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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삥뜯기 ‘협조 요청’ 메일을 공개합니다

인디음악 공연과 뮤지션 정보를 제공하는 인디스트릿, 다양한 모임 준비에 도움을 주는 온오프믹스. 이들 중견 스타트업 서비스를 삥뜯는(베끼는) 정부 행태를 rainygirl(이준행 인디스트릿 대표) 님과 슬로우뉴스가 함께 비판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안 마련을 모색하려 합니다. 여러분이 함께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한국문화정보센터는 해당 사이트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문화포털에서 해당 사이트들의 정보를 가져오지만 클릭을 하면 해당 사이트로 링크를 거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부 포털에서 대국민 서비스와 해당 사이트의 홍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머니투데이 더벨, 정부 문화포털, ‘베끼기’로 업그레이드? (2014년 10월 23일) (강조는 편집자)

기사에서 한국문화정보센터가 “문화포털에서 해당 사이트들의 정보를 가져오지만”이라고 해명한 부분은 “원본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무상 요구를 할 이유가 없다’문화체육관광부의 해명을 뒤집은 것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윈윈 전략” 제안 같은 건 없었습니다. ‘링크 연계'(“해당 사이트로 링크를 거는 시스템”) 등도 정부가 아닌 인디스트릿이 먼저 제시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삥뜯기’와 ‘베끼기’에 관한 실체적인 증거인 ‘사업공고’ 이후의 이메일을 공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정부의 ‘삥뜯기’ 메일 공개합니다

그동안 문화포털(culture.go.kr) 개편 전담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센터에서 받은 메일 내용 일체와 제가 응답한 메일입니다.

1. 퍼갈게요. API 주세요. (이건 ‘명령’인가? 아니면 ‘통보’인가?)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 인디스트릿 (2014년 6월 17일, 이하 ‘2014년’ 생략)

정부 삥뜯기

인디스트릿에는 ‘API’가 없습니다.  위젯만 제공되고 있죠. 있지도 않은 걸 “수집하려 합니다”라고 ‘통보'(?)했습니다. 8월경이라는 시기까지 정해 놓고 말이죠. 대가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위 메일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듯이 말이죠.

API란?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약자. 쉽게 말해 웹서버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계적인 통신 규약을 지칭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오픈 API’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또한 데이터를 몽땅 수집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 통상적으로 금지된다. 문체부(한국문화정보센터)는 이걸 달라 요구한 것이다.

2. 인디스트릿, “누구나 자유롭게 위젯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인디스트릿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6월 17일)

정부 삥뜯기

3. 이제 인디스트릿은 정부에서 접수할게요. 활성화 쉽진 않겠지만…^^;;;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 인디스트릿 (7월 3일)

정부 삥뜯기

‘너희가 하는 일 우리가 이제 하려고 해’ 라는 메일에 뭐라 답해야할까 싶었네요. 단체/협회도 찾는다고 합니다. 곧 ㅇㅇㅇ진흥원 ㅇㅇ협회 가 또 생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와 제공할 수 없는 정보를 정리해 답장으로 보냈습니다.

4. 인디스트릿,  줄 수 있는 정보(파랑), 줄 수 없는 정보(분홍)로 정리했어요. 이제 아시겠죠?

  • 인디스트릿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7월 8일)

정부 삥뜯기

 5.  인디스트릿에 뮤지션 공연장 차트 달라고 다시 설득 해봐요, 쫌!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 외주업체 (8월 13일)

정부 삥뜯기

이쯤되면 인디스트릿 대표로서의 제 의지는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정부가 산하기관 직원에게 작업 지시하고, 그 직원의 ‘작업 대상’으로 타깃팅된 거였죠.

공연일정 외 뮤지션,공연장,차트 등의 컨텐츠까지 포함하는건 마음대로 진행하지 말라고 메일로도 적어두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계속 거절하는데도 제 강연자리까지 쫒아와서까지 데이터 더 달라고 조르길래, 그럴거면 맥스무비도 퍼가고 CGV도 통합하지 그러냐고 화냈고요.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쫓아와서 이야기했던 ‘데이터좀 더주세요 더 주세요오’ 에 대해 없었던 일로 발뺌하거나 ‘정보를 가져오지만 윈윈하려고 한거다’라고 변명한다면 어쩔수 없지요. 이미 오간 메일에 관련 사항이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체부의 제안사항에 ‘인디스트릿을 널리 알리고싶다’ 같은 소린 없었습니다. 윈윈은 무슨… 인디스트릿은 공연일정을 위젯형태로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링크는 인디스트릿 위젯이 알아서 생성하는거죠.

