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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코리아 칼럼] 집값보다 더 위험한 언론의 왜곡된 부동산 실패 프레임.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6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10·15 대책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일찍이 평가를 끝냈다. 발표 후 한 달이 되기도 전이다. 특히 건설사가 소유하고 있는 방송과 신문은 ‘잡으라는 집 값은 못잡고…’라며, 정책 실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심지어 대주주가 태영건설인 SBS는 관련 프로그램에서 패널 두 명 모두를 ‘단언컨대 정부 대책은 실패’라고 말하는 부동산 유튜버로 구성했다. ‘집 값은 오를 수 밖에 없으니,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유튜버만 나오는 방송도 무수히 많다. 최소한의 균형감각은 물론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대책 실패론’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세금 폭탄론’으로 공격해 정권을 창출한 경험이 있는 국민의 힘 정치인들은 ‘문재인 시즌 2’, ‘이러다 나라 망한다’며 10·15 대책을 비판한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들은 ‘10·15 부동산 계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12·3 계엄과 등치시키기 까지 한다.

언론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실패’라는 꼬리표를 붙여왔다. 이런 행태가 모든 정부에서 똑같이 나타난 건 아니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때 그랬고,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윤석열 정부 때는 달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니 또 시작이다. 예컨대 ‘전세의 월세화’는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박근혜, 윤석열 정부 때는 그냥 넘어가던 언론이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 때는 180도 태세를 전환해 비판한다. 전세가 월세화되는 것에 대해 정책실패 탓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크다면서 우려한다. 

“10.15 대책” 구글 검색 화면 갈무리. 2025.12.16.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임대차3법(전월세 계약에서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를 묶어 부르는 법)의 경우, 법이 시행된 2020년, 그리고 법개정 후 2년이 지난 2022년에도 전세가 폭등으로 인한 전세대란과 전세의 월세화를 우려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2022년의 경우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2022년 전세대란을 주장했던 이들이 또다시 ‘정부 규제 때문에 2026년에는 전세대란이 올 것’이라며 전세대란 유령을 불러내고 있다. 임대차3법 개정으로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세입자가 이사를 덜 다니게 되면서 전세매물이 감소한 것을 두고도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뒤틀어 해석한다. ‘전세가 씨가 말랐다’는 자극적인 표현이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런 기사들이 이어지며 10·15 대책은 전세대란의 원흉이 된다.

정답 없는 부동산 정책

많은 사람이 너무 쉽게 주거 문제 해결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 공급만이 답이라는 사람도 있고, 보유세 강화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정책은 수 많은 변수와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려운 영역이다. 수요, 공급, 세제, 주거복지, 지역균형발전 정책, 이 중 하나도 성공시키기 어렵지만 이 모든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동산 불패 신화로 인해 서울의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이를 억제하기는 어렵다.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한 조부모와 부모 세대를 보며 자라난 20, 30대도 부모 세대의 길을 답습하고 있다. 30대 판사가 영끌해서 신축 아파트를 사고, 의사 부부가 수 십 억 원을 대출받아 재건축 아파트를 산다. 가상화폐와 주식해서 돈을 번 20, 30대가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다.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면서 고가 아파트의 상승폭은 웬만한 사람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능가한다. 노동의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한다. 

언론도 한 몫 한다. 아파트 한 채 호가가 100억 원이 넘는다는 것까지 기사화한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이래도 투기 안할래?’ 하며 투기를 부추기는 꼴이다. 신고가에 대한 보도량은 많지만 하락 거래는 보도량이 적다. 하락 거래에 대해서는‘가족간의 비정상적인 거래’로 추정된다는 해설까지 덧붙인다.

공급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 어렵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로, 집을 더 지을 땅을 찾기 어렵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개발 기대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집을 짓기도 전에 가격이 먼저 오른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내일부터 짓기 시작해도 3년이 걸린다. 온갖 명분을 만들어 본인 지역구에는 ‘주택 공급 안 된다’고 막아서는 정치인들도 걸림돌이다. 

공급 자체도 어렵지만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절벽이 시작된 나라에서 적정 공급량을 설정하는 것도 어렵다. 9·7공급 대책(지난 9월 7일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주택 공급·정비 계획으로, 2035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크게 늘리고 정비사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것이 핵심)에 따라 수도권에 135만 호를 착공하면 비수도권에서 인구가 유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심각한 지방소멸 문제는 더 악화된다. 

