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맞춤법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에서조차 이런 실수들은 비일비재하죠. 그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우리가 자주 틀리는 맞춤법 사례를 모아봤습니다.
1. 안 된다(O) / 않된다(X)
많은 사람이 ‘안’과 ‘않’의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쓰고 있습니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안’을 ‘아니’로, ‘않’을 ‘아니하’로 바꿔보세요. 어떤 것이 자연스러운지 살펴보고 쓰면 됩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 그건 말이 아니 된다. (O) 그건 말이 않된다. -> 그건 말이 아니하된다. (X) 자신감을 잃지 안되 -> 자신감을 잃지 아니되 (X) 자신감을 잃지 않되 -> 자신감을 잃지 아니하되 (O)
여러분만 틀리는 건 아닙니다. 언론도 많이 틀리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세요!
2. 돼었다(X) / 되었다(O)
‘돼’와 ‘되’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이 맞춤법도 상당히 많이 틀리는데요, 위에 나온 ‘않’과 비슷한 원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돼’를 ‘되어’로 넣어보세요. 그리고 말이 되면 쓰면 되고, 말이 안 되면 ‘되’로 쓰면 됩니다.
돼지가 돼었다. -> 돼지가 되어었다. (X) -> 돼지가 되었다. (O) 문제가 돼고 있다. -> 문제가 되어고 있다. (X) -> 문제가 되고 있다. (O)
이런 건 처음 듣는다고요? 괜찮아요. 언론도 다 틀리는걸요!
3. 어떻해(X) / 어떡해(O)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 맙시다. ‘어떠하게 해’를 줄이면 ‘어떻게 해’가 되고, 이걸 한 번 더 줄이면 ‘어떡해’가 됩니다. ‘어떻해’는 없습니다. 영어의 ‘how’를 뜻하는 ‘어떻게’는 있습니다. 틀리지 마세요. 이건 틀리면 창피한 겁니다.
어머 나 어떻해? (X) 어머 나 어떡해? (O) 어떻해 이걸 틀릴 수 있지? (X) 어떻게 이걸 틀릴 수 있지? (O)
이런건 기자님들도 틀리지 마세요. 정말 이러시면 어떻게 해.
4. 웬지(X) / 왠지(O)
이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턴 틀리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도 헷갈리거든요. ‘웬’을 ‘어찌 된’으로 놓고 말이 되나 보세요. 말이 되면 맞는 것이고, 말이 안 되면 틀린 겁니다. ‘왠지’는 하나의 완성된 단어로 ‘왜 그런지 모르게’의 준말이니, ‘왠지’가 헷갈리신다면 ‘왜 그런지 모르게’를 넣어보세요.
웬일이니? -> 어찌 된 일이니? (O) 오늘은 웬지 느낌이 좋아. -> 오늘은 어찌 된지 느낌이 좋아. (X)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아. -> 오늘은 왜 그런지 모르게 느낌이 좋아. (O)
어렵죠? 그래서 그런지, 언론도 참 많이 틀리는군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5. 어의없는(X) / 어이없는(O)
‘어이없다’는 ‘어처구니가 없다’의 준말입니다. 잘 보면 어처구’니’의 ‘니’가 ‘ㅣ’로 끝나죠? 그래서 어’이’없다로 외우시면 되겠습니다. 어이없나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O) 나 참 어의가 없어서 (X)
참고로 ‘어의’는 허준이 궁궐에 들어가 얻은, 조선 시대 의원이 얻을 수 있던 최고 직책입니다. 그럼 허준이 없는 매체들을 한번 살펴보죠.
6. 불리우다(X) / 불리다(O)
많은 사람이 헷갈려 잘못 쓰고 있는데, ‘불리우다’는 틀린 말입니다. ‘불리다’가 맞는 말입니다.
이진혁은 천재라고 불리운다. (X) 이진혁은 천재라고 불린다. (OOOOOOOO)
어려워서 언론에서도 많이 틀리네요.
7. 담배를 피다(X) / 담배를 피우다(O)
‘피다’는 자동사입니다. 네. 영어 배울 때 많이 배웠던 그 자동사입니다. 즉 목적어 없이 주어와 동사만으로 문장을 완성할 수 있을 땐 ‘피다’를 써도 되지만, ‘담배’와 같이 목적어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피우다’가 맞습니다.
강남대로에서는 담배를 피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X) 강남대로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O) 꽃이 피다. (O) 꽃이 피우다. (X)
확실히 이 맞춤법은 어려웠는지 여러 유력매체에서도 많이들 틀리게 쓰고 있군요. 여러분은 틀리지 마세요!
