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한국어는 맞춤법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에서조차 이런 실수들은 비일비재하죠. 그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우리가 자주 틀리는 맞춤법 사례를 모아봤습니다.

한국인과 언론이 자주 틀리는 맞춤법 7개

1. 안 된다(O) / 않된다(X)

많은 사람이 ‘안’과 ‘않’의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쓰고 있습니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안’을 ‘아니’로, ‘않’을 ‘아니하’로 바꿔보세요. 어떤 것이 자연스러운지 살펴보고 쓰면 됩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 그건 말이 아니 된다. (O)
그건 말이 않된다. -> 그건 말이 아니하된다. (X)

자신감을 잃지 안되 -> 자신감을 잃지 아니되 (X)
자신감을 잃지 않되 -> 자신감을 잃지 아니하되 (O)

여러분만 틀리는 건 아닙니다. 언론도 많이 틀리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세요!

않된다
“않된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2. 돼었다(X) / 되었다(O)

‘돼’와 ‘되’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이 맞춤법도 상당히 많이 틀리는데요, 위에 나온 ‘않’과 비슷한 원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돼’를 ‘되어’로 넣어보세요. 그리고 말이 되면 쓰면 되고, 말이 안 되면 ‘되’로 쓰면 됩니다.

돼지가 돼었다.
-> 돼지가 되어었다. (X)
-> 돼지가 되었다. (O)

문제가 돼고 있다.
-> 문제가 되어고 있다. (X)
-> 문제가 되고 있다. (O)

이런 건 처음 듣는다고요? 괜찮아요. 언론도 다 틀리는걸요!

돼었다
“돼었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돼고
“돼고”를 쓴 매체 보러 가기

3. 어떻해(X) / 어떡해(O)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 맙시다. ‘어떠하게 해’를 줄이면 ‘어떻게 해’가 되고, 이걸 한 번 더 줄이면 ‘어떡해’가 됩니다. ‘어떻해’는 없습니다. 영어의 ‘how’를 뜻하는 ‘어떻게’는 있습니다. 틀리지 마세요. 이건 틀리면 창피한 겁니다.

어머 나 어떻해? (X)
어머 나 어떡해? (O)

어떻해 이걸 틀릴 수 있지? (X)
어떻게 이걸 틀릴 수 있지? (O)

이런건 기자님들도 틀리지 마세요. 정말 이러시면 어떻게 해.

어떻해
“어떻해”를 쓴 매체 보러 가기

4. 웬지(X) / 왠지(O)

이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턴 틀리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도 헷갈리거든요. ‘웬’을 ‘어찌 된’으로 놓고 말이 되나 보세요. 말이 되면 맞는 것이고, 말이 안 되면 틀린 겁니다. ‘왠지’는 하나의 완성된 단어로 ‘왜 그런지 모르게’의 준말이니, ‘왠지’가 헷갈리신다면 ‘왜 그런지 모르게’를 넣어보세요.

웬일이니? -> 어찌 된 일이니? (O)
오늘은 웬지 느낌이 좋아. -> 오늘은 어찌 된지 느낌이 좋아. (X)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아. -> 오늘은 왜 그런지 모르게 느낌이 좋아. (O)

어렵죠? 그래서 그런지, 언론도 참 많이 틀리는군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왠일
“왠일”을 쓴 매체 보러 가기
웬지
“웬지”를 쓴 매체 보러 가기

5. 어의없는(X) / 어이없는(O)

‘어이없다’는 ‘어처구니가 없다’의 준말입니다. 잘 보면 어처구’니’의 ‘니’가 ‘ㅣ’로 끝나죠? 그래서 어’이’없다로 외우시면 되겠습니다. 어이없나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O)
나 참 어의가 없어서 (X)

참고로 ‘어의’는 허준이 궁궐에 들어가 얻은, 조선 시대 의원이 얻을 수 있던 최고 직책입니다. 그럼 허준이 없는 매체들을 한번 살펴보죠.

어의없는
“어의없는”을 쓴 매체 보러 가기

6. 불리우다(X) / 불리다(O)

많은 사람이 헷갈려 잘못 쓰고 있는데, ‘불리우다’는 틀린 말입니다. ‘불리다’가 맞는 말입니다.

이진혁은 천재라고 불리운다. (X)
이진혁은 천재라고 불린다. (OOOOOOOO)

어려워서 언론에서도 많이 틀리네요.

“불리우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http://news.naver.com/main/search/search.nhn?refresh=&so=datetime.dsc&stPhoto=&stPaper=&stRelease=&rcsection=&query=%22%BA%D2%B8%AE%BF%EC%B4%D9%22&x=0&y=0&sm=all.basic&pd=1&startDate=&endDate=
“불리우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7. 담배를 피다(X) / 담배를 피우다(O)

‘피다’는 자동사입니다. 네. 영어 배울 때 많이 배웠던 그 자동사입니다. 즉 목적어 없이 주어와 동사만으로 문장을 완성할 수 있을 땐 ‘피다’를 써도 되지만, ‘담배’와 같이 목적어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피우다’가 맞습니다.