세제를 통한 문제 해결도 어렵다. 부동산 세제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난 지 오래다. 정권을 바꾸면 세제가 바뀐다는 것을 여러 번 학습한 사람들이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금 폭탄론’은 전가의 보도다. 보유세를 높혀야 하지만 다가올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지상과제인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감세 정책에 몰입하고 있다. 세제 개혁을 유보한 10·15대책에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강남에 대한 대책이 없다. 토지거래허가제도는 실거주 목적의 거래에 대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수요 확대 정책과 선 그어야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고 중병인 주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임기 동안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을 집중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빚내서 집 짓고, 빚내서 세 살고, 빚내서 집 사라’는 수요 확대 정책과 명확하게 단절해야 한다. 6·27대책(주택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목표로 한 규제 조정·세제·금융 조치 패키지를 말함)과 10·15대책에 포함된 가계부채 축소 정책은 더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개인이 받은 모든 금융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에 전세대출을 포함시키는 것은 지금처럼 예외가 아닌 원칙이 되어야 한다. 세금만으로 집 값을 잡을 수 없지만 세금없이 수요 관리를 할 수는 없다. 대출 규제만으로는 현금 부자들의 투기 수요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해법이다.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에게는 지나치게 유리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계속 유예해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원에게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그 초과분의 일부를 부담금 형태로 국가가 환수하는 제도로, 재건축으로 특정 단지가 과도한 불로소득을 얻는 것을 막고, 이익 일부를 공공에 환원하려는 취지) 부담금도 제대로 부과해야 한다. 

서울 밖 3기 신도시에 서울 못지않게 살기 좋고 일자리가 있는 도시를 만들어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도 분산시켜야 한다. 제2, 제3의 판교 테크노밸리도 만들어야 한다. 사업성이 낮아 주택 공급이 어려운 비수도권에 공공이 나서 양질의 부담가능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조속히 이재명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하고 주거복지 향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쪽방, 지하, 고시원, 옥탑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시급하다. 공공임대주택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주거급여 수급자가 화재와 수재로 사망하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확한 통계가 정책의 나침반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여정에 길잡이 역할을 할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 지금은 정책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확한 주택가격 통계가 없다.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자료에 의하면 취임 년도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평균이 박근혜 정부 2013년 4.4억 원, 문재인 정부 2017년 6.2억 원, 윤석열 정부 2022년 9.7억 원, 이재명 정부 2025년 상반기 13.2억 원으로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이게 정확한 동향이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이 생산하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의 서울 주간아파트동향 매매가격지수(지수가 100.00인 기준시점은 2025년 3월 31일이다)는 완전히 다른 수치를 보여준다. 취임 직후 조사기준일과 주간지수가 윤석열 정부 2022년 5월 16일 104.46, 이재명 정부 2025년 6월 9일 101.26이다. 이 지수에 의하면 지금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같은 단지 내 동일 평형에서도 실거래가가 몇 천 만 원, 수 억 원씩 왔다갔다 하는데 주간 단위로 눈금이 10만 원, 100만 원인 저울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지수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부정확한 주간 동향을 생산할 필요가 없다. 부정확한 지수에 기대어 정책을 판단하면 정책이 길을 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내년이면 매매시 실거래가 신고를 제도화한 지 20주년이 된다. 실거래가에 기반한 정확하고, 산출 과정이 투명한, 누구도 그 권위를 부정할 수 없는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확한 통계 위에 이재명 정부의 주거 정책을 설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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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칼럼의 취지는 이해가 됩니다만. 마지막 두번째 문단을 논거로 활용한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입니다.
    104.46(2022.5.16) → 101.26(2025.6.9)으로 하락했으니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었다고 봐야된다고 하셨는데, 데이터를 너무 왜곡해서 활용하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신고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들은 강남3구, 용산, 마용성 같이 상승기대감이 높은 곳이겠죠? 길게 말할 것도 없이 통계단위를 ‘서울’이 아닌 ‘자치구(시군구, ex. 강남구)’로 조회해보면 2022년보다 2025년이 높습니다. 강남구민에겐 지금이 최고가겠지만 노도강 주민에겐 2022년이 고점입니다.

    그리고 ‘안정화’는 ‘점’이 아니라 ‘선’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2022년 5월은 본격적인 부동산 하락장이 시작되기 전이고, 2025년은 한창 상승장(일부 지역)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이 제일 높은 시점이라고 불안정한 건 아니죠. 연간 3% 수준의 가격상승률에 부동산은 고점이라면, 이건 안정된 시장일까요 불안정한 시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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