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협상 상대와 자주 대면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지게 되는 수가 많다. 이런 경우 협상의 막바지에 이르러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 정이나 인간관계 때문에 제대로 자신이 원하는 협상 결과를 끌어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인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우리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전술이 바로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이다.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이 필요한 이유
우리 입장을 엄격하게 대변할 ‘악역’을 만든 다음 당신의 의도와는 달리 누군가(악역을 맡은 사람)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상대방에게 더 나은 안(案)을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이 반드시 하나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적절히 역할분담을 해서 계속적인 거래를 해야 하는 파트에서는 좋은 역할을 맡고, 내부의 한 파트에서는 나쁜 역할을 맡음으로써 입장을 분리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하면, 기존의 관계를 중시하는 굿가이는 계속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상대방과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고 배드가이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고민을 한다는 명분으로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아울러 굿가이는 상대방과 만남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사례 1 – 이란·미국 대사관 인질사태
1.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
1979년 1월 이란의 팔레비 왕은 휴양을 이유로 출국(사실상은 망명이었다)하고, 그해 2월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귀국하여, 과도 정부를 붕괴시킨 뒤 6월 신권적(神權的) 지배의 이슬람 공화국을 수립했다.
당시 미국의 카터 행정부는 이란 혁명 정부의 경직된 입장을 오판하여 신병 치료를 이유로 팔레비 왕의 입국을 허가함으로써, 이란 측 급진 강경파의 분노를 유발했다. 호메이니는 팔레비 송환을 강경하게 요구했고, 그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의사단의 파견을 미국에 제의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1979년 11월 4일 테헤란에서 팔레비 신병 인도를 요구하던 과격파 학생 시위대가 시위 도중 미 대사관에 난입 · 점거함과 동시에 약 70여 명의 외교관을 인질로 억류함으로써 미국· 이란 인질 사태의 막이 올랐다.
이란 정부는 급진 강경파가 주도하여, 미국과 일전불사의 초강경 자세로 일관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이란은 대미 석유 수출금지 조치, 이란의 재미 예금 전액 인출 및 재이란 미국 투자의 국유화 조치로 맞서자 미국은 다시 재미 이란 공적 자산(公的資産) 동결조치를 감행하는 등 양 국가 간에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었으며, 아라비아해 · 인도양에서 미국의 해군력에 의한 무력시위가 전개되었다.
국제 연합을 중심으로 한 중재 노력도 무산되는 가운데 1980년 4월 미국은 특공대를 투입, 무력에 의한 인질구출 작전을 시도했으나 계획 차질과 항공기 충돌사고로 일부 특공대원이 사망, 실패로 끝났다.
악화일로로 치닫던 인질 사태는 1980년 9월 다소 유화된 호메이니의 요구 조건 제시로 돌파구가 마련되었고, 미국의 협상 제의가 거듭된 가운데, 마침내 알제리의 중재로 양국 간 간접 협상이 진행되어 미국이 동결된 팔레비 왕정 당시의 재미 자산을 이란에 반환하기로 동의하여, 1981년 1월 사건 발생 444일 만에 이란이 억류하고 있던 인질 전원을 석방함으로써 미 · 이란 인질사태는 종식되었다.
2.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의 활용
그런데 당시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타결된 데에는 카터와 레이건의 굿가이 배드가이 협상전술이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가 있다.
카터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고 198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다시 지명되었으나 1980년 11월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레이건 후보에게 완패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카터는 이란의 호메이니 측에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내가 당신이라면 이 문제를 나와 해결하겠소. 1월에 새로 들어오는 팀과 어떻게 해결해 보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소. 백악관에 들어올 사람들을 봤소? 대통령은 전직 카우보이 배우인데, 자신이 존 웨인인 양 세계의 정의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오. 부통령은 전직 CIA 국장이고, 국무장관은 강경하기로 소문난 알렉산더 헤이그요. 이들은 세상 누구보다 과격하오. 그들이 어떻게 할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오.”
레이건도 이 전술에 동참했다.
“내가 당신이라면 이 사건을 카터와 해결하겠소. 카터는 점잖은 양반이오. 내가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당신은 틀림없이 좋아하지 않을 거요.”
결국, 레이건이 공식적으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인 1981년 1월에 이란 인질사태가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카터와 레이건의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이 절묘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례 2 – AOL의 뮤직 불러바드 인수 협상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AOL)의 데이비드 콜번(David M. Colburn)과 뮤직 불러바드(Music Boulevard) 중역들 간의 협상은 아주 조용히 시작되었다. 콜번은 동료인 마이어 벌로우(Myer Berlow)가 제안서를 검토하는 동안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앉아 있었다. 그들은 이미 협의를 마친 상태로, 뮤직 불러바드는 3년간의 광고대가로 AOL에 8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다.
바로 그때 이미 연방증권위원회에 등록되어 있는 뮤직 불러바드의 상장 계획이 실현되면 AOL을 통한 광고 가치는 800만 달러를 상회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뮤직 불러바드가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는 생각이 벌로우에게 퍼뜩 떠올랐다.
