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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MBC 이용마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오늘(12월 11일) 오전, 이용마 기자가 해고 5년만에 다시 MBC로 돌아왔습니다. 최승호 신임사장과 정영하 기술감독, 박성제 기자 등 총 5명과 함께 상암동 MBC에 출근한 이용마 기자를 MBC 구성원은 뜨겁게 환영했습니다. 이용마 기자는 1) 촛불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2)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 3) 자신의 옆에 있는 MBC 동료를 잊지 말아야 하는 세 가지로 당부했습니다.

이하 이용마 기자의 복귀 소감입니다.

이용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MBC 선후배 그리고 동료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이제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란 표현 대신에 선후배 동료 그리고 MBC 구성원 여러분 이 표현을 앞으로 써야 될 것 같아요. 우리가 모두 이제 하나가 되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맞았어요.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날 이후로 단 한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요. 정의를 대변해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오늘 실현됐습니다. 한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이렇게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정말 꿈 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는 꿈 그런 꿈 자다가 꿔 본 적 많죠.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는 꿈을 꾸고 있는 거 같습니다.

며칠 전에 병상에서 물끄러미 벽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때 제 눈에 벽에 걸려 있던 달력이 들어왔습니다. 올해 끝을 장식한 12월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12월에 빨간 날짜가 두 개 있어요. 하나는 성탄절이고요. 하나는 다음 주 수요일 12월 20일입니다. 원래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었던 날이죠. 그걸 보면서 그 순간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이게 예정대로 다음 주에 대선이 치러진다라면, 우리에게 아직도 멀었겠구나. 정말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그 어렵고 힘들 시절을 우리가 함께 싸워서 이겨냈구요. 결국 이 자리에 우리가 모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잊지 맙시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요. 작년 엄동설한을 무릎쓰고서 나와주었던 촛불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과연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에 서 있었을까요. 아마 아직도 우리는 암담함 속에 패배감 속에 젖어서 어찌해야 될지를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촛불시민들의 항쟁 그 분들을 결코 잊지 않아야 될 겁니다. 앞으로 우리의 뉴스와 시사, 교양, 드라마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그분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용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가 있습니다. 2012년, 우리가 170일 파업을 했습니다. 우리가 6개월 가까운 파업을 했습니다. 그때 기성언론 주류언론은 우리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파업 100일이 지나구요. MBC가 파업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국민들이 당시 상당수였습니다. 우리의 당시 비통한 심정, 억울한 심정, 하소연 할 때가 없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자신들의 억울한 목소리를 아무리 외쳐대도 이 사회에 반영되지 못해서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주면에 많이 있을 겁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그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겁니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대변해 주는 것일 겁니다. 그 노력 또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여러분 주변을 돌아 보십시오. 여러분들의 동료들입니다. 39일 파업, 170일 파업 그리고 72일 파업, 무려 1년 가까이를 길거리에서 함께 허비하면서 싸웠던 동지들이 우리 바로 옆에 있습니다. 우리 MBC 구성원들은 단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내 옆에 가장 믿을 만한 동지가 있다는 것,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든든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MBC 사상 처음으로 집합적 지혜라는 게 이렇게 위대하구나 하는 걸 보여줄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요. 나 혼자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혜를 함께 빌릴 수 있는 그런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 꿈같은 현실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겨)

제 건강 상태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최근에 용궁 몇 번 갔다 왔어요. 상태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아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회사 온다고 하니까 힘도 나구요. 또 와서 여러 선후배 동료를 보니까 정말로 힘이 많이 납니다.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이건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약속합니다.

MBC 뉴스 이용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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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정환
초대필자, 독립 저널리스트

카메라를 든 사나이, 미디어몽구입니다. (링크: 몽구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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