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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개신교계의 생존 전략: 동성애와 진보를 사회악으로 만들기

2015년 6월 2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대법원은 대법관 5:4로 동성 결혼에 합헌 결정했고, 이로써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습니다. 이는 세계적 추세라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끼리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나라가 존재합니다.

멀리 갈 것 없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 서울시민인권헌장 “성적지향 및 성별 정체성”이라는 문구를 헌장에 넣었고, 이를 통과시켰지만, 결국 서울시는 이를 선포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선포를 거부했습니다.

여전히 동성애에 대해 “전 아무튼 반대”라고 이야기합니다. “동성애 마귀”라는 증오와 혐오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울려 퍼집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 동성애를 ‘인권의 항목’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슬로우뉴스는 미국의 동성 결혼 합헌 결정에 즈음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글로컬포인트의 기고를 특별연재합니다. (편집자)

  1. 서울시청 무지개 농성을 통해 만난 혐오와 사랑
  2. 성적 수치심과 혐오의 프로파간다: 증오로 성장한 개신교 우파
  3. 보수 개신교계의 생존 전략: 미 군정에서 2010년 이후 행동 그룹까지 (상) 
  4. 보수 개신교계의 생존 전략: 동성애와 진보를 사회악으로 만들기 (하)

어떻게 한국의 보수 개신교계는 지금과 같은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는가. 이들은 도대체 왜 종북과 게이를 연결했나. 이들은 왜 동성애 혐오, 이주민 혐오를 통해 차별 조장을 선동하면서, 한편으로 ‘애국 보수’ 세력과 연합하고, 서북청년단 재건위를 만들거나, 세월호 유가족을 비판하는가.

“리퍼트 대사님 어서 일어나세요!”

미국 대사의 쾌유를 외치며 부채춤 추는 이들과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반대하며 북과 소고를 들고나와 춤췄던 이들이 같은 이들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각각의 사건들은 모두 동떨어져 보이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사실은 이 모두가 한국 보수 개신교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출처: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822920.html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이들 보수 개신교 그룹이 보여준 일련의 행위는 다음과 같이 유형화할 수 있다.

  1. 신사도운동과 선민사상에 근거를 둔 자기 정체성 확보
  2. 정치적 위치 변화에 따른 기반 다지기
  3. 한국 보수-개신교 교회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4. 위기와 불안을 성적 단속을 통해 소수자에게 책임 전가하고 정당성과 위상 확보

2010년 이후 온라인에 눈 뜨다

특히, 2010년을 전후로 하여 안희환 목사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활동과 시민단체를 내세운 선전·선동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지나 이명박 정부를 지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시민단체, 민간 영역의 ‘온라인 여론 공간’(블로그, 카페, 포털, SNS, 모바일 메신저 등)이 형성되었다.

이전 시대 보수 개신교가 정부 주도의 정책과 국가계획에 부응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지면서 ‘이데올로기적 성 장치’로서 기능했다면, 현재 보수 개신교는 두 세력이 서로 연합하거나 경쟁하면서 그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두 세력은 다음과 같다.

  • 기성 대형교회
  • 기반 없이 시작했지만, 시민단체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자기 위치를 확보한 세력

안희환 목사와 에스더 기도운동, 홀리라이프의 이요나 목사, 예수재단의 임요한 목사,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khTV 등이 후자에 속한다.

‘멀티닉’ 안희환 목사, 대형교회는 내가 지킨다! 

특히, ‘밝은인터넷세상만들기운동’,  ‘국제인터넷선교회’,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등을 만든 안희환 목사는 각종 비리와 세습, 성추행 문제 등으로 공격받던 대형교회를 ‘안티 기독교 대응’의 차원에서 온라인 공간을 이용해 적극 방어하고, 악플, 음란물 단속 등의 명분과 자신의 목적을 결합하면서 사회적 명분을 확보해 가는 활동을 해왔다.