강남대로에서는 담배를 피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X)
강남대로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O)

꽃이 피다. (O)
꽃이 피우다. (X)

확실히 이 맞춤법은 어려웠는지 여러 유력매체에서도 많이들 틀리게 쓰고 있군요. 여러분은 틀리지 마세요!

담배를 피다
“담배를 피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보너스. 낳다 / 낫다 / 낮다

글을 쓰며, 이것저것 찾다, 언론에서 이것까지 틀릴 줄은 몰랐습니다. ‘낳다’와 ‘낫다’는 워낙 틀리는 사람이 많아 그럴 수 있었지만 ‘낮다’와 혼동할 건 아닌데 말이죠. 슬슬 화가 나려고 하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 설명해드리면요. 아기나 결과물을 새롭게 생산해낼 때는 ‘낳다’를 쓰고, 건강상태가 호전된다는 의미 혹은 두 개체를 비교할 때는 ‘낫다’를, 고저(高低)에서 저(低)를 뜻할 때는 ‘낮다’를 씁니다.

그 정책은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O)
어제 아내가 공주님을 낳았다. (O)
여러분이 기자보다 낫다. (O)
기사들의 수준이 참 낮다. (O)

경기가 낳아졌다. (X)
경기가 낫아졌다. (X)
경기가 낮아졌다. (X)
경기가 나아졌다. (O)
낳다 낳아요 낳아졌다
“낳아졌다”를 쓴 매체 보러 가기

[divide style=”2″]

시작하면서 말했듯, 한국어 맞춤법은 어렵습니다. 언론도 대부분은 꼼꼼히 봤을 겁니다. 그래도 항상 틀린 곳이 나오기 마련이죠. 슬로우뉴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글을 쓰면서 검색을 해보니 슬로우뉴스에도 맞춤법이 틀린 기사가 있었습니다. 혹시 저희가 잡아내지 못한 슬로우뉴스의 틀린 맞춤법은 제보해주시면 고칠게요. (이런 건 슬로우하지 않고 퀵퀵하게요) 제보는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혹은 이메일 중 편하신 곳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한번 다른 매체들이 얼마나 맞춤법을 잘 맞춰 쓰는지 검색해보세요.

[box type=”info” head=”틀린 맞춤법 검색하는 법”]
1. 네이버 뉴스에서 맞춤법에 틀린 단어를 검색해봅니다. (*필자 주: 검색어를 따옴표로 감싸면 검색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2. 네이버와 검색제휴가 되지 않은 매체라면 구글에서 “site:”연산자를 이용해 검색하면 됩니다. 슬로우뉴스에서 ‘왠지/웬지’를 잘 쓰고 있나 보려면, site:slownews.kr "웬지" 를 구글 검색창에 입력해보세요.
[/box]

관련 글

34 댓글

  1. 예리하게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꼼꼼하게 여러 번 교차해서 검토했음에도 이렇게 실수가 있었네요. 중간의 낳다/낮다.는 번외 보너스로 처리해야겠네요. ^ ^

    다시 한 번 예리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2. 이런건 기자님들도 틀리지 마세요.
    편집위원님도 띄어쓰기는 틀리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잘못 쓰고 있는데,
    ‘많은’ 자체가 복수이므로 접미사 ‘-들’을 쓰면 안 됩니다.

  3. 와! 매의 눈이시네요. ^ ^
    여러 번 교정 작업을 했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독자님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슬로우뉴스를 매의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 ^ ^

  4. 독자님 지적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 ^

    가령, “두세 가지” 혹은 “두세 개”라고 하면 숫자 대신에 글로 수를 표현할 텐데, 가령 “5개”(다섯 개)나 “7개”(일곱 개) 같은 경우는 정보의 직관성 차원에서 숫자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표현은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참고: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예시: 10개”
    http://korean.go.kr/09_new/dic/rule/rule01_0502.jsp )

    이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

  5. 좋은 글 입니다.
    기자들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했으면 합니다.
    다만 내용 중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맙시다’라는 표현도 바르지 않아 보입니다.

  6. 이런! ^ ^ 정말 그러네요.
    @Serinlee 님 말씀이 처음에는 어떤 취지인지 몰라 답글을 남기지 못했는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해당 캡처는 다시 말씀하신 맞춤법 지적하는 기사를 빼고, 다시 올렸습니다. : )

  7. 풍풍님, 본문에 있는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 맙시다.”라는 표현은 어떤 점이 바르지 않은지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앞으로 편집에 참고하겠습니다. ^ ^

  8. 정리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3번째 예시인
    유진 피터슨의 “나는 목사다”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피터슨 부부에게 목사의 소명이 낳아졌다”는 맞는 표현입니다. 자연스러운 우리말은 아닐 수 있어도, 소명이 생겼다는 뜻이니 낳았다의 수동형이 맞습니다.

