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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보호, 임대차기간 5년 넘어도 인정된다

최근 상가임대차보호법상(이하 ‘상가임대차법’) 권리금 회수에 관한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체 임대차기간인 5년을 넘어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광장에 나온 판결

  • 대법원 2017다225312, 225329 판결 (주심 대법관 권순일) 
  • 사건 요약: 상가건물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사건으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피고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건. (대법원 사이트 참조)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임대인(일명 ‘건물주’)은 임차인(일명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한다. 그렇더라도 임대인이 직접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반환해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 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서 권리금을 받을 수 있고, 임대인은 이렇게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며, 나아가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차인이 데려온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라는 내용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임대인이 이 의무를 위반한 경우 권리금 액수에 해당하는 돈을 손해로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물론 임대인에게 무조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임대인은 회수 기회를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 임대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정당한 사유’는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를 말한다.

  • 임차인이 월세를 3개월 이상 밀린 경우
  • 임차인이 무단 전대를 하는 등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 새로운 임차인이 월세를 낼 능력이 없는 경우 등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쟁점은 권리금 회수기회를 언제까지 보호해야 하는가였다. 하급심 법원에서는 5년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판결과 그렇지 않다는 판결로 나뉘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상가임대차 현장에서 많은 혼란을 겪어왔다.

상가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관한 획기적인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대법원 판결.

상가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관한 획기적인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대법원 판결.

쟁점: 권리금 회수 기간 ‘5년’ 

기존에 권리금 회수 기회가 5년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하급심 판결의 주된 이유는 이렇다.

첫째 권리금 보호 규정은 임대차계약 갱신을 유도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리고 임대인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상가임대차법에서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임대인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임대인은 최초 임대차부터 5년이 지나면 무조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주의: 2018년 상가임대차법 개정으로 이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었다), 5년이 지난 경우에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5년 후까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면 임대인의 사유재산권이 과도하게 제한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강한 반론이 있어왔다.

우선, 권리금 회수 기회를 5년으로 제한 기존 판결의 최대 약점은 상가임대차법에 권리금 보호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한다는 문구가 없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까지만 보호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과 명확히 다르다.

그 외에도 5년 이상 보호 입장은 권리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쌓이는 것이 통상적이므로, 5년을 넘는 임대차라고 권리금을 보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5년만 보호한다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법에서 보장된 5년을 다 채우기 전에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임대차계약을 종료하려고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임대차기간의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임차인에게 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요구권을 부여한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계약갱신요구권 제도와 권리금 보호 제도는 취지와 내용이 다르므로 계약갱신요구권 기간 조항을 권리금에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 5년으로 기간을 제한하더라도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5년이 넘으면

임대차 기간이 5년을 넘으면 임대인을 권리금 보호 의무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기간은 5년을 넘어도 존속한다고 봐야 할 것인가. 그것이 이번 판결의 쟁점이었다.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고? 

대법원도 법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하면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경과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경우가 권리금 보호 조항을 입법화해서 방지하려는 전형적인 임차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라고 하였다. 즉 권리금 약탈을 막기 위해서 5년 지난 임대차에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이 지나도 임차인이 형성한 재산적 가치는 그대로 유지되므로, 여전히 권리금 회수를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한 임대차계약에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하더라도 임대인의 상가건물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판결에서 다뤄진 사건은 2015년 7월에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요구했던 사건이다. 이때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약 4년이나 걸렸다. 장시간 혼돈을 일으킨 하급심 판결은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물음이 떠오른다. 우리 헌법체계에서 사법부에게 주어진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사법권과 입법권과의 경계는 어디인가? 하급심이 한 법률 해석이 해석권을 넘어 법을 만드는, 즉 입법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은 아닌가?

물론 관점에 따라서 상가임대차법에 도입된 권리금 보호 규정이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한 견해도 존중받고 토론되어야 한다. 하지만, 재판권을 행사하는 법원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재판권 범위 내에서 법관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옳다. 재판권 범위 내에서 판단하기 위해서, 법원은 이러한 권리금 보호 규정이 헌법을 위반하여 임대인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했고 상가임대차법 문언 내에서 해석으로 그러한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다면, 해석으로 법 규정의 내용을 제한하여야 한다.

이번 판결이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의견도 존재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이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토지는 다른 재산권에 비해 더 강하게 공동체의 이익을 관철해야 한다는 또 다른 선례의 취지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유권의 절대화는 우리 헌법과 조화할 수 없다 

또 해석으로 그러한 위헌성을 제거할 수 없다면, 법원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성을 심사받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하급심은 상가임대차법에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5년으로 제한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 문언의 범위를 넘어서 해석으로 법 규정의 내용을 제한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의 하급심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지 않고, 직접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주어진 재판권을 넘어섰다고, 즉 월권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하급심에 아쉬움이 남는다. 반대로 이러한 하급심 판결의 아쉬움을 바로잡아 준 대법원 판결이 빛난다.

한편, 우리 헌법재판소는 재산권에 대한 형성과 제한에 폭 넓은 입법, 즉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자유가 있고, 특히 토지는 생산이나 대체가 불가능하여 공급이 제한된다는 측면에 주목하여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더 강하게 공동체의 이익을 관철할 것이 요구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97헌바26). 상가임대차법에 도입된 권리금 보호 규정은 토지 및 부동산이라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이므로 폭넓은 제한 입법이 가능하다. 또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인이 상가건물을 이용할 권리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기는 하지만 이용권 또는 처분권 자체를 박탈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본질적 내용까지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규정이 위헌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도 위헌성 심사 기준의 하나인 비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사회경제적으로 또 헌법적으로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에 대해서 끊임없는 토론이 필요하다. 일각에서 소유권을 절대화, 성역화 하는 관점이 있는데, 이런 관점은 우리 헌법체계와 조화될 수 없다. 경제력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자산과 소득의 적정한 분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이 필요하다(헌법 제119조 제2항). 대법원뿐만 아니라 사법부 전체가 재산권 보장 및 경제민주화에 관한 헌법 정신을 깊이 음미해보길 기대해 본다.

우리 헌법은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있다. 재산권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법률 규정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있다. 재산권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법률 규정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이 글의 필자는 김남주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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