보너스. 낳다 / 낫다 / 낮다
글을 쓰며, 이것저것 찾다, 언론에서 이것까지 틀릴 줄은 몰랐습니다. ‘낳다’와 ‘낫다’는 워낙 틀리는 사람이 많아 그럴 수 있었지만 ‘낮다’와 혼동할 건 아닌데 말이죠. 슬슬 화가 나려고 하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 설명해드리면요. 아기나 결과물을 새롭게 생산해낼 때는 ‘낳다’를 쓰고, 건강상태가 호전된다는 의미 혹은 두 개체를 비교할 때는 ‘낫다’를, 고저(高低)에서 저(低)를 뜻할 때는 ‘낮다’를 씁니다.
그 정책은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O) 어제 아내가 공주님을 낳았다. (O) 여러분이 기자보다 낫다. (O) 기사들의 수준이 참 낮다. (O) 경기가 낳아졌다. (X) 경기가 낫아졌다. (X) 경기가 낮아졌다. (X) 경기가 나아졌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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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서 말했듯, 한국어 맞춤법은 어렵습니다. 언론도 대부분은 꼼꼼히 봤을 겁니다. 그래도 항상 틀린 곳이 나오기 마련이죠. 슬로우뉴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글을 쓰면서 검색을 해보니 슬로우뉴스에도 맞춤법이 틀린 기사가 있었습니다. 혹시 저희가 잡아내지 못한 슬로우뉴스의 틀린 맞춤법은 제보해주시면 고칠게요. (이런 건 슬로우하지 않고 퀵퀵하게요) 제보는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혹은 이메일 중 편하신 곳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한번 다른 매체들이 얼마나 맞춤법을 잘 맞춰 쓰는지 검색해보세요.
[box type=”info” head=”틀린 맞춤법 검색하는 법”]
1. 네이버 뉴스에서 맞춤법에 틀린 단어를 검색해봅니다. (*필자 주: 검색어를 따옴표로 감싸면 검색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2. 네이버와 검색제휴가 되지 않은 매체라면 구글에서 “site:”연산자를 이용해 검색하면 됩니다. 슬로우뉴스에서 ‘왠지/웬지’를 잘 쓰고 있나 보려면, site:slownews.kr "웬지"
를 구글 검색창에 입력해보세요.
[/box]
캡쳐 중 맞춤법을 지적하는 기사가 있는 건 좀 그르네용
잘 읽었습니다. 근데 8개네요.
예리하게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꼼꼼하게 여러 번 교차해서 검토했음에도 이렇게 실수가 있었네요. 중간의 낳다/낮다.는 번외 보너스로 처리해야겠네요. ^ ^
다시 한 번 예리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이런건 기자님들도 틀리지 마세요.
편집위원님도 띄어쓰기는 틀리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잘못 쓰고 있는데,
‘많은’ 자체가 복수이므로 접미사 ‘-들’을 쓰면 안 됩니다.
제목에 있는 ‘7개’는 맞나요?
‘일곱 개’라고 써야될 것같은데…
와! 매의 눈이시네요. ^ ^
여러 번 교정 작업을 했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독자님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슬로우뉴스를 매의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 ^ ^
독자님 지적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 ^
가령, “두세 가지” 혹은 “두세 개”라고 하면 숫자 대신에 글로 수를 표현할 텐데, 가령 “5개”(다섯 개)나 “7개”(일곱 개) 같은 경우는 정보의 직관성 차원에서 숫자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표현은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참고: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예시: 10개”
http://korean.go.kr/09_new/dic/rule/rule01_0502.jsp )
이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
좋은 글 입니다.
기자들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했으면 합니다.
다만 내용 중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맙시다’라는 표현도 바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 ^ 정말 그러네요.
@Serinlee 님 말씀이 처음에는 어떤 취지인지 몰라 답글을 남기지 못했는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해당 캡처는 다시 말씀하신 맞춤법 지적하는 기사를 빼고, 다시 올렸습니다. : )
풍풍님, 본문에 있는 “‘솔직히 이런 건 틀리지 맙시다.”라는 표현은 어떤 점이 바르지 않은지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앞으로 편집에 참고하겠습니다. ^ ^
정리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3번째 예시인
유진 피터슨의 “나는 목사다”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피터슨 부부에게 목사의 소명이 낳아졌다”는 맞는 표현입니다. 자연스러운 우리말은 아닐 수 있어도, 소명이 생겼다는 뜻이니 낳았다의 수동형이 맞습니다.
띄어쓰기?
