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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디올 백, 사과는 한 마디도 없었다.

  • 기자회견을 건너뛰고 KBS와 단독 대담을 했다. 지난 일요일에 만났다는데 사흘 동안 편집을 거쳐 어제저녁 10시에 방송했다.
  • 핵심은 김건희(대통령 부인)의 명품 가방 논란. 윤석열(대통령)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되는데 나 역시도 그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는 게 전부였다.
  • 박장범(KBS 앵커)은 직설적으로 묻지 않았다.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그 조그마한 백”이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여당에서는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면서 김건희 여사가 정치공작의 희생자가 됐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 제2 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만 했다.
‘김건희 디올 백’에 관한 사과는 없었다. 서울의소리 캡처.

‘명품’이라고 말을 왜 못하나.

  • 해외 언론도 모두 ‘디올 백’이라고 쓰는데 박장범은 “파우치”라고 했다. 방송이라 브랜드를 꺼내지 못할 수는 있지만 가장 민감하고 궁금한 현안을 한참을 돌려 말했다.
  • “받았다”도 아니고 ”만나서 그 앞에 놓고 갔다”는 표현을 썼다.
  • 박장범은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개식용 금지법 이야기를 먼저 꺼냈고 김건희와 대화를 많이 하느냐고 묻고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느냐고 물으면서 이 이야기는 하셨을 것 같다면서 어렵게 화제를 전환했다.
  • 윤석열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키워드는 “몰카 공작”과 “아쉽다.”

  • 1면 머리기사 제목이 “매정하게 못 끊어서 아쉽다”다.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고 한 걸 강조했다.
  • 중앙일보 머리기사 제목은 아예 “몰카 공작에 당한 건 맞지만 매정하게 못 끊은 건 아쉬워”다. 동아일보는 “사과 없이 ‘아쉬운 점 있어’”라고 제목을 뽑았다.
  • 보수 언론이 뽑은 키워드는 역설적으로 어제 대담이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중앙일보도 사설에서는 “대통령의 해명이 대체로 솔직하긴 했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하기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 부부의 공적 처신은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심각히 여기지 않는 대통령실의 모습은 민심의 거부감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정상들도 지지율 낮다.”

  • 윤석열의 정신 승리다. “선거 때 지지율과 당선된 뒤 지지율은 다르다”면서 “이 정도로 실망을 덜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실제로 국민들의 실망이나 이에 대한 사과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루쉰의 유일한 중편소설 [아Q정전] (1921) 번역본 속 삽화.

“한동훈, 총선 뒤에 보자 했다.”

  •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최근에 통화한 적 없다”고 했다.
  • “잘 하고 있는 것 같냐”고 묻자 “사사로운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 이재명(민주당 대표)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영수회담이란 말도 사라진 지 오래됐다”면서 “대통령이 야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직접 상대한다는 것은 집권 여당의 지도부와 당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먼저 만나라는 이야기다.

쟁점과 현안.


뭉툭한 질문, 일방적인 홍보였다.

대담? 아니죠~! 윤석열 단독 콘서트~!

한동훈, “총선 목표 못 채우면 사퇴.”

  • 관훈클럽에서 한 말이다. 목표가 몇 명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을 묻자 “그 이후가 중요하다”면서 “할 일을 더 잘할 분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민주당 대표)을 겨냥해 “검사 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은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깊게 읽기.


반쪽 방통위가 YTN 매각을 승인했다.

  • 방통위는 5명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구조다. 그런데 후임 상임위원을 임명하지 않아 정부와 여당 추천 상임위원 2명으로 파행 운영하는 상태다.
  • 어제 방통위가 유진이엔티의 YTN 인수를 승인했다. 27년 만의 민영화다.
  • 최다액 출자자를 바꾸고 사외 이사와 감사를 독립적인 사람으로 선임할 것 등 10개의 조건을 달았다.
  • 이창현(국민대 교수)은 “특정 사기업의 방송 진출을 일단 승인하고 나면 이를 취소하는 절차는 대단히 어렵다”면서 “신규 승인은 일반적인 재허가나 재승인 요건보다 훨씬 까다로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산 개발이 놓친 네 가지.

  • 첫째, 공공성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스카이트레일 전망대가 있으니 공공성이 확보된 거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조정혼(경실련 위원장)은 “결국 국유지의 가치를 높여 민간에 팔겠다는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 둘째, 보안 문제도 있다. 대통령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다. 서울시는 “협의된 사항”이라고만 했다.
  • 셋째, 정체성이 부족한 데다 미국 맨해튼을 베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넷째, 실효성도 의문이다. 최은영(한국 도시연구소 소장)은 “한 번 엎어졌던 사업인데 그때 왜 실현되지 못했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안)

해법과 대안.


양호 선생님이 주사 놓을 수 있게 해달라.

