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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돌과 이가탄 그리고 센시아, 이대로 좋을까

동국제약의 인사돌과 명인제약의 이가탄은 매우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통해 전 국민 누구나가 아는 잇몸 치료제가 되었고 서로 쌍벽을 이루는 제품들이다. 그런데 2013년 12월 지상파 방송에서 이 두 유명한 잇몸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인사돌’과 ‘이가탄’

MBC 불만제로팀은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인사돌은 주성분인 옥수수 불검화정량추출물이 잇몸질환 치료에 효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어 2001년부터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어 판매되고 있고, 이가탄의 주성분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염화리소짐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이 성분이 포함된 약들은 일본에서는 판매가 중지되었다.”

인사돌 이가탄

그리고 논문 확인 결과 해당 잇몸약을 단독 복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의사들은 이 두 약제에 대해 ‘비타민과 영양제가 합쳐진 복합제제’라고 했으며 “잇몸약으로서는 효과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의약품의 광고를 심의하는 의약품 광고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이 이가탄을 생산하는 명인제약의 전무였다는 점이었다. 규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규제를 담당하는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잇몸약 논란, 너무 쉽게 잊히다 

당시 논란이 불거졌지만, 동국제약과 명인제약은 일제히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입을 닫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인사돌과 이가탄의 효능에 대한 논란을 잊었다. 어느새 광고는 다시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다시 인사돌과 이가탄을 찾기 시작했다.

의약품 재평가를 진행한 식약처는 2014년 슬그머니 재평가를 통과시켰다. 그리고 그 해 2014년, 인사돌과 이가탄은 각각 약 470억 원과 200억 원치를 팔았다.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사돌은 2013년보다도 매출이 오히려 20억 원 늘어났다.

투자 성장 그래프

나는 인사돌과 이가탄을 명백히 잇몸질환 치료약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들 약품은 잇몸질환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허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잇몸질환 치료제로 TV와 신문광고를 하고 있고 광고를 본 시민들은 돈을 주고 이 효능 없는 약을 잇몸질환 치료제로 알고 사 먹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치과의원을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센시아’ 

‘약’이라고 할 수 없지만, ‘약’으로 분류된 제품을 판매해서 재미를 본 동국제약은 2012년 또 다른 제품을 출시했다. 바로 ‘부작용 없는 정맥순환 개선제’라고 선전을 하는 센시아다.

센시아

동국제약은 ‘국민 10명 중 3명에 정맥순환장애… 다리 붓고 잠잘 때 통증·경련 하루 한두 알 복용으로 효과… 복용 한달만에 증상 70% 개선’이라며 센시아를 홍보했다. 약을 판매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약사들은 저마다 센시아의 홍보대사가 되었다.

센시아는 식약처에 혈관강화제, 정맥류 치료제, 치질약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센시아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정맥순환 개선제’가 아니다. 센시아의 주성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남부의 섬이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풀인 병풀(Centella Asiatica)의 추출물이다. 그렇다면 병풀은 동국제약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과연 정맥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것일까?

질문 물음표

‘병풀’은 정말 정맥혈관을 강화할까? 

가장 방대한 양의 의학 논문을 보유하고 있는 PubMed(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이 개발한 의학,간호학,치의학 등 보건과 임상을 망라하는 최고의 색인 데이터베이스로서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5,630종 저널에서 2,000만 건 이상의 색인된 의학문헌 보유)에서 이 병풀을 검색하면 병풀의 다양한 약리학적 효과에 대해 연구한 논문들을 찾을 수 있다.

사실 병풀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식물의 약리학적 효과에 대해 다양한 실험이 있었기 때문에 병풀의 약리학적 효과에 대한 논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정맥혈관을 강화한다는 연구논문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맥혈관에 대한 병풀의 약리학적 효과에 대해서는 불과 4~5개의 연구논문만을 찾을 수 있었으며 그중 하나는 정맥의 기능부전 개선에 병풀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문이었고, 다른 논문들도 다른 식물들의 약리학적 효과와 함께 보조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정도로 언급된 것들이었다.

남겨진 질문 

병풀이 정말 혈관 강화 효과가 있거나 정맥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면 의사들이 먼저 알고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정맥질환의 치료를 다루고 있는 그 어떤 의학 교과서도 센시아의 주성분인 병풀의 치료효과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병풀이 정맥순환 개선에 효능이 있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 매우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센시아는 정맥순환 개선제로 식약처의 인가를 받았고, 전국 약국에서 정맥순환 개선제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센시아는 식약처의 ‘치료제’ 기준을 통과해서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

이대로 좋은 것일까? 이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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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노환규
초대필자. 전 의사협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해 흉부외과 전문의로 의사생활을 했습니다. 전국의사총연합 대표(前)와 대한의사협회장(前)으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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