이후 ‘밝은인터넷세상만들기운동’은 동성애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에 앞장섰으며, ‘국제인터넷선교회’는 북한, 청소년, 문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도록 한 ‘한국문단’, ‘사진세계’ 등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는 주로 대형교회에 대한 온라인 비판 게시물을 차단하는 ‘블라인드'(임시조치) 신고자로 활약(?) 중이다.

국민일보의 안희환 목사 인터뷰 (출처: 국민일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5202383&code=61221111

국민일보의 안희환 목사 인터뷰 (출처: 국민일보)

그는 2014년 ‘5대 권력의 하나가 된 시민단체를 잘 활용해야 한다’라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 이 글에서 그는 “시민단체들이 권력이 되었다”며, “제대로 된 시민단체를 만들기 위해 ‘기독청년 NGO 센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기독청년 NGO 센터’는 앞서 언급한 ‘선민네트워크’의 산하단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을 훈련하여 시민단체 리더들로 세워나가겠다’는 것이 그가 밝히고 있는 포부다. (참고로 크리스천 큐엔에이 게시판에 게재됐었지만, 현재는 해당 글이 삭제된 상태)

‘대중적 영향력 위해’ 성서 논리보다는 세속적 선동

한편, 또 한 가지 이들에게서 주목할 점은 대중적 영향력을 위해 성서적 논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세속적 논리와 프로파간다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보수 개신교계에서 만든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이하 ‘건사연’)은 종교적 언급들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해외 가족가치 운동의 주장과 성 담론, 이론적 파편들을 가져와 자신의 선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건사연은 처음에는 동성애 반대를 위한 혐오논리를 조장하는 데에 집중했지만, 최근 동아일보에 게재된 간통죄 폐지 관련 의견광고에서 보다시피 동성애 혐오에 동원되던 논리들을 근거로 하여 사회 전반의 성 윤리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이 단체와 함께 지난해 만들어진 khTV가 적극적인 선전·선동의 역할을 하고 있다.

출처: khTV  http://sign.khtv.org/

출처: khTV

주민참여 영역에서의 보수 개신교 

2010년 이후 보수 개신교가 자신의 정당성과 영향력 강화를 위해 행해온 일련의 활동을 지금까지 살펴봤다. 끝으로 주민참여 영역에서 보수 개신교 기반을 짚어 보자.

참여정부 시절부터 민관협력 거버넌스가 본격화했다. 지자체의 열악한 기반은 이 영역마저도 보수 개신교의 영향권으로 만들었다. 어떻게든 민관협력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열악한 자원으로 지자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지자체 정부에 있어 보수 개신교의 자원은 매력적이었다.

촘촘한 지역사회 연결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영향력, 물적 자원, 게다가 보수 개신교가 구축해 온 사회복지 분야 기반은 지자체 정부가 보수 개신교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중요한 자원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기반이 근래에 인권조례와 시민인권헌장 등을 만드는 등의 활동으로 차별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지자체장들이 보수 개신교계의 압력에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출처: 기독신문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89130

출처: 기독신문

기존 정치권에 큰 자기 기반이 없는 박원순이나 김영배 같은 이들이 한편으로는 민주당 계열과 한통속의 ‘좌파 정치인’으로 엮이면서 보수 개신교의 공격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혐오세력의 압력에 밀림으로써, 성소수자 인권과 같이 확고한 자기 가치관과 추진력이 필요한 사안들에 명확한 자기 입장이 없는 상황이 되어, 결국 이들 혐오세력의 정당성과 기반을 확보해주는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 결정에 반발하는 인권단체들의 서울시청 점거 농성 나흘째인 2014년 12월 9일 서울 시청 로비에서 성소수자들과 면담에 응하고 인권헌장 선포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824601.html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 결정에 반발하는 인권단체들의 서울시청 점거 농성 나흘째인 2014년 12월 9일 서울 시청 로비의 모습. 이들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성소수자들과 면담에 응하고 인권헌장 선포를 촉구할 것을 박원순 시장에게 요구했다.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동성애와 진보를 사회악으로 만들기 

이제 보수 개신교계가 생산하는 혐오 선동과 성적 이데올로기를 정리해 보자.

