무도 관심 없을 겁니다.”
- “응원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여기에 투자를 해야 하죠?”
- “엑시트를 할 수 있거나, 더 비싸게 되팔 수 있거나, 확실한 이익을 낼 거라는 기대가 있는 게 아니라면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겁니다.”
그 중 한 분과는 이런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 “다 좋은데 이게 무슨 임팩트가 있나요.”
- “아니,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더 큰 임팩트가 어디 있나요. 저널리즘만큼 강력한 임팩트 투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 안 됐습니다. 임팩트를 어떻게 계량화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하다가 결국 무산됐습니다.
100번의 실패와 하나의 목표.
- 예상했던 일이라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애초에 쉬운 길이라 생각하지 않았고요.
-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슬로우뉴스는 한국의 뉴미디어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뉴스 기업입니다.
- 날마다 슬로우레터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10만 명에 육박합니다.
- 슬로우뉴스는 맥락과 통찰, 해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대안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힘으로 하드 캐리하면서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슬로우뉴스의 독자 분포.
- 뉴스레터 구독자만 놓고 보면,
- 언론인(기자와 PD, 작가 포함)이 25%,
- 정치인(국회의원과 보좌관, 정부 관계자 등)이 20%,
- 기업(홍보와 대관) 관계자가 15%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슬로우뉴스의 차별화 포인트.
제가 생각했던 슬로우뉴스의 경쟁 전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 패턴을 읽고 본질을 짚는다.
- 알기 쉽게 쓰고 핵심을 짚어서 쓴다.
-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지 않는다.
- 갈등의 구조를 파헤치고 해법을 모색한다.
- 쟁점을 드러내고 정책을 분석한다.
- 돈의 흐름을 좇고 역학 관계를 추적한다.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것.
- 뉴스를 분석적으로 읽는다는 건 생선에서 가시를 발라내는 것처럼 뉴스를 해체하고 본질을 다시 구성하는 작업입니다.
- 슬로우레터는 단순히 뉴스를 압축하거나 요약하는 게 아니라 해석하고 의미를 구성합니다. 뉴스를 해체해서 워딩과 숫자와 케이스를 추출하고 사실과 의견을 분리하고 핵심을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 그래서 우리의 질문은 언제나 “이게 왜 중요한가”로 시작합니다. 이 질문은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하면서도 현재의 시점으로 새롭게 의미 부여를 하고 계속해서 검증하고 반론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 숙련된 저널리스트의 통찰과 식견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전문가가 썰어주는 ‘뉴스 오마카세’ 같은 뉴스라고 자부합니다.

읽으면 바뀌고, 읽어야 바뀝니다.
-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좋은 뉴스를 갈망합니다.
- 우리가 읽는 것이 우리를 규정하죠. 좋은 뉴스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확한 질문이 우리를 좋은 토론으로 이끌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야망이 있습니다.
- 슬로우레터를 더 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직 목표했던 퀄리티의 80%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좀 더 맥락을 보완하고 깊이와 통찰을 담고 싶습니다. 시간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 슬로우인터뷰와 슬로우폴리시, 슬로우리포트를 더 늘려 보겠습니다.
- 솔루션 아카이브도 곧 공개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의 핵심은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입니다.
- 슬로우뉴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조를 드러내고 본질에 접근해 보겠습니다. 질문을 내려놓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목표.
- 슬로우레터의 구독자 목표를 올해 말까지 5만 명으로 늘려 잡겠습니다.
- 월 1만 원 후원회원은 올해 3000명, 장기적으로 1만 명이 목표입니다.
- 콘텐츠의 힘으로 성장하는 새로운 뉴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광고와 구독(후원)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100억 원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
- 취재 인력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 세상에는 중요하지만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너무 복잡해서 방치된 이슈도 있고 뒤죽박죽 프레임이 왜곡돼 있는 의제도 많습니다. 기업 감시와 정책 해부, 구조 분석, 사실 검증을 강화하겠습니다.
- 인구 감소와 기후 변화 이슈를 더 깊게 다루겠습니다. 기술과 공론장도 핵심 의제입니다. 노동과 청년, 여성, 돌봄, 격차 등의 주제도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업 지배구조와 금융 공공성, 주주 자본주의, 사회적 연대, 공론장의 복원, 검찰 개혁, 거버넌스 혁신 등 주류 언론의 사각지대를 커버하겠습니다.