  • 1형 당뇨는 하루 6~7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용량이 다르면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 보건 교사가 투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불법이다.
  • 19세 이하 1형 당뇨 환자를 조사했더니 44%가 혼자 주사한다고 했고 33%는 부모나 어른이 학교에 방문해서 주사한다고 했다.
  •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보건 교사는 감염병 예방 접종도 할 수 있고 응급 처치도 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투약은 규정이 없다.

육아휴직 쓰면 해고, 신고해도 처벌은 7%뿐.

초등+중등 통합학교 실험해 보니.

  • 협동과 배려의 가치를 깨우칠 수 있더라고 한다. 전국에 통합학교가 68곳 있다. 저출생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 아직도 일부 지역 신도시는 일시적으로 과밀 학급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학교를 신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초등학교는 수업이 40분, 중학교는 45분이라 미묘한 충돌도 있고 학부모들의 반대도 크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 92%가 늘봄학교 반대.

  •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을 맡아주는 제도다. 학부모는 50%가 찬성인데 교사들은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지 않다”가 87%나 됐다.
  • 교사의 79%는 관리 주제가 지방자치단체가 돼야 한다고 답변했는데 학부모들은 34%과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했고 20%는 교사가 맡아야 한다고 했다.
  • 교사들의 우려는 학교폭력과 안전사고가 늘어날 텐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 수당이나 가산점을 줘도 싫다는 답변이 많았다.

오늘의 TMI.


구치소에서 챗GPT로 탄원서.

  • 구치소에서 재판받던 마약 사범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는데 횡설수설에 가까웠다. 범행과 무관한 내용도 많고 전반적으로 번역투의 문장이었다.
  • 검찰이 확인한 결과 구치소 밖 지인에게 “공익활동” 등의 키워드를 넣어 탄원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사문서 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비둘기 불임 모이? 다른 새들도 죽는다.

  • 2009년 유해 동물로 지정됐다. 최대 29만 마리로 추정된다. 배설물과 깃털 관련 민원이 41%로 가장 많다.
  • 동물 단체들은 먹이 주기 금지보다 불임 모이를 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인천 등에서 실험하고 있는데 2~3년은 지나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 곽정규(환경부 사무관)는 “집비둘기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동물 등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개체 수 조절 효과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남형규(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까치와 참새 등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은 “무조건 제거나 혐오가 아닌 이를 최소화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버 연봉은 2900만 원.

  • 1인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사람이 4만 명에 이른다. 소득 합계 1조1420억 원을 나눈 금액이다.
  • 상위 1%는 8.5억 원으로 격차가 크다.
  • 하위 50% 창작자의 연 평균 수입은 2019년 100만 원에서 2022년 30만 원으로 줄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운동권 청산 프레임, 위험하다.

  • 이창구(서울신문 전국부장)는 “86엘리트 정치인들이 정말로 반성해야 할 일은 어쩌면 같은 시대에 태어나 고된 삶을 살아온 수많은 동년배를 대변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1980년대 적령 인구의 대학취학률은 10%밖에 안 된다. 건설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공장 기계에 끼어 죽는 이들 중 대다수가 60대다. 고독사의 39.8%가 50대이고, 23.4%가 60대다.
  • “86세대 전부가 청년세대의 미래를 빼앗은 기득권층이 아니듯 모든 젊은이가 기회를 약탈당한 것도 아니다. 86세대건, X세대건, MZ세대건 우리는 모두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시대를 고민하는 유권자라면 세대 간 대립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을 직시해야 한다. 함부로 청산돼야 할 세대는 없기 때문이다.”

대의와 명분 다 잃는 이재명스러운 방식.

  • 조귀동(’이탈리아로 가는 길’ 저자)은 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진보 진영의 정치개혁 의제가 얼마나 뜬구름 잡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따지고 보면 민주-진보 빅텐트에 있는 동류’라는 의식이 빚어낸 자기 파괴적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 “이재명의 선택은 결국 지난 총선 때 더불어시민당과 비슷한 정당을 만들면서 동시에 정품 인증 방식으로 열린민주당 같은 유사 위성정당이 나타나는 걸 막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의당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양당의 기득권을 강화하고 진입 장벽을 막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 민주당의 통합 비례정당은 기업으로 치면 숨겨진 계열사나 외주 하청 회사를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당연히 인력 관리나 생산품(공천)의 품질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천금 같은 비례 의석에 높은 평판과 직능을 대표할 사람을 뽑지 못하고 당성만 강한 비공식적 권력에 충성하는 사람이 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페이스북. 2022년 8월 14일.

피드백.


  • 화요일 뉴스레터에서 두 번째 중간 제목 “뇌물 준 사건은 유죄, 뇌물 줘서 합병한 사건은 무죄”가 맞습니다. ‘유죄’를 ‘무죄’로 잘못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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