1. 동성애와 진보가 반사회적 불온 세력이 되어야 하는 이유 

보수 개신교계의 정당성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맥락은 사회적 불안과 위기감이고, 이 불안과 위기를 이용한 선동이 보수 기독교의 방법론이다. 이 전략과 방법론은 확고한 가부장적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견지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는 사회 불안과 위기의 원인으로 성소수자, 이주민, 진보주의자, 종북 등에 화살을 돌린다. 이들 소수자(혹은 진보주의자)가 질병, 사회불안, 범죄, 성 윤리의 파괴, 세금 낭비를 가져오며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위기감과 불안을 조성한다. 물론 이를 막아낼 수호자는 애국 보수와 개신교다.

종북세력, 성소수자, 이주민 등을 건강하고, 건전한 대한민국 시민에서 분리하면서, 세금과 질병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다음은 건사연의 발기문과 강령 일부이다. 보수 개신교계의 인식과 방법론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우리는 세상에 무엇을 외치고자 이렇게 모였는가! 우리를 불러 모은 것은 정치적 의도도 아니고, 경제적 이해관계도 아니다. 바로 ‘상식’과 ‘기본 윤리’를 통해’ 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갈망이다. (중략) 사랑하는 남녀가 결혼 제도를 통해 가정을 이루는 것은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 건강한 세상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윤리이며 가치이다.”

건사연 ‘발기문’ 중에서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건강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누구나 지켜야 할 ‘기본 윤리’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건전한 성 윤리가 무너지고 있으며, 특정 가치의 강요로 인해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또한 위협받고 있다. 이 현상은 결국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영적 건강의 쇠퇴로 귀결될 것이다.

(중략)

우리는 이성애만을 인류의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믿으며, 사랑하는 남녀 간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가정만을 정상적인 가정으로 인정한다.

건사연 ‘강령’ 중에서

2. 세금과 진짜 시민 – 약한 고리를 공략하라 

세금과 군대는 가부장적 시민 주체의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 핵심이다. 남성 가부장이 돈을 벌고 가족을 지킨다는 이데올로기적 명분을 차지함으로써, 성적 관계의 주체로 자리하게 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누가 세금을 내느냐, 나라를 지키느냐는 이 사회의 가부장적 성 체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정서적, 이데올로기적 근간이다.

특히 2014년 연말정산과 담뱃값 인상 문제가 박근혜 정부의 지지도를 대폭 하락시킨 것에서 보듯이 세금은 매우 예민한 문제다. 누가 세금을 내고 있으며, 세금을 낼 자격이 있는가는 힘들어도 어쨌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는 개인에게 강력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보수 개신교의 선동 전략은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한다.

이 나라는 ‘내 세금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나라가 제대로 대접을 안 해준다!

3. 성소주자와 이주민은 ‘비(非)시민’ 진보주의자는 ‘반(反)시민’ 

보수 개신교의 선동 회로에서 안에서 성소수자와 진보세력 그리고 이주민은 어떻게 규정되고 있을까.

  • 성소수자: 항문 섹스에만 탐닉하는 성 중독자. 비(非)시민
  • 진보주의자: 불평만 일삼고, 숨어서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종북 세력. 반(反)시민
  • 이주민: 외국에서 왔고, 한국에서 돈 벌어 외국으로 보내는 일자리 약탈자. 비(非)시민

즉, 시민인 당신이 열심히 일해서 낸 세금을 비시민과 반시민인 이주민, 성소수자, 진보주의자에게 정부가 쏟아 붓고 있고, 더 쏟아붓게 될 것이라는 논리로 평범한 보통 사람의 억울함과 박탈감을 자극한다.