틀리지 맙시다. 를 말하시는 것 같네요
소명이 낳아졌다. 라니… 진짜 국어공부 좀 더 하고 오세요. 어디 번역투 풀풀 풍기는 문장이 맞다고…
잘읽었습니다.저도 교열에 관심많은 일반인입니다.저도 대한민국국민으로서 정확한 표현구사하려노력중인데 국어가 어렵긴어려워요.
앞으로도 틀리기쉬운..재미있는 글 많이올려주세요.
‘~하다’로 쓸 수 있으면 ‘~히’로 쓸 수 있습니다만 ‘히’ 앞에 ‘ㄱ’ 이나 ‘ㅅ’이 오면 ‘~이’로 적는 게 맞습니다. 예) 깨끗이, 솔직이 등.
요즘 워낙 많이 틀려서 맞춤법을 바꿀 때가 된 것 같아요…
역활 // 역할도요..
달이 밝습니다/밝읍니다 에서 어느것이 맞고 이유는 무엇인지요?
풍풍 님과 DaeHyeok Im 님께
“틀리지 맙시다”는 발행 시점에서도 정확하게 띄어져 있었습니다. (발행 시점 ‘뉴스레터’ 확인) 그래서 직접 본문을 인용해서 다른 문제가 있는지 여쭤본 것입니다. ^ ^
야나얀 님께
“‘솔직히’는 분명히 ‘히’로 소리 나는 경우이므로 ‘솔직히’로 적는다.” (한글 맞춤법 6장 1절 51항)
‘하다’에 붙는 어근의 끝소리가 ‘ㄱ, ㅅ’으로 끝나는 경우에 ‘~이'(예: 깊숙이, 끔찍이, 깨끗이, 멀찍이)로 쓰는 것은 모음과 모음 사이 또는 유성 자음(유음, 비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ㅎ’이 약화하어 현실적으로는 [이]와 [히]의 발음을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에서 발행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원칙은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제51항)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문 표기는 ‘솔직히’가 맞습니다. ^ ^
또잇다
기다리다를
기달리다로
특히 서울말에서
역할이 맞는거에요
역활이라는 단어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우리말… 써놓고 다시 한번 읽어만 봐도 틀린 맞춤법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써놓고 안읽어보고 기사내는것 같은 기자 참 많아요. 반성 해야합니다.
정말 유익한 글 감사드립니다.
꼬이다; 꾀다 / 꼬시다
지적해 주신 것들도 자주 틀리지만
제일 심한 건 종결어미로 ‘이요’를 쓰는 것과
‘이에요’와 ‘예요’를 잘못 쓰거나
아예 ‘예요’의 존재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르다’, ‘틀리다’, ‘맞추다’, ‘맞히다’도
정말 제대로 쓰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고
본용언 보조용언 띄어쓰기까지 가면,,, -_-;;
토를 하다..는 맞는 표현인가요? “토”라는 명사가 없고 본래 토하다 였던 것 같은데 토를 하다 라고 표현하는 걸 종종 들으니 헷갈리네요
토를 한다는 말은 요즘 구어로 만든 말이지 틀리지요.
토가 명사는 아니고 ‘토하다’ 이니까요.
그런데 예시한 언론중 소위 ‘유력언론’인 조선일보와 KBS가 여러번 틀렸군요. 재력과 인력이 풍부하면서 독자/시청자를 졸로 보는 태도가 여기서도 엿보이는군요.
“‘솔직히’는 분명히 ‘히’로 소리 나는 경우이므로 ‘솔직히’로 적는다.” (한글 맞춤법 6장 1절 51항) –>에 공감합니다.
우와 제가 알지 못했던 것도 있네요. 맞춤법 알고써야죠!! 고맙습니다~
솔직히 이런건 틀리지 맙시다의 지적은 맞춤법이 아니라 어법에 대한 지적같군요.
적어도 이런건 틀리지 맙시다라는 표현이 맞겠죠. 솔직히와 ~지 맙시다의 결합은 적절하지 않아보이네요. ‘시적허용’의 문제도 아니고, 올바른 국어 사용에 대한 글이니까요. 이상 오지라퍼였습니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일반인은 물론 티비에서도 수시로 틀리게 쓸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는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합성해서 ‘가르키다’로 쓰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것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교사들에게서요.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분하지 않고, 대부분 ‘틀리다’로 쓰는 건 너무 비일비재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닌데…
다르다 와 틀리다 <———–이건 한국인의 한 80%는 틀리는 단어같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푸른과 파란을 구별하지 못하더라구요 신호등을 BLUE light로 쓰는 거랑 마찬가지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참고로 마춤법과 맞춤법도 잘 구별 못하겠더라구요
늦었지만, 좋은 정리 감사드리며!
‘생일날’, ‘토요일날’ 이런 것도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