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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5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오타 작렬’ 기사, 스스로 바로잡은 CBS

지난 5월 18일 월요일 CBS에 신기한(?)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내용이 특이했다. CBS 최철 기자가 5월 13일에 쓴 기사 [북한의 북극성도 포토샵이었을까요?]에 맞춤법이 틀린 표현들이 있다며 이를 바로잡은 기사였다.

이 기사에서 CBS는 “CBS노컷뉴스 최철 기자에게 묻습니다. ‘맞춤법도 틀리면서 니가 기자냐?’”라며 ‘불을 당기다’를 ‘불을 댕기다’로, ‘웃음꺼리’를 ‘웃음거리’로 고쳐준다. “이분 정말 기자 맞나요?”라는 ‘디스'(폄하,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참고로 “니가 기자냐”의 ‘니’는 ‘너’의 경상도 사투리이긴 하다(…)

CBS는 왜 이런 기사를 쓴 걸까. 최철 기자에게 ‘니가 기자냐’고 물은 기사를 쓴 사람은 바로 최철 기자 본인이었다. 최철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우연히 내가 쓴 기사에 맞춤법이 잘못됐다며 댓글 여러 개가 달린 것을 봤다. 내가 봐도 헷갈리는 맞춤법이 많아 제대로 된 맞춤법을 알리고자 기사를 썼다”고 밝혔다. CBS의 맞춤법 ‘셀프 디스’,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긴장해야 할 것 같다.

큐레이션 노컷뉴스

2. 우리 동네 성폭력 위험도는? 읍면동 단위까지 공개

동네별로 성폭력 위험도를 알려주는 통계가 나온 지는 꽤 됐다. 그러나 읍면동 단위까지 공개된 적은 처음이다. 뉴스타파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1월 보고서를 기반으로 시군구별 성폭력 위험지도, 읍면동 단위에서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읍면동 성폭력 위험도 DB’를 만들어 공개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보안을 이유로 읍면동 이름을 생략한 채 행정구역 코드만 표기했는데, 뉴스타파가 이를 지역명으로 다 바꾸고 검색과 정렬이 가능한 DB를 만들었다. 본인이 사는 동네를 검색하면 성폭력 위험도를 알 수 있다.

큐레이션 뉴스타파

3. 28년간 ‘무죄’ 기다린 피해자, 침묵하는 사법부

28년간 ‘무죄’라는 단어 하나를 기다린 피해자가 있다. 유서대필 조작사건의 피해자 강기훈 씨다. 동지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누명으로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SBS의 권지윤 기자는 ‘취재파일’을 통해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사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공소권은 남용됐고, 오판은 바로잡히지 않았다. 서로 다른 필체, 각종 선입견 등 반대되는 증거들은 채택되지 않았다. 검찰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재심 청구에 반발했고 법원이 재심 판단을 확정 짓는 데는 7년이 걸렸다. 재심과정에서도 사법부의 오만함이 드러났다.

사법부는 이제 과거사 사건 처리를 사실상 거부하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권리구제도 제대로 못 하는 사법부가 이제 상고법원까지 설치하겠다고 나선다. “진정한 권위자는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법부는 이 말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을까?

큐레이션 SBS 취재파일

4. 전기 남아돌아도 더 짓는다, 전기중독사회

송전탑 건설이나 원전에 반대하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항상 “그럼 전기 안 쓰겠다는 거냐”는 반론이 따라붙는다. 이 반론은 합당한 것일까. 경향신문과 녹색당의 기획기사 ‘전기중독사회를 넘어’에 따르면 이 반론은 합당하지 않다. 전기는 남아돈다.

발전소는 남아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기가 더 필요하다며 원전이 더 짓자고 한다. 수요 과다예측을 기반으로 한 마구잡이식 발전소 건설은 과잉설비 → 싼 요금 → 소비 증가 → 설비 추가의 악순환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대 등 사회적 갈등 비용까지 고려하면, 이제 전기중독에서 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큐레이션 경향

5. 황교안의 말·말·말, 법·질서 > 민주·인권

말은 사람의 생각을 대변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임명한 새 총리후보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생각, 나아가 박 대통령이 왜 그를 임명했는지 알고 싶다면 그의 말을 보면 된다. 중앙SUNDAY가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황 장관의 공식 발언들을 분석했다.

‘의미망 분석’을 실시한 결과 ‘연결 중앙성’이 가장 높은 단어는 법이었다. 연결 중앙성이란 다른 단어들과의 관계 맺음을 분석해 특정 단어의 실질적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지표다. 또 다른 핵심 단어는 ‘질서’, ‘헌법’, ‘법질서’, ‘법치주의’다. 반면 ‘자유민주’, ‘인권’은 중요도가 낮았다. 그가 어떤 총리가 될지, 벌써 우려가 생기는 이유다.

● 중앙SUNDAY

큐레이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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