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칼럼] R&D 투자 감소와 자산 불평등 심화… 주식시장이 자본 유출 창구 될 수도 있다. (⏳2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2월5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상법 제382조의 3항에 ‘주주’를 삽입“이사는 회사 및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로 바꾸는 것이다.

주주 이익에 충실하라는 규정은 결국 이사진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킬 것이다. 주식 관련 유튜버들은 왜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처럼 지속적으로 우상향하지 않느냐고 투덜대 왔다. 그러나 뱁새가 황새를 쫓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2008년 이후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은 주식시장 역사에서 매우 예외적인 현상이었다. 미국 상장사들이 벌어들인 이윤보다 더 많은 돈을 차입을 통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썼기 때문이었다.

미국 상장사들도 예전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1971년부터 1981년까지는 이윤의 50% 정도만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지출하는 매우 정상적인 패턴을 취했다. 그러나 이른바 주주자본주의가 본격화된 1982년부터 지금까지 평균 123%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전까지는 경제위기 때 주로 이 비율이 많이 증가한 데 반해, 2014년부터는 평상시에도 114%나 지출해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주식 시장은 회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장소가 아니라 자금을 유출하는 장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미국 상장사들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R&D 투자의 3.5배 정도를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지출했다. 이는 1972년부터 2003년 사이의 평균 2.2배보다 많이 증가한 액수다. 이렇게 해서 주가를 부양한 결과, 미국의 자산 불평등은 그만큼 악화했다.

2002년부터 미국 상장사들이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합한 액수를 상위 1% 인구의 자산 소유 비율과 비교해 보면 상관계수가 0.85에 이른다. 상관계수가 1이면 완전히 같은 것이니 0.85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의미한다.

미국 자산가들이 주로 주식과 부동산 형태로 자산을 소유하고 있어서,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이들의 자산 소유 비율도 그만큼 상승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재명식 주가 부양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다. R&D 지출이 감소하면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이 고갈되고 자산 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기축통화국도 아니면서 미국을 흉내 내 주식 시장을 자본 유출 장소로 만든다면 우리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질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진정으로 한국 산업의 경쟁력과 한국 사회의 안정을 걱정한다면, 상법 개정이라는 위험한 시도를 멈춰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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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진짜 인간적으로 여야를 떠나 상법 개정 하는거 반대 하진 말자.진짜로.
    그 동안 국내 소액주주들
    한국 시장이 정상적인 시장이였냐? 불쌍 하지도 않냐?
    진짜 반대 하지말자.

  2. 오버깝싸네ㅋㅋㅋ 주주자본으로 돈 이빠이 끌어다가 대주주만 배불리는 한국 자본주의는. 이대로가면 희망이없다.

  3.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라는 건지 모르겠네…자산 불평등이 상법 개정의 반대 이유면 대기업에 세금 때려서 다 나눠주지. 뜬금 없이 RnD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정외과 교수가 뭐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이런식으로 글을 씁니까?

  4. 주식회사가 무엇입니까? 주식을 발행해서 주주들로 부터 자본금을 마련한 회사 입니다. 주주들이 이익을 나눠 갖는게 뭐가잘못이란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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