사실 여성 혐오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작동한다. 가령 이런 것이다:

‘남자들이 열심히 일해서 경제발전 시키고 일자리 만들어 놓으니까, 그동안 남자 돈으로 먹고살아 온 여자들이 이제 와서 여권(女權) 내세우며 특혜를 받아서 다 차지하고 있다.’

이런 선동 논리를 통해 ‘소수자 인권’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정당한 시민 주체의 가부장적 기반을 흔드는 ‘특권’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종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성소수자로부터 가족을 지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 이를 자기 정당성의 근거이자 사명으로 내세우는 한국 보수 개신교는 ‘건강한’ 시민을 이끌어나갈 가치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한다.

4. 세금 축내고 질병 퍼뜨리는 ‘잠재적 범죄자’  

“최근 성 중독이 난무하여 각종 성폭력, 성매매, 음란물, 동성애, 수간, 혼음 등 문란한 성문화가 우리 사회를 타락시켜 국민들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있으며 건강한 가정을 파괴하고 있다. (중략) 최근 동성애자 공개 결혼식, 혼인신고 등을 통해 단순히 소수자의 인권보호 차원을 넘어, 온 국민에게 비윤리적인 동성 간의 성행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건전신앙수호연대, 제2회 [중독 추방의 날] 성명서(2014년 5월 29일) 중에서

질병, 세금 말고도 한 가지 더 있다. 성소수자와 이주민은 보수 개신교계의 시각에서 보면 ‘잠재적 범죄자’다. 성소수자는 의도적으로 에이즈를 퍼트리거나 동성 강간, 소아 강간을 하는 잠재적 성범죄자로 전제하고, 이주민은 이슬람이나 조선족을 떠올리는 동시에 범죄자로 전제한다.

보수 개신교계의 눈에 성소수자나 이민자는 잠재적 범죄자일 뿐이다.

보수 개신교계의 눈에 성소수자나 이민자는 잠재적 범죄자일 뿐이다.

그래서 이런 논리가 서슴없이 등장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변태들, 이슬람, 이주민, 종북 세력이 대한민국을 장악한다.’

특히 여기서 동성애와 에이즈 감염을 연관시키는 선동은 세금과 다시 연결된다.

‘에이즈 감염인의 치료 비용을 국가에서 전액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성애나 동성혼이 합법화되면 에이즈 환자가 더 증가하고, 그러면 에이즈 환자로 인한 국가 재정 부담이 더 증가할 것이다.’

5.’내가 호모포비아가 아니라 당신이 호모마니아!’ 

한편 최근 눈에 띄는 것은 보수 개신교계에서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 ‘혐오세력’ 같은 용어들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근래 보수 개신교계는 다른 방식으로 상황을 전환하려고 시도하는데, 가령 ‘호모마니아’ 같은 용어를 쓰는 것이다. 건사연 블로그는 이 ‘호모마니아’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니까 자신이 ‘호모포비아’가 아니라 당신이 ‘호모마니아’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 개신교계의 언론에 칼럼 등을 게재하면서 ‘성소수자’ 개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 개념이 윤리적 기준을 흐리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약자, 소수자로 보이게 만든다면서 성소수자가 아니라 ‘변태’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 등을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위치는 혐오자나 차별자의 위치에서 삭제하고 자신이 공격하고 있는 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각종 개념을 왜곡하고 전복한다. 권리, 인권, 건강, 복지, 평등, 다양성, 소수자, 차별, 역차별, 민주주의 같은 용어들이 이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6.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라 학습이며 전파다!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된 내 아들 동성애자 돼서 에이즈 걸리면 KBS가 책임져라”
“동성애라는 나쁜 문화 전파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항문섹스 권장하는 동성애는 사탄 집단”

보수 개신교에서 길원평 교수 등을 내세워 열심히 전파하고 있는 선동 중 핵심이 바로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말한다.

‘동성애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취향이나 학습된 것일 뿐이므로 동성애 문화가 용인되면 보다 급속도로 ‘전파’될 수 있다.’