6. 인디스트릿, “제가 다.시.한.번 설명드릴게요!”(휴~) 

  • 인디스트릿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8월 13일)

정부의 삥뜯기

7. 너 님 생각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오라면 오세요. 기획서 첨부했어요.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 인디스트릿 (10월 2일)

정부 삥뜯기

이후, 10월 2일, 자기네 기관에 찾아오라고까지 요청하더니 기획서가 날아옵니다. 인디스트릿과 똑같은 역할 똑같은 모습의 사이트를 구축하겠다면서 인디스트릿 사이트를 카피한 기획서를 보내왔죠. (“첨부: 서비스 화면 PPT” 아래 그림 참조.)

정부 삥뜯기

8. 인디스트릿, 도움을 드리는 건 이제 적절하지 않겠어요 

  • 인디스트릿 → 문체부 한국문화정보센터 (10월 2일)

정부의 삥뜯기

저는 이제 더는 ‘도움을 드리는건 적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정중하게 전하였습니다.

이상이 정부(문체부/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저(인디스트릿) 사이에 오고간 대화의 ‘진실’입니다.

데이터 달라고 조르던 미팅 때 대화, 강연장에 쫓아온 날 대화도 녹음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그래야 더 ‘진실’이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더 놀라운 이야기가 많았는데 다시 한 번 아쉽습니다.

민간 서비스 베끼겠다는 3억 4천만 원짜리 사업공고

다음은 6월 13일 공개된 문체부의 문화포털 사업공고 내용입니다. 사업공고에서부터 민간 사이트 참조하여 똑같은 사이트를 만드라고 공고한 정부에서 이제와서 ‘윈윈하려했다’거나 ‘정보는 가져오지만 링크는 걸어주려했다’는 식으로 변명하면 곤란합니다.

정부 삥뜯기

정부의 민간 서비스(인디스트릿, 온오프믹스) 베끼기 사업 행태를 보도한 SBS

정부의 민간 서비스(인디스트릿) 베끼기 사업 행태를 보도한 SBS

이 사업계획을 검토 승인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해명에 대한 입장은 이왕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같습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형 유튜브같은 건 이제 그만했으면 하고 썼던 글 하나가 여기까지 왔네요. 처음엔 ‘만들던가 말던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캐보니 줄줄이비엔나처럼 계속됐습니다.

대놓고 참조하라고 스크린 샷을 넣은 사업공고을 발견했고, 거기에는 인디스트릿뿐만 아니라 온오프믹스까지 베끼라고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베끼기, 삥뜯기 문제가 공론화하니 책임져야 할 정부와 기관은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그 끝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정부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이제 정부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계획 폐기: 인디스트릿, 온오프믹스 등 민간 웹서비스를 베껴 정부가 직접 운영하려던 계획을 폐기해야 합니다.

2. 책임자 징계: 민간 서비스 캡쳐해서 이거 참조해 똑같은 거 만들라고 사업공고까지 낸 황당한 공무원과 주관기관 책임자는 즉시 징계해야합니다.

3. 재발 방지 약속: 다시는 정부가 민간서비스를 참조하여 동일한 어플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지 않겠다는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합니다.

4. 정부 디지털 서비스 원칙 수립: 정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체계적인 정부 웹서비스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민간이 하는거 정부가 또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부 데이터나 머신러닝 가능토록 잘 개방하여 민관과 협력하여 새 모델이 나오도록 하는데에 집중해야 합니다.

추신. 오늘의 교훈

  • 메일로 자세한 의사를 확인하고, 재확인합니다. 진행과정 문서도 꼼꼼히 챙깁니다.
  • 공식 업무 협의를 ‘유선상으로 협의하고싶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이야기에 주의합시다.
  • 갑자기 찾아와서 협의하자는 경우를 특히 조심합시다.
  • 공공기관을 상대할 경우, 인디스트릿나 온오프믹스처럼 정부의 ‘베껴라’ 지시를 뒤늦게 발견하지 말고, 사업공고와 주무부서도 미리미리 확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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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초대필자, 일간워스트 뉴스고로케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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