-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100개 만들어 보겠습니다. 독립 언론과 저널리스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겠습니다. 지역과 청년을 연계하는 문제 해결 프로젝트도 늘리겠습니다.
- 무엇보다도 슬로우레터를 더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슬로우레터 프리뷰.
- 슬로우레터는 아침 7시 카카오 지식토스트, 7시15분 슬로우뉴스 본판, 7시25분 슬로우레터 이메일, 7시35분 페이스북 순서로 게재됩니다. 이희용 편집위원과 민노 편집장의 데스킹을 거친 최종 버전은 9시30분쯤 완료됩니다. PDF 버전으로도 공유하고 있고요.
- 후원회원들께는 날마다 아침 6시30분에 노션 링크로 프리뷰 버전을 미리 보내드릴까 합니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이나 전달 방식은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교정 교열 이전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6시50분쯤이면 교정 교열이 마무리 됩니다. 슬로우레터를 1시간 일찍, 가장 빨리 받아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슬로우 커뮤니티도 만들어보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께 부탁 말씀.
- 슬로우뉴스를 날마다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후원회원에 가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하루 일과에 슬로우레터가 빠지면 안 되겠다 싶은 분들이라면 지금이 가입할 때입니다.
- 월 1만 원의 가치를 더 좋은 기사로 입증하겠습니다.
-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슬로우뉴스를 주변에 널리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읽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 읽으면 바뀐다고 믿습니다.
- 고맙습니다. 슬로우뉴스 3년차 더욱 가열차게 달려보겠습니다.
[부록] 슬로우레터에 대한 평가를 모아봤습니다.
- “슬로우레터는 정말 압도적인 뉴스레터다. 이걸 구독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
- “뉴스레터? 슬로우레터를 보면 되지 않을까.” / 강정수 더코어 총괄 에디터.
- “1000피스짜리 퍼즐을 맞출 때 밑그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말 차이가 크다. 우리는 항상 부족한 상태로 상황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데 어디에 무엇이 비어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선명하고 단순하고 명쾌한 무엇인가를 선호하지만 시간이든 비용이든 뭐든 변화의 속도는 균질하지 않다. 그래서 결론은 이것이다.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면 오히려 굉장히 둥글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진짜 결론은? 슬로우뉴스를 열심히 읽자.” / 김낙호 드렉셀대학교 교수, 슬로우뉴스 독립편집자.
- “하루 20분 정도 꼼꼼히 시간을 들이면 우리가 욕만 하고 잘 몰랐던 정치와 사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언론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누군가의 노력에 아주 조금이라도 호응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난다면, 그때는 내 삶을 넘어 세상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 이승환 ㅍㅍㅅㅅ 발행인.
- “슬로우레터를 만드는 데 얼마나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가는지 잘 안다. 돈을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을 뉴스레터라고 생각한다.” / 최진주 한국일보 기자.
- “지금은 슬로우뉴스만 본다. 받아보는 뉴스레터가 20개 정도 되는데 요즘 열어보는 건 슬로우뉴스밖에 없다.” / 정혜승 오티움 대표.
- “날마다 열어보는 뉴스레터가 11개인데 하나만 남기라면 슬로우뉴스를 고르겠다.” / 김재환 ‘미각스캔들’ 감독.
- “요즘 한국 매체는 슬로우뉴스 말고는 보는 게 많지 않다.” / 홍윤희 무의 이사장.
- “뉴스레터는 세마포 많이 보고 슬로우레터도 꼭 열어본다. 슬로우레터가 좋은 건 다른 매체 열어볼 필요가 없거든.” /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 “나는 아침마다 몇 개의 뉴스레터를 읽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일종의 루틴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슬로우뉴스는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읽는다. 바쁘게 살지만, 세상일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여러분에게도 이 뉴스레터의 정기구독을 추천 드린다. 루틴이란 습관과 쉽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슬로우뉴스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환기시키며 읽어볼 수 있는 좋은 뉴스레터이기 때문이다.” /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매일 오전 저의 뉴스 시야를 책임져주고 계세요. 항상 노고에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 메일을 받고 후원을 시작했네요! 슬로우뉴스 영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