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 금리 ‘빅컷’.
-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5.25~5.5%에서 4.75~5.00%가 됐다.
-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추가 금리 인하도 예고했다.
- 빅컷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왔던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대담한 경로를 선택했다(Opting for Bolder Path)”고 평가했다.
- 제롬 파월(연준 의장)은 “지난 1년의 인내심 있는 접근이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은 줄어들고 실업률의 하방 위험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적정 금리 수준이 4.4%, 내년 말에는 3.4%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하기도 했다.
- 악시오스는 “미국이 인플레이션보다는 고용 시장 둔화가 더 큰 리스크가 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 신현호(경제평론가)의 평가대로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후보)는 대선 전에 금리를 인하하면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했지만 연준은 의도적으로 빅컷 가능성을 언론에 흘리면서 시장의 컨센서스를 이끌어왔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아있지만 경기 후퇴 방어에 베팅한 셈이다.
미국 금리 인하로 벌어질 일.
- 한국도 영향을 받는다. 일단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GDP도 늘어난다. 주가도 오를 수 있다.
- 하지만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이 떨어지고 수출품 가격이 오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19%가 미국에서 발생하는데 타격이 불가피하다. 원자재 가격도 오를 수 있다.
다음은 한은 차례.
- 한국은행은 고민이 더 깊어졌다. 금리를 인하할 타이밍인데 자칫 가계 대출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다. 9월 들어서만 주택담보대출이 3조 원 이상 늘었다.
- 자영업 불황과 내수 부진이 깊어져 금리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
- 이창용(한은 총재)이 “금융 안정을 고려한 중립 금리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중립 금리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물가와 성장만 보면 빠르고 큰 폭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겠지만 부동산과 가계 부채 등 금융 안정을 고려하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1189조 원. 올해 들어서만 35조 원이 올랐다.
- 유재동(동아일보 경제부장)은 “통화 정책이 길을 잃은 모양새”라며 “미국과 유럽을 따라 금리를 함부로 내렸다간 자칫 경제 시한폭탄이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쟁점과 현안.
고비를 넘겼다.
-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근무 의사가 지난해 말 기준 922명에서 9월10일 기준 534명으로 줄었다.
- 응급실 방문 환자는 하루 평균 2만7505명, 지난해 추석이나 올해 설 연휴와 비교하면 25% 이상 줄어든 규모다. 특히 경증‧비응급 환자가 40% 가까이 줄었다.
- 응급실 뺑뺑이가 없었던 건 아니다. 양수가 터진 임신부가 75개 병원에서 거부당했고 복부에 30cm 상처를 입은 환자가 16군데서 거절당하고 대전에서 천안까지 이송된 사례도 있었다.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이 의욕만 앞서 합리적인 이견에 귀를 닫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 제목은 “개혁다운 개혁도 안 하면서 반개혁 저항 탓하나”다. 지난 13일 성과 보고회에서 윤석열(대통령)이 “반개혁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한동훈 중재 안 먹히네.
-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이 “이대로 가면 모두가 지게 된다”면서 “협의체 참여에 조건을 걸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 의료계는 “정부가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 홍준표(대구시장)가 한동훈을 두고 “앉아서 언론에 말 한마디 툭툭 던지는 게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말한 것도 화제가 됐다.
- 조선일보는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4자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어느 쪽의 입장 변화도 끌어내지 못하면서 한동훈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섰다는 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10%대까지 떨어지면?
- “이대로 가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 국정 동력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선 공무원은 움직이지 않으려 할 것이고, 거대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운신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 조선일보의 경고다. 갤럽 주간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20%까지 떨어진 상태다.
- 조선일보는 “민심은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들의 뜻을 모르고 있으며 변한 게 없다고 평가한다”면서 “왜 민심이 떠나고 있는지 통절한 자성이 없다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김건희 문제 해법을 포함해 국정 운영의 일대 쇄신이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무엇보다 대통령의 진정한 성찰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오늘 쌍특검법 처리 간다.
-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까지 묶어서 강행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 윤석열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지율이 20%를 찍은 마당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24시간 뒤에 재적의원 5분의 3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 없이 본회의를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다.
더 깊게 읽기.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 비공개로 돌린다.
- 18세 미만 계정을 ‘10대 계정’으로 설정하고 비공개 옵션을 디폴트로 지정한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내놓은 보완 조치다.
- 팔로워가 아니면 콘텐츠를 볼 수도 없고 ‘좋아요’나 댓글도 달 수 없다. 60분 이상 접속하면 종료하라는 알람이 울린다.
- 부모 계정과 연결하면 자녀가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용 시간도 제한할 수 있다.
삐삐 폭발 테러.
-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쓰던 무선 호출기(삐삐)가 갑자기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소 12명이 죽고 수천 명이 다쳤다. 이튿날은 무전기가 폭발해 수백 명이 다쳤다. 최소 300명이 중태 상태라고 한다.
- 헤즈볼라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무선 호출기를 연락 수단으로 삼았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심장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문제의 무선 호출기는 대만 제품이지만 헝가리에서 제조됐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모사드가 호출기 5000개에 폭발물을 심었다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이 배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폭발 사고 몇 분 전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정부에 “레바논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다르게 읽기.