  9. 소명이 낳아졌다. 라니… 진짜 국어공부 좀 더 하고 오세요. 어디 번역투 풀풀 풍기는 문장이 맞다고…

  10. 잘읽었습니다.저도 교열에 관심많은 일반인입니다.저도 대한민국국민으로서 정확한 표현구사하려노력중인데 국어가 어렵긴어려워요.
    앞으로도 틀리기쉬운..재미있는 글 많이올려주세요.

  11. ‘~하다’로 쓸 수 있으면 ‘~히’로 쓸 수 있습니다만 ‘히’ 앞에 ‘ㄱ’ 이나 ‘ㅅ’이 오면 ‘~이’로 적는 게 맞습니다. 예) 깨끗이, 솔직이 등.
    요즘 워낙 많이 틀려서 맞춤법을 바꿀 때가 된 것 같아요…

  12. 풍풍 님과 DaeHyeok Im 님께

    “틀리지 맙시다”는 발행 시점에서도 정확하게 띄어져 있었습니다. (발행 시점 ‘뉴스레터’ 확인) 그래서 직접 본문을 인용해서 다른 문제가 있는지 여쭤본 것입니다. ^ ^

    야나얀 님께

    “‘솔직히’는 분명히 ‘히’로 소리 나는 경우이므로 ‘솔직히’로 적는다.” (한글 맞춤법 6장 1절 51항)

    ‘하다’에 붙는 어근의 끝소리가 ‘ㄱ, ㅅ’으로 끝나는 경우에 ‘~이'(예: 깊숙이, 끔찍이, 깨끗이, 멀찍이)로 쓰는 것은 모음과 모음 사이 또는 유성 자음(유음, 비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ㅎ’이 약화하어 현실적으로는 [이]와 [히]의 발음을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에서 발행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원칙은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제51항)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문 표기는 ‘솔직히’가 맞습니다. ^ ^

  13. 우리말… 써놓고 다시 한번 읽어만 봐도 틀린 맞춤법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써놓고 안읽어보고 기사내는것 같은 기자 참 많아요. 반성 해야합니다.

  14. 지적해 주신 것들도 자주 틀리지만

    제일 심한 건 종결어미로 ‘이요’를 쓰는 것과

    ‘이에요’와 ‘예요’를 잘못 쓰거나

    아예 ‘예요’의 존재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르다’, ‘틀리다’, ‘맞추다’, ‘맞히다’도

    정말 제대로 쓰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고

    본용언 보조용언 띄어쓰기까지 가면,,, -_-;;

  15. 토를 하다..는 맞는 표현인가요? “토”라는 명사가 없고 본래 토하다 였던 것 같은데 토를 하다 라고 표현하는 걸 종종 들으니 헷갈리네요

  16. 토를 한다는 말은 요즘 구어로 만든 말이지 틀리지요.
    토가 명사는 아니고 ‘토하다’ 이니까요.
    그런데 예시한 언론중 소위 ‘유력언론’인 조선일보와 KBS가 여러번 틀렸군요. 재력과 인력이 풍부하면서 독자/시청자를 졸로 보는 태도가 여기서도 엿보이는군요.

  17. “‘솔직히’는 분명히 ‘히’로 소리 나는 경우이므로 ‘솔직히’로 적는다.” (한글 맞춤법 6장 1절 51항) –>에 공감합니다.

  18. 솔직히 이런건 틀리지 맙시다의 지적은 맞춤법이 아니라 어법에 대한 지적같군요.
    적어도 이런건 틀리지 맙시다라는 표현이 맞겠죠. 솔직히와 ~지 맙시다의 결합은 적절하지 않아보이네요. ‘시적허용’의 문제도 아니고, 올바른 국어 사용에 대한 글이니까요. 이상 오지라퍼였습니다.

  19.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일반인은 물론 티비에서도 수시로 틀리게 쓸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는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합성해서 ‘가르키다’로 쓰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것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교사들에게서요.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분하지 않고, 대부분 ‘틀리다’로 쓰는 건 너무 비일비재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닌데…

  20. 다르다 와 틀리다 <———–이건 한국인의 한 80%는 틀리는 단어같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푸른과 파란을 구별하지 못하더라구요 신호등을 BLUE light로 쓰는 거랑 마찬가지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참고로 마춤법과 맞춤법도 잘 구별 못하겠더라구요

댓글이 닫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