그는 가격이 기재된 페이지를 조용히 찢어버리고, 800만 달러 대신에 1,600만 달러라고 써넣으라고 요구했다. 뮤직 불러바드의 임원들은 당황했다.
그날 회의는 이전에 구두로 합의된 내용을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요식행위였기 때문이다. 콜번은 상황을 되돌려보려고 했지만, 벌로우는 1,600만 달러를 계속 고집했다. 벌로우는 콜번에게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했다.
화장실에서 벌로우는 자신의 입장 변화 이유를 설명하고, 콜번을 비난했다.
“네가 거래를 망치고 있어. 만약 1,600만 달러보다 적은 금액에 계약이 성사되면 네가 변상해!”
이 말에 화가 난 콜번은 “너 죽인다!”고 소리치면서 벌로우에게 달려들었다. 얻어맞아 부은 자신의 얼굴을 상대가 볼 것을 생각하니 벌로우는 웃음이 터지려고 했다.
그들은 다시 회의장에 들어갔으며, 결국 벌로우의 수정 요구보다도 200만 달러가 높은 1,8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워싱턴포스트, 2003. 6. 15.)
약간 변형된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이다. 상황에 따라서 이런 식의 허위(Fake)가 뜻밖에 효력을 발휘한다. 더욱이 배드가이 역할을 맡은 사람이 다소 비합리적으로 우길 경우 굿가이 역할을 맡은 사람은 ‘보시다시피 저 친구는 도저히 말이 안 통해요’라면서 오히려 상대방에게 어려움을 호소할 수도 있는 핑곗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례 3 – 구매과정에 응용
1. 고민에 빠진 조자룡 부장
촉한(蜀漢) 전자의 구매담당부장인 조자룡 부장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조 부장은 STN-23 이라는 장비 1천 개를 구매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동오(東吳)전산의 주유 이사와 2개월 정도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2개월 정도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자룡 부장은 주유 이사와 인간적으로 친해졌다.
특히 조부장의 초등학생 딸이 친구들과의 갈등 문제로 힘들어 하는 것을 알고는 주유 이사가 자신의 친구인 심리상담사를 소개해 주어, 딸이 많은 도움을 얻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 부장은 주유 이사에 대해서 마음의 부담까지 진 느낌이었다.
현재 동오전자는 STN-23이라는 장비를 단가 100만 원 정도에 판매하고 싶어 하는 반면, 촉한전자 입장에서는 95만 원 정도에 구매하고 싶어 한다.
조자룡 부장은 평소에도 사람이 순하기로 유명한데, 더구나 동오전산의 주유 이사와 인간적으로 친해지기까지 한 마당에 야박한 가격에 ‘딜’ 한다는 것에 영 자신이 없었다.
조 부장은 이런 고민을 제갈 량 이사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자 제갈 이사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내가 악역을 하지. 조 부장은 계속 착한 역할을 하라고. 주유 이사를 내일 들어오라고 하게. 단, 그 전에 나랑 입을 좀 맞추자고.”
도대체 제갈량 이사는 어떻게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일까?
2. 전술의 적용
주유 이사와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야박한 협상을 하기 힘든 조자룡 부장은 촉한전자로 주유 이사를 불러들인다. 불러들이는 명분은 이 계약의 최종 결정권은 제갈량 이사에게 있다는 점.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에라도 협상을 진행하면서 ‘내게 최종 결정권이 있다’라고 밝히면 안 된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핑계를 댈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조자룡 부장으로부터 주유 이사를 소개받은 제갈 이사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주유 이사의 설명을 듣는다. “네, 조 부장으로부터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아주 훌륭한 분이시라고…”라고 하면서.
하지만 막상 주유 이사로부터 구체적인 가격을 제안받은 후에는, 인상을 찌푸린 후 조자룡 부장더러 잠깐 같이 나가자고 한다. 그리고는 문밖에서 제갈량 이사는 조자룡 부장에게 큰소리를 친다.
잠시 후 제갈량 이사는 다소 붉어진 얼굴로 주유 이사에게 ‘급한 회의가 잡혀서 그러니 죄송하다’면서 황급히 자리를 뜬다. 어안이 벙벙해진 주유 이사에게 조자룡 부장은 한숨을 쉬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사님이 저렇게 경우 없는 분이 아닌데. 사실 요즘 구매원가 절감 문제로 대표이사님께 엄청 압박을 받고 있거든요. 더구나, 저도 오늘 안 사실인데, 이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에서 지금 단가 90만 원정도로 제안이 들어온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유 이사님이 말씀하신 100만 원 조건은 저 분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거 같구요. 전 어떻게든 이사님을 밀고 있는데, 아… 난감합니다”
조자룡 부장은 주유 이사를 위하는 척 하면서 자신도 아쉽다는 말을 건넨다. 다급해진 주유 이사는 “그럼 어떻게 해야 제갈 이사님께 설득이 될까요?”라면서 조자룡 부장에게 의견을 구한다. 조자룡 부장은 주유 이사와 같이 제갈량 이사가 수용할 만한 대안을 같이 만들어 보자고 하면서 적절히 촉한전자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다.