물론 보수 개신교계가 내세우는 근거는 이미 오래 전에 부정된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수 개신교계 입장에선 동성애를 ‘인정해야 할 개인 취향’이나 성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는 동성애를 전파하겠다는 논리에 불과하다.

특히, 교과서에서 동성애에 대해 관용적으로 서술한다거나 성교육 시간에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언론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서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것 등은 동성애를 전파하고 결국 에이즈를 확산시켜 사회적 성 문란과 공중 보건 악화를 가져오는 일이기에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일이다.

동성애 게이 레즈비언

7. 청소년은 우리가 보호한다 

이들은 무엇보다 청소년을 내세워 사회적 공포를 조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엄마’가 호명된다. 보수 개신교계는 청소년을 절대 주체적 판단이 가능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에게 청소년이란 혼란기에, 쉽게 물들 수 있고, 한 번 물들면 평생을 망치게 되는 보호 대상일 뿐이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는 관용적이지만 그 당사자가 ‘내 자식’이라면 공포가 되는 사람들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선전에 활용한다. 이러한 논리들은 결국, 끊임없이 여성을 ‘내 가정’, ‘내 자식’의 관리자의 역할로 규정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자기 결정권이 없는 비주체적 대상으로, 부모와 가정, 국가의 종속 대상으로만 두려는 보수 기독교의 가족 가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보수 개신교계는 이른바 ‘청소년 사역’을 중요한 사명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학교법인, 복지재단 등 청소년 사업에 광범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위 내용은, 이런 보수 개신교계가 자신의 기반과 영향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  활용하는 중요한 선동 방식이며, 끊임없이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도구다.

보수 개신교계의 눈에 '동성애자' 부부의 가족은 가족이 아니다.

보수 개신교계의 눈에 ‘동성애자’ 부부의 가족은 가족이 아니다.

8. 탈동성애와 성중독 치료 – 이요나 목사 

탈동성애와 성중독 치료 운동을 주도하는 사람은 이요나 목사(갈보리채플 서울교회, 홀리라이프)다. 

그는 자신을 ‘탈동성애자’라고 소개하며 현재 ‘홀리라이프’를 통해 홀리라이프 청년포럼, 한국성교육상담사협회, 성경적상담사협회, 한국성경적상담신학원, 성경적상담사 자격검정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동성애를 ‘성 동일성 장애 관계중독’으로 규정한다. 동성애는 ‘거룩한 하나님의 창조적 품성이 훼손된 성적 욕구’에 중독된 것이며, 이를 성경적 상담 방법에 따라 ‘치료’하겠다는 것이 이요나 목사의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전면화하기 위해 2010년 김규호 목사와 함께 ‘중독예방시민연대’를 만들고, 2013년부터 ‘중독예방과 치료에 관한 법 제정 촉구’ 운동을 하고 있으며, 신의진 의원을 주축으로 한 법 제정에 압력을 넣는 등 활동을 주도했다. 특히, 술, 마약, 게임, 도박을 중심으로 서술된 신의진 의원 발의안에 ‘성 중독’을 추가해서 ‘5대 중독’으로 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이와는 별도로 ‘성 중독 예방치유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제2회 중독추방의 날 성명, 2014.5.29)

‘탈 동성애’, ‘동성애 중독치유’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건사연과 홀리라이프가 주도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으로, 이들은 계속해서 ‘동성애에서 변화된 이들’의 사례를 책과 영상, 기사 등으로 제작해서 확산시키고 있으며 레즈비언 여성 두 명의 변화사례를 영상으로 만들어 유포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나아가 ‘탈 동성애’ 운동은 ‘탈 동성애자들의 권리’ 주장으로 이어진다. 동성애자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탈 동성애’를 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동성애자 인권이라는 것이다.

