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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이 9월 22일 번역해 공개한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2023년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 한국 파트에 해당하는 2페이지 분량을 쏙 빼놓고 공개했다는 사실이 10월 16일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진흥재단이 삭제한 보고서 중엔 MBC가 언론매체 신뢰도 설문에서 조사대상 매체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한국 언론의 신뢰 수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인들의 뉴스 신뢰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응답자의 28%만이 ‘대부분의 경우에 대부분의 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가장 신뢰받는 개별 뉴스 브랜드는 한국 공영방송인 MBC로 전년 대비 상당한 증가를 보였다. YTN, KBS, SBS와 JTBC 등 다른 주요 방송사가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주요 신문사는 신뢰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진흥재단이 번역한 보고서와 원문 보고서를 비교해보면, 원문 보고서 142-143쪽에 ‘South Korea’ 항목이 있지만 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보고서에는 126-127쪽에 있어야 할 ‘한국’ 항목이 없습니다. 이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정호 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의 판단으로 해당 부분을 누락시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남 본부장은 중앙일보 출신 인물로 이번 보고서에서 중앙일보 신뢰도는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10월 17일 오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남 본부장은 “조사대상 표본에 문제가 있다”며 온라인에서 가입한 사람들을 표본으로 조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2023년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임오경(더불어민주당 위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남정호(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 2023년 10월 17일. 국회방송 유튜브 동영상 2:02:04경 캡처.
출처는 위와 같음. 2:00:45경 캡쳐.

그동안 온라인 방식으로 계속 조사해왔는데 왜 이번만 문제를 삼았는 지도 이해하기 어렵고,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표본이라면 다른 45개국 자료는 왜 공개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더욱이, 조사에 문제가 있다면 연구기관에 이의를 제기하면 될 것이지 일부 내용만 빼고 발췌 번역한 것은 졸렬한 처사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원문 보고서 중 언론진흥재단이 삭제한 한국 파트를 직접 번역해 공개합니다. 원본 보고서 양식을 최대한 살려 편집했습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2023 디지털뉴스리포트 ‘한국’ 파트, 번역 민언련.
우측 중간쯤 “주요 매체 신뢰”에서 MBC뉴스가 58% 신뢰도로 1위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출처는 위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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