사례 4 –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낼 때
1. 내용증명 발송의 필요성
회사 간에 계약을 체결하고 진행하다 보면 한쪽 당사자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나중에 계약 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실제 다양한 계약분쟁을 지켜보면, 상대방이 제대로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때 ‘내용증명’ 형식으로 상대방에게 통지해놓아야 만이 나중에 법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흔히 접하게 된다.
단순히 전화나 이메일, 구두로 계약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통지한 경우, 상대방이 그런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법원 입장에서는 ‘내용증명으로 보내지 않은 것을 보니 그리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2.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현업에서 어려운 ‘현실적’ 이유
그래서 나는 항상 의뢰인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일단 명확하게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한다. 하지만 의뢰인 회사의 ‘현업’에서는 상당히 난감한 입장을 표명한다. 그들의 입장은 이러하다.
“앞으로 계속 거래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 자체가 칼을 들이대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전화나 이메일로 잘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하지만 법정에서 문제가 될 때 내용증명으로 통보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낮게 본다는 것을 익히 경험한 나로서는 어떻게든 내용증명 형식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려고 한다.
3.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의 활용
이처럼 현업의 고민을 고려하고서도 강경한 의사표시를 해야 할 경우, 내가 주로 코치하는 방식이 바로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이다. 이런 순서를 밟게 된다.
- 현업 담당자는 우리를 괴롭히는(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상대방 회사 담당자인 박 부장을 만나러 간다.
- 박 부장을 만나서 사정 설명을 한다.
“저는 부장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알게 된 저희 회사 총무팀(혹은 법무팀) 김00 부장은 현 상황이 명백한 계약위반이라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귀사 대표이사 앞으로 보내야 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김 부장은 저희 사장님도 어떻게 하기 힘들 정도로 외곬입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내 체면을 봐서도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라고 사정을 하는데도 김 부장은 ‘이 사실을 반드시 상대방 회사 대표이사도 알아야 한다. 이건 부당하지 않은가?’라면서 바로 내용증명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 이 때 현업 담당자는 내용증명 초안이라면서 서류를 슬쩍 보여준다.
“김 부장이 이런 내용증명을 내일 우체국에 가서 귀사 대표이사께 발송한다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말려도 말을 안 듣습니다. 정말 박 부장님께 누가 될 것 같은데…”
- 상대방인 박 부장으로서도 화는 나지만, 현재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은 이 상황에 대해서 같이 걱정해 주고 있다. 문제는 강경파인 상대 회사 총무팀(법무팀) 김 부장인 것이다.
- 문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한 박 부장으로서는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제가 이러 저러한 내용으로 양보하면 회사에 가셔서 김 부장을 좀 설득해 보실 수 있겠습니까?”라는 식으로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실무에서 이런 식의 접근을 해 본 경험이 여러 번 있는데, 현업 담당자들의 경우 자신은 상대를 이해하지만, 회사 내의 어떤 강경파 인사가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자신이 면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식을 선호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대방이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을 펴면?
만약 상대방 이처럼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을 쓸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굿가이 배드가이 전술은 사실 뻔해 보이지만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상대방으로서는 이미 하나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역할분담을 통해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여간해서는 그 틈새를 파고들기가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협상 전문가들은 ‘배드가이’를 타깃으로 삼은 뒤 물고 늘어지는 방법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 즉, 배드가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군지 드러난다면 ‘저 사람과는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습니다’라면서 협상 파트너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거나,
-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저 사람 때문입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협상의 원활한 진행이 배드가이 때문에 방해되고 있다는 점, 나아가 자칫하면 배드가이 때문에 협상 자체가 결렬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라는 것이다.
특히 배드가이의 구체적인 몇 가지 행동들 때문에 모욕을 느꼈다거나 자존심을 다쳤다는 식의 항변을 하는 방식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2012년 대통령 선거기간 중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측 몇 몇 인사들의 ‘안철수 양보론’ 유포, 안 후보 측 협상팀에 대한 인신공격, 실무팀 협의 내용 외 자의적인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단일화 협상 자체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장면이 바로 이러한 대응방식의 예로 들 수 있다.
‘당신네 캠프에는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있단 말이오. 그 사람들이 계속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난 단일화 협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오!’
원래 배드가이는 협상에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협상결과를 유리하게 이끌어내려는 목적에서 투입되는 것인데, 배드가이로 인해 협상 자체가 붕괴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면 상대방으로서도 배드가이의 행동을 자제시키는 등의 전술 수정을 고민하게 된다.
또한, 만약 굿가이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굿가이를 부추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그 사람(배드가이)이 반대를 한다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당신(굿가이)이 가장 전문가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당신이 그 사람(배드가이)을 설득 못시킬 바도 없지 않습니까?’라면서 굿가이로 하여금 배드가이를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교묘하게 유도할 수도 있다.
자존심 강한 굿가이는 “그건 그래요. 이 분야에서만큼은 내가 가장 잘 알지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배드가이를 설득할 수 있음을 스스로 인정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