쌍끌이 부채 폭탄.
- 국가채무+가계신용이 3000조 원을 넘어섰다. 2분기 말 기준으로 3042조 원.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 127%에 이르는 규모다.
- 김동호(중앙일보 경제 에디터)는 “추세적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는 건 어려워 보인다”면서 “빚 무서운 줄 모르는 분위기를 만든 정책 당국의 실책이 크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대출을 조이고 있지만 초영끌 바람이 잡힐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나 홀로 사장’이 줄어든다는 위기 신호.
-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운영하다가 폐업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 폐업하는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폐업 공제금이 올해 들어 7월까지 8881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는 575만 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4만 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1만 명이었다. 전체 취업자의 17%가 자영업자다.
해법과 대안.
꼴찌 한국에 1등 신안군.
- 미국은 이미 석탄화력발전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더 많다.
- 인도는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132GW에 이른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12기 생산량이다.
- 이정모(전 과천과학관장)의 질문은 이것이다. “인도가 갑자기 지구 기후가 걱정돼서 이럴까?” 아니다.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은 2021년 기준으로 1.6%밖에 안 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 이정모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전남 신안군을 추천했다. 1025개 섬으로 돼 있는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햇빛 연금이라는 이름으로 군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신안군은 태양광 사업자 이익의 30%를 기금으로 받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1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8세 미만 2000명에게 1인당 40만 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80만 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 8.2GW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되면 3000억 원의 주민소득이 발생하는데 4만 군민에게 1인당 연간 600만 원의 바람 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 명이 3조 원 굴리는 펀드.
- 국민연금 운용직 정원은 365명인데 한 번도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본사가 전북 전주에 있고 연봉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그렇다고 한다.
- 이유종(동아일보 정책사회부 차장)은 세 가지를 제안했다. “이제라도 부족한 인력을 채우고 투자 체질을 개선해 다시 도약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 첫째, 해외 사무소 운용 인력을 늘리자. 지금은 58명인데 201명까지 늘리면 인건비가 1137억 원이 늘어나지만 기금 수익률 상승 등 1조70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 둘째, 1인당 기금 운용 규모를 줄이자. 네덜란드 연기금 등은 수천억 원 수준이다.
- 셋째, 대체 자산 투자도 늘려야 한다. 캐나다 연기금은 장기 수익률이 연 10%를 웃돈다.
오늘의 TMI.
사상 첫 한가위 열대야.
- 17일 광주가 35.7도, 전남 광양이 35.4도를 찍었다. 18일 서울은 33.6도를 찍었다.
- 오늘도 덥고 내일부터 주말까지 비가 온 뒤 폭염이 한풀 꺾일 거라는 예보가 있다.
CJ가 영화 접는다는 소문, 사실일까.
- ‘베테랑 2’가 개봉 6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추석 연휴 기간 상영 점유율이 68%에 이른다.
- 김윤지(문화산업 연구자)는 “CJENM이 영화 투자에서 손을 뗀다는 소문이 돈다”면서 “[베테랑 2]와 [하얼빈] 흥행 여부를 보고 결정한다더라는 말이 돈다”고 강조했다.
- 압도적인 점유율은 다른 경쟁작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영화 산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순간이라고 보고 다들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다.
내년 우편 적자 2100억 원.
- 올해 정부 우편 사업 적자가 1900억 원, 내년에는 2100억 원에 이를 거라고 한다. 4년 동안 동결된 우편 요금을 올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 모바일 전자 고지 등 이른바 ‘페이퍼리스’가 보편화하면서 통상 우편물이 줄었다.
- 2022년 25.6억 통이었던 통상 우편물이 지난해 23.4억 통으로 줄었는데 올해는 21.7억 통, 내년에는 20.2억 통에 그칠 거라는 전망이다.
배달료는 공짜, 음식값은 이중 가격.
- 맥도날드가 빅맥세트를 6900원에서 7200원으로 올렸는데 배달 메뉴는 8500원이다.
- 주문량이 많을수록 숨은 가격이 늘어난다. 빅맥세트를 4명이 매장에서 먹으면 2만8800원인데 배달로 먹으면 3만4000원을 내야 한다.
- 버거킹과 파파이스 등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 배민과 쿠팡이츠는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고스란히 점주들 부담이 된다.
- 맥도날드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배달 메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후정(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팀장)은 “배달 주문할 때와 매장에서 구입할 때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고지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은 “민주당이 금투세 유예에 찬성하려면 강령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민주당 강령은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로 시작한다. “자산 불평등 심화를 막고 사람 중심의 민주적 시장경제를 실현한다”는 대목도 있다.
- 성한용은 “국민의 조세 저항이야 당연한 일”인데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선언한 정당이 사실상 폐지나 다름이 없는 금투세 유예에 찬성한다면 계층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둔촌주공에서 벌어진 일.
-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됐다. 재건축을 끝내고 오는 11월 1만2032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다.
