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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신화 7. 저작권은 한 사람(업체)에게만 있다

“이게 정말 불법이 아니라고요?”

저작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은 뜻밖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이용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 움츠리게 합니다. 오픈넷 박경신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잘못된 저작권법 상식, 그 신화를 하나씩 깨뜨려 보시죠. (편집자)

실제로 많은 기자들이 저작권자는 마치 한 사람이나 한 업체이어야 하는 것처럼 기사를 씁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식입니다.

  •  [겨울왕국]에 나오는 삽입곡인 ‘렛잇고'(Let It Go)에 관한 음반이 한국에 나왔는데, 저작권은 디즈니가 가지고 있다.  (가정한 예시)

저작권자는 오직 한 명? No! 

©Disney

©Disney

마치 저작권은 한 사람(업체)이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빌려 쓰는 것처럼 이야기하죠. 하지만 하나의 신화입니다. ‘저작권’이라고 하면 마치 하나의 권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저작권’이라는 용어는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등등 여러 권리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일 뿐입니다.

따라서 ‘저작권’이라는 포괄적인 용어 안에 포함된 개별 권리들은 계약이나 법률에 따라서든 상속에 의해서든 따로따로 분리해서 양도하거나 그 사용을 허락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저작물은 하나이지만, 그에 따른 저작권자가 여럿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겨울왕국]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예로 들자면 저작물인 애니메이션은 하나이지만, 이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권리(공연권), 지상파 TV나 케이블TV에서 방송할 수 있는 권리(방송권), IP TV나 웹하드 사이트에서 VOD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권리(전송권), DVD로 만들어서 판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는 권리(배포권, 대여권) 등이 모두 저작권이고 원저작권자는 위 권리들을 각각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즉, [겨울왕국]이라는 저작물은 하나지만, 그에 대한 저작권자는 여럿일 수 있죠.

사례: 이몽룡 vs. 변학도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아래와 같은 예시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몽룡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블로그에 실수로 [겨울왕국] 애니메이션을 올려놨다고 가정합시다. 그때 변학도라는 사람이 나타나 이렇게 주장했다고 칩시다.

변학도: “내가 [겨울왕국] 저작권자인데, 네 놈이 나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으니 손해배상 하거라!”

블로그에서 애니메이션을 권리자의 허락 없이 공개했을 때, 이는 저작권 중 어떤 권리를 침해하는 걸까요? 네, 전송권 침해입니다. 하지만 변학도가 이몽룡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변학도가 여러 종류의 저작권 중에서 특히 전송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변학도는 DVD를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는 배포권만을 가진 저작권자였다면?

변학도: 내가 저작권자다, 이 놈. 돈 내놓아라! 이몽룡: 내가 침해한 건 전송권인데 니가 전송권자임?  (사진: 극단 '미소', 춘향 향가 중에서)

변학도: 내가 저작권자다, 이 놈. 침해한 내 돈을 내놓아라!
이몽룡: 내가 침해한 건 전송권이다, 이 놈. 네 놈이 전송권자이더냐?
(사진: 극단 ‘미소’, 춘향 향가 중에서)

변학도가 몽룡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이유

변학도는 이몽룡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네, 정답은 “NO.” 변학도는 저작권자이긴 하지만, 전송권자가 아니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라 주장하시는 분이 침해된 권리에 관한 적법한 저작권자인가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통 저작권의 양도는 원저작권자와의 개별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계약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주의! 사고팔 수 없는 저작권도 있어요! 

양도할 수 없는 저작권 권리도 있습니다.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 유지권 등의 권리는 원저작권자 한 사람에게만 귀속되어 타인에게 양도가 허락되지 않습니다. 권리의 재산적인 가치 보다는 창작자의 인격적인 가치를 보호하는 인격권의 성질이 있기 때문이지요.

저작권은 여러 사람과 여러 기업들이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느냐는 것만 다를 뿐입니다.

저작권은 여러 조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진: Horia Varlan, CC BY)

저작권은 여러 조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저작물에 여러 명의 저작권자가 있을 수 있죠. (사진: Horia Varlan, CC BY)

저작권 신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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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경신
초대필자, 오픈넷 이사

오픈넷 이사.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진실유포죄], [호모 레지스탕스] 등 저자.

작성 기사 수 :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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