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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지현 검사입니다.
저는 법무부에서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략)

먼저 자꾸 언론에서 ‘야동음란물’ ‘야동’이라는 표현을 쓰시는데요.
일반인에게 그냥 ‘야동’ 정도로 오해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야동 내지 음란물과 성착취물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 사건은 야동 사건이 아니라 성착취 인신매매 성폭력 사건입니다.
언론에서 제발 좀 유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페북에 ‘국가위기상황’이라고 썼더니 크게 기사화가 됐더라도 하더라고요.
저는 조금의 과장도 없이 정말로 심각한 국가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보면서 “정말로 믿기 어려운 초유의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라고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검사로서 근무하면서 온갖 종류의 굉장히 끔찍한 성폭력 사건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일베, 소라넷 등에서 이미 동일한 또는 유사한 범죄들이 셀 수 없이 벌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제대로 처벌 받았나요?
아직도 이름을 알 수 없죠.
소라넷 운영자 A 모 씨, 징역 4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보도해서 이름을 알게 됐죠.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씨, 1심에서 집행유예 받고, 2심에서 징역 1년 6월 받았습니다.
무혐의, 무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들의 이름은 일일이 다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도대체 누가 제대로 처벌 받았나요?

미투, 버닝썬, 장자연, 양진호, 화장실 몰카사건 등에서
여성들이 이대로 못 살겠다고 외쳤을 때
여성 이슈 신경 쓰면 남성들 표 떨어진다고 외면했던 자들은 누구인가요?

과학기술은 발전하고, 이제 초등학생들까지 스마트폰을 갖게 됐습니다.
사진, 동영상 촬영, 합성, 업로드, 공유, 단체 대화가 훨씬 손 쉬워졌습니다.
이제까지 성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발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죄의식이 없는 자들이 바뀐 플랫폼에서 대규모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점점 더 발전할 것이고,
지금까지처럼 계속 성범죄를 옹호하고 묵인한다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진정한 지옥에 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제 말에 조금의 과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N번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중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피해자 입장에서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을 때
함께 분노해 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것은 일부 피해자들만의
일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함께 분노해 주십시오.
함께 분노해 주십시오.

함께 분노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함께 분노해야 바꿀 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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