-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의 저자 이인규(작가)가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함께할 생각 없이 만든 동네에서 과연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
- 이왕구(한국일보 전국부장)는 “자본의 소유관계에 따라 철저히 거주공간의 질을 서열화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 일반에게 분양할 소형 평형은 통풍과 채광이 안 좋고 건축비가 적게 드는 복도식으로 바꾸거나 인기 없는 코너 세대에 배치했고, 조합원들 몫인 중대형 평형은 채광과 통풍이 잘되는 판상형, 남향으로 설계했다. “차별과 배제”가 “아파트 공화국의 민낯”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질문력.
- 김상균(경희대 교수)은 질문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질문력은 세 가지 힘으로 구성된다. 첫째, 마음속에 질문을 품는 힘, 둘째, 품은 질문을 세상으로 뱉어내는 힘, 셋째, 뱉어낸 질문에 담긴 문제를 해결하는 힘.
- 김상균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끌어내기 위해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첫째, 모든 것을 다 명확하게 설명하거나 답을 내려 애쓰지 않는다.
- 둘째, 학생이 익명으로 질문하게 한다.
- 셋째, 필자가 예전에 받았던 엉뚱한 질문, 작은 질문들을 미리 예시한다.
- 그렇게 받은 질문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라고 한다. “게임에서 총싸움 같은 살인을 허용하면서, 성폭행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실에서 둘 다 중범죄이지만, 그래도 살인을 더 무겁게 처벌하는데요.”
피드백.
- “최근 슬로우레터 7편 가운데 6편에 제목이 김건희였다.”
- 요즘 슬로우레터에 김건희 이슈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건 사실 저희도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언제나 ‘이게 왜 중요한가’ 반문하고 ‘무엇이 더 중요한가’ 되짚으면서 뉴스를 분석하고 검증하는데요.
- 아마 독자들 가운데서는 아침마다 김건희 관련 기사를 읽는 게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두 가지 이유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첫째, 비슷비슷한 기사가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계속 새로운 이슈가 터졌습니다.
- 윤석열과 한동훈의 갈등에 김건희가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나서서 김건희가 화해를 시키라고 할 정도로 말이죠. 마침 김건희 공천 개입 논란이 터져 나왔고(9월4일) 이원석(검찰총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수사심의위가 김건희 디올 백 사건에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습니다(9월8일). 기다렸단 듯이 김건희가 경찰을 대동하고 순시에 나서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요(9월10일). 그 와중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항소심이 있었습니다(9월12일). 김건희의 기소와 유죄 선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마침 같은 날 감사원에서 관저 공사 비리 감사 결과가 나왔는데 봐주기 부실 감사라는 비판이 있었죠. 핵심은 김건희가 수의 계약을 지시했느냐인데 감사원은 누가 추천했는지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종호(주가조작 공범)는 채 상병 사건에도 등장합니다. 임성근(해병대 사단장)의 징계를 무마한 데 김건희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결국 특검으로 가야 합니다.
- 이 사건들은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죠. 급기야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20%를 찍었습니다(9월13일).
- 요즘 한국 뉴스가 정치 과잉이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슬로우뉴스의 기사 가치 판단이 옳았는가 복기하면서 반성도 해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치가 멈춰 있고 중요한 현안이 방치된 것은 사실입니다. 9월16일 슬로우레터 제목(국민 기억력 테스트, ‘권력 서열 1위’ 김건희를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처럼 우리는 이 불편한 뉴스를 외면하지 않고 정확히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둘째, 뉴스레터 제목을 좀 더 ‘드라이’하게 뽑을 수도 있겠지만 편집자로서 저는 가장 뜨겁고 끓어오르는 쟁점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좀 과격하거나 선정적인 표현을 쓸 때도 있지만 이 정도는 가벼운 낚시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독자님 말씀처럼 슬로우레터는 훨씬 많은 뉴스를 다루고 있는데 왜 하필 김건희를 전면에 내세우느냐, 이 부분은 깊이 고민해 보겠습니다. 의료 대란이나 딥페이크 성범죄, 플랫폼 기업 문제 등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졌다는 말씀도 다시 검토해 보겠습니다.
- 오늘은 오전에 국민연금 개편을 주제로 슬로우리포트가 나갑니다. 슬로우레터는 지면의 한계와 형식적 제약이 있어서 깊이가 아쉬울 때가 있는데 중요한 이슈는 슬로우리포트로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주제 제안도 해주시고요.
- 따로 안내하겠지만 슬로우뉴스 후원회원이 늘어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슬로우리포트도 더 늘릴 수 있고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도 확장할 수 있겠죠.
- 최근 한 모임에서 신아무개 기자가 이런 말을 해서 맞장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윤석열과 싸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대단한 일도 아니다. 진짜 어려운 건 구조를 드러내고 시스템과 싸우는 일이다. 그 시스템을 나는 ◯◯◯◯라고 생각한다.” 이건 다음 기회에 리포트로 풀어보겠습니다.
-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가열차게 달려보겠습니다. 슬로우레터 소개를 다시 인용해 봅니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뉴스가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맥락과 통찰입니다. 잡음을 거둬내고 진짜 중요한 뉴스가 무엇인지 짚어주는 컨텍스트 레터. 슬로우뉴스가 여러분의 시간을 아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