가끔 이요나 목사는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바성연)의 ‘어느 동성애자의 양심 고백’ 게재 중단을 요청하는 글을 쓴다든가, 동성애자를 단죄하는 방식은 원치 않는다는 등의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그가 현재 하는 사업과 활동의 특성상 동성애자들을 계속 만나야 하며, 동시에 보수 개신교 내에서도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딜레마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혐오와 극단의 시대를 넘어서 

날이 갈수록 시대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온라인 선전·선동을 넘어, 공적 공간에서 폭력적인 집단행동이 벌어지고, 개별적 테러가 일어난다. 이런 시기에 체제의 변화, 성 체계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기반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고 이용하는 보수 개신교계. 이들의 움직임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직화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 혐오 선동과 조직화에 대해 더는 소수자 인권을 호소하거나 제도적으로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차별금지법, 군형법, 동성결혼 또는 파트너십법 등 제도적 장치들을 요구하고 마련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 스스로 행동을 조직해가는 일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동성애자 vs. 보수 개신교’라는 구도를 넘어서야 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성소수자의 좌표는 어디인가. 어떤 사회적 관계들을 맺으며 이를 어떻게 변화하려고 하는가. 성소수자 내부에 있는 다양한 입장과 차이는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 그리고 배제와 혐오의 고리에 연결된 다른 사회적 주체들과는 어떻게 만나고 함께 요구를 만들어갈 것인가.

보수 개신교의 혐오와 증오와 선동은 그들의 생존 전략이다. 그 혐오의 전략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안보적 맥락 속에서 나날이 진화한다. ‘이데올로기적 성 장치’로서 체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성장하는 보수 개신교를 비롯한 혐오 세력에게 어떻게 맞설 것인가.

지금 당장 이 질문에 답을 준비해야 한다.

참고 문헌(과 웹 페이지 및 사이트)

  • 고정갑희, [성이론], 도서출판 여이연, 2011.
  • 백중현, [대통령과 종교:종교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인물과 사상사, 2014
  • 강인철, ‘한국 개신교 반공주의의 형성과 재생산’, [역사비평] 2005년 봄호(통권 70호), 2005.2.
  • 강인철, ‘대한민국 초대 정부의 기독교적 성격’, [한국기독교와 역사] 제30호(2009년 3월 25일)
  • 정상호, ‘미국의 네오콘과 한국의 뉴라이트에 대한 비교 연구 : 정책이념·네트워크·정책의 형성 및 발전과정을 중심으로’, [한국정치학회보] 제42집 제3호
  • 정연복, ‘종교와 파시즘, 그 역사적 고찰-기독교를 중심으로’, [2013 만해축전 학술세미나]
  • 윤정란, ‘국가ㆍ여성ㆍ종교: 1960-1970년대 가족계획사업과 기독교 여성’, 여성과 역사 제8집, 2008.6.
  • 나영, ‘미국 뉴라이트의 성적 보수주의와 프로라이프, 그리고 한국’, [적녹보라 패러다임과 섹슈얼리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2013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글로컬액티비즘센터 2012년 포럼주간 발표문)
  • 나영, ‘한국 보수 기독교계의 동성애 혐오논리와 맥락’,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글로컬액티비즘센터 [기독교와 여성, 섹슈얼리티] 잡답회 발표 자료, 2014.
  • 나영, ‘2014년 퀴어문화축제의 경험, 성적 혐오의 조직화를 방관해서는 안 되는 이유’, [진보평론] 2014년 가을 (제61호), 2014.9.
  • 이신철, ‘미국 기독교 우파의 이념적 특징과 정치참여’, [사회와 철학] 제10호.
  • 신진욱, ‘보수단체 이데올로기의 개념 구조, 2000~2006:반공, 보수, 시장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경제와 사회] 2008년 여름호(통권 제78호)
  • 정원희, ‘한국 개신교의 동성애 논쟁과 사회적 실천:감정 동학과 종교적 의례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석사학위논문,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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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나영
초대필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GP 네트워크 팀장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도 같이 뒹구는 참 사랑과 기쁨의 그 나라가 이제 속히 오길 바라는 소박한 레즈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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